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6.02 (일)
정창관/한국고음반연구회 부회장
젊은 국악인 중에서 음반작업에 가장 열정적인 소리꾼은 단연코 전병훈 소리꾼이다. 지금까지 10종의 음반(디지털음반 2종 제외)을 출반하였으니 이는 전례가 없는 일이다. 책이 문자로 기록하는 것이라면 음반은 음악으로 기록하는 행위로 호랑이가 가죽을 남기듯이 연주자들은 음반을 남긴다.
필자가 전병훈 소리꾼에 주목한 시점은 2003년이다. <경기12잡가 음반>(2CD)을 노래 부른 이가 7살의 전병훈 어린이였다. 어떻게 7살의 나이로 판소리 완창 못지않게 어렵다는 경기12잡가를 완창공연(2002년 11월 1일 인천종합문화예술회관 소공연장)하고 음반으로 출반할 수 있는가? 이도 전례가 없는 일이었다. 해설서에서 5살 때 전국남녀시조대회 동상, 인천민요경창대회 동상 등의 프로필을 읽고는 어린소리꾼이 어떻게 성장할지 내내 궁금하였다. 2016년, 13년이 흐른 후 편곡도 하고 작사도 한 2번째 음반 <전병훈 새늘소리>를 듣고는 반듯하게 성장해 왔음을 알고 기뻐한 적이 있다. 그 후 계속해서 11집(디지털음반 포함)까지 출반하는 것을 지켜보면서 내심 놀랐다.
이번 12집 음반에는 경기민요와 서도민요를 같이 담았다. 전집이라고 해도 좋을 ‘창부타령’, ‘노래가락’ 등 경기민요 40곡, ‘긴난봉가’ 등 서도민요 12곡을 3장의 음반에 담은 것이다. 경서도민요는 한 몸이다. 일제강점기에는 경기민요와 서도민요를 같이 불렀다. 음반에 포함된 묵직한 해설서에는 한곡 한곡 공부하고 연구한 결과의 산물이다. 곡의 탄생, 변화 등을 밝히고 곡에 대한 소리꾼의 의견도 달고, 가사는 물론 곡에 따라 악보도 일부 수록하여 어느 음반에서도 시현하지 못한 훌륭한 음반을 만들어 내었다.
해설서와 함께하면 경서도민요에 관하여 알고 싶어 하는 분들에게는 좋은 길잡이가 될 음반이다.
이 음반을 포함하여 지금까지 전병훈 소리꾼의 12종 음반이 앞으로 얼마나 생명력을 가지느냐는 그가 앞으로 얼마나 열심히 노력하는가에 달려있다. 훗날 그가 명창의 반열에 올랐을 때 젊은 시절의 이 많은 음반들은 빛을 발할 것이다.
* 관련 음반 : http://www.gugakcd.kr/music_detail.asp?cd_num=GGC-20010&page=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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