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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연재] 한글서예로 읽는 우리음악 사설(190)
금호강 밝은 달 비슬산 참꽃, 대구아리랑
금호강 밝은달이 휘영청 떠오면
가신 님 그리워서 내 못살겠네.
비슬산 참꽃 필때 슬피 우는 소쩍새
우리 님도 내 그리워서 피 토해 우더냐.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가 났네.
아리랑 고개로 나는 넘어 가네.
감상
참꽃은 진달래다. 두견화라고도 한다.
촉나라 망제가 죽어 두견새가 되었는데,
한이 맺혀 밤마다 피나게 울어 피가 떨어진 곳에 핀 꽃이 두견화라나.
소쩍새는 이름이 많다. 우리나라에서는 접동새, 휘파람새로도 부르고,
자규(子規), 두견(杜鵑), 두우(杜宇), 등 여러 이름으로 불린다.
불여귀(不如歸), 귀촉도(歸蜀道)라고도 하는데,
이는 모두 중국 촉(蜀)의 망제(望帝)라는 왕의 사연에서 연유한다.
소월은 ‘시샘에 몸이 죽은 우리 누나는 죽어서 접동새가 되었다’고 했고,
김영랑은 두견이를 ‘울어 피를 뱉고 뱉은 피 도로 삼켜 평생을 원한과 슬픔에 지친 작은 새’라고 했다.
고려 가요 ‘동동(動動)’에도 이런 구절이 있다.
"삼월 나며 開한
아으 滿春 달욋고지여
남이 부롤즛을 지녀 나샷다 .
아으 動動다리
(삼월이 지나 핀 늦봄의 달래꽃이여
남이 부러워할 모습을 지니고 나셨다)”
여기서 ‘진달래’의 옛이름이 ‘달외’인 것을 알겠고,
‘참꽃’에서 ‘眞’(참진)자의 훈과 ‘달외’가 어우러져 진짜 달래라 하여
‘진달래꽃’되었음을 어림으로 짐작하겠다.
두견이와 진달래꽃에 얽힌 사연들이 사뭇 서럽다.
대구아리랑을 옮기며 문득
‘피 울음 울어 피는 두견화여,
두견화 피어 부르는 봄이여’라는 시구가 떠올랐다.
‘금호강 밝은 달’과 ‘비슬산 참꽃’을 도드라지게 대칭시키고,
노랫말을 밑에, 후렴구를 옆에 두어 작품을 완성했다.
작가 이종선(李鍾宣)은 아호가 한얼, 醉月堂이다.
한국서학회 이사장,
성신여대 미술대학 동양화과 초빙교수와
한국서총 총간사를 지냈고,
지금은 경희대 교육대학원 초빙교수,
예술의전당 서예박물관 강사,
중국난정서회 서울연구원장,
사단법인 한국서예술협회 회장,
이즘한글서예가회 회장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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