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5.24 (금)
(사)왕십리아리랑보존회가 주관한 ‘두물머리 버스킹 아리랑’ 공연이 2022년 7월 9일(토) 양평 두물머리 느티나무 특설무대에서 열렸다.
7시 30분에 도착하여 4백년 된 느티나무 앞에 제단을 꾸미고 김보연( '서울굿' 전수자)가 하늘과 땅에 아리랑제를 고하는 고유제를 지냈다.
이후 오전에 리허설을 하고 오후 2시 첫 무대는 본조아리랑 선율로 부른 연꽃아리랑이다. 다양한 장르로 아리랑과 전통춤사위가 펼쳐졌다.
5명의 악사의 연주가 시작되자 선녀옷을 입은 10명의 여성이 연꽃 지화를 들고 나와서 앞서 떠나신 부모님의 왕생극락을 기원하는 연꽃아리랑 퍼포먼스를 펼쳤다.
밀양아리랑 선율로 부르는 광복군아리랑에 이어서 안중근 의병장의 동양평화를 외치는 ‘아무르아리랑(구아리랑)’, 사할린아리랑(본조아리랑). 통일아리랑(진도아리랑)이 소극으로 연속성을 가지고 구성되어 하나의 작품성을 보여주었다. 우뢰와 같은 박수를 받았다.
아리랑연곡으로 부른 각각의 아리랑 4종의 사설이 스토리텔링이 되어 1910년부터 2000년까지 아리랑백년사를 펼쳐 내었다. 안중근(김화숙 분)과 이토 총독(박정곤 분)을 맡은 배역이 실감나게 그 당시 상황을 재현했다. '시대의 노래' 아리랑이 관객들에게 몰입되는 효과가 컸다.
한번가면 움이 되나 꽃이되나/연꽃되어 다시한번 보고싶네
어무이 아버지 연등달고/부처님께 왕생극락 비옵나이다(연꽃아리랑)
우리네 부모가 날찾으시거든/광복군 갔다고 말전해주소(광복군아리랑)
원수하고는 같은 하늘아래 살수가 없어/팔걷고 뛰어나와 의병되었네
동양평화 하자하자 외치는 소리/하늘땅 온세상 진동하누나
다섯발 내디뎌 도적 쓰러지니/동양평화 대역사 시작되네(아무르아리랑)
따뜻한 조선을 놔두고/ 내여기 사할린엔 왜왔나
풍파 사나운 바다를 건너/한 많은 남화태 징용왔네(사할린아리랑)
안중근 의사가 이또 총독을 척결하고 ‘꼬레아 우라’라고 외치며 막이 내리자, 관중석에서 구순이 넘은 분이 ‘대한독립만세’라고 외친다. 이어서 사할린으로 강제동원된 조선 여인의 기구한 삶이 담긴 사할린아리랑으로 막을 내렸다.
이렇게 4종의 아리랑으로 꾸민 소리극이 관객과 무대가 하나가 되어 대일항쟁기 1910년대를 넘나드는 시공간으로 이동이 되었다. 외세의 억압과 울분을 아리랑 선율에 담아 공감을 공유하게 되자 순간 가슴이 울컥하게 된다. 이 부분이 가장 많은 박수를 받았다. 일부 어르신네들은 일어나서 기립박수를 보냈다. 양평은 여느 지역보다도 추임새가 자연스럽게 나왔다. 잘한다. 조오타(좋다)...
역시 양평은 농악의 본산인 만큼 주고 받는 박자가 박수로 이어졌다. 휘날레는 무대와 관객이 하나가 되어 아리랑대합창으로 마쳤다. 앉아있던 의자를 박차고 나와 어깨춤을 추며 막을 내렸다.
특히 4종의 아리랑은 이혜솔 명창에게 사연이 깊은 아리랑이다.
‘연꽂아리랑’에 대한 스토리에 대해 이회장은 ”오늘 이 두물머리 느티나무 무대를 택한 이유는 돌아가신 부모님이 묻히신 곳이 양평이기 때문이다. 한달에 1번 정도는 성묘를 하러 들르면서 자연스럽게 이 무대가 눈에 들어왔다. 어머니가 생전에 가장 좋아하신 두물머리 연꽃이 만발할 때, 이 '연꽃아리랑'을 바치고 싶었기 때문이다. 가사는 어머니가 생전에 가사일을 하시면서 혼자서 흥얼거리신 말씀을 담아서 아리랑 선율로 부른 것이다. "우리가 죽어지면 움이되나 꽃이 피나"라는 말씀이 자연스레 귀에 박혔다. 왕생극락 하시고 보고픈 어머님과 막내딸이 잠시나마 아름다운 두물머리 연꽃밭에 나와서 상봉을 하자는 이야기이다."라고 설명을 했다.
이어 "밀양아리랑 선율로 부른 군가 광복군아리랑은 내가 좋아하는 아리랑이다. 외세에 굴복하지 않고 광복을 찾기 위해 군가로 불린 아리랑이다. 5년전 제14회 대구아리랑축제 무대에서 강렬한 인상을 받은 저항의 노래 아리랑을 시작으로 왕십리아리랑보존회를 창립하게 되는 계기가 되는 아리랑이다."라고 두 주먹을 높이 올렸다.
‘아무르아리랑’은 이회장이 2019년 일본 미야기현 센다이현 대림사에서 주최하는 안중근의사추모제에서 초청을 받고 안의사에게 헌정한 아리랑이다.
‘사할린아리랑’은 2019년부터 사할린 동포들로 구성된 사할린아리랑합창단과 고려인 청소년을 지속적으로 지도하게 된다. 제3회사할린아리랑제에 참가하게 되면서 비로소 자신의 레파토리가 된다.
살풀이춤으로 조춘산이 아름다운 춤사위를 펼쳤다. 전옥희, 김진숙, 강태이, 김성애. 김태이가 서도소리 '뱃놀이'를 불러주었다.
이날 연주에는 임정호(피리), 김주현(아쟁), 장수미(고수), 임관하(해금), 권빛나(대금)이 무대를 더욱 빛내 주었다.
이혜솔 회장은 "오늘 이 무대는 인류무형문화유산 아리랑을 널리 알리고 함께 즐겼으면 한다. 올해는 유네스코 아리랑 등재 10주년이다. 아리랑전승자로서 의미로운 2022년이다. 세계적 코로나에도 불구하고 2020년 3월부터 사할린아리랑, 아리랑코로나(독도에서 제주까지), 연꽃아리랑, 아무르아리랑, 서울아리랑을 알리기 위해 전국 순회공연을 수행 중이다."라고 밝혔다.
이어서 "12일 애기봉을 시작으로 16일 김포에 영주귀국 사할린동포들을 찾아가서 위문하는 찾아가는 '동포들과 함께 사할린아리랑' 공연을 국제공연교류협회(양평수)와 공동주관한다. 김포에 이어 파주, 안산, 양주,인천 지역 사할린 동포들과 고려인 동포를 찾아간다."라고 전했다.
앞으로 이회장은 경기 북부 지역 아리랑전승단체와 연계를 하고 공동주관 아리랑축제를 펼쳐나갈 준비를 하고 있다. 김화숙 부회장은 가족들과 함께 의미있는 주말이 되었다고 전했다.
동두천아리랑보존회 유은서 회장과 회원, 안중근의사기념관 전 이강연 사무처장이 관객으로 참석하여 격려해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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