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6.03 (월)
김종욱
조선 제일 호화극장 물경! 이화고녀 재단의 쾌거
서울 정동 양인지구에 대 극장이 건립된다. 색다른 소문도 없이 실시되려는 이 뉴스 더욱 그 건립자가 이화고녀 유리재단有履財團이라 함에 한층 세간을 놀라게 하며 주목되게 할 바 있는 것이다.
즉 소련영사관보다는 윗 편인 두 외국 공관사이에는 불출세의 공지 1만 5천 평이 오늘의 이 획기적 계획들 가진 주인을 벌써부터 기다리고 있었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 공지는 해방 전 구 이왕직의 소유였던 것을 경성일보가 소위 출판국 별관을그 근처에 차리면서 이 토지를 매수하였던 사실이 있었는데 금번 그 경성일보가 재산을 정리하면서 특히 군정청의 양해를 얻어 교육기관인 이화고녀 유리재단에 정식 불하케 되었고 동 재단은 여기에 우리나라 제일의 예술전당으로 대 극장을 건립하여 거기에서의 수익으로 학교를 유지하자는 계획을 급기야 세워 결정을 보게 되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동교 학부형 이사회에선 지난 주일에도 그 실천을 위한 자재 설계 입장에 대하여 엄밀한 연구회의를 가진 바 있다는 바 어쨌든 이 계획은 천하의 찬사와 지지를 받으며 그 성공에 축복받고 있는 것이라 할 것인데 과거 해방 전만 하여도 좋거나 글커나 우리 예술가의 자녀라 하면 무조건으로 입학을 우선 취급한다는 숨은 미담이 있었던 동교이니 만침 이 계획 또한 우연할 바 아니라는 더붙이기 공론公論-(藝術通信 266호. 1946년 8월 17일)
[극장 매점론賣店論- 낙수첩-]
일제 시대엔 극장도 왜놈의 제2, 제3호 첩녀妾女가 그 매점에 고양이처럼 도사리고 앉아있는 모양인데 설마 이즈음이야 그럴 리 없겠지만 개중 모 대 극장 같은 데서는 이 매점을 백주白晝 모리수단 기관으로 이용하는 일이 있는 모양- 목마른 손님을 위하여 장내에서 서비스 한다는 의미보다 시중가의 갑절 이상 모리하는데 취미를 느끼는 일 그보담도 엊그제는 서적의 의탁판매를 부탁하고 3할의 수수료를 준다 했더니 이것도 사이다나 낙지 쪽으로 알았던지 5할 아니면 안 받는다고 거절, 그 서적가 15원에 7원 50전을 모리할 생각이 고위들에게 구내매점을 경영시키는 지배인씨(혹은 지배인 자신일지도 모르나) 하니까 극장은 문화인에게라고 하잖는가?
만약 지배인의 소신 아니거든 등하불명의 우愚를 씻을 것- 종로 S출판사 기寄-(투서 환영, 단 주소 성명 명기할 것. 지상 익명匿名은 자유 藝術通信 266호. 1946년 8월 17일)
[청우대]
8. 15 벌서 해방 1주년이다. 회고컨대 작년 이날엔 즐거워서 울음 터진 우리 환희의 눈물과 함께 옷 적시어도 좋은 비가 내리었다. 적시어도 좋을 배 아니다. 그것 저것 정신 차릴 바 없이 그저 행렬 속에서 지내었다. 그러면서도 이날이 꿈 아닌가 싶어서 제 살을 꼬집어보던 일! 하나 1년은 어언 지났다. 해방과 독립은 꼭 같이 오는 다를 바 없는 의미인줄 알았더니 앞으로도 알 수 없는 아주 다른 의미인 것이었음에랴.
오늘 그 옛날은 그렇게 친하던 우인과 갈라져서(그는 종일 집에서 낮잠 잔다 했다.)저 행렬에 끼어 폭양에 거리를 겄드라니 감격에 치우쳐서 울면서 만세부르던 작년과는 이리도 의미가 다르랴. 서글프고 어색한 심사!
시인 모씨는 3. 1 기념일에 벌써 ‘봄이 오기 전에 3월 1일이 먼저 왔다.’ 고 노래하였던 것을 시방 새삼스럽게 읊어본다. 그렇다. 독립이 오기 전 아직 우리는 행렬 속에 있다. 오늘의 이 행렬은 우리 다 같이 싸움터로 나가는 행진이다. 우리 자주인민의 정부를 세우기 위한- 그리고 우리 예술가는 인민 속에 진정한 예술의 뿌리를 박기 위한 맹서의 만세를 웨쳐야 할 행렬! (藝術通信 266호. 1946년 8월 1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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