2024.06.03 (월)

애국지사 오세창 서거 70주년기념 국립중앙박물관 특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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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국지사 오세창 서거 70주년기념 국립중앙박물관 특별전

역관 출신 3·1운동 민족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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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창 오세창 (사진=국립중앙박물관 ) 2023.09.12.

 

국립중앙박물관은 3·1운동에 참여한 애국지사이자 우리 서화 연구에 힘쓴 위창葦滄 오세창吳世昌(1864~1953) 서거 70주년을 기념해 ‘근대 문예인’으로서 위창 오세창을 집중 조명한다고 12일 밝혔다.

 

오는 12월25일까지 상설전시관 2층 서화실에서 그의 생애와 예술 활동, 감식안을 보여줄 수 있는 유물 30건 56점을 선보인다.

근대 격동기 다양한 직업을 가졌던 오세창의 생애, 예술 활동, 감식안을 국립중앙박물관 소장품을 중심으로 조명하는 기회로, 서화실 정기 전시품 교체의 일환으로 전시를 마련했다.

19세기 후반에서 20세기 전반을 살아온 오세창은 16세인 1879년(고종 16) 한어(중국어) 역관譯官을 시작으로 언론인, 독립운동가, 서예가 등 여러 직업을 거쳤다. 그의 다양한 이력은 통번역 업무를 담당한 관원 명단을 적은 '통문관 관안'과 1906년 그가 신문사 사장 시기에 발행한 '만세보'에서 확인할 수 있다. 

 

오세창이 상형고문을 쓴 ‘어魚·거車·주舟’ <국립중앙박물관>
오세창이 상형고문을 쓴 ‘어魚·거車·주舟’ (사진=국립중앙박물관) 2023.09.12

 

또한 1919년 3·1운동 때 인쇄된 '기미독립선언서'에도 그의 이름이 등장한다. 이 일로 2년 8개월간 옥고를 치렀지만, 이후 서화가들과 교류하며 활발한 예술 활동을 펼쳤고, 탁월한 감식안으로 서화 연구에 전념해 ‘근역서화징’과 ‘근묵’ 등 저서를 남겼다. 

 

그가 수집한 서예, 회화, 금석문 등 여러 자료도 전시된다.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근역석묵'에는 삼국시대부터 조선시대까지 금석문 탑본 78건이 수록돼있다.특히 이 첩에는 469년 고구려가 평양 성벽을 축조하면서 새긴 '고구려 평양성 석편' 탑본이 수록됐다. 석편은 1855년 오경석이 수집해 오세창에게 전해졌다. 이후 일부 결실됐으나 '근역석묵' 탑본은 결실 전 모습으로 가치가 높다.

 

옛 글씨를 바탕으로 독창적 상형고문과 전서 작품을 제작했던 그의 예술 활동을 보여주는 작품은 '종정와전임모도'다. 그가 금석문을 따라 쓰고 문구와 설명을 적어 만든 작품이다.

이번에 처음 공개되는 그의 작품에는 '전서로 쓴 우리나라 문인의 시'가 있다. 이 작품에는 '영동관란도인(바다 동쪽에서 물결이 일렁이는 모습을 보는 사람)’호가 적혀 있다. 박물관은 이 호는 그가 1902~1906년 정치적 사건에 휘말려 일본에 망명했던 때에 사용했던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감식안을 길러 서화를 품평했던 그를 알 수 있는 유물도 볼 수 있다. 서체가 독특해 진위 논란이 있었던 '김정희(1786~1856)가 쓴 '손자孫子''에 그는 이 책을 감식하고 뒷면에 김정희가 제자 신헌을 위해 쓴 것이며, 여러 필체를 참고해 쓴 진품이라는 의견을 남겼다.

박물관은 서화Ⅱ실 202-2·3호실에 서화 전시품 16건도 새로 전시했다. 그 중 '책가도8폭병풍'은 책가도로 이름난 화원화가 이형록(1808~1883)이 그린 작품도 있다. 이 작품은 이형록이 1864년 이응록으로 개명한 뒤 제작했음을 병풍 제9폭 그려진 '이응록인' 인장으로 알 수 있는 유물이다.

국립중앙박물관은 "오세창은 격변의 시기 민족의 계몽과 독립을 위해 힘썼고, 한편으로는 우리 서화를 연구해 옛 것을 배우고 이를 바탕으로 독창적인 서체를 이룬 근대기 문예인이었다"며 "오세창의 손길이 남아있는 작품들을 감상하며, 옛 것을 본받아 새로운 것을 이루고자 했던(법고창신法古創新) 그의 노력을 느껴보았으면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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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미독립선언서 (사진=국립중앙박물관) 2023.09.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