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6.03 (월)
'고개를 넘는다'는 노랫말이 '고난을 극복한다'라는 의미임을 되살려 '아리랑으로 ‘코로나 19’ 상황을 이겨내자'는 취지의 문경새재아리랑제가 6월 13일 경북 문경새재도립공원 야외공연장에서 열렸다. 올해로 13 회째를 맞은 이번 새재아리랑 축제는 ‘코로나19’로 실내 집회가 어려워진 상황에서 첫 야외형 공연으로 치러졌다.
이날 행사는 아리랑 전문가 김연갑 아리랑학교교장과 문경 초등학교 2학년생인 김규랑 양의 공동사회로 새재를 찾은 관람객 수백여 명이 지켜보는 가운데 오후 3시 55분부터 두 시간 동안 진행됐다.
주최 측은 아리랑을 최초로 서양식 악보로 채보한 호머 헐버트(Homer Hulbert)박사에게 헌정하는 '헐버트 아리랑' 합창을 시작으로, '삼대목' 고유제, 땅밟기 플래시 몹 등 식전행사를 비롯해 본행사를 '맞이', '함께', '보냄' 등 3개의 무대로 나누어 모두 4개의 소주제로 진행함으로써 관객의 집중력을 높였다.
문경새재아리랑보존회(회장 송옥자) 와 통일앙상블(음악감독 윤은화), 주흘무용단(단장 황금순) 그리고 문경문화원 풍물단(단장 함수호) 등이 펼친 다채로운 공연은 관객들을 고양시켰다. 특히 올해는 국내에서 유학중인 일본 중국 베트남 등의 예술인들이 동참해 자리를 빛냈다. 초대가수인 '청년가객' 조명섭이 '추풍령 고개'와 '울고 넘는 박달재' 등 고개를 소재로 한 가요로 축하무대를 가졌고, '피날레 가수' 지현이 '아름다운 강산'을 불러 축제의 열기를 더했다.
이날 축제는 통일앙상블이 공연한 '문경아리랑 판타지'에 이어 전 출연진의 아리랑 합창을 마지막으로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가사짓기기와 경창대회도 병행, 농바우 합창단 장원
한편 공연과 병행한 문경아리랑 경창과 가사짓기 대회는 농암면 농바우 합창단과 윤대순 씨가 각각 장원을 차지했다.
문경문화원(원장 현한근)이 지난 13년 간 주관해 온 새재아리랑 축제는 그동안 노랫말에 등장하는 ‘아리랑 고개’가 문경새재임을 확인함으로써 새재아리랑의 역사적 위상을 계승하고, 문경인들의 공동체성을 강화하는 데 주안점을 두어왔다. 주최 측은 새재아리랑이 "토속 아라리를 보편적 아리랑으로 변혁시켰을 뿐 아니라, 이를 민족의 발자취를 따라 나라 안팎으로 확산하는 데 기여해왔다.”라고 했다.
주최 측은 이 축제를 매개로 "산과 고개의 정서를 공유하는 동북아시아 한자권(漢字圈) 예술인이 아리랑의 가치를 공유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되었다."라고 자부했다. 올해 문경새재아리랑제는 ‘코로나19’ 상황임을 감안해 함께 모여 춤과 노래로 액을 풀어냈던 고대의 ‘영고동맹무천‘ 유습 재현 의례를 현대화 해 ‘코로나 19’로 지친 국민의 피로감을 해소한다는 소임을 담음으로써 축제의 의의를 더했다.
인사말에서 고윤환 문경시장은 "문경을 고난과 역경 극복의 새로운 전환 공간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며, 그 노력의 일환으로 "문경 단산 일대에 아리랑의 모든 것을 담아낼 '아리랑 기념관'을 금년 내 착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임이자 의원은 "역사 속에서 사라진 신라의 민요집 삼대목(三代目)을 재현한 ‘서예로 담은 아리랑 1만 수’를 만나 순수 한글로 편찬한 곳이 문경시임을 알리고 싶다.”라고 자부했다.
김인호 문경시의회 의장은 "문경새재 박달나무 홍두깨 방망이로 다나간다.”와 "할미성 꼭대기에 진을 치고 왜병정 오기를 기다린다.” 등을 거론하며 아리랑의 역사를 기술한 최초의 기록에 ‘문경새재’가 등장함을 강조했다.
문경문화원과 문경시는 이번 문경새재아리랑제를 통해 "타지역 아리랑 관련 행사와 변별력을 보였다.” "전형적인 아리랑 축제로 확립되어가고 있다.” 그리고 "‘아리랑 도시’로서의 문경의 인지도를 높여 관광자원 다변화를 꾀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였다.”고 축제의 성과를 표현했다. 객석을 지킨 서울에서 온 한 전문가는 "옥에 티도 보였으나 주제에 동의해 의미있게 보았다.”고 평했다. 이 평가는 많은 출연진과 다국어 통역의 곤란으로 진행이 다소 거칠었음을 지적한 것으로 야외공연과 짜여진 시간에 마쳐야 하는 생중계의 한계도 겹친듯하다.
그럼에도 이번 행사의 성과로 꼽을 수 있는 것은 유튜브 채널(문경시/국악신문TV)에 의한 실시간 중계방송 사실이다. 여러 기술적 어려움에도 성공적이었다. 다른 지역 대형행사에 벤치마킹이 될 가능성이 보였다.
문경: 안상윤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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