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6.04 (화)
전통춤, 이론과 실기 정통한 이병옥 교수
2000년 12월 10일, 국악신문은 100번째 기념호를 발행했다. 이를 맞이하며 편집위원회 위원을 확대 개편했다. 총 12인으로 구성한 것이다. 이 편집위원 대폭 확충은 기존과는 다른 면모를 보여준 것인데, 그것은 인물 중심에서 분야 또는 종목 중심의 이동이다. 이는 새 세기 들어 국악 개념의 확대에 따른 것이다. 기존의 국악은 ‘전통음악’ 중심이었다면 전통음악과 함께 연행되는 공연 분야와 복식 분야는 물론 관련 학술 분야까지를 포괄하게 된 것이다. 이에 따라 국악신문도 이 경향을 수용하여야만 했고, 그래서 전문가를 필요로 하게 된 것이다.
전문지로서의 위용을 갖추는 계기를 맞은 국악신문이 확보한 편집위원회 전문분야는 12개이다.민요(농요)/ 전통춤/ 민속축제/ 판소리/ 아리랑/ 민속극/ 기악 및 고법/ 무속/ 국악교육/ 고음반/ 시조/ 불교음악 분야이다. 이 중에서도 전문성이 필요한 분야가 전통춤 분야였다. 정악에 따른 춤, 기악에 따른 춤, 무속에 따른 춤, 전통을 기반으로 한 창작춤, 다양한 종목과 분야에 이른 춤에 대한 기사화는 전문성이 있어야 가능하다. 이의 필요성은 전문성을 지닌 편집위원 위촉으로 가능했다. 또한 시대적인 필요성에서도 그랬다. 국가무형문화재 지정 종목 대비 민속무용 부문(20종)이 상대적으로 높았고, 그만큼 논란이 많았다. 전통춤 전승이 맹목적인 무형문화재 보유자 양성이고, ‘보유자는 제왕’이란 비난이 일어나면서 지정 종목에서 문화유산 개념 전환의 필요성이 대두 되는 상황이었다. 이런 상황은 무형문화재 제도와 문화유산 개념 문제 등 복잡한 논리 적용이 요구된 것이다.
이 지점에서 전통춤 분야의 이론과 실기를 겸비한 이병옥(李炳玉) 용인대 교수의 편집위원 선정은 매우 적절하다. 1981년 송파산대놀이 전수조교가 되었고, 1985년에 무용평론가상을 수상했고, 1988년 유도대(용인대)학교 무용과 교수가 되었고 1993년 무용학 박사학위를 취득하였으니 명실상부한 실기와 이론을 겸비한 전문가이다. 김양곤 서울교대 교수와 중앙대 정병호(鄭昞浩/1927~2011) 교수의 학맥을 잊는 이교수는 독보적인 권위와 이론으로 답습되어 오는 전통춤 분야의 문제점을 무겁게 인식하고 있었다. 특히 "전통성과 즉흥성, 창조성 없는 춤은 살아있는 춤이 아니다”라는 지론에 문화재법에서 원형이란 개념을 버리고 전형(典型)으로 시각을 전환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었다. 전통춤 학계에 근본적인 문제제기를 하며 해결 방안을 앞장서 모색하게 된 것이다.
"춤의 인류학은 사실상 인류학자들이 없고, 그냥 인류학자들이 춤을 언급하고 있는데, 인류학적으로 접근해보면 전통춤은 법칙성을 갖고 있습니다. 그런 원리를 찾아내야 해요. 그런 개념으로 고대무용을 이번에도 정리했고. 비교하면서 전 세계적 시각으로 서양춤과 비교하면서 한국춤을 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정병호 교수님의 학설을 더 발전시키고 세분화해서 기초를 마련해가지고 정병호-이병옥의 분류법으로 전통춤을 연구하고자 합니다. 분류법도 시대에 따라 달라지니까.”
이 교수는 전북 전주 출생으로, 서울교대와 서경대를 졸업하고 고려대와 중앙대에서 석사학위를, 경기대에서 이학박사학위를 받았다. 한국무용사학회 초대회장, 한국동양예술학회 회장, 한국공연문화학회 회장, 경기도·서울특별시 문화재위원을 역임했다. 용인대 무용학과 교수를 25년간 역임하고, 현재 용인대 무용학과 종신명예교수로 있다. 한국춤비평가협회 공동의장, 이북오도청 문화재 위원을 맡고 있다. 저서로 ‘송파산대놀이 연구’(1982), ‘춤따라 세월따라-이병옥무용평론집’(2006), ‘한국무용통사-고대편’(2013) 등 삼십여 권이 있고, 백여 편의 논문을 발표했다.
현재는 국악신문 편집위원 선정 당시 전수조교로 열정을 다하던 송파산대놀이의 보존회 회장직을 맏고있다. 전통예술 연구가로 용인대 무용학과 종신명예교수로 연구도 계속 중이다. 또한 무용평론가로도 각종 매체에서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다. 이병옥 교수는 국악신문 발전에 많은 이론적 자문을 해준 인물이다. 소중한 ‘국악신문인’의 한 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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