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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 F. 영의 저작 ‘메디치 가문 이야기’(현대지성)는 ‘조선왕조 오백년’과 흡사한 책이다. 15세기 초부터 18세기 중엽까지 이탈리아 피렌체에서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한 메디치 가문의 흥망을 상세히 그린다. 르네상스와 종교개혁이라는 굵직한 사건들이 일어났던 시기다. 다빈치, 미켈란젤로, 마키아벨리 같은 유명 인사들도 조연으로 등장한다.
권력자가 존경을 얻는 길, 명문가를 일구는 비결, 문화예술 후원, 노블레스 오블리주 같은 사항들을 염두에 두고 읽어도 물론 좋다. 그러나 교훈을 찾겠다는 강박 없이, 역사 드라마를 보듯이 즐기기에도 충분하다. 그런 면에서는 반듯한 선조들을 찬양하는 분위기인 전반부보다, 개인적인 흠결이 있거나 시대의 한계에 부딪혔던 후손들이 나오는 후반부가 더 재미있다.
저자는 남자들뿐 아니라 카테리나 스포르차, 안나 마리아 루도비카 같은 메디치가 여인들의 삶도 비중 있게 다룬다. 특히 프랑스 왕비가 된 카테리나 데 메디치는 이 책에서 가장 길고 깊이 있게 묘사되는 인물로, 전체 768쪽 중 100쪽 넘는 분량이 그녀 얘기다. 종교전쟁 시기, 거듭되는 위기를 헤쳐 나가며 섭정으로 훌륭한 정치를 펼쳤으나 인기는 없었고 개인사도 불운했다. 이 부분만 따로 떼어 읽어도 흥미진진한 평전으로 손색이 없다.
이 책은 한국에서는 1997년 ‘메디치’라는 제목으로 처음 번역 출간됐다. 박명곤 현대지성 대표가 해외 서점에서 읽고 수입을 결정했다고 한다. 2017년 표지와 본문 디자인을 바꾸고 교정도 새로 작업한 개정판을 내면서 제목을 ‘메디치 가문 이야기’로 변경했다. 박지성 현대지성 이사는 "1만 부 이상 팔리며 꾸준히 사랑받은 책”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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