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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옥자 명창, 의병연구 학자들에게 ‘문경의병아리랑’ 선물
10월 16일 운강학술대회 현장에서
의병연구, 발표자와 토론자들의 큰 박수
운강 이강년 의병장의 역사적 항전 장소 고모산성(할미성). 의병 연구자들은 이 성과 이강연 의진의 관계를 학술적으로는 잘 알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당시 문경인들의 기억으로 전승되는 집단기억(Collective Memory)의 실상은 모를 수도 있다. 이를 외지 의병연구자들에게 실증적으로 알려준 이가 있다. 16일 운강이강년 의병대장 순국 113주기 추모학술대회 2부 발표 현장에서 송옥자 소리꾼이 직접 '문경의병아리랑'을 불렀다. 가을 하늘 같은 파란 한복을 곱게 입고, 무반주로 불러준 4절의 의병아리랑이다.
문경의병아리랑
문경새재 박달나무는/ 홍두께 방망이로 다나간다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요/아리랑 고개로 넘어간다
홍두깨 방망이 팔자가 좋아 큰애기 손목에 잘놀아나난다
고모성 꼭대기 진을치고/ 왜병정 오기만 기다린다
고모성 등지고 하늘재 넘을제/ 구부야 굽이굽이가 눈물이난다
앞의 두절은 경복궁 중수기에 새재의 주목인 박달나무가 근(斤)에 달려 공출되어가는 상실감을 표현한 것이고, 세 번째 사설은 당시 고모산성에 격전을 벌인 이강년 의진의 당당함을 표현한 것이다. 그리고 마지막 사설은 송옥자 명창이 지어 회원들이 함께 부르고 있는 것이다.
참석한 학자들과 객석에서 큰 박수가 나왔다. 누구보다도 1896년 2월 문경 가은 도태장터에서 창의하고, 농암장터를 거쳐 고모산성에서 격전을 치룬 역사적 사실을 잘 아는 연구자들로서는 감격하지 않을 수 없었다. 당시 의로운 이강년 부대의 거사를 문경인들이 아리랑으로 화답하고, 오늘에까지 기억으로 전승하고 있다는 사실에서 감동을 받았다.
지역 전통민요 명창으로서 뿐만 아니라, 역사 현장을 찾아 느낀 점을 사설로 엮는 작사자인가 하면, 이번 같이 외지 연구자들의 학술발표 현장을 찾아 문경인의 정서를 전하는 메신저가 바로 문경 지역 소리를 지켜 온 송옥자 회장이다. 이런 성실함과 적극성은 이번 뿐만 아니라, 의병 전문 학자들에게 당시 문경인들의 인식을 전하는 기회였다는 점에서 남다르다는 평가를 받을만하다.
아리랑은 당시 민중들에게는 민중공론(民衆公論)으로서 공시매체(公示媒體)였다. 당연히 의로운 정의군대(The Righteous Army) 이강년 의병의 활동을 아리랑에 실어서 다음 세대에 전하려한 것이다. 그래서 오늘에 이른 문경의병아리랑은 어떤 문헌 기록 못지않은 실증적 가치를 지닌다. 다음 세대로 계승하려는 의지가 담긴 민중의 기억전승의 결과이기 때문이다.
송옥자 명창의 무반주 문경의병아리랑. 외지 의병사 연구자들에게 의병정신이 깃든 문경의 선물이 아니었을까? 분명, 문경의 가을 여운(餘韻)이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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