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뉴스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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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알고리즘이 지배한다는 착각알고리즘이 인간을 지배한다는 생각은 이제 상식이 됐다. 특히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비대면의 일상화로 '페이스북은 우리를 통제하고 있다.''SNS는 우리를 특정 견해에 가두어 사회를 두 동강 내고 있다' '트럼프의 당선은 가짜뉴스로 조작된 것이다’ ‘인간의 지능을 완벽히 모방한 인공지능(AI)이 등장해 인간을 대체할 것이다' 등 인간 개개인과 집단이 하나의 상품이 되어버린 빅데이터 알고리즘의 시대다. 구글과 페이스북의 위력 앞에서, 알고리즘이 인간의 욕망와 감성까지 추적·분류하고 마침내 조작할 것이라는 디스토피아 시나리오는 점점 뚜렷해진다. 스마트폰 화면을 켜기만 해도 그 사람이 먹고 싶은 것과 듣고 싶은 것, 하고 싶은 것, 알고 싶은 것. 사고 싶은 것. 좋아하는 취향의 영화 등등 모두 알고리즘이 알아서 알려줄 정도다. 이처럼 페이스북을 비롯한 SNS가 우리 삶에 미치는 영향을 두고 많은 사람이 호들갑을 떨지만, 세계적 수학자 데이비드 섬프터 스웨덴 웁살라 대학교의 응용수학과 교수가 살펴본 바 그 모든 우려는 대부분 언론의 무분별한 보도로 과장된 것이다.저자는 "우리의 행동에 대한 알고리즘의 예측은 타인의 예측만큼 정확한 수준에 전혀 미치지 못한다. 알고리즘의 한계를 잘 아는 사람이 사용할 때, 알고리즘은 최고의 성능을 낸다." 모든 음악을 1천 가지 넘는 장르로 분류하는 스포티파이의 추천음악은 종종 취향을 벗어난다. 알고리즘을 아무리 정교하게 짜더라도, 그 결과물은 인간의 손으로 다시 가공된다. 저자가 이 과정을 '데이터 연금술'이라고 부르면서 "알고리즘의 정확도는 기껏해야 인간의 정확도와 대등하다"고 말한다. 그는 책 '알고리즘이 지배한다는 착각'(해나무)에서 페이스북, 구글부터 가짜뉴스, AI까지 알고리즘을 수학적으로 분석하며 우리의 상식을 뒤흔든다.저자는 페이스북이 우리를 완벽히 파악하고 있다는 주장은 과대광고일 뿐이라고 지적하는가 하면, SNS 때문에 우리가 편향된 견해 속에 갇혀 있다는 우려를 진정시키고, 가짜뉴스에도 과도한 공포를 느낄 필요가 전혀 없다고 역설한다.저자는 조만간 인간의 인지 능력을 복제한 범용 AI가 나타나 인간을 대체하리라는 일설도 실제 연구 현황을 고려하면 근거 없는 사변이라는 점도 낱낱이 밝힌다.테슬라 최고경영자 일론 머스크, 구글의 미래학자 레이 커즈와일, 딥마인드의 창립자 데미스 허사비스 등 빅테크 개척자들이 경영하는 회사 알고리즘을 해부해온 저자는 인간과 유사한 지능이 도래하고 있다는 단서를 전혀 발견하지 못했다고 말한다.두뇌의 신경세포 구조를 모방한 알고리즘인 '인공 신경망'은 바둑 등 몇몇 게임에서 인상적인 기술적 성취를 보여줬지만 게임 원리를 밑바닥부터 학습하는 능력은 여전히 인간이 더 뛰어나다.인간 언어를 모방하는 언어 알고리즘도 몇 문장을 그럴싸하게 말해 놀랄만한 결과를 보여줬지만 최고 언어 알고리즘조차 문장 속 'it(그것)'이 무엇을 가리키는지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다. 인공지능은 사물을 보고 즉각적으로 반응할 수 있지만, 자신이 무엇을 보고 있는지 이해하거나 계획을 세우지는 못한다. 그러면서 인공지능이 인간의 두뇌를 대체할지가 아니라 이미 개발된 인공지능을 어떻게 사용할지 물어야 한다고 지적한다. "그 알고리즘들은 우리가 해야 하는 하찮은 일들을 줄여줄 잠재력을 지녔지만 인간과 유사한 행동은 하지 못할 것이다." 그래서 저자는 심지어 현재 최고 수준의 인공지능을 박테리아에 비유한다. 가짜뉴스 양산은 특정 견해에 가둬 사회를 양분화한다는 것이다. 또한 머지않은 미래에 인공지능(AI)이 인간을 대체할 것이란 주장은 사람들의 공포심을 자극한다. '알고리즘이 지배한다는 착각'의 저자 데이비드 섬프터는 알고리즘이 인간을 지배하고 있다는 통념에 의문을 제기한다. 저자는 '필터 버블'이라는 효과를 통해 이를 증명하려고 한다. 필터 버블은 SNS가 편향되고 걸러진 정보만 제공해 사용자가 영향을 받는 현상을 뜻한다. 하지만 저자는 그 효과가 크지 않다고 말한다. 저자는 내밀히 작동하는 알고리즘의 수학적 원리를 해체해 우리가 알고리즘의 영향력을 합리적으로 평가하지 못할 때, 그리고 과학 허구 시나리오들에 휘둘릴 때 가장 큰 위험이 들이닥친다는 것을 깨닫게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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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책] CEO들은 어떻게 위기를 다룰 수 있는가CEO는 업무와 관련해 조직원을 언제 어떻게 간섭해야 하는지, 비판적이지는 않으면서도 직접적인 피드백을 어떻게 줄 수 있는지, 자신의 약점을 조직원에게 보이는 게 맞는지 등 갈피를 잡기 어려운 순간들도 많다.책 'CEO의 일'(행복한북클럽)은 CEO가 해야 할 일과 하지 말아야 할 일의 경계를 확실하게 그어준다. CEO로서 갖춰야 할 기본기는 물론 회사를 위한다고 생각하지만 아주 잘못된 행동에 관한 수많은 지표를 제공한다.이 책에는 CEO들이 꼭 거쳐야 할 총 일곱 가지 테스트가 담겼다. 전략을 단순하게 세울 수 있는가, 참다운 조직문화를 만들 수 있는가, 조직원이 서로를 의지할 수 있는 진정한 팀을 구축할 수 있는가. 혁신을 주도할 수 있는가, 타인의 말에 귀 기울이며 경청할 수 있는가 △위기를 다룰 수 있는가 △리더가 자기 인식을 가질 수 있는가 등이다.이 책의 공동 저자 애덤 브라이언트는 600명이 넘는 CEO와 심층 인터뷰를 진행했다. 공동 저자 케빈 셰어러는 20년 이상 암젠의 사장과 CEO로 재직하면서 연간 10억 달러 규모의 매출을 올리던 회사를 160억 달러에 육박하는 규모로 확장시켰다. 그는 많은 이사회에서 활동했고, 글로벌 기업의 CEO들이 많이 찾는 멘토다.두 저자는 마이크로소프트의 사티아 나델라, 월트디즈니의 밥 아이거 같은 저명한 CEO는 물론 소규모 스타트업을 이끄는 젊은 CEO들과의 인터뷰 내용을 이 책에 핵심만 추려서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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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홍승찬 교수 '그저 클래식이 좋아서'책 ‘그저 클래식이 좋아서’(별글)는 국내 예술경영 1세대 교육자, SERI CEO의 명강사, 또 음악평론가로도 활동 중인 홍승찬 한예종 교수가 사랑한 클래식의 짙은 울림을 오롯이 담아냈다.엔니오 모리꼬네만큼 그의 음악은 우리 모두의 삶에 가까이, 또 깊숙이 들어와 있었지만, 우리는 그를 그저 영화음악이라는 틀 속에 가두어 둔 것은 아닐까?사실 그가 영화계 일을 시작한 것은 단지 생계를 위한 수단이었다. 모리꼬네는 원래 클래식 음악 작곡가를 꿈꾸었고, 백여 편에 이르는 클래식 음악을 작곡하기도 했다.엔니오 모리꼬네, 조스캥 데 프레, 레너드 번스타인,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 안드레아스 세고비아, 프레디 머큐리, 클라라 슈만 등 그가 몇 년 동안 월간 〈객석〉과 〈채널예스〉에 연재했던 음악 칼럼 가운데 서른일곱 편을 소개한다. 또한 그의 음악은 바로크부터 현대에 이르는 클래식 음악과 재즈와 록은 물론 민속음악과 자연의 소리까지 모든 재료를 적절히 뒤섞고 버무려 자신만의 독특한 맛과 향을 풍긴다. 저자는 모리꼬네에 대한 이야기보따리를 다채롭게 풀어놓으며, 우리가 그에게 붙인 편견의 꼬리표도 떼어 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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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책] 우크라이나 출신 러시아 문호, 전쟁참상 담아낸 '불가코프 중단편집'전쟁의 비극을 겪은 우크라이나 출신 러시아 문호 미하일 불가코프(1891~1940)의 국내 미발표 중단편을 엮은 책이 나왔다.20세기 가장 주목받는 러시아 문호 불가코프는 사실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서 태어나 어린 시절과 학창 시절을 모두 그곳에서 보냈다. 불가코프는 키이우 의과대학 재학 시절 징병돼 제1차 세계대전에 참전했다. 이후 우크라이나 내전에 휘말려 또다시 징병되며 전쟁의 포화를 온몸으로 겪었다.책 '불가코프 중단편집'(지식을만드는지식)은 불가코프가 직접 겪은 전쟁의 참상을 담았다. 이 책에 실린 단편 '3일 밤에', '제가 죽였습니다', '중국인 이야기'는 작가의 참전 경험을 온전히 투영한 작품이다.1차 대전 종전 이후 러시아에 내전에 기운이 감돌자 작가는 또다시 징병되는 일을 피하고자 건강상의 이유를 들어 겨우 퇴역하고 고향 우크라이나로 돌아온다. 복잡한 세계정세에 휘말린 우크라이나에 내전이 발발하고 불가코프는 또 징병돼 전쟁터로 끌려간다. 겨울에 도시 밖 강 건너까지 끌려갔던 작가는 늦은 밤 탈영하고, 만신창이가 된 채 집으로 돌아와 앓아눕는다. 이때의 경험이 '3일 밤에'에 녹아 있다.'제가 죽였습니다'에서는 도시 밖 군인들이 벌인 잔혹한 행위들이 의사 야시빈의 목소리를 통해 상세히 묘사된다. 의사 출신인 작가가 직접 전쟁의 참상을 증언하는 것처럼 느껴진다.'중국인 이야기'는 원하지도 않은 전쟁에 참전하게 되어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일들을 겪는 한 개인의 모습을 그렸다. 이외에도 1920년대 당시 소비에트 러시아의 사회상을 묘사한 단편 9편과 작가로서의 자전적 모습을 담아 당시 러시아 문단의 분위기를 엿볼 수 있는 중편 '소맷동에 쓴 수기'를 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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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 신간] 사랑해 크리스마스에도 사랑해베스트셀러 '사랑해 사랑해 사랑해' 표지와 똑같이 귀여운 포즈로 아기가 곰돌이 인형을 번쩍 들어 올리고 있다. 그런데 이번엔 빨간 산타클로스 모자를 쓴 채, 예쁘게 장식한 크리스마스트리 앞에 서 있다.'사랑해 사랑해 사랑해' 출간 15주년을 맞아 이를 기념하는 특별판과 동시에 아기와 함께 즐거운 크리스마스를 축하하고 사랑을 전하는 '사랑해 크리스마스에도 사랑해'(보물창고)가 보드북으로 새로 출간됐다.전작에 이어 13년만에 두 번째로 다시 호흡을 맞춘 두 작가의 글과 그림이 완벽한 컬래버레이션을 이루고 있어 눈길을 끈다. "부드러운 정서가 아늑하고 감성적인 독서를 하게 만든다.” -〈퍼블리셔스 위클리〉 "성탄절 휴가에 아이와 꼭 붙어 지내기에 딱 좋은 책.” -〈커커스 리뷰〉 "즐거운 크리스마스에도, 귀엽고 예쁜 우리 아기에게 사랑을 전해요!"야, 앙증맞은 이 모습! 어디선가 많이 본 모습이다. 이젠 우리에게 너무나 친숙한 『사랑해 사랑해 사랑해』의 표지와 똑같이 귀여운 포즈로 아기는 곰돌이 인형을 번쩍 들어 올리고 있다. 그런데 이번엔 빨간 산타클로스 모자를 쓴 채, 예쁘게 장식한 크리스마스트리 앞에 서 있다. 신작 『사랑해 크리스마스에도 사랑해』는 오리지널인 『사랑해 사랑해 사랑해』의 ‘크리스마스 판’이자 표지부터 쌍둥이처럼 닮은 책이다. 베스트셀러 그림책 『사랑해 사랑해 사랑해』 출간 15주년을 맞이하여 이를 기념하는 특별판(보드북)과 동시에, 우리 아기와 함께 즐거운 크리스마스를 축하하고 사랑을 전하는 『사랑해 크리스마스에도 사랑해』(보드북)가 새로 출간되었다. 전작에 이어 13년만에 두 번째로 다시 호흡을 맞춘 두 작가의 글과 그림이 완벽한 컬래버레이션을 이루고 있어 눈길을 끈다. 기왕의 『사랑해 사랑해 사랑해』 그림책이 부모가 아이에게 읽어 주는 책이었다면, 이번에 출간된 보드북 2권은 아이 스스로 장난감처럼 갖고 놀 수 있는 책이다. 이번 보드북 2권 출간을 계기로, 보물창고에선 캐롤라인 제인 처치의 〈사랑해 보드북〉 시리즈가 시작된다. 앞으로 신작 2권 『사랑해 온 마음으로 사랑해』 『사랑해 강아지야 사랑해』가 연달아 출간될 예정이다. "사랑해.”라는 말이 아무리 많이 들어도 결코 넘치지 않는 것처럼, 사랑의 마음을 끊임없이 전하는 이 귀엽고 예쁜 보드북들은 아이들에게 더없이 소중한 선물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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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합법적으로 세금 안 내는 110가지 방법우리나라 베테랑 세무 전문가 신방수의 '합법적으로 세금 안 내는 110가지 방법·개인편/기업편/부동산편' 개정판(아라크네)이 나왔다.직장인들의 가장 큰 관심사인 급여 수준에 따른 연말정산 설계, 취득세·보유세·양도소득세를 비롯해 상속·증여세 등 부동산 전반에 대한 세금 관리 노하우, 수익률 높은 재테크를 위한 자산별 절세 전략 등에 관해 자세히 풀어낸다.이와 더불어 직장인의 주거비 부담을 낮추는 방법과 연말정산에 대해 많은 사람이 오해하거나 착각하고 있는 사항을 상세한 설명과 함께 추가했다.또한 이번 개정판에서는 최근 변화된 재테크 시장의 흐름에 따라 월급 생활자들이 꼭 알아야 할 세금 관련 내용을 보강했다. 소득공제에서 세액공제로 바뀐 연말정산 항목들, 변경된 1세대 1주택자에 대한 비과세 제도, 주택임대소득 과세제도, 양도소득세 중과세 제도 등이다. 부동산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각종 정부 대책과 2022년부터 적용되는 개정 세법 등도 충실히 반영했다. '합법적으로 세금 안 내는 110가지 방법 · 부동산편'도 업그레이드 됐다. 부동산 관리에 필요한 전반적인 세무 지식을 비롯해 최근 급변하는 세제 정책의 흐름과 변화에 따른 대응 방법을 자세히 서술했다.대출 및 세제를 강화하고 공급을 늘리는 방안을 포함한 2018년의 9·13대책부터 일시적 2주택의 처분 기한을 1년으로 단축하고 전입 의무를 신설한 2019년의 12·16대책, 역대 가장 강력하다고 평가받는 취득세와 종부세 그리고 양도세를 한꺼번에 올린 2020년의 7·10대책까지 부동산 정책의 흐름을 체계적으로 정리한다. 중요성이 부각되있는 취득세 중과세 제도를 집중적으로 설명했다. 더 나아가 고가주택에 대한 비과세 기준금액 상향 조정 등 새롭게 개정이 예고된 내용도 최대한 추가했다. '합법적으로 세금 안 내는 110가지 방법 · 기업편'은 2022년을 맞아 사업에 필요한 기본적인 세무 관련 지식을 비롯해 자영사업자들이라면 반드시 알아야 할 사업용 계좌 제도, 보험료에 대한 경비 처리 기준, CEO 퇴직 플랜 절세법, 중소기업의 경영자들이 많은 관심을 보이는 가업 승계 방법, 법인세 세무 조정의 원리와 소득 처분 등을 비롯해 최근에 개정된 세법을 최대한 반영했다.또한, 세무리스크를 관리하는 방법 등을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있어 기업의 실무자뿐만 아니라 자산관리 종사자도 알아 두면 유용한 지식으로 가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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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민지 수혜론에 대한 반박, '숫자 조선 연구'책을 모으다 보면 시리즈로 발행된 책들도 갖추기 마련이다. 시리즈란 여러 권이 한 책을 이루는 것이라 간혹 이가 빠진 것처럼 다 채우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쉽게 구할 수 있는 것이라면 금방 찾아 그 빈틈을 메우겠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 책 수집가는 초조한 마음으로 시리즈의 빠진 권호가 나오기를 기다릴 수밖에 없다. 운이 좋아 책을 구할 수 있다면 다행이겠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인지라 시간이 지날수록 이 빠진 자리는 커 보이게 된다. 그 빈틈을 채워 넣으려는 마음 역시 점점 커지는 것은 인지상정이다. 그러다 보면 오매불망 그 빠진 책을 기다리게 되고 어디서 우연하게라도 만날 수 있을까 두리번거리게 된다. 어쩌다 누군가 내가 필요한 권호를 구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는 구멍이 뻥 뚫린 것처럼 그 빈자리가 더욱 휑하게 보이기 마련이다. 그러기에 귀한 책의 시리즈 전체를 온전히 가지고 있는 경우는 행운이라 말할 수 있다. 내가 가진 책 중에도 시리즈로 나온 책들이 더러 있지만 대부분 이가 빠진 것들이다. 쉽게 구할 수 있는 책이면 진작 구해 넣었을 테지만 그렇지 못한 것이기에 대부분은 체념 상태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빈틈을 꼭 채워 시리즈를 온전히 갖추고 싶은 욕심이 드는 책도 없지 않다. 1931년부터 1935년 동안 매년 1권씩 총 5권이 발행된 '숫자 조선 연구' 가 바로 그 책이다. 나는 1권을 제외한 나머지 4권을 갖고 있는데, 1권은 쉽게 보이지 않아 아직 시리즈 전체를 수집하지 못한 상황이다. 식민통치를 시작한 이래 일제는 조선이 일본의 지배 하에서 얼마나 자본주의 체제의 일원으로 성장해 갔는지를 대내외적으로 알리려 했다. 주로 생산량이 얼마나 늘었는지를 보여주는 식의, 다시 말해 숫자가 얼마나 늘어났는지 혹은 줄어들었는지를 통계로 보여주는 이런 식의 계량화를 통해 일제는 조선통치의 정당성을 강조했다. 또한 일제의 조선 지배의 정당성을 보다 체계적이고 학문적인 성과로 만들기 위해 '조선경제연구소'와 같은 관변 단체들을 조직하고 식민통치를 옹호하는 자료들을 만들어 배포했다. 하지만 증가된 숫자가 알려주지 않은 발전과 무관한 조선인들의 피폐한 삶과 자본주의의 과실과는 상관없는 조선인의 주변화는 통계가 무시하고 있는 실체적 사실이었다. 이런 문제의식을 가지고 만들어진 책이 전 5권으로 발행된 '숫자 조선 연구'다. 이 책을 함께 쓴 이여성과 김세용은 일제가 이야기하는 식민지의 발전이 기실 식민지의 수탈에 의해 이루어진 것이며 제국 일본을 살찌우는데 활용되었음을 증명하는 또 다른 데이터와 통계를 가지고 식민지 조선인들의 삶을 재구했다. 처남, 매부 사이인 저자들은 일제에 의해 조선이 식민지가 되어가던 1900년대 초반에 학문을 배우며 민족의식을 깨우쳤으며 3·1 운동의 한가운데서 민족의식을 확인했다. 1920년대를 언론기관에 종사하며 일제가 만들어낸 각종 식민지 통계의 허구성을 목도한 후 일제가 만들어낸 자료들을 역이용하여 일제의 조선 지배의 그늘을 각종 도표를 이용하여 시각적으로 묘사했다. 시각화야 말로 문제를 한눈에 알아볼 수 있게 만드는 장점을 지니고 있었다. 이여성이 그림에 일가견을 가지고 있었던 것도 이런 독특한 책이 나올 수 있었던 이유라 말할 수 있다. 내가 이 빠진 다른 시리즈의 책들보다 이 책을 온전히 갖추고 싶은 것도 세련된 표지를 비롯해 도표를 적절히 활용한 이 책만이 가진 독특한 가치 때문에 그렇다. 이여성은 그 유명한 화가 이쾌대의 가형으로 이쾌대의 미술활동에 지대한 영향을 주었으며 그 스스로도 미술가, 미술사가로도 활동했던 인물이다. 지금도 식민지 근대화론을 넘어 식민지 수혜론을 주장하는 사람들을 심심치 않게 발견하게 된다. 이들 대부분이 조선총독부에서 만든 관변 자료를 토대로 식민지 기간 조선이 얼마나 성장했는지를 그 근거로 삼는다. 이들이 말하는 증거란 이미 당대의 지식인들에 의해 그 허구성이 폭로되었음을 '숫자 조선 연구'는 우리에게 똑똑히 알려주고 있다. ▲한상언영화연구소대표·영화학 박사·영화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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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책] 도시 인문 산책 드로잉 에세이 ‘걸으면 보이는 도시, 서울’뜨인돌출판이 코로나 시대의 새로운 도시 여행법을 제시하는 책, ‘걸으면 보이는 도시, 서울’을 펴냈다고 16일 밝혔다. 걸으면 보이는 도시, 서울은 일상 회복이 무엇보다 간절한 이때, 매일 지나치는 평범한 도시 공간이 새로운 휴식과 견문의 장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160여점에 이르는 그림 속에서 도시의 아름다움을 발견하는 한편, 경로마다 적층된 시·공간의 정체성을 짚어 보는 ‘서울 인문 산책+드로잉 에세이’다. 저자는 17년 차 건축사 이종욱 씨다. 주중에는 산업 시설 건축 설계를 수행하다가, 주말에는 도시 곳곳을 거닐며 사진을 찍고 그림을 그렸다. 그가 주로 찾아다닌 곳은 서울역을 중심으로 한 원도심 일대와 그 주변. 익숙한 곳들이지만 경관 속에 숨은 틈을 날카롭게 포착해 낸 까닭에 그림 속 풍경들은 서울 토박이조차 낯설게 느낄 만큼 신선하게 다가온다. 책은 7가지 서울 산책 경로를 담고 있다. 걷기의 시작점은 오랜 세월 서울의 관문이자 상징이었던 서울역이다. 그 동편, 숭례문을 중심으로 한 원도심 일대와 주변부 그리고 남산 자락으로 이어지는 4개의 경로를 1부로 편성했다. 이어 서울역 서편의 널따란 구릉지 일원과 옛 경의선 및 그 지선들의 흔적을 따르는 3개의 경로를 2부로 묶었다. 1부의 경로들은 구한 말 이후 현대에 이르는 서울 도시 공간의 변화를 보여준다. 정동 일대에서는 19세기 말~20세기 말 적벽돌 건축의 형성사를, 세종로 서측·서촌 일대에서는 2000년대 이후 낙후 상업지와 서민 주거지가 맞은 상업적 변모를 살핀다. 명동·청계천, 을지로에서는 1960년대 이후 급속 개발의 그림자를, 후암동과 해방촌에서는 해방 후 남산 자락에 들어선 서민 주거지의 생명력을 발견한다. 2부에서는 ‘구릉’과 ‘철도’라는 서울 서북부의 지리적 특색에 주목한다. 중림동·충정로에서 한국 아파트사(史)의 산증인들을 만나고, 아현·청파동에서는 구릉지를 타고 오른 저층 주거지의 가치를 되새긴다. 도심 속을 흐르는 경의선 숲길에서는 100여년에 걸친 옛 경의선의 수난사를 살피고, ‘홍대 앞’ 일대에서는 옛 당인리선이 빚어낸 가로 특징을 확인하며 우려와 기대가 공존하는 서울 도시 공간의 미래를 엿본다. 걸으면 보이는 도시, 서울은 근현대 생활 문화의 흔적들을 차근차근 꺼내 보이며 도시의 인문적 가치를 조명한다. 도시 공간에 대한 심미안은 그곳으로 내디딘 첫걸음에서 시작된다. 저자가 안내하는 인문적 도시 산책을 따라가다 보면 ‘나의 도시는 과연 어떤 곳인지’ 알아 가는 재미를 느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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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주소 이야기주소는 위치를 지정하는 수단에 그치지 않는다. 인접한 토지도 서로 다른 행정 구역에 편입되는 순간 가치가 달라진다.중심지의 부동산 가격이 상상을 초월하는 뉴욕에서는 공식적인 주소를 사고팔 수도 있다. 시 당국이 주소 변경 신청권을 팔기 때문이다. 도널드 트럼프를 비롯한 개발업자들은 주소가 훌륭한 마케팅 수단이 된다는 사실을 알고 센트럴파크처럼 비싸 보이는 주소를 건물에 붙여 부동산 가치를 높이려 애쓰고 있다. 주소가 지닌 가치 때문에 주소 개정을 둘러싼 논쟁도 전 세계에서 빈번하게 발생한다. 무엇을 기념하고 기념하지 않을 것인가 문제에는 사회 구성원들의 정치적, 종교적, 역사적 가치관이 배어 있다. 혁명이나 큰 사건 후 주소명 개정이 뒤따르는 이유이기도 하다.도로명은 정체성과 부에 관한 문제이며 인종 문제이기도 하다. 결국 이 모든 것은 이름을 짓고, 역사를 만들고, 누가 중요하고 중요하지 않은지, 왜 중요한지를 결정하는 권력에 관한 문제다.책 '주소 이야기'(민음사)는 주소의 기원과 역사를 탐색하고 주소 체계와 거리 이름에 담긴 다양한 사회 정치적 이슈를 탐구한다.작가이자 변호사인 저자 디어드라 마스크는 미국뿐 아니라 영국, 독일, 오스트리아 등 유럽과 한국, 일본, 인도, 아이티, 남아프리카 공화국까지 전 세계 사례를 취재하고 인터뷰해 주소에 관한 다채로운 이야기를 그려 낸다.왓스리워즈, 구글 플러스코드 등 디지털 주소 등장으로 변해 갈 주소의 미래도 점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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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무면허 번역가로 9년째, 러브콜이 너무 많아 피곤합니다"저는 그렇게 어느 날 갑자기, 덜컥 번역가가 되었습니다. 사실 그때의 저는 자신을 번역가라고 부르는 것을 가당찮다고 생각했습니다. 심지어 에이전시에서 번역가 소리를 듣고 있는 지금도 사실 어색합니다."번역은 특히 많은 전문성이 필요할 것만 같다. 영어를 잘해야 하고 감이 좋아야 하고 꼼꼼해야 하고 만능이어야 할 것만 같다. 하지만 시작부터 모든 것이 완벽할 수는 없다.책 '무면허 번역가로 9년째, 러브콜이 너무 많아 피곤합니다'의 저자도 번역을 처음 시작한 날로 돌아가 ‘번역가가 되기 위해 완벽한 준비를 했습니까?’라는 질문에 ‘예.’라고 답하지 못한다.저자가 어느 날 갑자기 번역가가 되어 전공도 자격증도 없이 무면허 상태로 시작한 번역은, 네다섯 번의 이직을 하면서 이어져 왔다.저자는 바쁜 시기를 보내면서도 번역 일을 꾸준히 할 수 있었던 것은 번역만이 가진 네 가지 장점 때문이라고 말한다. 시간과 장소로부터 자유로운 유연성, 하고 싶은 일을 선택할 수 있는 자율성, 시간이 지나며 높아지는 페이, 토익 만점자 사이에서도 돋보이는 스펙이다. 이 네 가지 장점은 아무런 경력도 없이 밑바닥부터 번역을 시작할 수 있었던 이유이기도 하다.번역 일을 시작하고 겪었던 일, 다양한 번역의 세계에서 일을 구하는 법, 잘한 번역의 기준과 실제 번역가의 번역하는 법, 초급에서 중급으로 중급에서 고급으로 실력을 높이는 법 등을 이야기한다.일 구하기도 일정 조정하기도 모두 홀로 해내야 하는 프리랜서가 프로 '일잘러'가 되기 위한 비법들도 알려 준다. 돈을 더 달라고 우아하게 요청하는 법, 일정을 미리 공유하고 일이 많다면 평온하게 거절하는 법, 당일 번역 요구에 대응하는 법, 일을 더 하고 싶다고 세련되게 부탁하는 법 등은 이 세상의 모든 프리랜서에게 꼭 필요한 기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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