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6.03 (월)
최근 국내에 번역돼 출간된 '당신은 전쟁을 몰라요'는 어린이의 시선으로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을 바라본 책이다.
우크라이나에서 헝가리를 거쳐 아일랜드에 이르기까지, 러시아 침공 이후의 긴박하고 가슴 뛰는 기록을 담은 《당신은 전쟁을 몰라요》이다.
책 '당신은 전쟁을 몰라요'는 예바 스칼레츠카가 할머니와 살던 우크라이나 제2의 도시 하르키우를 떠나 아일랜드 더블린으로 가기까지 약 두 달간의 여정을 적은 일기다. 예바의 열두 번째 생일(2022년 2월 14일)과 함께 시작한다. "앞으로 어떤 깜짝 놀랄 일들이 날 기다리고 있을까” 가슴 콩닥대던 예바의 삶은, 무시무시한 폭격 소리에 잠에서 깨면서 영원히 뒤바뀌고 만다. 예바가 사랑하던 고장 하르키우와 그들의 집은 더는 안전하지 않은 장소가 되었다. 거대한 미사일이 집을 스치며 폭발한 순간, 예바의 심장은 차갑게 얼어붙는다. 예바와 할머니는 눈물이 차오른 채로 축축하고 비좁은 지하실로 향한다. 이 모든 이야기는 지옥의 시작이 되었다. 그때부터 예바는 ‘자신의 이야기’를 쓰기로 결심한다. 우리 모두가 들어야 할 진실을 말하기 위해.
"이른 오전까지도 평화로웠던” 예바의 삶은 무시무시한 폭격 소리에 잠에서 깨면서 영원히 바뀌고 만다. 예바가 사랑하던 고장 하르키우와 그들의 집은 더는 안전하지 않은 장소가 되었다. 예바와 할머니는 눈물이 차오른 채로 축축하고 비좁은 지하실로 향한다. 이 모든 이야기는 지옥의 시작이 되었다. 그때부터 예바는 ‘자신의 이야기’를 쓰기로 결심한다. 우리 모두가 들어야 할 진실을 말하기 위해.
예바의 이야기는 뉴스에서 전한 사건을 따라 흐르지만, 이 강력한 읽기의 체험은 걷잡을 수 없이 짜릿짜릿 파동을 친다. 전쟁을 이해하고자 뉴스를 보고 신문을 읽는 행위와 한복판에서 모든 소동을 겪은 열두 살 소녀가 적어 내린 날것 그대로의 일기를 읽는 행위는 분명 또 다른 일이다. 전혀 다른 일이다.
이는 그들이 모든 사랑하는 것을 뒤로하는 어려운 결정을 내린 시간이기도 했다. 본문에 수록된 사진, 친구들과 주고받은 메시지, 세계 유수 언론이 보도한 헤드라인을 정리한 지면은 독자가 예바와 할머니의 여정을 추적하는 데 도움을 준다. 또한 우크라이나 지명이나 문화에 대한 자세한 설명이 ‘더 읽기’에 적혀 있어, 그간 다소 생경했던 우크라이나라는 나라를 이해하고 경험할 수 있다.
예바는 순수하고 활기차며 투명한 영혼을 가진 소녀이다. 예바의 일기가 고스란히 이를 보여준다. 붕괴된 일상에 눈물이 강처럼 흐르며 충격에 휩싸여 심장이 내려앉는 중에도 전쟁은 아이들의 심성을 꺾지 못한다. 친구가 보낸 우스꽝스러운 영상에 너무 웃어 침대에서 떨어질 뻔한 일화(79쪽)나, 우크라이나 서쪽으로 향하는 기차 안에서 만난 동갑내기 친구와 창밖의 아름다운 갈대를 보고 감탄하는 일화(114쪽), 끝내 폭격을 당해 엉망이 된 집에서 고양이 인형을 무사히 꺼냈다는 소식에 한없이 기뻐하는 일화(225쪽) 등이 그러하다. 이렇듯 슬픔 속에서도 반짝이는 어린아이의 글을 사려 깊게 옮기는 작업은 소설가 손원평이 맡았다.
"마지막으로, 부디 예바와 예바의 친구들이 전쟁의 기억에서 해방되기를, 더불어 이 땅에 사는 모든 아이들이 건강한 개인으로 자라날 수 있기를 바란다.
아이들은 전쟁에 대해 알 권리가 없다. 그 당연한 무지의 권리를 지켜 주기 위해, 다시 말해 전쟁이 어떤 것인지 몰라야 하는 연약하고 아름다운 존재들을 위해, 역설적으로 우리는 전쟁이 어떤 것인지 반드시 알아야 한다.” _‘옮긴이의 말’ 중에서
전쟁은 끔찍하고 참혹하다. 우리는 그렇게 말할 수 있다. 그러나 예바의 말마따나 우리는 "전쟁이 가져오는 진정한 공포가 얼마나 큰지는 알 수 없을 것”이다. 영국에서 가장 사랑받는 동화 작가 마이클 모퍼고는 서문에서 이렇게 말한다. "책을 읽은 당신은 예바를 통해 그녀와 함께 전쟁을 겪은 상태가 될 것이다. 책을 한 번 읽고 난 후 우리는 잊을 수 없을 것이다.
말 그대로 강렬한 예바의 이야기는 우리와 함께한다. 일상생활에서 지옥까지 내려가고 다시 구원을 겪은 어린 작가의 이야기 말이다.” 바로 이 지점에서 예바의 목소리는 값지다. "운이 좋게도” 전쟁이 무언지 모르는 독자들은 예바의 경험을 읽고, 예바의 용기를 목격하고, 예바의 가족과 친구들이 어디에 있건 희망과 믿음을 꽉 붙잡고 있는 것을 봄으로써 우리의 무지가 얼마나 귀중하고 값진지 깨닫게 된다. 당신은 전쟁을 모른다.
본문에는 예바와 할머니의 여정을 추적할 수 있도록 사진, 친구들과 주고받은 메시지, 세계 유수 언론이 보도한 헤드라인을 정리한 지면 등이 수록됐다.
"난 이 글을 이렇게 마치고 싶다.
우린 아직 아이들이라고,
그러므로 우린 평화롭고 행복한 삶을 살아야 한다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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