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6.02 (일)
이규진(편고재 주인)
여기 사진 한 장이 있다. 좌측 인물이 아사카와 노리타카, 중앙이 야나기 무네요시, 우측이 한복을 입은 여인이다. 이들 앞에는 탁자가 놓여 있고 그 위에는 세 점의 도자기가 보이는데 중앙의 것이 저 유명한 백자청화진사연화문호다. 지금은 오사카시립동양도자미술관 소장품이지만 당시만 해도 사진에 보이는 인물인 노리타카의 것이었다. 이 사진이 중요한 것은 우리나라 최초의 도자기 전시회가 열린 장소에서 이를 주최한 인물들을 볼 수 있다는 점이라고 할 수 있다. 야나기 무네요시가 아사카와 노리타카 및 다쿠미 형제와 함께 경복궁 집경당에서 조선민족미술관을 개설한 것이 1924년. 그에 앞서 22년 경성의 조선귀족회관에서 '이조 도자기 전람회'를 개최하는데 사진은 바로 이 때의 것이니 중요한 것일 수밖에 없는 것이다.
'야나기 무네요시' 도록에서 볼 수 있는 이 사진은 '이조 도자기 전람회' 관련 자료로서는 흔치 않은 것이다. 그런데 근래 지인의 소개로 이와 관련된 재미난 자료 한 점을 입수했다. 이름을 대면 알만한 원래의 소장자는 이미 작고를 했지만 이 자료의 중요성을 너무도 잘 알고 있었던 듯 봉투에는 귀중문서라는 글씨가 명시되어 있다. 이 글씨가 아니더라도 우리나라 최초의 도자기 전시회인 '이조 도자기 전람회' 안내문은 귀하고도 귀한 자료가 아날 수 없다.
자료는 가로 33 세로 25Cm 크기의 종이인데 여기에 등사판 글씨가 들어 있다. 이 것을 세 번 접으면 담배 갑보다 약간 커 보인다. 앞은 영문과 한자로 이조 도자기 전람회가 표기된 가운데 중앙에는 분청호가 그려져 있는데 아사카와 노리타카의 솜씨가 아닐까 생각된다. 뒤에는 작은 도자 문양이 그려져 있다. 이 것을 모두 펼치면 네 면이 되는데 표지와 뒤가 한 면이 되고 한 면은 전람회장 평면도가 그려져 있고 두 면에는 한자와 일본어를 병용한 "이조도자기전람회에 대하여”라는 안내문이 실려 있다. 그런데 내용을 보면 조선민족미술관 개관에 앞서 1922년 10월 1일 경성 조선귀족회관에서 이조 도자기 전람회가 열린다는 사실을 알리고 있는 구체적인 안내문이니 이 얼마나 흔치 않은 귀중한 자료랴. 근래 구입한 도자기 자료 중 이보다 더 나를 흥분시키며 즐겁게 한 것은 아마도 없었지 않았나 생각이 들 정도다.
우리의 민예품과 도자기에 대해 야나기 무네요시는 많은 물건을 수집도 하고 글도 썼지만 사실 도자기 전문가는 그가 아니라 아사카와 노리타카다. <조선도자명고>를 펴낸 동생 다쿠미보다도 실은 더 전문가라고 할 수 있다. 가마터 답사를 체계적으로 한 것도 노리타카요 분청이 고려 것이 아닌 조선조 것이라는 것을 최초로 밝힌 것도 그였다. 자료를 뒤적이다 보면 이들이 1928년 계룡산 가마터 앞에서 나란히 서 있는 사진을 볼 수 있다. 우측이 아사카와 노리타카 중앙이 야나기 무네요시 좌측이 아사카와 다쿠미다. 일제 강점기 시절이었으니 호랑이 담배 피던 시절의 사진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이들이 서 있는 발치에는 가마터이다 보니 도편들이 널려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왜 그런 것들 까지도 부러워지는 것인지. 그래서 오늘은 계룡산 가마터에서 나온 도편을 한 점 찾아보았다.
도편은 굽도 주구도 없어 정확한 기형은 알 수 없지만 내면에는 유약이 없는 것으로 보아 병의 일부가 아닐까 추측된다. 남은 조각도 크기가 작은 편이기는 하지만 전면을 가득 채우고 있는 연당초 철화 문양만은 그야말로 압권이다. 흡사 덤벙을 연상시키는 흰색의 귀얄문 바탕에 철화로 그려 넣은 연당초문은 실물은 물론이거니와 도록 같은 곳에서도 만날 수 없는 것이어서 흥미로우면서도 신기할 뿐이다.
이 분청철화연당초문병편은 계룡산 가마터에서 인연을 맺은 것이다. 직접 습득을 한 것은 아니고 동네 어른께 얻은 것이다. 오래 전 일인데 추석 연휴를 맞아 계룡산 가마터를 찾은 적이 있었다. 허름한 옷차림의 키 큰 사내가 산기슭이랑 밭고랑 등을 기웃거리며 살피는 것이 안 되어 보였는지 교회 옆 민가에 사시는 어른께서 가지고 계시던 것을 건네 준 것이다. 따라서 이 도편을 보고 있노라면 그 날의 내 행색이랄까 남루함이 손에 잡힐 듯한 느낌이다. 그러나 행색이 초라하고 남 보기에 안쓰러워 보인들 어떠랴. 지나간 세월과 더불어 그 때 그 시절의 열정이 없어진 듯싶어 그 것이 오히려 내게는 그립고 안타깝고 아쉽기만 할 뿐이니 이를 어쩌랴.
도편의 반 이상이 내섬명 이규진(편고재 주인) 내섬시(內贍寺)는 각 궁전에 대한 공상, 2품 이상에게 주는 술, 왜와 야인에게 주는 음식과 직조 등의 일을 맡아보던...
김율희 (강태홍류 산조춤 보존회 회장) 김율희 이사장은 부산에서 태어나 전통춤 4대 가업을 잇는 무용가다. 조부 김동민과 고모 ...
정선아리랑을 쓰다. 한얼 이종선, (2024, 문양에 먹, 34× 34cm) 담뱃불로 벗을 삼고 등잔불로 님을 삼아 님아 님아...
명가의 조건, 남원 몽심재(夢心齋) 우리는 무엇을 명가(名家)라 하며 명문(名門)이라 이르는가 지리산 골골이 짙은 숲들을 지나 남원 견두산 자락 단아한 고택서 죽산박씨 종...
현역 최고령 무용가인 김매자 창무예술원 이사장이 28일 오후 서울 마포구 포스트극장에서 열린 '세계 무용사'출판 기념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4.5...
국립국악원 민속악단의 정기공연 '일노래, 삶의 노래' 공연 장면. (사진=국립국악원 ) 2024.05.22. 소박하고 향토적인 ...
세븐틴 일본 닛산 스타디움 콘서트 (사진=위버스 라이브 캡처) "오늘 저희가 (데뷔) 9주년인데, 이렇게 큰 공연장에서 전 세...
임영웅 콘서트 '아임 히어로 - 더 스타디움' (사진=물고기뮤직) 2024.05.26. "이깟 날씨쯤이야 우리를 막을 수 없죠....
5월 8일부터 18일까지, 서울남산국악당에서 2024 남산소리극축제 ‘여설뎐(女說傳)- 싸우는 여자들의 소리’가 펼쳐졌다. 이 공연에서는 여성이 주체가 되어 극을 주도하는 ...
가수 김연자 (사진=초이크리에이티브랩) "오로지 노래가 좋아 달려온 50년입니다. 여러분의 응원과 사랑에 힘입어 힘든 순간도 다...
2년 전 국립국악원 우면당에서 '서울연희대전'이란 이름의 한 공연이 있었다. 제1회 '장구대전'이란 부제가 붙어있고, 입장권 전석이 판매 되어 화제가 되었다. 무대에서 오직 '장...
[국악신문 정수현 전문기자]=나무 그늘이 우거진 5월의 한복판, 양재동의 한 공원에서 곧 있을 해금플러스 25주년 기념 공연 준비에 한창인 해금연주자 강은일 교수님을 만났다. 지저...
이탈리아 기록유산 복원 전문가인 마리아 레티치아 세바스티아니 전 국립기록유산보존복원연구소(ICPAL) 소장이 최근 주이탈리아 한국문화원에서 한국 취재진과 만...
[국악신문 정수현 전문기자}=지난 9일에서 10일, 국립국악원 창작악단의 기획 공연 ‘긴산조 협주곡’이 펼쳐졌다. 이태백류 아쟁산조와 원장현류 대금산조 전바탕이 협주곡으로 초연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