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6.03 (월)
이윤선(문화재청 전문위원)
"비바람이 몰아치는 바다, 배 한 척이 격랑 속의 나뭇잎처럼 거칠게 흔들리며 파도와 파도를 간신히 타넘어 간다. 키 잡는 방이 배 위에 작은 집처럼 솟아오른 어선이다. 그 배의 밑바닥은 잡은 고기를 가두어놓는 곳이다. 사람이 허리를 펴고 앉아 있을 수조차 없는 낮은 천장 아래 바닥에는 물이 찰박거리며 차올랐다. 거기 꾸물꾸물 움직이는 사람들이 보인다. 열 스물 서른 남짓의 남녀와 아이들이 보인다. 뱃전을 울컥이며 넘어간 물결이 갑판을 휩쓸고 어물칸에 쏟아져 들어간다. 아이들과 여자가 허우적거리며 기어 나온다.
" 황석영의 소설 '바리데기'(2007)에서 탈북소녀 '바리'가 밀항하는 장면이다. 군더더기 미장센이 장치될 틈이 없다. 긴박하다. 하지만 망망대해에 놓인 개별 존재로서의 고독들이 마주하는 리얼리즘으로서의 씨줄은 꿈과 환상이 뒤섞인 날줄과 촘촘히 얽혀있다. 현실이 환상이 되고 환상이 현실이 되는 서사의 교직과 변주라고 할까. 그런데 왜 내게는 이 잔혹한 풍경들이 낯설지 않게 느껴졌던 것일까. 마치 요나의 물고기처럼 어디선가 보거나 들었던 풍경들, 아니면 당금애기의 여정이었을까. 이 소설에 대한 내 상상의 이미저리다. 바다에 던져지는 시신들, 강간당하는 처절한 장면들을 구원에 대비한 복선(伏線)들로 읽게 된 까닭이기도 하다. 나는 이를 그간의 <손님>(2001), <심청, 연꽃의 길>(2003) 등 우리 신화 풀어내기 방식들이 비로소 안착되는 구성이라고 생각한다. 소설의 제목이 표방하듯, 무조신화 <바리데기>의 서사에 <손님>에서의 남북과 종교적 갈등, <심청>에서의 여성을 탈북소녀를 통해 얹어낸 방식 말이다. 황석영은 이 소설에서 밀항선의 물고기 저장고를 통해 참혹하고도 긴박한 존재의 투쟁을 그려내고 재생의 복선들을 깔아두었지만, 정작 원전신화 <바리데기>는 수많은 은유와 상징들을 어쩌면 무덤덤하게 그려낼 뿐이다. 하지만 배후의 아우라는 깊고 넓다. 문자 그대로 정중동이랄까.
황석영의 소설 '바리데기'와 무조신화 '바리데기'
홍태한이 주도하고 이경엽 등이 부가한 '서사무가 바리공주전집'(민속원, 1997~2001)에는 무려 90여 편에 가까운 바리데기 무가가 정리되어 있다. 지금도 작업이 이루어지고 있을 것이므로 언젠가는 100여 편이 넘는 무가가 정리되어 나올 것이다. 홍태한은 <한국민속대백과사전>에서 바리데기를 이렇게 설명한다. "한국의 망자천도굿인 서울지역 진오기굿의 말미거리, 호남지역 씻김굿의 오구풀이거리, 동해안지역 오구굿 발원에서 구연되는 장편서사무가다." 바리공주는 서울지역에서 부르는 말이고 호남이나 동해안지역에서는 바리데기라 부르기 때문에 황석영의 소설 <바리데기>는 은연중 호남이나 동해안의 무속서사를 차용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무속서사 <바리데기>는 지역에 따라 차이가 있다.
하지만 공통적인 줄거리는 같다. 이를 중핵 혹은 핵심줄거리라 한다. 대강은 이러하다. 바리데기 부모가 혼인을 한다. 바리데기 부모가 연이어 딸을 낳는다. 딸 여섯을 낳고 여러 가지 공을 드렸는데도 일곱 번째 또 딸을 낳는다. 바리데기를 버린다. 이후 세월이 흘러 바리데기 부모가 병에 걸린다. 목숨을 구할 약이 서천서역국의 환생초 약수임을 알게 된다. 바리데기가 부모를 만난다. 여섯 딸들에게 약을 구해올 것을 요청하지만 딸들은 모두 핑계를 대고 거절한다. 버림받았지만 효성이 지극한 막내딸이 약수를 구하러 길을 떠난다. 바리데기가 약수를 지키는 이를 만난다. 약수를 얻기 위해서는 대가를 치러야 한다. 산값, 길값, 물값 삼년씩을 살아주고 혼인하여 아들을 낳고 약물을 구해 와서 부모를 살려낸다. 아버지가 죽어서 상여 나가는데 약물을 마시고 살아나는 등 갖가지 버전이 있다. 이윽고 바리데기는 부모를 살린 공을 인정받아 오구신으로 좌정하거나 아들들과 함께 시왕으로 봉해진다. 바리데기 이름은 바리덕이, 바리공주, 벼리데기, 비리데기, 버르댁이, 보르데기 등으로 나타난다. 부모의 이름이나 신분은 덕주아와 수차량, 업비대왕마마, 오귀대왕과 길대부인, 천별산 대장군과 검탈에 병오 등으로 나타난다. 바리데기는 연구자들에 따라 남성중심주의의 극복, 죽음의 극복 등을 주도하는 캐릭터로 분석된다.
1916년 하와이 호놀룰루에서 발행된 애국창가 2011년 8월 24일 문화재청은 ‘애국창가’를 등록유산 제475호로 지정했다. ...
도편의 반 이상이 내섬명 이규진(편고재 주인) 내섬시(內贍寺)는 각 궁전에 대한 공상, 2품 이상에게 주는 술, 왜와 야인에게 주는 음식과 직조 등의 일을 맡아보던...
김율희 (강태홍류 산조춤 보존회 회장) 김율희 이사장은 부산에서 태어나 전통춤 4대 가업을 잇는 무용가다. 조부 김동민과 고모 ...
정선아리랑을 쓰다. 한얼 이종선, (2024, 문양에 먹, 34× 34cm) 담뱃불로 벗을 삼고 등잔불로 님을 삼아 님아 님아...
현역 최고령 무용가인 김매자 창무예술원 이사장이 28일 오후 서울 마포구 포스트극장에서 열린 '세계 무용사'출판 기념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4.5...
국립국악원 민속악단의 정기공연 '일노래, 삶의 노래' 공연 장면. (사진=국립국악원 ) 2024.05.22. 소박하고 향토적인 ...
세븐틴 일본 닛산 스타디움 콘서트 (사진=위버스 라이브 캡처) "오늘 저희가 (데뷔) 9주년인데, 이렇게 큰 공연장에서 전 세...
임영웅 콘서트 '아임 히어로 - 더 스타디움' (사진=물고기뮤직) 2024.05.26. "이깟 날씨쯤이야 우리를 막을 수 없죠....
5월 8일부터 18일까지, 서울남산국악당에서 2024 남산소리극축제 ‘여설뎐(女說傳)- 싸우는 여자들의 소리’가 펼쳐졌다. 이 공연에서는 여성이 주체가 되어 극을 주도하는 ...
가수 김연자 (사진=초이크리에이티브랩) "오로지 노래가 좋아 달려온 50년입니다. 여러분의 응원과 사랑에 힘입어 힘든 순간도 다...
2년 전 국립국악원 우면당에서 '서울연희대전'이란 이름의 한 공연이 있었다. 제1회 '장구대전'이란 부제가 붙어있고, 입장권 전석이 판매 되어 화제가 되었다. 무대에서 오직 '장...
[국악신문 정수현 전문기자]=나무 그늘이 우거진 5월의 한복판, 양재동의 한 공원에서 곧 있을 해금플러스 25주년 기념 공연 준비에 한창인 해금연주자 강은일 교수님을 만났다. 지저...
이탈리아 기록유산 복원 전문가인 마리아 레티치아 세바스티아니 전 국립기록유산보존복원연구소(ICPAL) 소장이 최근 주이탈리아 한국문화원에서 한국 취재진과 만...
[국악신문 정수현 전문기자}=지난 9일에서 10일, 국립국악원 창작악단의 기획 공연 ‘긴산조 협주곡’이 펼쳐졌다. 이태백류 아쟁산조와 원장현류 대금산조 전바탕이 협주곡으로 초연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