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리뷰 뉴스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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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서편제’, ‘한(恨)’의 현대적 재해석무대는 단색 톤의 하늘거리는 한지로 수놓아져 있다. 떠도는 유랑생활과 ‘소리’를 찾아 나서는 인물들의 불안한 관계를 반영하는 듯하다. 뮤지컬‘서편제’의 무대이다. 영화의 미장센(배경, 시각적 요소) 대신, 최소화한 세트와 영상으로 시공간을 집약적으로 보여주었고, 세트의 한지 재질감은 ‘서편제’ 전체를 관통하는 전통의 정서(한恨, 그리움)를 일관되게 느낄 수 있도록 했다. 이동할 수 없는 무대의 한계는 조명과 어우러진 영상은 물론, 배우의 집중도 있는 열연과 서사와 인물을 반영하는 곡들로 채워져, 감동을 느끼기에 충분했다. 초반에 등장하는 노년의 ‘송화’, 이자람 배우의 첫 대사는 굵직하고 나지막하다. 소리꾼으로서의 지조를 오롯이 보여주는 강인함 그 자체이다. 그녀의 묵직한 한마디에 관객은 처음부터 편안하게 ‘송화’에 몰입할 수 있었다. 뮤지컬‘서편제’, ‘소리’의 가치를 찾아가다 초반부터 극을 이끌고 있는 가치가 있다. 바로 ‘소리’. 극은 일관되게 동호의 누이 ‘송화’로 상징되는 ‘소리’를 찾는 여정이다. 그가 애타게 찾던 ‘소리’의 의미는 시기마다 다르다, 유년기에는 ‘햇덩이’로 표현되는 아버지의 억압, 가출 후 젊은 시절의 ‘소리’는 자유롭게 발산하는 ‘젊음과 열정’, 중년의 ‘소리’는 자신 삶의 태초부터 풀지 못했던 그리움이자 한이었다. ‘소리’는 또한 유봉, 송화, 동호에게 각기 다른 의미이면서, 살아가는 중심 이유이기도 하다. 또 인물 간 갈등이 시작되고, 이별하고 그리워하는 극의 중심 소재이기도 하다. 궁극적으로 극이 보여주는 소리의 의미는 어린 시절 늘 소망하고 갈망했던, 어쩌면 태생적으로 갖고 있던, 삶을 아우르고 이끌어가는 원동력이자 지향점이다. 누구는 그것을 꿈이라고, 그리움이라고 하지만, 그것이 있었기에 우리는 고민하고, 때로는 고뇌하며, 노력했는지 모른다. 우리에게 역시, 그들의 ‘소리’와 같은 가치가 하나씩은 있지 않을까. 갈등을 풀어가는 또 하나의 중심 서사는 바로 ‘시간’이다. 작품이 삶의 일대기를 다루고, 액자구성을 취한다는 것만으로도 ‘시간’이 차지하는 비중은 크다. 1막 마지막 곡 ‘시간이 가면’(넘버 22)에서는 각기 다른 가치로 시간을 말하고 있고, ‘혼자 있는 자유’(넘버 03) 곡의 ‘시간은 절로 가고, 넌 자랄 거야···.’라는 가사에서도 동호는 엄마와 교감하며, 그리움의 실체와 ‘소리’를 찾아간다. 그 가운데 관객은 인물이 추구한 궁극의 ‘소리’를 찾는 과정에서 ‘시간’이라는 기차에 함께 탄다. 소소한 극적 장치 특히, 작품의 감동을 극대화하는 방법으로 ‘과거-현재의 송화, 동호와 함께’하는 노래하는 장면들을 활용한다. 과거에 대한 그리움과 한을 과거의 인물들에게 투영시키며, 인물의 감정을 표현한다. 또 하나, 무대에서 그림자로 투영되는 자신의 아련한 모습은 관객에게 어린 시절의 인물을 떠올리고, 인물의 애틋한 감정을 이해하도록 돕는다. 인물과 배우 사이 송화, ‘소리’ 그 자체 동호가 찾던 ‘소리’의 가치를 가진 실체이며, 유봉이 추구하던 ‘완벽한 소리’의 대상이며, 자기 자신 자체가 ‘한’이자, 세상의 모든 것을 포용하는 실체이기도 하다. 사사로운 개인의 욕망 따위는 과감히 버리고, 자신이 있어야 하는 자리를 한 번도 벗어난 적 없는 인물. 늘 그 자리에 있었기에, 모두가 추구했던 가치를 품은 대상, 극의 중심축이 되고 있다. ‘이자람’이라는 소리꾼은 ‘송화’라는 인물을 관객에게 고스란히 전하기에 한 치의 모자람도 없었다. 무엇보다 국악과 현대음악을 넘나드는 능수능란한 창법, 때로는 강렬한 창법으로 ‘한’을 표출하는 절규(1막끝), 마지막 장면 남매의 ‘심청가'(넘버 37, 심봉사 눈 뜨는 대목)에서는 노년의 송화의 한(恨) 서린 감성은 물론, 그녀의 콘서트를 방불케 할 정도로 무르익은 소리에 빨려 들어갈 수밖에 없었다. 배우의 완성도 높은 노래와 연기는 보는 이를 편하게 할 수밖에 없다는 것을 입증하는 배우이다. 동호, 소리와 소리꾼 김준수를 알리다. 이자람에 이어 소리꾼 배우로서 참여했다. 국립창극단 10년차 단원답게 연기력은 말할 것도 없고, 국악과 대중음악의 창법을 자유자재로 구사하며, 극의 몰입도를 높였다. ‘동호’의 오디션 장면에서, 짧은 판소리 대목에도(‘춘향가 중 어사출도’ 대목) 숨길 수 없는 소리꾼 본능과 탄탄한 실력으로 강렬한 인상을 남기며, 관객들의 박수 찬사를 받기도 했다. 남매의 ‘사랑가’에서, 풀이 죽은 동호가 누이의 설득에 못 이겨 무심한 듯, 절묘하게 맞추는 북장단은 극의 소소한 재미를 주며, 소리꾼 김준수를 한 번 더 각인시켰을 장면이다. 마지막 남매의 ‘심청가’에서 고수로서 누이의 소리를 마주하며 받쳐주는 장단과 추임새는 극의 몰입도를 더하는 것은 물론, 판소리에서 ‘고수’라는 역할이 적지 않은 비중을 차지한다는 것을 대중에게 일깨워주기도 했다. 유봉, 광기어린 열정은 어긋난 부정으로 그의 소리에 대한 집착은 결국, 자신을 가장 외로운 사람으로 만들었다. 그 외로움을 알면서도, 그것마저 외면하고 완벽한 소리만을 추구하는 자유를 택했다. 동호 엄마가 동호에게 부르는 노래 ‘혼자 있는 자유’(넘버 03) 중, ‘혼자 있는 자유는, 혼자 있는 외로움’이라는 가사는 오히려 유봉에게 어울릴 지도 모른다. 극을 보는 내내 소리에 집착하는 가부장적 인물로만 해석되는 유봉을 이해하려 노력했다. 그리고 딸의 눈을 멀게까지 하면서, 이루지 못한 소리를 완성하고 싶은 ‘광기’에 가까운 열정을 보았다. 그가 지탄받는 이유는 ‘가족’, ‘사람’이라는 가치 위에, ‘소리’라는 무형의 목표를 놓았기 때문이다. 남경주는 상대 배우를 향해 때로는 광기어린 눈빛으로, 혹은 무심한 냉대로 한 치의 교감을 보여주지 않으려는 이중의 연기를 한 것 같다. 최고의 노래, 장면, 사람들 인상적인 노래 많은 곡 중, ‘살다보면’(넘버 06)을 많은 이들이 좋아하는 곡으로 꼽지만, 기자는 ‘소리~ 내가 기억하는 소리···.’이라는 가사가 있는 ‘거대한 햇덩이’(넘버 02,04,31)라는 곡이 인상적이었다. 이 곡은 동호가 기억하는 어린 시절의 아버지의 억압, 엄마의 고된 삶에 대한 안타까움,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떨쳐낼 수 없는 ‘소리’에 대한 복합적인 감정을 다양하게 표현했던 곡이다. 때문에, 극 안에서 3개의 버전으로 불려졌다. 인상적인 장면 긴장의 최고조로 강렬한 극의 정점, 1막 마지막 가장 강렬했던 장면은 1막 마지막 순간이다.(‘시간이 가면’, 넘버 22) 송화는 자신의 한을 극대화하며 절규하고, 유봉 역시 딸에 대한 깊은 자책감에도 불구하고, 소리의 완성을 위해, 광기어린 야망을 보여준다. 부녀가 공존하는 공간(무대)에서 함께 노래를 부르지만, 두 인물의 내면은 서로 다른 이야기로 치닫으며, 긴장의 최고조를 보여주며 강렬하게 1막을 내렸다. 뜻밖의 재연과 감동, 2막 마지막 극의 초반, 노년의 송화와 동호가 마주하는 장면에서 시작하며, 과거를 회상하는 액자구성을 취한다. 또 하나, 마지막 장면에서 이 둘의 만남의 장면이 재연되며, 인물의 감격과 극적 감동을 더한다. 마치 시(詩)의 ‘수미쌍관(수미상관, 시의 첫 연을 끝에 반복하는 문학적 기법)’을 연상하게 하는 방식을 취한다. 만남의 재연은 초반에서 주었던 긴장·궁금증과는 다른, 마치, 수학문제의 해답으로 가는 과정의 귀결과 같은 감동을 선사한다. 관객들의 시간적 감정선을 극의 초반으로 끌어 올림과 동시에, 구성의 인과관계를 더욱 탄탄하게 하고, 마지막 감동의 깊이를 더했다. 인상적인 사람들 앙상블 배우 장면마다 극에 몰입할 수 있었던 또 다른 이유는 앙상블배우들의 활약 덕분이다. 주연배우는 하나의 감정선을 가지고 끝까지 가지만, 이들은 무대마다 매번 다른 감정의 옷을 입고, 강렬한 군무와 수려한 가창력으로 찰떡 같이 소화해냈다. 주연배우들이 채워주지 못하는 극의 틈새를 완벽하게 매워줬으며, 덕분에 관객은 장면과 인물들의 감정에 더욱 몰입할 수 있었다. 동호 엄마 동호의 방황과 혼란에 늘 함께 있던 존재가 있었다. 바로 그의 어머니. 그의 삶에서 풀지 못한 숙제이자, 괴로움, 그리움의 원천이다. 그녀는 무대에서 동호와 함께 하며, 동호의 괴로움, 그리움을 교감한다. 시작 인물로서 ‘동호-유봉’의 갈등, 극의 중요 순간에 매번 등장하며, 각 인물의 내면과 갈등을 이해하도록 돕는다. 채태인 배우의 극에 녹아드는 연기와 감성, 뛰어난 가창력은 주연배우 못지않은 감동을 선사했다. 소리꾼 배우들이 주는 감동 ‘판소리’라는 전통 소재를 바탕으로, 현대적 소재와 음악을 가미한 작품이다. 때문에 전통음악과 대중음악이 공존하고 있어, 이 두 장르의 음악을 모두 소화하는 것은 극의 몰입에 매우 중요하다. 소리꾼 이자람, 김준수 배우는 이 점에서 극에 기여하는 바가 크다. 극에 삽입되는 판소리, 혹은 국악적 요소가 가미된 가창에서 소리꾼 배우들은 곡들이 자연스럽게 관객에게 다가가도록 돕는다. 특히 남매의 ‘심청가’ 장면이 최고의 장면으로 사랑받는 이유이기도 하다. 두 배우들은 송화와 동호의 감격을 판소리 ‘심청가’의 소리꾼과 고수로서 오로지 ‘판소리’만으로 교류하며 감정선을 극대화했다. 소리꾼 이자람 배우는 탄탄한 실력으로 판소리 ‘심청가’의 감동뿐만 아니라, 노년의 송화가 가지는 한, 동생을 마주한 감격을 소리에 녹여냈으며, 소리꾼 김준수 배우는 고수의 절제된 장단과 추임새만으로, 평생을 찾던 누이와 재회의 감격을 부족함 없이 표현해냈다. 소리꾼 배우 ‘동호’가 아니라면, 완성될 수 없는 장면이었을 것이다. 인물의 관계에서 보는 삶의 다른 색채 남매인 듯 연인인 듯, 동호-송화 작품에서는 이 둘의 관계를 모자(母子)와 연인을 넘나든다. 아마도 어떤 관객은 마음속으로 연인의 관계로 이미 발전시켰을 수도, 어떤 관객은 연인의 애틋함까지 가질 정도의 끈끈한 가족애를 느꼈을 지도 모른다. 동호는 송화에게서 어머니의 모성을 느낄 뿐만 아니라, 아버지에게서 벗어나지 못한 그녀의 보호자가 되려하기도 한다. 중년이 되어, 마지막 ‘심청가’의 장면에서, 그녀의 동생이자 연인, 아들까지 된 듯 행복과 감격을 느낀다. 송화에게 동호는 소리가 전부인 자신의 세상에서, 유일하게 사람의 정을 느끼고 자신의 울타리를 만들 수 있게 한 인물이다. 가족이기에, 유봉-송화 유봉은 가족이기에 자신이 이루지 못한 소리를 송화에게 완성시키려 하고, 송화는 가족이기에 자신의 모든 것을 내려놓고 마지막까지 아버지를 지키려 했다. 유봉은 ‘가족’이라는 가치 위에 ‘소리’라는 가치를 올려놓았고, 송화는 아버지의 딸이자 소리꾼이라는 자신의 자리를 굳건히 지킨다. 아버지 유봉의 ‘소리’는 광기에 가깝다면, 송화의 ‘소리’는 역사 속 한국 여성으로 상징되던, ‘한’이고, ‘가족’이고 ‘지켜야 할 것’, ‘결코 흔들리지 않은 강인함’이다. 어쩌면, 송화는 아버지보다 강했고, 아버지(유봉)가 오히려 송화에게 의지했을 지도 모른다. 애증의 관계, 유봉-동호 유봉은 사랑했던 여인이 가졌던 소리에 대한 애착과 열정을 너무나 잘 알고 있다. 때문에, 그녀의 아들인 동호에게도 그것이 있다는 확신을 가지고 소리를 가르치려 하지만, 동호의 강한 반감을 보듬지 못하고 멀어지기만 한다. 동호에게 있어 유봉은 유년, 청년시절 원망의 대상이지만, 피할 수 없는 사실은 그의 음악과 소리는 유봉에게서 시작했다는 점이다. 어머니로부터 시작된 유봉과의 인연은 애증의 관계로 끝났을지언정, 그의 음악의 시작은 유봉이라는 점은 피할 수 없는 운명이었다. 막이 내리자, 관객들은 감동을 보답하듯, 일제히 기립박수를 보냈다. 배우들은 정중한 인사 후에, 객석을 향해 환한 미소로 화답하거나, 감격에 찬 듯 진지한 표정으로 객석을 둘러보기도 했지만, 모든 얼굴에는 한결같이 감동과 감사가 교차하고 있었다. 그 중에서도, 2시간 30분의 긴 공연에서 지치지 않고 관객의 환호에 답하기 위한 커튼콜에 달려오는 이자람 배우의 날아갈 듯한 발걸음이 인상적이었다. ‘이 사람, 이 무대를 진짜 즐겼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배우를 어떻게 관객이 믿지 않을 수 있는가. 뮤지컬‘서편제’는 영화 ‘서편제’와의 저작권 사용기간 만료로 인해, 올해 공연이 마지막, 다섯 번째 시즌이다. ‘판소리’라는 소재로 대중성의 한계에도 불구하고, 다양한 연령층의 관객을 모으고 있다는 강점이 있다. 다른 작품들에서 보지 못한 다양한 연령대의 관객이 공연장으로 나오기를 기대한다. 서울 공연은 이번 주 10월23일(일)까지이며, 이후 충북 청주(11월 25-27일), 부산(12월 23-25일) 공연이 예정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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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특별기획] 독서운동, 지역 삶을 바꾸는 거점되다(上)서늘한 바람, 높고 푸른 하늘이 주는 상쾌함과 계절의 변화는 독서 욕구를 자극한다. 때문에, 지역의 도서관 또한 이용자가 많아진다. 도서관은 개인의 독서를 위한 시작일 뿐만 아니라, 지역 공동체 발전의 거점으로서의 역할을 하기도 한다. 그 현장을 들여다보았다. 지역 언론인의 진심, 청년이 터 잡는 ‘옥천’ 만들 것 복합문화공간 ‘청산별곡’/ 충북 옥천군 청산면 충북 옥천군 청산면 복합문화공간 ‘청산별곡’은 지난 10월 10일 개장했다. 말 그대로 책읽기 뿐만 아니라, 다양한 문화생활을 누릴 수 있는 공간이다. 학생들은 독서는 물론, 만화책, 보드게임, 웹툰 그리기, 영화관람, 자전거 등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으며, 이곳에서 옥천FM공동체라디오(2021년 개국, FM104.9Mhz) 제작, 유튜브 영상촬영, ‘청산별곡’ 신문 발행뿐만 아니라, 바리스타, 빵 만들기 교육 등의 진로체험이 이루어진다. 인구 3천이 조금 안되는(21년 11월 기준) 이곳 청산면에서 어떻게 가능했을까? 그 중심에는 ‘옥천신문’ 황민호 대표가 있다. 그는 2002년부터 옥천신문 기자로 활동하면서부터 줄곧 옥천을 지켜온 언론인이다. 옥천군 중에서도, 외지에 속하는 청산면에 거주할 당시, 이전에 보지 못했던 주민들의 삶을 가까이서 확인하고 깨달은 바를 실천하고자 했다. 인근 지역주민, 공무원과 함께 교류하여 자원봉사자를 꾸려, 청산초 야간도서관을 운영했고, 책읽는 사회문화재단과 한 언론사에서 공동주관한 ‘작은도서관 만들기’사업의 지원을 받기도 했다. 황 대표는 여기서 얻은 경험을 토대로, 그 동안 지역(청산)에 대해 품었던 고민을 ‘청산별곡’을 통해 실현하기 시작했다. 청산면은 옥천군 9개 읍·면 중 가장 높은 인구감소율을 보이고 있다. 그는 청산에 야간 도서관까지 운영하고 있는 이유를 다음과 같이 밝혔다. "청산면에 약 150명 정도의 초·중·고 학생들이 있는데요, 이 아이들이 하교 후에, 갈 곳이 없어요. 또 시골은 불이 일찍 꺼집니다. 하교 후에도 할 수 있는 것들이 있었으면 좋겠고, 밤에 머물면서, 공부하거나 자유롭게 어른들과 이야기도 하면서, 지역을 아끼고, 지역에 대한 자부심을 갖게 되기를 바랍니다. ” 또한 야간 운영을 위해 아르바이트생을 고용하고, 사단법인 커뮤니티저널리즘센터(이사장 황민호)를 통에서 ‘청산별곡’ 신문발행, 지역 관련 유튜브 컨텐츠 제작 등 다양한 활동을 위한 일자리도 만들어내고 있다. 이것은 그가 ‘청산별곡’을 만든 궁극적인 이유이기도 하다. "‘지역소멸’이라고 하는데요, 지역의 인구감소를 막기 위해, 이 공간을 만들었습니다. 농촌이 살아야, 나라가 살아요. 이 곳 청년과 청소년들이 더 이상 도시로 떠나지 않고, 지역에 자리 잡기 위해 필요한 공간이 될 것입니다. 더 많은 활동들이 이루어지고, 일자리를 창출하고, 더 있고 싶은 곳이 되기를 바랍니다.” 그의 활동(사업)의 가장 큰 기반은 주민들의 참여와 기부이다. 지역주민의 참여는 단순히 자금의 확보뿐만 아니라, 주민들의 관심과 참여를 의미하기 때문이다. 황 대표는 외부 지원사업에 응모하여, 부족한 자금을 확보하기도 했지만, 여전히 자금 사정은 넉넉하지 못하여, 주민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관심을 독려하고 있다. 그는 ‘청산별곡’을 중심으로, 청소년들이 독서뿐만 아니라, 자유롭게 에너지를 발산하고, 배고프면 먹을 수 있고, 이야기 나눌 수 있는, 심리적으로 안정된 생활을 유지하면서, 애향심을 갖도록 하는 것은 물론, 그들이 청년이 되어서 일터가 될 수 있는 ‘청산’이 되도록 하고자 한다. 그는 이 외에도, 옥천 월간지 ‘월간 옥이네’, 예비사회적기업 ‘옥이네밥상’ 등 다양한 형태로 ‘옥천군’의 발전을 모색, 실천하고 있다. 그는 앞으로의 소망을 다음과 같이 말했다. "어르신들과 함께 책 읽고 글 쓰는 모임 하고 싶어요. 지금 70-80대 어르신들 중심으로 할머니 기자단(옥천군)을 운영 중인데, 글 쓰고, 책 읽는 것 같이 하자는 어르신들이 계십니다. 또 학생들과(중·고등학생) 영화도 만들고 싶고, 라디오 제작도 하고 싶고, 기사도 쓰고 싶습니다.” 도서관 거점, 아이-어른 함께하는 생태마을 꿈꾸다. ‘죽곡농민열린도서관’ / 전남 곡성군 죽곡면 "책을 읽으러 도서관 찾아오는 주민들은 하루에 1-2명 정도예요. 농촌의 조용한 도서관은 효용가치가 거의 없습니다.” 전남 곡성군 죽곡면 ‘죽곡농민열린도서관’ 박진숙 관장은 농촌의 도서관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때문에 그녀는 2014년부터 도서관장 활동을 시작할 때에도, 도서관을 교육문화, 돌봄의 공간으로 활용하고자 했다. "농촌 지역에서 아이들이 누릴 수 있는 교육 문화적 혜택이 거의 없습니다. 전남도교육청과 연계해서 ’마을학교‘라는 이름으로, 아이들이 학교 밖 교육을 받을 기회를 주고, 주민들을 마을학교 선생님으로 구성해서 여러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프로그램은 2020년도 출범한 ‘함께마을교육사회적협동조합’(이사장 박진숙)을 기반으로 한다. 지역주민들로만 구성된 조합원들을 중심으로 죽곡면의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으며, 그 거점으로 도서관이 중심 역할을 하고 있다. ’생태탐험’, ‘생태놀이터’, ‘운동회’ 등의 행사를 통해 아이들은 자신이 살고 있는 지역에 대한 이해와 애착을, 어른들(어르신들)에게는 아이들의 선생이자 지역의 어른으로서 자신감을 갖게 하여 아이-어른이 함께 하는 생태마을을 지향하고 있다. 특히 박관장은 마을의 초등학교-도서관이 연계되어 정규수업으로 진행되는 ‘생태텃밭 정원수업’의 가치를 이렇게 말했다. "농촌 아이들은 도시 아이들보다 흙을 만질 기회가 더 없습니다. 부모님들이 ‘내 아이는 농사일을 물려주고 싶지 않다.’는 마음들이 있으세요. 아이들이 1년 정도 토종종자 한 작물에 대해 책임지고, 수확하고, 씨앗 나눔까지 하게 되는데요, 뭔가 해냈다는 자신감도 갖고, 자부심도 생기게 되죠. 다음 해, 아이들은 ‘저는 옥수수 할래요.’, ‘저는 감자 할래요.’ 척척 알아서 합니다. 아이들이 농촌을 떠나야할 곳이 아니라, 대안이고, 아름다운 생명체가 어우러져 살아가는 공간이라는 것을 알게 하고 싶어요.” 특히, 곡성군은 전국 토란의 60%를 생산하는 지역이기도 하다. 아이들에게 지역의 특산물을 이해하고 키우는 경험을 제공하고자 도서관 옆 텃밭에서 토란농사도 직접 지을 수 있도록 했다. 이 토란들로 주민자치회 주최의 ‘토란도란 죽곡마을 축제’에서, 요리대회, '빨리깎기 대회' 등의 행사까지 진행하고 있다. 또한 학교-도서관이 연계되어 인근 초등, 고등학교 학생들에게 ‘생태텃밭정원’ 수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수업을 진행하는 교사는 ‘생태텃밭 정원 교사 양성과정’을 거친 지역주민들로 구성되어 있다. 이에 대해 박관장은 다음과 같은 일화를 말했다. "교사들 중에는, 도예가, 영상촬영가 등 다양한 직업을 가진 분들도 참여하시는데요, 최근에는 교사와 학생이 ‘생태영상팀’을 꾸려서 다큐멘터리를 제작하기도 했습니다. 아이들이 농촌의 다양한 가치들을 알고, 지역에 대한 자부심도 갖고, 생태 감수성 키워서, 지구 생태계 안에서 사람과 자연의 관계를 알게 하도록 하고 싶어요.” 고령으로 농촌의 일손에서 소외된 어르신들이 지역사회의 구성원으로 활동 할 수 있는 위한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작은 운동회 행사 중에 ‘달려라 손 큰 부엌’이라는 프로그램이 있어요. 대부분의 어르신들이 요리솜씨가 좋으시잖아요. ‘옛날 만드는 방식으로, 홍어를 무쳐달라고, 선생님이 되어 아이들과 젊은이들 가르쳐달라고’ 부탁드립니다. 저희가 필요한 비용을 미리 드리고, 어르신께서 음식도 준비해주시고, 아이들과 젊은이들에게 옛날이야기까지 하시면서, 재미나게 가르쳐주십니다. 설탕 대신 조청 쒀서 단맛 내고, 빙초산 대신 막걸리 식초 만들어서 사용하시는 옛 방법까지 소개하시죠. 아이들도 신기해하고, 재미있어 해요.” 박관장은 이 프로그램의 의미를 이렇게 말한다. "어르신들 가지고 계신 귀한 재능 나눠달라고, ‘마을 선생님’이라는 지위를 드리면, 자존감도 높아지고, 아이들 한 번 더 쓰다듬어 주시고, 아이들도 어르신들을 더 존중합니다. 서로 관계가 돈독해지죠. 지역 어른들이 교육력으로 성장하는 과정이라고 생각해요” 모든 비용은 전남도교육청에서 지원하는 ‘마을학교’ 예산, ‘농림축산식품부 사회적농업활성화사업’ 지원금 등으로 운영하고 있으며, 이것으로 협동조합원들과 함께 사업을 기획, 운영하고 있다. 박관장은 도서관과 협동조합의 사업의 가장 큰 뿌리를 교육에서 찾으며, 다음과 같이 말했다. "내가 살고 있는 지역에 대한 애착심이 없는 아이들은 겉돌면서 성장하거나, 뿌리를 깊이 내리지 못하고, 경쟁에서 이겨서 빨리 떠나는 것이 목표가 되는 슬픈 현실로 이어집니다. 안정적이고 편안한 성장기가 되지 못하는 것이죠. 아이들이 지역을 이해하는 교육과정과 교사가 필요합니다. 그것을 함께 살고 있는 동네 언니, 아주머니, 아저씨들이 해주시면서, 키워내는 과정을 정립하고자 합니다.” 책이 좋아서, 사람이 좋아서... 단단해지는 마을 공동체 죽장선바위 독서동아리 : 경북 포항시 북구 죽장면 고된 농사일을 생업으로 삼으면서도, 책읽기를 놓지 않으려는 사람들이 있다. 경북 포항시 죽장면의 ‘죽장선바위 독서동아리’(회장 장성희) 회원들이다. ‘바위가 서 있는 동네’(선바위)라는 뜻의 ‘입암마을’. 실제로 동네에는 큰 바위가 서 있다. ‘바위처럼 우리도 우뚝 서는 모임이 되어보자.’ 하는 의미로 동아리 이름도 ‘죽장선바위 독서동아리’이다. 동아리는 작년(2021년) 지역주민을 중심으로 자발적으로 만들어졌으며, 장성희 회장 부부가 그 물꼬를 트기 시작했다. 2014년에 귀농한 부부는 5년 후, 어느 정도 기반이 잡히던 무렵, 죽장선바위 작은도서관 근무자를 모집하는 공고를 보았다. 국어교육을 전공한 장회장은 좋아하던 책을 접할 수 있는 일이라 지원했고 근무를 시작했다. 동아리를 만들 무렵, 장회장은 이렇게 회상했다. "여기는 도서관이 있어도. 농사일 하시느라 바빠서 도서관 오시기가 쉽지 않아요. 그래도 그중에는 책 가까이 하려는 사람 있거든요. ‘그런 분들과 동아리 만들어서 이야기 나누는 자리 만들면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 시작했어요. 남편이 먼저 제안했고, 저도 좋은 생각이라고 했죠. 책 빌리러 오시는 분들 통해서 회원 모집을 시작하게 됐어요.” 2021년 5월 10명의 회원으로 모임을 시작했고, ‘죽장선바위 작은도서관’에서 매달 1회 모임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처음에는 매번 새로운 책을 구매하는 것이 부담되어, 각자 읽었던 책을 추천하거나, 생각을 나누는 방식으로 진행하기도 했다. 이후 남편인 권현구 회원이 2022년 ‘책읽는 사회문화재단’에서 실시하는 독서동아리 지원사업에 지원, 선정 되어 올해 6월부터 1년간 도서 비용을 지원 받을 수 있게 되었다. 도서 선정은 회원들의 추천과 협의로 함께 결정한다. 지난달에는 ‘단단한 마음공부/저자 서방스님’ 도서로 함께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장회장은 그 때를 다음과 같이 회상했다. "불교 서적인데, 천주교 신자인 회원께서 추천하셨어요. 저도 종교가 없어서, 조금 어렵게 느껴지기도 했지만, 불교에 대해서 모르던 것도 알게 되었고, 마음에 깊이 남는 부분도 있었어요. 함께 이야기 나누고, 토론하면서 더 생각하게 되었고요. 말 그대로 단단한 마음공부가 된 것 같아요.” 연령층은 50-60대 후반까지이다. 대부분의 회원들이 사과농사를 짓지만, 오미자, 땅콩, 산딸기 등 크고 작은 농사에서 전통장 제조업까지 우리 땅에서 나는 다양한 먹거리를 생산하고 있다. 이들은 바쁜 일상에서도 새벽, 저녁 등 시간을 가리지 않고, 틈틈이 독서를 한다고 한다. 한 달에 한 번이지만, 지친 몸을 이끌고 저녁에 모이는 것이 쉽지 않지만, 하루의 피로를 잊게 하는 또 다른 즐거움이 있다. "회원들이 주로 사과농사를 많이 해요. 농사짓는 이야기, 사는 이야기 등을 하죠. 목적이 책도 있지만, 같은 동네니까 살아가는 이야기를 많이 하게 되요. 사실 저녁에 사람들 모여서 나와 하는 것 쉽지 않은데, 한 달 만에 만나서. 인사 나누고 이야기 하면, ‘진짜 오길 잘했네.’ 생각해요. ‘오미자, 사과 농사 어떻게 해?’, ‘땅콩 키우는데 어떻게 해야 해?’ 농사정보도 교류하고. 모르던 정보도 알게 되고, 자식들 왔다 갔던 이야기도 하고요.” 이야기는 깊이를 더하기도 한다. "어떤 분은 마시는 차나 다른 음식들도 종종 가지고 오시는데, 한 분은 식혜 만든 것을 가지고 오셨는데, 함께 마시려고 종이컵에 식혜를 담았더니, 그 분이 환경운동 하시는 분이라 ‘종이컵 쓰면 안 되는데...’ 말씀하셔서, 자연스럽게 환경운동 이야기도 했어요. 이렇게 다양한 생각을 교환하기도 해요. 이런 자리를 가능하게 한 책에 고마움이 크죠.” 지난 10월 14일(금)에는 ‘기린산방’의 저자 조혜전 시인과 대화의 장을 마련했다. 특히 시인은 죽장면에 거주하는 주민이기도 하다. 동아리회원 뿐만 아니라, 관심 있는 이들도 참여하여 더욱 뜻 깊은 자리가 되었다. 장회장은 귀농한 지, 10년이 되어 가지만, 최근 뜻밖의 어려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귀농은 10년 정도 되었고, 다 안다고 생각했는데, 해마다 힘들어요. 이번에 멧돼지가 들어와서. 밭에 콩을 네 번이나 심었어요. 여기 분들도 다 겪었던 일이라고 하시더라고요. 사방으로 망을 쳤는데도 뚫고 들어왔어요. 네 번째는 모종을 심어서 넣었는데, 안 파먹더라고요. 큰 것은(콩) 안 먹는다는 것을 알았어요.” 자연과 함께 하는 농사일이지만, 그만큼 예측할 수 없는 것이 자연의 생리이기에, 농사의 어려움을 극복하면서, 우리 땅을 지키는 이들에게 고마움은 한 층 더 크다. 장 회장은 동아리 모임에 대하여 다음과 같은 소망을 밝혔다. "같이 오래 했으면 좋겠어요. 이 모임이 계속 유지되고, 좀 더 많은 사람들이 참여하기를 바랍니다. 책으로 인해 만나기는 하지만, 사람과 사람이 만나는 자리이기도 하니까요. 그것이 주는 행복이 정말 큰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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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양에서 메아리친 '정선아리랑'의 울림밀양에서 정선아리랑의 울림이 메아리쳤다. 코로나19로 중단됐던 제64회 밀양아리랑대축제가 3년 만에 오는 22일 성대하게 막을 올렸다. '잇다, 세계속의 밀양아리랑'이라는 슬로건으로 열리는 이번 축제는 오는 22일부터 25일까지 보물 제147호 영남루와 밀양강변 일원에서 웅장한 아리랑대합창과 화려한 '아리랑대동난장' 막을 올렸다. 독도에서 제주까지 16개 자발적 아리랑 전승단체가 전승주체로서 창조적 주권을 구현한 '아리랑대합창'이 처음 시도되었다. 정선아리랑보존회(김길자)도 강원도 아리랑 전승단체를 대표해서 두 팔을 걷고 만장기를 들고 나섰다. 정선아리랑보존회는 우리나라 최초 아리랑전승단체이다. 연원을 살피면 1970년 전남 광주 제11회 전국민속예술경연대회에서 입상한 수상자들이 구심점이 되어 시작하여 현재까지 전수교실 운영, 공연, 민속경연 참가 등 정선아리랑 전승보존을 위해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정선아리랑축제는 올해 47회를 맞이하고 있다. 1978년 김병하 회장이 '아리랑전수회'를 창립하고,1994년 정선아리랑전수회로 새로이 단체를 결성했다. 이후 2002년 사단법인 정선아리랑전수회(초대회장: 유영란)가 설립, 별도로 2005년 정선아리랑보존회(초대회장:김길자)가 설립된다. 이후 두 단체가 통합한 사단법인 정선아리랑보존회는 정선아리랑 기능보유자 4명(유영란, 김남기, 김형조, 김길자)을 비롯한 정선아리랑 전수교육조교 7명, 전수교육을 거친 정선아리랑 이수자 13명, 전수장학생 6명이 주축을 이루어 2001년 여량면 여량리 아우라지 강변에 건립된 정선아리랑 전수회관을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다. 주목되는 것은 보존회 회원 중에는 자연스럽게 체득한 회원들이 상당수라는 점이다. 자연적 체득이란 전수교육과 같은 인위적 전승이 아니라 가족공동체 또는 마을공동체에서 자연스럽게 체득한 것을 말한다. 민속의 가장 바람직한 전승 형태이다. 보유자 김길자의 경우 가정에서 할머니 정옥선과 부친 김병하(2007년 작고)로부터 자연스럽게 소리를 익힌 사실이 그 한 예이다. 이러함에서 정선지역이 비교적 자연적 전승 형태가 유지되고 있다는 것은 정선이 우리나라 아리랑의 전승 중심지임을 분명히 하는 것이다. 정선아리랑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요.아리랑 고개 고개로 날넘겨 주게(후렴) 눈이 올라나 비가 올라나 억수장마 질라나만수산 검은 구름이 막 모여든다.명사십리가 아니라면은 해당화는 왜 피며모춘삼월이 아니라면은 두견새는 왜 울어 전수교육 중심의 정기적 축제, 공개 공연, 창극공연, 경창대회, 시장공연, 전수교육, 그리고 가사 짓기 같은 활동을 통해 전승 활성화를 도모하고 있다. 특히 다른 전승지역과 다르게 주목할 점은 초등학교 교육에서의 성과와 경창대회 정례화와 타 지역 경연자를 참여시켜 교류를 확대시켜왔다는 사실이다. 이는 강원도 아리랑의 원심력과 구심력을 유지시키는 효과를 거둔 것이다. 김병하 명인의 대를 이어 아라리 명가의 가맥을 이어가는 김길자 이사장은 "사단법인 정선아리랑보존회가 전국아리랑전승단체와 함께 밀양시에 모였다. 앞으로 자발적 전승단체로써 국내외 개최되는 서울아리랑페스티발과 전국아리랑경창대회에 적극적으로 활동을 전개하려고 한다. 국내 고려인과 사할린 동포사회에서 개최되는 행사에서 인류무형문화유산 정선아리랑응 통한 동포애를 공유하고 싶다."라고 포부를 밝혔다. 그동안 전국 45여 개 지역 아리랑 전승단체 중 정선(통산47회), 밀양(통산64회), 문경(통산15회) 지역은 관주도 아리랑축제가 개최되어 오고 있다. 이번 밀양 둔치에 마련된 아리랑 대동무대에서 정선아리랑보존회와 문경새새아리랑보존회가 주체가 되어 자발적 전승활동을 시도한 첫 무대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는 아리랑 행사라고 본다. 정선아리랑보존회 김길자 이사장은 "2020년 코로나로 인해서 잠시 연기된 사할린아리랑축제가 올해에는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출발을 못하고 있다. 참가신청을 해놓고 하늘길을 열리기를 고대하고 있다. 다음달부터 '찾아가는 아리랑' 공연과 '정선아리랑학교'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2시부터 4시까지 서울경기권에서부터 강원도, 영남. 충청, 호남, 제주에서 불려지는 아리랑을 만날 수 있다. 특히 7시 30분부터 시작된 2부 공연을 마치고, 휘날레에서는 전국에서 온 아리랑 전승단체들이 '아리랑대동난장'을 벌렸다. 이번 무대에서 227명이 한 무대에서 동시에 각자 자신의 지역 아리랑을 각각 불러서 '대합창. 한반도아리랑'을 탄생시켰다. 함께 한 전국 전승단체는 독도에서 제주까지 16개 지역 아리랑전승단체이다. 영남 지역은 영남아리랑보존회(정은하), 대구아리랑보존회(김상준), 문경아리랑보존회(송옥자), 영천아리랑보존회(전은석), 경산아리랑보존회(배경숙), 구미의병아리랑보존회(임규익), 울릉도아리랑보존회(황효숙), 독도아리랑보존회, 충청 지역은 공주아리랑보존회(남은혜). 진천아리랑보존회(박소정), 서울 경기권에서는 왕십리아리랑보존회(이혜솔), 동두천아리랑보존회(유은서), 강원도 지역은 정선아리랑아리랑보존회(김길자), 춘천의병아리랑보존회(기연옥), 제주지역 제주도아리랑보존회(강소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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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주 명창 남은혜 성가 입증. ....공주아리랑 꽃피우다공주문화재단(대표이사 이준원)이 주최하는 ‘공주아리랑 꽃을 피우다’가 10월 14일 저녁 7시 30분 공주문예회관 소공연장에서 성료되었다.이번 공연은 지역공연문화 활성화를 위하여 지역의 역량 있는 예술가를 초청하여 진행되는 2022년 지역예술가 초청 리사이틀 네 번째 공연이다. 지난 2012년 유네스코에 등록된 공주아리랑을 전승하고 있는 공주아리랑보존회 대표 남은혜가 충청도를 대표하는 아리랑인 '공주아리랑'을 들려준다. 남명창이 성춘향과 이도령의 이별을 노래한 '출인가'로 첫막을 열었다. 관객과 2-3미터 정도 떨어진 무대에서 서로의 숨소리까지 다 들리는 공간에서 주고 받는 소리와 추임새는 어느새 하나가 되어 소리의 여정에 흠뻑 빠지기에 충분했다. 시작부터 남명창의 통성으로 불러준 경기소리 '출인가'는 자신감 있는 울림으로 관객들의 정서를 사로 잡았다. 맑고 낭랑함이 잘 표현된 경기민요·한국전통춤의 기본 춤사위를 바탕으로 짜여진 '화선무' 등 다양한 국악 프로그램으로 준비된 가무악이 펼쳐졌다. 국가무형문화재 전수자 김승애의 '십이체장고춤'과 국가무형문화재 '경기민요' 이수자 정경숙의 강원도 정선지방 민요를 선보였다. 평소에 접하지 못한 공주의 특색 있는 '은개골아리랑'(작곡:이병욱)이 소개되고, 전통 춤사위로 흥을 돋우고, 경기민요도 함께 감상할 수 있는 화려한 가무악 무대를 선보였다. 한 막이 끝날 때마다 큰 박수를 받았다. 풍류가 익어가기 시작하여 악사들이 연주하는 선율을 타고 나비처럼 가녀린 춤사위가 무대를 가르며 나르샤, 어느새 무대에서는 세군데 공간에서 3명의 예인들이 각각 펼치는 가무악으로 주고 받는 추임새에 신명이 실려서 남은혜 명창의 숨어있는 기량까지 뿜어져 나왔다. 휘날레 순서에서 이미 관객들의 표정과 숨소리에서 오늘의 공연이 모두가 만족하는 성공적 공연이 성료되었음을 알게 되었다. 막이 내려지자 많은 박수와 '앵콜'이 여기저기 쏟아져 나왔다. 남은혜 명창은 "공주아리랑에서부터 중앙아시아 고려인의 자부심이 담긴 치르치크아리랑, 경기민요를 선보였다. 몇달동안 마음 조이며 이 무대를 준비했다. 이미 전석을 모두 예매 해주시고 응원을 해주신 공주 시민분들의 열열한 격려에 감사드린다. 경기민요와 예향의 고장 공주를 지켜오신 분들에게 충청도민의 아름다운 심성이 담긴 '공주아리랑'을 선사해드리고 싶었다." 며 "오늘 무대는 백제문화제 무대에 이어 10월의 3번째 무대에서 공주아리랑을 부른다. 향토민요 공주아리랑이 공동체 결속에 기여하기를 바란다."라고 전했다. 초등학교 학생들과 함께 온 관객들은 "공주아리랑이 우리 고장을 대표하는 노래로 널리 불려졌으면 좋겠다. 우리 애들도 초등학교에서부터 배워야만 커서도 부르게 된다. 학교 교육 차원에서 실시해야 한다."고 전했다. 공주아리랑은 남은혜 명창의 공주아리랑 음반 발표 이후부터 국내외 널리 알려지기 시작했다. 1980년대 후반 유구, 의당, 정안, 계룡, 이인 등지에서 구전돼 오던 긴아라리, 자진아라리, 엮음아라리를 남은혜 명창이 공주아리랑 음반으로 내 놓으면서 공주 시민들에게 알려지기 시작했다. 한편 남명창은 1911년에 조선총독부가 전국 민속조사 기록으로 남아있는 공주 지역 아리랑도 '금강아리랑'이란 곡명으로 내세워서 2015년 공주아리랑제 무대에서 발표했다. 남명창는 오늘도 공주아리랑 꽃을 피운다. 얼쑤! 공주아리랑 한편, 공주문화재단 지역예술가 초청 리사이틀은 지역예술가들에게 창작발표 기회를 확대함으로써 공주 지역예술가들의 자생력을 강화하고 시민들에게 문화 향유의 기회를 제공하여 공주의 문화예술 수준을 향상하는 사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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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년 문화의달...인류문화유산 아리랑으로 흐른다16개 자발적 아리랑 전승단체가 창조적 주권을 구현한 아리랑대합창이 처음 시도되었다. 227명 한 무대에서 각자 자신의 지역 아리랑을 '대합창. 한반도아리랑'을 탄생시켰다! 2시부터 4시까지 서울경기권에서부터 강원도, 영남. 충청, 호남, 제주에서 불려지는 아리랑을 만날 수 있다. 특히 7시 30분부터 전국에서 온 아리랑 전승단체들이 아리랑길놀이를 벌인다. 영남 지역은 영남아리랑보존회(정은하), 대구아리랑보존회(김상준), 문경아리랑보존회(송옥자), 영천아리랑보존회(전은석), 경산아리랑보존회(배경숙), 구미의병아리랑보존회(임규익), 울릉도아리랑보존회(황효숙), 독도아리랑보존회, 충청 지역은 공주아리랑보존회(남은혜). 진천아리랑보존회(박소정), 서울 경기권에서는 왕십리아리랑보존회(이혜솔), 동두천아리랑보존회(유은서), 강원도 지역은 정선아리랑아리랑보존회(김길자), 춘천의병아리랑보존회(기연옥), 제주지역 제주도아리랑보존회(강소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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誕生! 남도창 단가 ‘옥주8경가’87세 老歌客 박병훈 선생이 남도창 단가 ‘옥주8경가’로 늦깍기 데뷔(?)를 하여 화제다. 12일 오후 2시 진도향토문화회관 대공연장에서 개최된 ‘진도아리랑 꽃을 피우다’ 세 번째 무대에서 단가 ‘옥주8경가’를 고수 장필식 선생과 함께 발표하여 큰 박수를 받았다. 이 ‘옥주8경가’는 유명한 신재효본(本) ‘호남가’ 이후 호남지역 지명과 풍광을 엮어 남도창으로 발표 한 단가로는 첫 작품이다. 또한 전국적으로 한시체로 된 8경가는 허다하지만 현대적인 표현으로 작사, 작창 하여 직접 남도창으로 발표한 것은 이 ‘옥주8경가’가 처음이다. 박병훈 작사 8경은 전체적으로는 진도대교·명량 울돌목·금골기암·용장성·영등신비길·조도 해상공원·관매도 세방낙조남·도석성·쌍계사 등의 진도의 대표 절경을 아홉 대목으로 엮었다. 특히 아리랑연구 권위자답게 마지막 구에서 "옥주8경 구경하고/ 삼보삼락 즐겨 가면서/ 아리랑 속에서 놀다를 가세”라고 하여 흥을 더해준다. 호남가류에서 "어떠한 방역객이 놀고 가기를 즐겨하랴”라거나 "성왕을 뫼시옵고 동복(同福) 낙안(樂安)하러다”라는 상투적인 표현이 아니어서 현실감있는 작사 솜씨를 보였다. 박병훈 작사, 작창 ‘옥주8경가’ 사설은 다음과 같다. 옥주8경 찾어가자/ 진도라 하는 땅은/ 한양 천리길 남국이라 해남에 이르르면 진도대교 다가서니/ 충혼의 넋 파고 되어/ 정유년 명앙대첩 이충무공 호령소리에/ 술래터가 저 있구나 명량천둥 뒤로하고/ 금골기암 들어서니/ 해원사 오층석탑 상굴암 마애불은/ 백제 흔적이 분명하구나 백조래지 바라보며/ 용장성을 올라서니/ 고려왕성 숲이 되어 /소리 없이 잠을 자네 골골마다 노랫소리/ 아리랑을 들어가며 / 명승지 영등축제/ 신비길이 열렸구나 남해절경 바라보며 / 해상공원 찾아가서/ 관매절경을 둘러보고/ 병풍도 백야도에 하늘다리 건너보고 세방낙조 바라보며 남도석성 찾아드니/ 망월대 홍교쌍교 성밖에 결려있으나/ 만호장 호령소리/ 서망백파에 간 곳 없네 운림동에 들어서니 / 상록수림 꿈을 꾸고/ 쌍계사 요라소리/ 학정백운 바라보니/ 남화태지가 여기로구나 옥주8경 구경하고/ 삼보삼락 즐겨 가면서 / 아리랑 속에서 놀다를 가세 발표를 마친 박병훈 선생은 만족감을 들어냈다. "호남가에 진도가 빠진 것이 늘 안타까웠지요. 그래서 명색이 진도문화원장을 지낸 내가 그냥 있을 수 없어 1992년에 이 옥주팔경가를 지었어요. 진도아리랑 부르며 진도 곳곳 구경을 하시라고요. 외지 손님들한테 불러 주기는 했지만, 무대에서 고수 반주로 부르기는 이번이 처음입니다. 참 나이 들어 발표를 하자니 숨이 차내요.” 만면에 웃음이 기득했다. 아마도 진도아리랑 전승단체를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조직하고, 개인적인 아리랑 사설 채록집을 처음으로 발간한 자부심이 배경일 것이다. 한편 축하객으로 참가한 (사)아리랑연합회 한 관계자는 "내년 미수를 맞으시는데, 인류문화유산 아리랑 최고령 전승자로서 예우 차원의 무대를 준비 중입니다. 특히 ‘아리랑인물 씨리즈’ 1호로 나오게 될 ‘인간 진도아리랑박물관 박병훈’의 출판 기념행사도 겸하게 될 것 같습니다.”라고 밝혀 아리랑 전승단체 차원의 미수(米壽)행사가 준비되고 있음이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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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극의 眞價, 동화 같은 ‘나무 물고기 달’지난 4일부터 12일까지, 국립창극단이 ‘나무, 물고기, 달’공연을 펼치고 있다. '창극이란 무엇인가'를 끊임없이 자문하며 오늘의 창극을 만들어 나가는 국립창극단이 이번에는 과연 어떤 창극의 모습을 보여줄 지 기대되었다. 창극은 한국 고유의 노래인 판소리를 바탕으로 한 음악극으로, 전통음악 분야에서 악가무일체가 합일되어 펼쳐지는 장르이다. 전통 창극부터 현대적 감각으로 재해석한 창작 창극 등 다양한 스타일의 창극이 계속해서 시도되어져 왔고, 그 맥의 중심에는 늘 국립창극단이 있었다. ‘나무, 물고기, 달’은 이미 지난해 3월 국립극장 하늘극장에서 초연된 바 있으며, 각자의 소원을 이루기 위해 수미산 소원나무로 향하는 등장인물들을 각각 그려내 진정으로 본인이 원하는 '소원'을 찾아가는 과정을 무대를 통해 보여주는, 인간 내면에 관한 근원적 질문을 담은 한 편의 동화 같은 작품이다. 돔 형태의 하늘극장 무대는 그리 넓거나 크지 않지만 무대를 둘러싸고 있는 둥그런 객석의 관객들과 다방면으로 눈을 맞추고 소통하기에 좋은 구조로 되어있다. 공연이 시작되기 약 15분 전부터 배우들은 자연스럽게 관객석으로 다가와 명함을 한 장씩 건네주며 인사했다. "이루고 싶은 소원이 있나요?” 편안한 분위기에서 시작된 공연. 무대는 배우들이 옹기종기 모여 재담을 주고받으며 흘러간다. "뭐가 그렇게 갖고 싶고, 하고 싶은 게 많은지. 어리석은 인간들...” "그러게 말야. 조절이 잘 안되나 봐.” "안 되니까 이렇게 자꾸 허망하게 죽는 거야. 불쌍한 거야.” 공연 초입에 소리꾼들이 나누는 대화는, 공연 끝의 대화와 똑같이 이어지며 이 무대의 주제를 확연히 드러낸다. 각자의 불행을 떠안고 살던 등장인물들의 삶은 고단하고, 버겁다. 고슬고슬한 쌀밥을 먹고 싶고, 진짜 가족과 행복을 원하며, 꽃 한 송이를 피우고 싶은 그들의 소원은 모두 사연이 있고, 그게 바로 그들이 소원나무를 찾아 길을 떠나는 이유였다. 하지만 그들이 그토록 고대하던 소원나무 앞에 섰을 때, 그들이 원하던 행복과 더불어 꽁꽁 숨겨놓았던 욕망과 그림자도 함께 드러난다. 그리고 쉽게 불행한 감정에 휩싸여 죽음에까지 이르는 인간의 나약한 모습 또한 보여진다. ‘소원나무’는 이렇게 이야기한다. "그토록 바라던 그 소원을 이루면 과연 정말 행복해질 수 있냐”고. 가장 중요한 것은 온전히 내 자신을 바라보는 것이며, 불행과 행복은 한 끗 차이일 뿐. 모두 마음먹기 달렸다고 말이다. 소리와 음악은 그 허무하지만 당연하고, 당연하지만 가장 어려운 주제로 달려가는 동안 관객들의 마음에 울림을 주는 장치로 사용된다. 가야금과 거문고, 대금, 피리, 장구와 북, 그리고 운라와 하모니움반주로 이루어져있는 이 무대에선 피아노나 기타 등 화음을 내는 서양 악기가 등장하지 않는다. 오롯이 우리 소리의 색을 최대한으로 헤치지 않는 선에서 소리와 잘 어우러지는 악기들이 사용되었으며, 특히 운라와 하모니움은 신비하고 동양적인 분위기를 조성하는 데 효과적이었다. 또한 모든 곡 넘버에 장구가 빠짐없이 등장하여 장단으로 음악을 이끌고 가는 것이 인상적이었는데, 장단을 음악의 전반에 배치하고 변화 주는 데에 치중한 것이 느껴졌다. 엇중모리에서 중중모리로, 다시 엇중모리로, 그 다음은 엇모리로. 자연스러운 장단의 변화 가운데 배우들의 감정선이 함께 융화되며 극의 상황 또한 자연스럽게 변화되었다. 이는 느리고 빠른 '박자'의 변화에 초점이 맞춰지지 않고 강세와 강약의 특징이 드러나는 장단만의 매력이 잘 드러나며 한국적이고 전통적인 효과를 내는 데 일조했다. 이 무대를 보기 전 가장 궁금했던 것은 과연 작창에 있어 우리 전통의 '조'를 중점적으로 사용하는지, 혹은 서양음악의 '음계'를 활용하는지였다. 특히 이번 무대는 판소리의 영역을 넓게 확장시켜 온 소리꾼 이자람이 음악감독을 맡아 작창, 작곡까지 소화하며 다양한 음악적 긴장과 대비를 꾀했다는 인터뷰 내용이 있었음으로, 판소리의 고유한 색채를 잃지 않으면서 어떻게 새로운 음악적 시도를 했을지 궁금증을 자아냈다. 음악은 전통과 창작의 경계를 자연스레 넘나들며 조화로움을 선보였다. Major 계열로 선율이 진행되다가 계면조 어법으로 전환되는 것이 반복된다든지, 하모니움과 피리가 반음계로 하강 클리셰를 진행하며 색다른 분위기를 조성한 것은 흥미롭고 신선했다. 하지만 슬프고 한이 서려있는 부분을 대금의 계면조를 활용한 솔로로 표현한 것 등은 흔하고 진부하게 느껴졌으며, 장단에 음악을 맞추다 보니 전통악기가 낼 수 있는 효과음 등을 표현하는 데 있어 창의성이 부족했던 것 같아 아쉬웠다. 그러나 전반적으로 이번 공연은 창극의 묘미를 훌륭하게 이끌어냈다. 예를 들어 판소리 ‘범피중류’를 따와 새롭게 작창한 소리를 선보일 때 리버브가 강한 음향과 붉은 조명을 활용하여 판소리의 본질에 집중하게 하는 동시에 관객의 집중도를 높인 부분이나, 옥타브와 3, 4도 화음을 활용하여 풍성한 합창의 소리를 들려준 것 등은 무대라는 공간에서 우리 전통 소리의 매력을 물씬 드러내어 창극의 효과를 극명하게 드러내었다. ‘나무, 물고기, 달’작품의 연출을 맡은 연출가 배요섭은 "판소리가 가지고 있는 매력과 장점을 어떻게 창극으로 확장할 수 있을지 고민하며 판소리의 음악미학을 놓치지 않기 위해 힘썼다”고 했다. 이를 위해 이번 작업에선 탈춤의 움직임에 집중하여 무대를 연출하였다고 하는데, 말 그대로 ‘판’에서의 신명나는 ‘소리’와 더불어 탈춤이 무대를 장악함이 느껴졌다. 소리꾼들은 극이 진행되는 동안 소리와 더불어 계속해서 흥청흥청 전통적인 우리의 몸짓을 선보였다. 부드러우면서도 절제되어있고, 동시에 자유로운 탈춤의 몸짓은 우리 전통예술인 창극에서만 즐길 수 있는 묘미 중 하나임에 분명했다. 모든 마음속의 두려움은 그저 가만히 바라보면 사라진다. 좋을 것도 없고, 나쁠 것도 없고. ‘나무, 물고기, 달’은 그저 바라보며 다 함께 설렁설렁, 신명나게 춤추며 살아가는 것이 가장 행복한 인생이라는 것을 이야기한다. 우리는 지금 무엇을 원하고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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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한반도 아리랑 20개 지역 아리랑이 밀양에 모인다3년만에 전국의 22개 지역 아리랑 전승단체가 모두 밀양으로 집결한다. 2017년(문경), 2018년(광화문광장), 2019년(광화문광장, 경복궁)에 이어 5번째이다. 10월 문화의 달과 문화의 날을 맞아 문화체육관광부는 지자체와 함께 ‘천년의 소리 아리랑, 문화로 흐른다’를 주제로 10월 14일(금)부터 16일(일)까지 밀양시 밀양강 둔치 일대에서 다양한 공연과 행사를 개최한다. 전국의 아리랑 전승단체가 모두 모이는 ‘한반도 아리랑’, 미래세대인 어린이와 청년이 아리랑을 즐기고 만들어나가는 ‘청춘 아리랑’ 등 다양한 공연과 행사가 펼쳐진다. 먼저 10월 14일(금), 사전 행사로 밀양아리랑을 활용한 공연 ‘리본(Re:born) 밀양아리랑’과 ‘뮤지컬 연(蓮)·애(愛)·몽(夢)’이 선보인다. 15일(토)에는 밀양·정선·진도 대표 아리랑 교류 공연 ‘아리랑 연희난장(演戲亂場)’과 전국 22개 지역 아리랑 전승단체의 ‘한반도 아리랑’ 공연을 만나볼 수 있다. 이어지는 개막 행사에서는 ‘배 띄워라 아리랑’ 공연과 함께, 김구의 시를 노랫말로 하고 아리랑을 주제로 작곡한 ‘우리가 원하는 우리나라’ 공연, 전국 아리랑 전승단체들이 모여 아리랑을 합창하고 연주하는 길놀이 ‘아리랑 대동난장(大同亂場)’을 선보인다. 2시부터 4시까지 서울경기권에서부터 강원도, 영남. 충청, 호남, 제주에서 불려지는 아리랑을 만날 수 있다. 특히 7시 30분부터 전국에서 온 아리랑 전승단체들이 아리랑길놀이를 벌인다. 영남 지역은 영남아리랑보존회(정은하), 대구아리랑보존회(김상준), 문경아리랑보존회(송옥자), 영천아리랑보존회(전은석), 경산아리랑보존회(배경숙), 구미의병아리랑보존회(임규익), 울릉도아리랑보존회(황효숙), 독도아리랑보존회, 충청 지역은 공주아리랑보존회(남은혜). 진천아리랑보존회(박소정), 서울 경기권에서는 왕십리아리랑보존회(이혜솔), 동두천아리랑보존회(유은서), 강원도 지역은 정선아리랑아리랑보존회(김길자), 춘천의병아리랑보존회(기연옥), 호남지역에서는 진도아리랑연구보존회(강송대), 제주지역 제주도아리랑보존회(강소빈) 서귀포아리랑보존회(유재희) 16일(일)에는 아리랑을 주제로 청년 예술인들이 전통, 대중음악 등 다양한 분야의 창작 음악을 선보이는 ‘청춘아리랑’과 청소년 자유 경연형 댄스 공연인 ‘춤춰라 아리랑’을 선보인다. 개막행사는 밀양시와 정선군, 진도군 유튜브를 통해 온라인으로 생중계한다. 또한 10월 문화의 달을 맞아 누구나 지역에서 문화를 누릴 수 있는 다채로운 행사가 전국에서 열린다. 국립 박물관, 도서관 등 문화시설에서 다양한 문화공연·행사를 즐길 수 있다. 또한 제27회 부산국제영화제(10. 5.~14.), 2022 강릉 전국생활문화축제(10. 28.~30.), 제63회 한국민속예술제(10. 28.~30.), 2022 부산 원아시아 페스티벌(10. 27.~30.), 이건희컬렉션 광주 순회전시(10. 4~11. 27.), 2022년 계룡 세계군문화엑스포(10. 7.~23.) 등도 관객들을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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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공주 옛길 충청감영길에서 '공주아리랑' 불려지다8일 옛길 충청감영길에서 '공주아리랑'이 불려졌다. '2022 포정사 문루 콘서트'가 8일 오후 4시 포정사 문루에서 열렸다. 포정사 문루는 충청도 관찰사가 공무를 집행하던 충청감영의 정문으로 사용되었던 건물이다. 공연의 첫 무대는 남은혜 명창이 충남의 대표적 아리랑이고, 공주를 대표하는 아리랑인 '공주아리랑'으로 막을 열었다. 이어서 남명창은 자신의 주요 레파토리인 공주 지역 은개골의 아름다운 자연을 노래한 '은개골아리랑', 고려인들이 자신들의 업적을 자랑하는 '치르치크 아리랑' 등을 불러서 행사의 의미를 빛냈다. 이어 여성 댄스그룹 지니어스가 출연해 신나는 춤으로 충청감영길을 신명으로 들썩들썩이게 했다. 그리고 여성통기타 그룹 여소울이 출연해 ‘백제연가’, ‘이름 없는 새’, ‘꿈을 꾼다’ 등을 불러 흥을 돋구워서 관객들에게 많은 박수를 받았다. 행사의 휘날레 무대는 피카소밴드가 장식했다. 피카소밴드는 이날 ‘금강의 노래’를 비롯한 창작곡과 편지, 한 번쯤, 한동안 뜸했었지 등 7080세대개 향유하는 유행가 곡을 열창해서 잠시나마 코로나19 손님를 잊어버리게 하는 일상을 맛보게 해주었다. 남은혜 명창은 "공주아리랑에는 '충청감영'이라는 지명이 들어가 있다. 공주10경아리랑을 구상 중이다. 당연히 첫절에 역사 깊은 충청감영이 나온다. 공주아리랑을 통해 공주시민들에게 널리 알리겠다."라고 행사의 의미를 더했다. 충청감영은 공주 지역의 유리한 지리적 조건으로 말미암아 1603년(선조 36)에 공주 지역에 설치되어, 1932년 대전 지역으로 충청남도 도청이 이전될 때까지 있었다. 공주시 중학동 전홍남 동장은 "문화재는 활용이 중요하다. 문화재를 활용하기 위해 공주사대부고 학생들이 학교를 비운 날을 택해 펼쳐졌다."라며 "포정사 문루는 충청감영의 정문으로 사용되었던 건물이다. 공주시가 총사업비 17억 원을 투입해 원래의 위치에 복원한 이곳을 활용한 다양한 사업을 펼쳐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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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창관의 아리랑’ 공연에서 확인되는 몇 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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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CK 인터뷰] ‘서편제’의 김준수, “나는 소리꾼, 마지막까지 소리꾼”서울시 혜화동 예술청(서울문화재단)에서 소리꾼 김준수를 만났다. 내년이면 10년차를 앞둔 국립창극단 소속 단원이지만, 최근 다양한 방송 프로그램은 물론, ‘곤 투모로우’(2021)에 이어 두 번째 뮤지컬 ‘서편제’의 ‘동호’ 역으로 관객의 큰 호응을 얻고 있다. 뮤지컬 ‘서편제’는 영화 ‘서편제’를 기반으로 한 창작 뮤지컬이다. 대부분의 노래(넘버)들이 대중음악으로 구성되어 있어, 그 동안 ‘동호’ 역할에 소리꾼이 참여한 적은 없었으나, 올해 마지막 공연(영화 ‘서편제’와의 라이센스 계약에 의해)에서 김준수는 유일한 소리꾼 배우로서 ‘동호’역을 맡았다. 인물의 감성과 특징을 충분히 살려, 극의 공감을 극대화 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 그는 참석한 기자들과 눈을 맞추며, 소신을 담은 생각들을 자신 있게 전했다. ‘동호’의 감정을 표출할 수 있는 방법이 장단(추임새) 밖에 없더라구요. 극의 말미에 ‘송화’와 ‘동호’가 ‘심청가’를 함께 하는 부분은 이 극의 백미로 떠오른다. ‘소리꾼 페어(이자람-김준수 출연) 강추’, ‘고수의 역할이 이렇게 중요한지 몰랐다.’, ‘티켓 값의 98%는 남매의 ‘심청가’가 다했다.’ 등의 관객 평이 나올 정도로, 소리꾼 김준수의 역할은 컸다. 고법과 추임새만으로 누이 ‘송화’의 소리를 받쳐주며, 몇 십 년 동안 참아 온 누이에 대한 그리움을 풀고, 재회의 감격을 공유했고, 관객도 공감했다. 김준수만이 줄 수 있는 선물 같은 장면이다. 이 장면에 대해 그는 이렇게 답했다. "소리꾼의 이야기잖아요. 소리가 나오는 부분에서는 추임새가 나올 법도 한데... 사실 판소리에서는 고수가 소리꾼과 함께 하면서, 좋을 때는 ‘얼씨구’, ‘잘 한다’고도 하고, 슬플 때도 ‘어이’, ‘그렇지’, 이렇게 공감하는 추임새가 분명히 있어요. 처음에는 하면 안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그 장면에서 동호의 감정을 표출할 수 있는 것이 제게는 장단(추임새) 밖에 없더라고요. 어쩔 수 없이 누나와 이별 했지만, 다시 누나를 찾아다녔던 ‘동호’의 애절함, 여러 가지 감정이 복합적으로 들었을 것이고, 오늘 누이의 소리를 들으면서 죽어도 여한이 없을 만큼 행복한... 그런 ‘동호’의 마음을 상상하면서, 관객들에게 보여주고 공감하고 싶었어요.” "이 친구, 소리 하는 것 보고 싶다.” 김준수는 ‘동호’의 오디션 장면에서도 판소리를 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치지 않고 활용한다. 처음에는 제작진의 제안으로 ‘적벽가’만 불렀지만, 이후 그의 고민은 다양한 애드립으로 반영됐다. "적벽가 말고도 좋은 우리 소리 너무 많은데, 그 짧은 시간에 핵심 부분만 생각해내서 과감하게 보여주면 어떨까 해서, ‘춘향가 중, 어사출도 대목’을 연출님께 말하지 않고, 무대에서 과감하게 했어요.” 그의 애드리브는 통했고, 관객들은 화답했다. "그 장면에서 관객들이 엄청 박수를 쳐주시더라고요. 그 떨림이, 소리꾼 할 때도 들어보지 못했던 울림이 있었어요. ‘와, 이 친구 소리하는 것 한 번 보고 싶다, 이 친구 어떻게 하는지, 진짜 소리판에서 길게 하는 것 들어보고 싶다.’는 후기들을 보면서 너무 뿌듯했고, 더 열심히 해야 하는 원동력을 얻었어요. 공연 끝날 때까지 우리 판소리 5바탕을 모두 해보고 싶어요.” 소리꾼 김준수, ‘동호’ 안에 자신을 투영하다 ‘동호’라는 인물은 소리꾼 김준수와 많이 닮아 있는 듯하다. 그 자신도 소리가 좋아서 시작했고, 지금도 너무나 소리를 아끼지만, 사랑하는 것들을 지킬 수 없는 현실에서 갈등하고, 고뇌하는 하는 젊은 예인이다. "어렸을 때 저도 소리가 좋아서 시작했지만, 20년 넘게 해오면서, 스승님의 가르침을 거스른 적이 없었던 것 같아요, 무대 위에서는 한복을 입어야 했고, 소리꾼으로서의 가치관을 가져야 했고, 제 안에서도 그 뿌리가 흔들리지 않도록 중심을 잡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창작 판소리나 대중과 소통할 수 있는 여러 가지 길들이 있는데, 나는 왜 사람들의 관심 밖의 음악을 하고 있는 걸까?’ 하는 질문을 제게 많이 던졌어요. 그 격차를 줄이는 소리꾼이 되고 싶은 마음이 너무나 간절했고, 작년에 부담됐지만, 방송사 오디션 프로그램에 어렵게 도전했고요." ‘동호’라는 인물도, ‘소리가 싫었던 건 아닌 것 같은데, 소리 때문에 어머니를 잃고, 강요받는 답답한 삶에서 벗어나고 싶은 마음이 있지 않았을까?’ 하는 부분이 너무 와 닿았고, 공감되더라고요. 그래서 무대에서 눈물도 흘렸고, 연기라기보다는 제 안에서 오는 허전함도 있었고, 오히려 무대에서는 원 없이 그런 감정들을 폭발시킨 것 같아요.” 또 그는 고향, 한반도의 끝자락 전남 강진에서 꿈을 키웠던 어린 시절, 행복했던 기억들이 떠올랐다고도 했다. "노래 ‘흔적’ 대목에서, 과거 누이와의 좋았던 기억. 자신의 어린 시절을 생각하는데요, 저도 고향 강진(전남) 근처 월출산이 항상 연습하던 곳이었어요. 엄마랑 손잡고 산에 오르고, 부채 들고 돌 두드리면서 명창의 꿈 안고 열심히 연습했던 기억, 지나가는 사람들이 쉼터처럼 듣고 가고, 어떤 분은 5천 원짜리 주시면서 ‘맛있는 것 사 먹어라.’ 하셨던 기억들. 하교 후 마을회관에 들러서 어르신들 앞에서 소리도 했고요. 지금도 고향 가면 어르신들께 가끔 소리 들려드리고, 제가 공연하면 늘 오세요. ‘너무 잘 논다.’ ‘아이고, 내 새끼....’ 말씀해주시고. 어렸을 때부터 그 분들의 정을 느껴왔고, 그 분들은 제 오랜 관객들이었죠. 사실은.” 그렇게 ‘동호’가 되어 간 김준수는 ‘진짜 동호를 만난 것 같다.’, ‘어디 갔다 이제 소리꾼이 왔을까?’라는 후기를 보면서, 큰 힘을 얻는다고도 했다. 내 뿌리는 국악, 대중화 매개체 될 것 소리를 배우던 초등학교 시절, 그는 대중과 멀어져 있는 우리 소리를 피부로 느꼈다. "쉬는 시간에 친구들이 소리 한 번 해보라고 해서, ‘흥보가 중 놀부에게 쫓겨나는 대목’을 불렀는데, 친구들이 전혀 공감을 못 하는 거예요. 나 혼자 감정에 빠져드는데, 친구들은 "왜 저래?” "저런 음악을 왜 해?” "뭐가 좋아서?” 라고 말했는데, 큰 상처를 받았어요. 그리고 제가 소리에서 느끼는 좋은 감정들을 친구들에게 설명하기가 어려웠어요. ‘어떻게 하면 친구들이 공감하고, 매력을 느끼게 할 수 있을까?’하는 생각을 하기 시작했고, 이후에 다양한 활동을 했고, 대중과 소통하는 지점은 가리지 않고 도전했죠. 뮤지컬도 두려움이 있었지만, 연결고리가 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도전했어요.” ‘뮤지컬’, ‘방송’ 등에 출연하면서, 주변 국악인들은 그의 정체성에 대한 우려를 보이기도 했다고 한다. "뭔가 죄를 짓는 듯한 느낌이 들기도 했어요. 하지만, ‘난 아닌데, 소리꾼으로서 자부심 큰데.’ 그래서 가볍게 보이지 않게 하기 위해서 더 노력한 것 같아요.” 그의 노력은 뜻밖의 상황에서 결실을 맺기도 했다. "작품 ‘귀토’(2022)를 하던 어느 날, 창극단 선생님께서 ‘너 때문에 어떤 아이가 소리를 배우고 싶어서 왔어. 너로 인해서 소리 배우고 싶은 아이가 생겨서 고맙다. 더 열심히 해줘.’라고 말씀하시더라고요. 마음속으로 ‘더 열심히 해서, 우리 국악 소개하고, 그런 국악인이 되어야겠다.’라는 생각도 했어요.” 뿐만 아니라, TV방송에 방영된 그의 무대를 동영상 서비스를 통해 접한 외국인들은 최고의 찬사를 보내기도 했다. ‘내 생애 최고의 무대(‘This is one of the best performance I've ever seen.’)’, ‘국보급 인물(‘World-class performance he truly is a Korean national living asset.’)’ 등의 댓글을 확인할 수 있었다. 하지만, 그는 안주하지 않는다. 10년차를 앞 둔 창극 배우답게, ‘연극’, ‘드라마’ 등에 도전하고 싶다는 뜻을 밝히며, 10년 후 자신의 모습을 이렇게 말했다. "뿌리가 단단한 소리꾼이 되어 있을 것 같아요. 제가 소리를 했기 때문에 이 자리에 있다고 생각해요. 소리는 제 안에서 절대 흔들리지 않는 뿌리이고 중심이에요. 10년, 20년이 됐든, ‘소리꾼 김준수’로 남고 싶습니다. ” 그는 소리꾼으로서의 본분을 지켜가기 위해 내년에 ‘춘향가’ 완창을 열심히 준비 중이고, 목포에 계신 스승(박방금 명창,전남 무형문화재 제 29-4호 판소리 '수궁가' 보유자(2008) )과 함께 하는 무대를 만들기 위해서도 노력중이라고 했다. 인터뷰 후, 자리를 나서는 기자들을 향해 인사를 하며, 마지막까지 자리를 지키는 그에게 기자는 해묵은 질문을 하나 건넸다. 무대에 서는 배우의 시선에서, 국악 대중화를 위해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요? "판소리의 경우, 사설 같은 이야기들이 관객들에게 아직은 어렵거나 귀에 안 들어오는 경우가 많은 것 같아요. 익숙하지 않아서 그런 것도 있고요. 이런 부분들을 조금 더 쉽게 풀어서 관객들에게 다가가는 노력이 필요한 것 같아요. 또 관객들이 대중음악 멜로디에서 느끼는 익숙함이나 편안함을, 우리 판소리도, 귀에 속속 들어오게, 창작 판소리 등을 통해서 음악적으로 익숙하게 다가가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대중문화의 최전선에서 활동하고 있는 국악인으로서, 그의 생각은 국악 대중화를 고민하는 이라면, 한번 쯤은 의미 있게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내년에도 그는 몇 가지의 계획을 가지고 있으며, 작품 제안도 받고 있다고 했다. 대중을 국악 속으로, 국악을 대중 속으로 어떻게 끌어들일지, 이후의 행보가 더욱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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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안동 '제비원 미륵불' 설화가 창작 춤극 '燕이'로 펼쳐진다일상과 비일상의 경계를 넘나들며 화려한 판타지 색깔로 펼쳐지는 명품 춤극 공연이 선사된다. 오는 22일, 토요일 오후 5시 안동시 경북도청 동락관 공연무대에서 20여 명의 군무로 꾸민 춤극'연이(燕이)'가 한층 완성도 높은 버전의 무대연출과 탄탄한 스토리로 관객들을 기다리고 있다. 아리예술단(예술감독 김나영)에서 기획•제작한 전통예술지역브랜드 두 번째 공연작품이다. 3년째 우리를 멈추게 하는 코로나19와 세계가 긴장하는 전쟁의 암울함이 우리를 압박하는 시간 속에서 잠시 신화 속에서 펼쳐지는 또 하나의 자아를 만나본다. 안동 ‘제비원 미륵불과 연이 낭자’에 대한 설화를 재구성•창작한 춤극 '연이'에서 모든 인간은 내면에 선과 악의 양면성을 모두 지니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러나 인간과 인간은 끊임없이 갈대와 같이 흔들리고 갈등하는 대결 과정에서 결국에는 정반합에서 합일점을 찾게 된다. 연이 낭자는 주인공 김도령을 통해 자신의 선택과 결정에 따라서, 누구나 아름답고 숭고한 모습으로 변화할 수 있다는 인간에 대한 가능성을 감동적으로 보여준다. 원소스 설화에는 없는 등장인물들 내면의 흐름은 뻔할 것 같은 이야기를 넘어서서 ‘생명의 존엄성’이라는 주제를 담아 아름답고 평화로운 삶에 대한 비전을 보여주는 작품이다. 권세가의 아들 김 도령은 금수저 집안 출신이지만 탐욕이 많고 생명의 존귀함을 모르는 잔혹한 성품을 지녔다. 어느 날 그는 사냥길에 나서서 신비한 새 ‘가릉빈가’를 처참하게 죽인 날 밤에 갑자기 비명횡사 하게 되어 저승길로 끌려가게 된다. 심판의 방에서 자신의 삶을 돌아보면서 선행보다 악행이 더 많았던 것을 진심으로 참회하게 된다. 그리고 살아 생전 쌓아 놓은 선행이 많은 연이 낭자의 공덕을 빌어서 간신히 이승으로 돌아오게 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주인공 ‘연이’와 ‘김 도령의 고귀한 사랑’, 그리고 ‘저승사자’와 ‘민휼’의 갈등, 영원한 생명성을 의미하는 ‘신비의 새’의 캐릭터가 주어진 역을 춤극으로 형상화하여 스토리를 끌고 간다. 총 4막으로 구성되며 외연은 크게 주인공 연이가 바라보는 세상, 연이를 바라보는 세상으로 나뉜다. 주인공 연이의 심연은 우주를 향해 숭고한 생명성에 대해 대화를 시도한다. 무용수들은 탄탄한 스토리 위에 드라마틱한 연기와 이승과 저승의 바람을 가르는 춤사위를 펼친다. 잠시동안 관객들의 영혼은 연이가 되고 김도령도 되어 본다. 특히 작가는 전통 춤사위와 함께 '판소리'라는 장르를 가져와서 ‘저승사자’가 대사를 판소리조로 굵직하게 읊어댄다. 저승에는 있어야 할 ‘염라대왕’이 없고 ‘심판의 방’이라는 공간에서 죽은자의 지난 세월을 낱낱이 투영시켜 준다. 여기에 다양한 창의적 발상 위에 펼쳐지는 무대 공간은 더욱 판타스틱으로 몰고가는 홀로그램 연출로 인해 신비로움을 더한다. 작가의 원소스 멀티유스(one source multi-use)작업을 통해, 신화 속의 인물의 갈등과 그들이 추구하는 생명에 대한 욕망은 점차 극대화 되는 격동의 도가니 속에 빠진 관객은 어느새 극 중 주인공의 자아 속에 들어가서 갈등하고 화해하고 그들을 부추켜서 역동적인 춤을 추게 한다. 작가는 전체 공간을 무대와 관객을 이분화 하여 관객의 감정 개입까지 도출시키기 위해 무대 속에 들어가서 관객들에게 말을 걸기도 한다. 생명성이라는 화두를 가지고 끊임없이 묻고 묻는다. 우리 하나 하나의 개체(생명체)는 우주의 질서(코스모스)에 대결하는 소우주라는 것이다. 김나영 예술감독은 "지난 팬데믹을 뒤로하고 전 좌석 대면으로 관객들과 마주하는 무대라서, 무용가들이 모두 열정을 다해 무대를 더욱 빛나게 하기 위해 수개월간 피나는 연습을 했다. 특히 이번 작품은 생명성을 주제로 한 연이 신화를 바탕으로 만든 우아미와 숭고미가 어우러지는 춤극이다. 지쳐있는 우리의 심신이 치유되기를 바란다. 나아가 관객들에게 재미 흥미 심미의 3요소를 선사하는 공연작품이다. 아마 극장문을 열고 나가면서 우리가 어떤 삶을 살아야 할 것인가에 대한 보다 근원적인 성찰을 담고 있다."라고 전했다. 아리예술단은 2005년 DMZ아리랑페스티발 개막식 초청공연 이후, 설립된 '한국전통 창작춤극 전문예술단'이다. 한국전통 춤사위를 근간으로 창작춤극을 매년 내놓고 있는 전문 공연예술단이다. 대표적 작품으로 '불멸의 여인 논개', '함께 아리랑', '종천지애-죽음도 갈라놓지 못한 사랑', '물처럼 바람처럼' 등이 크게 주목을 받아왔다. 서울, 대구, 안동을 비롯한 국내 무대와 미국, 헝가리, 베트남, 라우스 등에서 초청공연을 받고 활발한 창작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한국전통창작 춤극은 뮤지컬이 음악을 중심으로 만들어진 드라마 형식이라면, 아리예술단의 춤극은 아름답고 우아미가 뛰어난 테크닉의 춤을 중심으로 한 드라마 형식을 빌어서 보다 밀도 있고 촘촘한 극적 구성 위에 대사와 노래까지 도입하여 더욱 흥미롭고 다양한 표현방식으로 펼쳐지는 융복합적 장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공연문의 010-6665-38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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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악방송 백현주 신임사장, “왜 이 자리에 있는지, 잘 알고 있습니다.”(재)국악방송 백현주 신임 사장이 지난 9월 20일, 문화체육관광부(장관 박보균)로부터 임명되어 본격적인 업무를 시작했다. 임기는 2025년 9월까지 3년이다. 언론·방송계 20여년의 경력을 가진 백현주 신임 사장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사회복지문화분과 위원을 지낸 이력이 있으며, 다매체 시대, 국내·외에서 한국음악이 그 우수성을 인정받고 영역을 넓혀가고 있는 가운데, 국악방송의 사장으로 취임되면서 국악계의 주목을 받게 되었다. 상암동 국악방송 사장실에서 백 신임사장을 만났다. Q. 취임하신 지, 약 1주일 정도(9.28 인터뷰 당시) 되었습니다. 어떻게 지내고 계시나요? A. 국악방송 가족이 되어서 영광스럽고 감사하고요, (직원 분들께서) 제가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방향 설정 해주시고, 저도 더 많이 알기 위해 직원 분들께 많이 노크하고 있어요. 근무시간에는 당연히 국악방송을 옆에 두고 있고요, 외부에서도 틈만 나면 방송 모니터를 계속하고 있습니다. Q.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사회복지문화분과 전문위원을 맡으신 이력이 있으십니다. 이 때, 국악정책을 어떻게 파악하셨나요? A. 문화예술 분야 국정과제 만드는 일을 했는데요, 우리문화를 알리는 것에 우선 중점을 뒀고요, 또 콘텐츠 생산자와 향유권자의 입장에서, 서로 원활하게 돌아가기 위한 정책들에 집중했습니다. 국악에 대해서는, 정통(전통)을 지켜가는 것, 그리고 탄탄한 기본기를 바탕으로, 다양한 장르와 컬래버레이션(협업)해서 청년층을 중심으로 대중화하는 것, 그 두 가지에 중점을 뒀습니다. 이것은 결국, 국악인들이 설 무대를 늘리고, 대중에게 선보일 수 있는 다양한 기회를 만들어드리는 것이거든요. 그것을 인수위에 있을 때도 신경 썼고, 그때와 지금이 다르지 않아요. 그 연장선상에 있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Q. 사장님의 경력과 문화에 대한 통찰력은 국악의 대중화에 대해 크게 기여할 것이라는 기대도 있지만, 전통문화의 고유성과 전통이 도외시 되는 것 아닌가 하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습니다. 이에 대해 어떤 의견이 있으신가요? A. 국악방송은 교육기관이 아니거든요. 국악인들이 (국악방송을 통해) 더 많은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정부에 ‘이렇게 걸출한 국악인들이 계시고, 이렇게 의미 있는 창작활동 하고 계십니다. 많이 지원해 주셔야 합니다.’ 이것을 제가 앞장서서 하라고 이 자리에 온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전통을 지켜 오시고, 앞으로도 지켜갈 분들에게 더 많은 지원이 가도록 하는 것, 그래서 더 많은 사람들이 국악을 듣고, 사랑해주시고, 국악이 사랑받게 만들어 드리는 것, 그것이 제 소명이라는 것을 명확하게 알고 있어요. Q. 국악방송 채널을 많이 확보했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많은 독자들이 국악방송을 어느 채널에서 봐야 하는지 모른다고 말씀하시는데요, 시청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어떤 방안이 있으신가요? A. 소위 말해서 ‘뒷 번호(채널 번호)에 있다’라고 말씀들 하시죠. 사실 저희가 공격적인 채널 마케팅을 하기에는 그 동안 여건이 어려웠어요. 그런 여건에서도, 지금까지 IP채널 3군데 진입하고, 케이블채널 5군데 다 들어가 있습니다. 일단 우리는 발을 담갔어요. 이후, (채널) 마케팅을 공격적으로 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춰드린 다음에, 채널 사업(앞 채널 진입)에 대한 생각을 모아야 한다는 생각이 듭니다. 제작비 등에서 많이 받쳐드리지 못했음에도 불구하고, 그 동안 제작진들이 훌륭한 결과물(제작 프로그램)들을 만들어내셨어요. 이 중에는 넷플릭스, 애플 등을 통해 해외에 내보냈을 때, 시청자의 요구를 충족시킬 수 있다고 보는 프로그램들도 몇 개 있습니다. 하지만, 그 동안 인력구조나 비용의 측면에서 마케팅을 공격적으로 할 수 있는 구조가 되지 못했어요. 이런 것들이 개선되면, 해외 OTT 플랫폼과도 손잡고 갈 수 있는 상황들은 갖춰져 있다고 생각합니다. Q. 라디오에 대한 청취자들도 있습니다. 라디오의 매력, 특징을 살리는 방안이나 전략도 있으시겠지요? A. 지금까지 너무나 잘 해오고 계셨습니다. 더 탄탄하게 받쳐드리면서, 출근시간이나 밤 시간, 경쟁할 수 있는 채널들과 어깨를 나란히 해서 청취자들을 유입할 수 있도록, 국악을 기반으로 , 좀 더 다양한 구성으로 다가가야 하지 않을까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Q. 국악방송은 우수한 특집 프로그램과 ‘21c한국음악프로젝트’ 같은 기획력이 돋보이는 프로그램들을 제작해왔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반 대중에게는 생각만큼 알려지지 않았는데, 더 많은 시청자들이 볼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이 필요하겠지요? A. ‘21c한국음악프로젝트’의 경우는, 시청자분들이 계속해서 접할 수 있도록 유튜브 등을 통해 업로드를 하고 있습니다. 다만 아쉬운 것은, 프로그램에 대한 전후의 홍보가 약했다고 생각해요. 예를 들면, 방송 전과, 방송 중, 방송 후에는 각각 어떻게 홍보해야 하는지, 그런 부분에 대해 방향 설정을 해주는 분들이 없었던 것 같아요. 제가 보기에는 ~ . 이 부분에서 저도 조력할 것이고 같이 뛸 겁니다. Q. 홍보의 방향이라는 것은 구체적으로 어떻게 방향을 잡아야 하나요? A.시대에 맞게 해야지요. 홍보는 물과 같은 거예요. 옛날에는 신문에 광고 내는 것이 홍보였지만, 지금은 지면광고만으로는 부족하죠. 다매체시대이기 때문에. 그러니 저희가 향후 1년 뒤에 있을 프로그램에 대해서 지금 예단해서 어떻게 가겠다고는 말 할 수 없죠. Q. 현재 좋은 프로그램들이 많이 있지만, 더욱 탄탄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프로그램 질적 향상과 관련하여, 인력이나 예산의 측면에서 획기적인 계획을 갖고 계신가요? A. 우리 직원 분들이 잘 해오셨습니다, 예산 부분은 정말 제가 많이 뛰어야 하죠. 제 몫이죠. 제가 잘해서 제작비, 장비 확보, 출연료 관련 고민 안하게 하는 것이 제 몫이죠. 부족한 예산으로, 없는 인력이 풍성하게 결과물을 만들어냈어요. 그것을 덜 지치게 동기부여를 하려면, 제가 잘 뛰어야하죠. 저는 지금, 제 존재의 이유를 너무 잘 알고 있습니다. Q. 열심히 뛰신다고 말씀하셨는데요, 구체적으로는~ . A. 직원 분들이 지금까지 잘 해 온 것들, 그 성과들을 어떻게 보여드리느냐가 중요한 것 같아요. 저희한테는 저력이 있거든요. ‘지금까지 이렇게 좋은 프로그램들을 만들어왔고, 더 발전시킬 수 있다.’는 것을 피력해야 하는 거죠. 라디오 개편 첫 날, 제가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했을 때, 한 청취자께서 문자를 보내셨는데, ‘국악이 좋아서, 국악을 지키느라 투잡, 쓰리잡 하고 있다. 우리도 기억해 달라’는 문자가 있었어요. 제가 할 일은, 그런 경우를 최대한 줄이는 것이죠. 그 분들이 우리 무대에 출연하시도록 더 많은 기회를 만들어 드리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Q. 이번에 인사 변동 계획이 있나요? A. 계획하고 있지 않고요. 녹록지 않은 여건에서, 각자 잘 해내고 있는데, 제가 어떻게 하면 이 분들의 역량을 더 발휘하실 수 있도록 뒷받침을 해드릴 수 있는지, 복지 측면에서도 어떻게 증진시켜드릴 수 있을지, 일단 제가 무엇을 할 수 있는지에 대한 고민이 우선이에요. 그리고 언젠가 확장해야 할 때가 되면, 인력을 더 충원할 수도 있을 것이고, 필요에 의해서 인사이동도 있을 수 있겠죠. Q. 전임 사장님으로부터 인계받은 사업이 있으신가요? A. 저는 전임 사장님의 자리를 그대로 인계받은 사람이잖아요. 쓰던 의자, 탁자 그대로 쓰고 있어요. 이 분이 해왔던 것들을 그대로 이어받은 거예요. 여기서 제가 더 발전시킬 수 있는 것들은 발전시켜야겠죠. Q. 국악방송이 국립국악원과 어떻게 연계되어 있는지, 관련 협의체가 있는지도 궁금합니다. A. 국립국악원은 저희와 함께 문체부에 속해 있는데요, 각자의 영역에서 활동하면서, 주요한 업무는 서로 공유하고, 경우에 따라서 같이 하기도 합니다. 협의체는 구성되어 있고, 프로그램이나 사업을 중심으로 협업하고 있습니다. Q. 동아방송예술대학교, 대구예술대학교 등에서 후학양성에도 힘쓰셨는데요, 대학과 국악방송이 연계될 수 있다면, 그 방안은 어떤 것이 있을까요? A. 함께할 수 있는 것들이 너무 많죠. 제가 소속되어 있던 학교뿐만 아니라, 다른 학교와도 방송국과 연계해서, 협업, 학생들의 일자리나 기회 제공 등의 측면에서 가능할 것이고요, 또 방송사의 제작진, 마케팅, 미디어 분야 직원 분들이 강단에서 하실 수 있는 일도 있을 겁니다. Q. 사장님께서 지향하시는 국악방송의 차별 점은 어떤 것이며, 이를 위한 실천 방안은 무엇인가요? A. 국악방송은 K뮤직의 본질을 특히 더 가지고 있습니다. 그것을 가꿔서 글로벌 콘텐츠화 하는 것을 생각하고 있어요. 국내에서는 저변 확대, 즉 국악은 어렵다는 생각을 가지고 계신 분들에게 가까이 다가가는 것, 그리고 그 분들이 즐길 수 있게 해드리는 것이죠. 우리 어렸을 때 어머님들께서 자녀들 피아노 학원 많이 보내셨듯이, 이제는 ‘해금 학원 보내야지, 가야금 학원 보내야지.’ 그런 분위기가 만들어질 수 있도록, 다양한 노력들을 할 겁니다. 또 지금까지 국악방송에서 해 오신 전통문화 자료들 아카이브 구축 사업도, 더 힘 싣고, 각 지역에 숨어 있는 음원들 더 발굴하고 알려서, 상상 이상의 것이 국악방송에 있다는 것을 보여드리고 싶어요. Q. 저희 ‘국악신문’은 30년여 년 역사를 갖고 있는 매체입니다. 국악방송과 연계하여 함께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구상해 보는 것도 제안 드립니다. A. 예, 얼마든지요. 같이 할 수 있는 것이 있다면, 얼마든지 같이 할 수 있지요. 앞으로 논의할 기회를 갖지요. 백 사장은 인터뷰 말미에, 어렸을 적 한국무용을 배우던 언니들을 따라 전통춤과 소리를 접했던 추억도, 젊은 시절 극단에서 국악을 배운 경험도 있다고 하며, 그 아련하고도 짧은 인연이 돌고 돌아 이 자리까지 왔다는 소회를 밝히기도 했다. 국악방송은 전통·창작 국악 보급과 대중화를 위해 설립된 방송이다. 비전공자라는 일부의 우려를 딛고, 그의 경력과 문화에 대한 통찰력이, 국악방송 경영인으로서 예산 확보와 채널 확보가 급선무인 현안을 어떻게 대처해 나가는지, 격려의 시선으로 지켜봐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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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은일과 해금 +’ “위로를 받다”지난 9월 25일 양구 두타연 2022 PLZ 페스티벌의 일환으로 ‘강은일과 해금 +’의 공연장에 자리를 잡고 참석했다. PLZ(Peace & Life Zone)페스티벌은 2019년부터 매년 비무장지대에서 열리는 음악 행사다. 금년은 한국전쟁의 최대 격전지인 강원도 양구 전선에서 음악으로 '평화'를 공유해보자는 기획이다. 외국인으로서 처음 군사시설 내의 특별한 공연이라서 기대를 갖고 함께했다. 이번 공연에 참가한 관객 중에는 양주. 인천에 거주하는 사할린 영주귀국 동포들이 100명이나 참석했다. 사할린 동포들은 일제강점기 강제로 사할린으로 끌려가 강제 노역을 했지만 러사아와 일본 어디에서도 보상을 받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귀국도 하지 못했다. 그렇게 70여년을 살다 1세대들은 적십자사의 노력으로 왕래가 가능하게 되었고, 2세대들의 희망자 중 고국에 와 살게 된 이들이다. 전쟁으로 인해 디아스포라를 겪게 된 분들과 함께 했던 공연이라서 더욱 의미가 깊었다. DMZ에 들어가기 전에 검문이 많았다. 신분증을 확인하고서야 들어갈 수 있었다. DMZ를 평화적인 곳을 만들기 위해 무기가 아닌, 예술이 통하게 하기 위한 목적인데도 잦은 검문은 속상했다. 남북 간의 전쟁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사실을 접하는 순간이었다. 서울에서 3시간 만에 공연장인 산속에 위치한 연못 두타연에 도착했다. 어디를 봐도 높은 산만 보이는 곳, 신선한 공기와 물소리가 눈과 귀로 다가왔다. 언덕을 내려가보니 다른 세상에 온 것 같았다. 산속 깊은 연두빛 연못 위에는 작은 폭포가 숨겨져 있다. 그리고 그 앞에는 아주 예쁜 노란색 은행나무잎으로 옷을 입은 해금을 든 주인공 뮤직션 강은일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강은일을 중심으로 기타 한동일, 베이스 김대호, 타악 박찬희, 양금 한진구가 자연 속에 펼쳐진 바위위에 무대를 꾸몄다. 관객들은 모두 자연스럽게 이동 의자를 갖고 앉았다. 공연 보러 온 느낌이 아니라 소풍을 온듯 설렘이 들었다. 또 강은일과 아주 가까운 거리에서 연주를 볼 수 있어선지 우리는 모두 오래 전부터 잘 아는 사적인 느낌까지 들었다. 강은일의 국악 느낌 많이 나는 ‘산조’ 연주에서는 호수의 물소리와 협연하는 느낌이 들어 환상적이었다. 아름다운 국악 작품을 자연음과 함께 듣는다는 것이 영화장면 같았다. ‘해금 랩소디’는 ‘산조’보다 더 빨랐다. 박찬희의 장구를 따르면서 청중이 박수를 보내자 주변의 군인들도 흥겨움에 박수를 치며 함께했다. 군인들은 사랑하는 가족을 떠나서 비무장 지대에서 세계평화를 위해 전력을 다하고 있다. 현재 세계시민의 눈은 우크라이아 전쟁에 집중되어 있다. 그래서 나이 어린 군인들과 사랑하는 가족을 러시아에 두고 조국에 귀환하신 사할린 동포 어르신들과는 공감대가 있다. 그래서이지 특별한 장소에서 특별한 청중들이 보내는 박수는 연주자들에게 전해져 더욱 '평화+생명'라는 음악회의 주제가 새롭게 느껴졌다. ‘리베르탱고 & 백학’은 사할린 동포들을 위한 선곡인 듯 했다. 이어 ‘도피안사’, ‘밀양아리랑’, ‘비에젖은 해금’ 모두 연주자들의 기량으로 최고를 만들어 냈다. 모든 관객이 하나가 되어 추임새와 박수로 계곡을 울렸다. 한동일의 멋진 기타 솔로 연주 시간에서는 여러 곳에서 '브라보', '잘한다', '하라쇼('좋다'라는 러시아 어)'라는 함성이 나왔다. 강은일의 아들 한진구의 양금 연주도 물소리와 어울려 너무 좋았다. 전통악기 양금 연주 소리가 예쁜 악기임을 이번에 알게 되었다. 마지막 곡은 ‘헤이야’였다. 마지막 곡이라는 아쉬움에서인지 관객들의 박수 소리도 더 커졌다. 연주가 끝나자마자 참았던 눈물이 나왔다. 음악을 통해 '위로를 받았다'는 감동에서 울컥했다. 아픈 역사와 고된 현실에 있는 동포들과 군인들도 위로를 받았을 것이다. 주변의 사할린 동포들과 군인들의 얼굴에 위로에 대한 감사의 눈빛이 그득해 보았다. ‘강은일 해금플러스’ 밴드와 관객들의 사진촬영, 모두 흡족한 표정으로 기념사진을 찍었다. 그리고 다시 버스에 올라 아름다운 숲속에 툭 튀어나온 군사 시설들을 눈에 담으며 서울로 향했다. 비포장의 흔들림 속에서도 내내 감동은 여운으로 남았다. 금년의 모든 공연 중 오래 기억에 있을 너무 멋진 해금 공연이었다. 아마 다른 공연을 보면서도 오버랩 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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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악 예능 원조, ‘판소리 명창대첩 광대전 6’"아! 나 광대전 섭외됐다!” 출연한 서의철 소리꾼이 섭외 소식을 받았을 때의 소감을 말했다. ‘판소리 명창대첩 광대전(廣大戰)’은 판소리의 본고장 전주(MBC)에서, 판소리를 지키고 대중화 하고자 2012년 첫 방송을 통해 국악 예능의 선두주자로 나섰다. 박애리, 왕기석, 왕기철, 장문희 등의 국악스타를 배출하고, 국악 대중화에 기여해 왔다. 이제 젊은 소리꾼의 꿈의 무대가 되어, 2022년, 6번째 시즌으로 지난 9월 29일(목) 밤 11시20분 시청자를 찾아갔다. 국내 내로라하는 젊은 소리꾼 8인이 A,B 조로 나뉘어 조 대결로, 총 6회로 방영되며, 각 회차 마다 색다른 구성으로 보고 듣는 다채로운 재미를 선사할 예정이다. 1회는 민요, 단가, 창극 등으로 겨루었으며, 매 회마다 가장 많이 득표한 우승자도 가린다. 자문위원으로 송재영 명창(전주대사습놀이보존회 이사장), 왕기석 명창(국립민속국악원장), 송미경 박사(판소리학회 이사)가 참여했으며, 일반 시민들로 구성된 청중평가단이 심사했다. 출연자들 간의 팽팽한 긴장과 완벽한 무대들은 프로그램의 중심축이다. 시청자들은 다양한 장르의 소리를 감상하고, 승패의 주인공이 누가 될 것인지를 예상하는 재미도 있다. 무대는 전주대사습청 특설무대. 탁 트인 하늘 아래, 무대와 관객은 눈빛까지 교감할 수 있는 거리에 있고, 옛 시절 소리판이 벌려졌던 어느 마당을 떠올린다. 첫 출연자의 무대가 시작됐다. 정승희 / 백발가 애절함이 끓어 오는 첫 소절로 관객을 집중시킨다. 거문고의 연주도 함께 했다. 이 능숙한 젊은 소리꾼은 관객과 눈 맞춤으로 교감하기도, 흥을 돋우기도, 때로는 절절한 감성으로 듣는 이의 눈물을 쏙 빼기도 한다. 눈앞에서 관객의 표정까지 느끼는 예인의 행복감은 표정에 그대로 드러났다. 기대에 찬 외국인들의 표정은 한껏 진지했다. 강길원 / 사철가 "떨림보다는 설레임이 더 있어요. ‘광대전’ 첫 번째부터 시청해왔는데, ‘난 언제 출연하나, 아직 공부가 안됐나’ 했는데, 이번에 연락이 온 거거든요.”라고 출연의 감격을 밝혔다. 가야금(조옥선)과 장고 조용안 명고(전북 무형문화재 제9호 판소리장단 보유자, 2019)도 함께 하는 무대. "나도 어제 청춘일러니 / 오늘 백발 한심 하구나 / 내 청춘도 날 버리고/ 속절없이 가버렸으니 / 왔다 갈 줄 아는 봄을 / 반겨한들 쓸 데 있나...” 내공 깊은 젊은 소리꾼은 관객과 눈을 맞추며, 발림은 감성을 담아 여유롭다. 연세 지긋하신 노(老)관객은 눈을 떼지 못한다. 온 에너지를 발산하는 열창은, 곡으로 관객을 끌고 간다. 그것을 분주하게 카메라에 담는 외국인도 보인다. 관객 앞의 소리꾼은 행복했고, 즐기는 듯 보인다. 곡이 끝나고 관객은 그에 화답하듯 환호했다. 신진원 / 신민요 ‘들국화’, 흥타령 이번 출연자는 신민요로 도전한다. 경쾌한 곡이고 무대 뒤에 작은 연주단도 있어 곡은 더욱 풍성하고, 분위기는 한층 밝아졌다. ‘2022년 젊은 소리꾼의 광대전이 열리는 날이라...’ 등으로 개사하여 듣는 재미도 있다. ‘신민요’라는 국악의 색다른 모습을 만나는 무대였다. 김나니 / 신 사철가 시종일관 웃으며, 관객들과 눈 맞추는 무대매너가 매력인 소리꾼이다. 경쾌한 곡으로 관객의 흥을 만들어간다. 곡의 절정에서 자신이 가진 최대한 것을 뽑아내려는 모습은 소리꾼의 진정성을 느끼게 한다. 최호성x서의철 / 춘향가중 ‘방자 편지 전하러 가는 대목‘(창극) 노래와 대사가 있는 창극. 극적인 감동까지 느낄 수 있었다. , 두 사람의 호흡은 찰떡같았으며, 짧은 시간 해학, 감동을 모두 경험하게 한다. 이들의 찰진 연기로 볼수록 빠져들게 만든다. 당대의 언어유희, 해학까지 느끼는 재미도 있다. 이몽룡 : 너, 어디 사는 애냐 ? 방자 : 다 죽고, 나만 사는데 살아요. 이몽룡 : 이놈아, 이 세상에 너 혼자 사는 데가 어디 있단 말이더냐. 방자 : 아, 나만(남원) 사니께 나만(남원) 산다 안하요. 이몰룡 : 오라, 너 남원 산다는 말이로구나.’ 방자 : 오메, 맞췄어 맞춰... 조용안 명고의 "좋다”, "좋지” 등의 추임새는 정겨우면서도, 듣는 이의 흥을 돋운다. 춘향이 전하는 애절한 편지를 읽는 이몽룡의 소리는 슬픔과 애통함마저 느껴진다. 관객들은 때로는 장단을 마주기도, 공감하는 표정을 지으면서, 극의 몰입도는 한층 더 높아졌다. 이소연x유태평양 / 심청가 중 ‘심봉사 눈 뜨는 대목’. 소리꾼 유태평양은 "광대전을 대학교때부터 보면서 자랐거든요. 나도 언젠가 저 무대에 설 수 있겠지, 이런 생각을 했고, 무대에 올라서 첫 인사를 했을 때 그 떨림이 장난 아니더라고요.”라는 소감을 밝혔다. 안정적이고 부드러운 여성의 소리, 시원하고 힘 있는 남성의 소리가 단연 돋보였다. 출연자들의 애절한 연기와 함께 혼신의 힘을 쏟는 대목에서는 더욱 몰입하고, 그 서사와 애절함에 가슴마저 뭉클하다. "천신이 감동하사 저는 살아 왔삽는데 부처는 영험 없어 눈을 그저 못 보시니 어찌해야 되오리까” 심봉사가 눈 뜨는 대목에서, 감동은 절정에 이르며, 관객은 환호하고 현장은 하나가 된다. 모든 공연이 끝나고, 청중평가단 심사가 이루어진다. 결과 발표에서 승패가 나뉘고, 개인 우승자도 발표되었다. 작창으로 승리의 기쁨을 노래하는 것은 국악 예능에서만 볼 수 있는 백미이다. 1회에서는 소리의 원형을 중심으로 한 대결이었으며, 각 회 마다 색다른 구성과 함께, 다양한 방법으로 소리를 즐길 수 있다. 기획·연출을 맡은 김현찬 PD는 이 프로그램의 의미를 다음과 같이 밝혔다. "현재 한류가 세계적으로 각광 받고 있는데, 언젠가는 국악예술이 각광을 받을 날이 올 겁니다. 그 곳에 가기까지, 이 프로그램이 밀알이 되어 일조하고 싶어요. 궁극적으로 우리 국악이 월드 뮤직으로 자리 잡게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현재 제작진은 4-6회차 방영분을 위한 녹화에 참여할 청중평가단을 모집 중이다. 녹화는 10월 15일(토) 전주대사습청에서 있을 예정이며, 전주MBC 홈페이지를 통해 신청이 가능하다. 제작진에 따르면, 평가단에게는 소정의 간식을 제공할 예정이며, 청중평가단 외에도 현장에서 선착순 입장으로 관람이 가능하다. 현장에서 국내 최고 젊은 소리꾼들의 신명나는 무대를 경험 할 수 있을 것이다. 1회 재방송은 10.1(토) 오전 8시20분, 2회부터 본방송은 매주 목요일 밤 11시 20분, 재방송은 토요일 오전 8시 20분에 방영된다. 전주MBC 오리지널 유튜브로 실시간 방송되며, 서울MBC와 국악방송에서도 방영될 예정이다. 현재 1회는 유튜브를 통해서도 시청이 가능하다. 회차 별 소제목은 다음과 같다. 2회 ‘판소리 MBTI’ 3회 ‘오마주(헌정) 무대’ 4회 ‘환상의 호흡Ⅰ’ 5회 ‘환상의 호흡Ⅱ’ 6회 ‘단짠단짠 대결’ (흥(興)과 한(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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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Z페스티벌, '강은일과 해금플러스'+사할린 동포9~10월부터 비무장지대(DMZ) 일원에서 열리는 국제뮤직페스티벌인 '2022 PLZ페스티벌'에서 18일 철원과 25일 양구에서 펼쳐진 음악회에 사할린 동포들이 150여 명 참가했다. ‘PLZ페스티벌(예술감독 임미정)’은 ‘Peace & Life Zone’의 약자로써 DMZ을 평화와 생명의 땅으로 만들어 가고자 하는 소망에서 비롯된 음악축제다. 2018년부터 강원도 일대 접경 지역에서 행해지고 있다. 26일 양구 두타연에서는 ‘강은일과 해금플러스’ 팀의 단일 국악 공연을 개최했다. ‘강은일과 해금플러스’ 팀은 해금 연주자 강은일을 중심으로 기타 한동일, 베이스 김대호, 타악 박찬희, 양금 한진구로 구성됐다. 전통과 모던이 배합된 연주가 기대되는 무대이었다. 연주된 곡은 지영희 ‘산조’, 피터쉰들러 ‘해금랩소디’, 바하 ‘G선상의 아리아’, 피아졸라 ‘리베르탱고 & 백학’, 한진구 ‘새로운 노래’, 강은일 ‘도피안사’, 류형선 ‘비에 젖은 해금’, 강은일 ‘밀양’, 류형선 ‘헤이야’로 총 9곡이다. 이 곡들은 독특한 악기 배합과 재즈의 선율이 툭 던져지기도 하는 음악 스타일로 청중을 사로잡았다. 특히 러시아의 애창곡 '‘리베르탱고 & 백학'이 연주되었을 때는 여기 저기서 박수가 넘쳐났다. 휘날레 '헤이야'는 반복되는 후렴 "헤이야"를 관중들이 따라서 부르기까지 했다. 곡명을 소개하는 강은일 아티스트의 설명과 함께 "오늘 저에게도 특별한 연주회입니다. 특별한 장소에서 러시아에서 오신 사할린 동포가 함께 해서 더욱 행복한 날입니다. 남과 북으로 갈라진 우리가 반드시 평화를 이뤄야 되겠습니다. 그리고 이 아름다운 두타연의 바람소리, 물소리, 음악소리에 치유가 되어서, 잠시나마 우리의 마음속의 고요도 함께 이뤘으면 좋겠다.”며 공연의 소감을 전했다. 연주자의 '평화'라는 키워드가 각별하게 각인되는 멘트와 함께 두타연의 푸른 물결이 반사되어 더욱 청명한 하늘 아래 물소리, 바람소리에 실려오는 아름다운 선율에 잠시 우리의 영혼을 맡겼다. DMZ민간통제구역 ‘두타연’에서 열린 PLZ페스티벌, '강은일과 해금플러스' 공연을 본 사할린아리랑합창단 최미분(72세⋅양주사할린동포회)단장은 음악 투어에 흥분된 마음을 감추지 않았다. "다음달 인제에서 열리는 재즈음악회에는 음악가인 남편도 함께 참가했으면 좋겠다. 기대가 된다."라고 전했다. 오늘 할머니, 어머니, 친구들과 함께 참가 한 최연소 어린이 사할린 동포 4세 신아리나(12세, 인천)는 왕복 10시간이 넘는 긴 여행인데도 친구들과 두타연에 도착하자 활기차게 뛰어 다니면서 자리를 잡아 앉는다. 공연이 끝난후 주위를 돌아보며 가족들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18일 노동당청사 음악회에 이어 양구 두타연 음악회에 이어 오늘 두타연 음악회에도 참가했다. 신아리나 어린이는 "한국 전통악기 해금은 오늘 처음 들었습니다. 이번 ‘PLZ페스티벌’에 참여해서 18일 철원 노동당 청사, 오늘 25일 두타연에 왔습니다. 특별한 악기로 들어 본 해금 연주 음악회는 친구들에게 자랑을 할 겁니다. 특히 아름다운 두타연은 기억에 남을겁니다. 음악회에 자주 참가하고 싶어요.”라고 환하게 웃었다. 인천에서 사할린 동포들을 인솔해서 온 러시아아리랑본부 공노원 회장은 "분단의 장벽을 눈앞에 둔 민통선 지역에서 DMZ가 '생명과 평화의 땅'이라는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한 PLZ페스티벌에 우리 사할린 동포가 참가해서 뜻싶다. 특히 오늘은 지난 1월 제2차 영주귀국한 사할린 동포들이 함께 왔다. 우리를 위해 의미있는 평화음악회에 초청해 주어서 기쁘다. 우리는 남북이 하나가 되는 날을 기다리고 있다."라고 밝혔다. 왕십리아리랑보존회 이혜솔 회장도 "특별한 장소에서 사할린 동포들과 함께 음악회에 참석하여서 함께 나눈 감동은 내게 음악적 영감을 주었다"라고 전했다. PLZ 페스티벌은 10월 29일까지 주말마다 접경지역 5개군을 돌아가면서 열린다. 지난 18일에는 철원의 옛조선노동당 철원군 당사 앞에서 '하림과 블루카멜 앙상블'의 공연이 열렸다. 국악으로 '태평가'와 '먼 아리랑' 등, 제3세계 음악 등을 재해석한 다양한 곡들을 선보였다. 이날에는 인천지역에서 영주 귀국한 사할린 동포 50여 명이 참가했다. 양주사할린귀국동포회 강상용 회장은 "3년 만에 처음 나가보는 외출이고, 멋있는 음악회에 초청해주어서 감사하다. 다음달에도 가고 싶은 동포들의 문의가 많다. 다른 지역에 사는 동포들에게도 이런 특별한 장소에서 개최되는 음악회에 참가할 수 있는 기회가 지속적으로 주어 주었으면 한다."라고 전했다. 강회장은 차량지원만 있으면 다음달 음악회에 참가할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이번 공연에 참석한 유일한 파란눈의 러시아 전 고등학교 교사 나타사 리(70세, 사할린아리랑합창단)는 "해금이라는 한국 전통악기는 신비롭다. 바이롤린과 대비하면 어떻게 2줄로 그런 소리를 내는지...오늘 처음 보는 국악 공연이지만 오래도록 여운이 남는다. 다음달 인제에서 열리는 음악회에도 가고 싶다"라고 전했다. 전 러시아어 통역가 이영헌 동포는 "현재 러시아는 전쟁 중이다. 두고 온 손자들이 군인으로 나가야 하는 모집 대상이다. 이렇게 평화로운 곳에서 잠시 걱정을 멈추게 되었다. 어서 전쟁이 끝나기를 염원하며 기도를 하게 했다. 잠시 음악을 듣고 위로가 되는 의미로운 무대였다."라고 전했다. 사할린 동포 어르신들은 가지고 온 찐 계란과 간식거리를 어린 군인들에게 나누어 주며 러시아에 두고 온 손자들이 생각난다고 하며 얼싸 안았다. 군인들이 버스 주차장까지 인사를 하며 배웅을 하는 모습이 정겨웠다. 우리 모두에게 가족같은 분위기까지 공감하게 해주었다. 사할린 동포들은 밀려오는 우크라이나 전쟁의 공포를 잠시나마 치유해 준 소감을 서로에게 나누었다. 작년까지만 해도 코로나로 인해 사할린 가족을 못만났는데, 올해는 전쟁 때문에 가족들을 만날 수 없는 상황에서 '평화'라는 주제는 그래도 우리에게 희망을 떠올리게 된다고 전했다. 문화란 사람과 사람이 만나는 것이다. 이때 가장 강한 촉매제는 음악이라는 것을 실감했다. 특별한 장소에서 만난 사람들은 특별한 영감을 주고 받게 된다. 오랜만에 눈호강 귀호강을 하고 왔다는 인사를 서로 주고 받았다. 코로나로 인해 3년만에 나온 야외 음악회에서 이 정도면 모두가 다 만족하는 공연으로 기억에 남을 것이다. 사할린 동포 어르신들과 최전방을 지키는 어린 군인들에게는 평생 잊지 못하는 공연이 되리하고 본다. 아직도 전쟁의 파편이 묻혀있는 DMZ를 헤매이는 피묻은 영혼들도 우리와 함께 박수를 쳤을 것이다. 지난 9월 3일 강원도 화천 ‘사랑나무’ 무대에서 야외 오페라 ‘토스카’를 시작으로 17일 철원 제일교회 옛터에서 ‘2022 퀸 엘리자베스 수상자 콘서트’, 18일 철원 노동당사 광장의 ‘하림과 블루카멜 앙상블’ 공연 등이 있었다. 10월 1일에는 인제 가을꽃 축제에서 ‘포맨스 피아노 재즈 콘서트’로 진행된다. 8일과 9일에는 각기 인제 가을꽃축제 현장과 고성 화암사에서 진행된다. 2022년 마지막 PLZ페스티벌 무대가 23~24일 고성 명파해변과 철원 민간인 통제구역에서 각각 이뤄진다. 명파해변 공연에서는 ‘현대무용과 클래식 콜라보’를 통해 현대무용가 정재우, PLZ페스티벌 예술감독이자 피아니스티인 임미정이 하이라이트를 장식한다. 철원에서의 ‘클로징 콘서트’는 춘천윈드오케스트라 철원태봉합창단 동송누리봄합창단이 강원도음악협회 주관으로 대미를 장식한다. 이 페스티벌은 홈페이지(www.plzfe.com)를 통해 무료 신청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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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 ‘정창관의 아리랑’, 3600곡 수록 기념공연자타가 인정하는 ‘국악애호가’이며 아리랑 전문가인 정창관 선생이 판을 벌인다. 금년이 아리랑이 유네스코에 등재된 10년을 기념하고 유튜브 ‘정창관의 아리랑’ 3600곡 수록을 기념하는 행사다. 10월 08일 (토) 오후 5시 한국문화의 집(KOUS)에서다. 공연인가하면 발표회이기도 하고 축하행사이기도 하다. 재경창녕향우회 재경창중 20회동기회 (주)국악신문 (사)경기음악연구회 서초포럼 출판사 무송 탑예술기회, 이렇게 후원을 한 것에서 알 수 있다. 우선 축하 행사이다. 2년전 이맘때 국악계에 경사가 있었다. 그동안 국악계가 말 하는 ‘공로자’라면 소리꾼 아니면 연주자, 또 아니면 연구자였다. 그런데 실제 국악의 주인인 ‘국악애호가’란 직함으로 대한민국 문화예술공로자로 훈장을 받았다. ‘화관문화훈장’ 수훈이다. 본보(2020. 10. 19)가 보도한 ‘정창관선생, 화관문화훈장’ 수상인데, 당시 코로나로 축하 행사를 갖지 못했다. 그 서운함에서 향우회와 동호인들이 기념행사를 하라고 떠 밀어 준비한 것이다. 지금은 풍속화 화가로 활동하지만 우리나라 LP음반 전성시대 기회/제작자였던 이무성 화백이 강추한 것이란 후문이 있다. 이 화백은 최근 한 모임에서 "정말 축하할 일임에도 코로나 등으로 자리를 못했다. ‘국악인’의 실질적인 주인이 ‘국악애호가’라는 사실과 이 칭호를 정부가 공식화 한 경사인데, 그냥 넘어가는 것은 않된다고 봅니다. 많은 국악애호가들에게나 정부 정책 입안자들에게 이 존재의 가치를 다시 알려야 한다고 보아 이런 행사가 꼭 필요하다고 봅니다.”라고 한 바가 있다. 여기에 한 자락을 더 한다면 2021년 ‘우리가 몰랐던 국악음반 이야기’ 출판에 대한 기념이다. 역시 코로나 때문에 출판기념회를 갖지 못했다. 늦게나마 이를 축하하는 행사이다. 기념하는 공연이다. 기념할만한 일이 있다. 유튜브 채널 ‘정창관의 아리랑’이 놀랍게도 9월 28일자로 3,600곡을 올렸다. 아리랑의 음원이 이렇게나 많다는 놀라운 사실과 함께, 1,048주 동안 국악음반 연속 업로드이다. 이 역시 놀라운 사실이다. 이 중에는 일본인들이 지어 부른 아리랑이 무려 50여종이나 올려져 있기도 하다. 마지막으로 올린 일본 아리랑이 1959년 도나스판 ‘동경아리랑’이다. 일본인 기자로 한국통 구로다 가쓰히로(黒田勝弘)씨는 사이트를 방문하고 "한국사람들의 아리랑이 많다는 것은 이해할만한데, 1950년대까지 일본에서 일본인들이 부른 아리랑이 50여 종이나 된다는 사실은 아무래도 놀랍다. 정말 연구 대상이다.”라고 하였다. 이 놀라움은 재한 일본인 여성모임으로 아리랑 전승단체로 결성된 ‘후지산 아리랑회’가 본격적인 번역 작업과 전승활동을 결심하게 하기도 하였다. 3,600종의 아리랑 음원의 존재와 ‘일본 속 아리랑’ 상황을 실증적으로 알린 유튜브 ‘정창관의 아리랑’ 3,600곡 업로드는 분명 기념할만하다. 아리랑 유네스코 등재 10주년의 의미를 더해주기 때문이다.(나운규 영화 ‘아리랑’ 개봉 100주년인 2026년 10월 1일까지 4,000곡을 업로드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정창관 아리랑’의 발표가 있다. 그동안 수많은 지명(地名)을 달고 나온 아리랑이 2010년 ‘왕십리아리랑’까지 20여종이나 되지만 인명(人名)을 단 아리랑은 나오지 않았다. 그런데 이번에 ‘정창관아리랑’이 나왔다. 정창관 편사, 전병훈 편곡이다. 이 첫 인명 아리랑을 처음 무대화 한다니 분명 ‘정창관아리랑’ 발표회이다. 그야말로 별조(別調) ‘정창관 아리랑’의 탄생이다. "자 그 옥동자 ‘정창관 =아리랑’을 들어 볼작시면 사설은 이러하겄다” 1. 산도 설고 물도 설네/ 누굴 바라고 여기왔나 문경새재 박달나무/ 홍두께 방망이로 다나간다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요/ 정창관 얼-슈 아라리야 노다가세 노다가세/ 저달이 지도록 노다가세 2. 산도 설고 물도 설네/ 희망을 찾아서 여기왔나 인천 제물포 살긴 좋아도/ 왜인 등살에 못살겠네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요/ 정창관 얼-슈 아라리야 노다가세 노다가세/ 저 달이 지도록 노다가세 3. 녹음방초 승화시에/ 해는 어이 더디가고 이팔청춘 청년들은/ 산에 올라 들구경하네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요/ 정창관 얼-쓔 아라리야 노다가세 노다가세/ 저 달이 지도록 노다가세 4. 명사십리 해당화는/ 가난을 쫓어서 여기있나 한강수에 화련호는/ 이리저리로 왕래허네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요/ 정창관 얼-쓔 아라리야 노다가세 노다가세/ 저 달이 지도록 노다가세 이 별조 ‘정창관아리랑’의 곡조와 사설에 대한 사연은 "10월 08일(토) 오후5시 한국문화의 집(KOUS)에서 직접 들어 보기로 합시다. 소리는 전병훈이 한다고 합니다. 얼씨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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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무형문화유산 눈으로, 귀로, 가슴으로 공감!지난 9월 24일(토) 서울시 용산 국립중앙박물관의 열린마당. 공연장 세트 뒤로 넓게 펼쳐진 가을하늘은 세트와 어우러져 마치 하늘 가까이에 있는 듯하다. 스치는 바람은 이 시간 예술과 자연을 함께 느끼고 있음에 황홀함마저 느끼게 한다. 예매한 관객들은 제공받은 종이팩 포장의 물과 친환경 재료(나무)로 만든 칫솔을 제공받았다. 현장 관람 관객들도 합류하면서 객석은 모두 채워졌고, 딱딱한 돌계단 객석이 불편하지 않도록 폭신한 방석도 제공받았다. 9월 24-25일(토-일)의 주요 공연을 돌아본다. 매 공연마다 사회자는 공연에 대해 쉽고도 재미있는 해설을 해주어, 공연의 문턱을 한결 더 낮췄다. 진굿의 중심, 김천금릉빗내농악/ (사)김천금릉빗내농악보존회 인류무형문화재 농악. 그 중에서도 김천금릉빗내농악은 군사훈련에서 유래한 진굿(진, 陳:군사훈련 때 사용되는 줄 또는 열)이라는 특색을 가지며 국가무형문화재로(제11-7호, 2019년) 지정되기도 했다. 공연에 앞서 등장한 사회자(소리꾼 이상화)는 ‘김천금릉빗내농악’에 대한 설명과 함께, 농악대 중에 실제 농사일을 하시는 분도 계시다는 말도 덧붙인다. ‘진짜 농부의 농악을 2022년 서울 하늘에서 보다니.’ 농악대의 힘찬 꽹가리 소리로 공연은 시작되었다. 역시 군사훈련에서 유래한 농악답게 가락이 빠르고 역동적이다. 유난히 강한 북소리는 가슴을 울릴 정도다. 북잽이(대북 치는 사람)를 가만히 보니, 북채를 한 손이 아니라 양손에 쥐고 치고 있었다. 온몸의 힘을 양팔과 손에 집중하여 북채로 내리쳤기에, 그 소리가 듣는 이의 가슴까지 내리쳤던 것이다. 모든 잽이(농악대)들은 대열에 변화를 주거나, 상쇠의 힘찬 소리(노래), 그리고 역동적인 개인기로 관객들은 눈을 뗄 수가 없게 한다. 특히, 소고패가 채상소고춤 중 자반뛰기(높이 뛰어 도는 동작)를 선보일 때, 관객의 함성은 최고조에 달하며 분위기가 고조됐다. 농악의 최고의 순간이다. 삶을 예술로, 그리고 다시 공동체의 결집으로 승화시키는 것이 농악의 힘인 듯하다. 지칠 법도 하지만, 시종일관 웃는 표정을 보여주는 그들은(농악대) 과연 프로였다. 각시(흰 저고리, 검은 치마), 포수(사냥꾼 복장, 꿩과 총대 장착) 역할의 잡색(농악대의 흥을 돋우기 위해 가장한 사람) 또한 보는 재미를 선사했다. 공연 당일 새벽, 농악대와 함께 경북 김천에서 출발한 손영만 명인(김천금릉빗내농악 8대 상쇠)는 이렇게 소감을 밝혔다. "서울 분들 만난다는 생각에 마음이 부풀어서 지방에서 올라왔는데, 이렇게 관객 분들 크게 호응해주시니 너무 좋습니다.” 관객들은 눈앞에 펼쳐졌던 그 역동적이고 신났던 공연이 우리의 것임을 알기에 더한 감격을 느꼈을 것이다. 공연을 마치고 만난 한 가족(경기도 오산)은 이런 말을 남겼다. 엄마 "정말 신나고 감동적이었어요.” 아이 "완전 재미있었어요. 발로 돌 때.”(채상소고춤 중 자반뒤집기) 아빠 "우리 문화유산 잘 지켜주시기를 바랍니다. 정말 좋은 시간이었어요.” 부모는 농악을 실제로 처음 접한 아이가 농악대의 역동적인 모습에 강한 인상을 받은 것에 놀라워하면서도 매우 흡족한 표정이었다. 고풍(古風)/ 한누리무용단/ 극장 용 인류무형문화재 강강술래(2009), 처용무(2009)는 물론, 염불바라춤, 부채입춤, 진도북춤, 태평무(중요무형문화재 제92호) 등 전통무용의 정수를 느낄 수 있는 무대였다. 공연 전, 어린 아이들의 목소리도 여기저기서 들리지만, 공연이 시작되자 객석은 고요해진다. 커다란 달 아래 강강술래가 시작된다. 색색의 치마를 입은 무용수들은 버선발로 깃털 같은 춤사위로 빠르게 대열에 변화를 주며 부드러우면서도 역동적인 무대를 선사한다. 손, 팔, 다리의 움직임은 물결 같이 흐르며, 춤이란 과연 몸으로 말하는 예술임을 깨닫는다. 바라춤은 흰 장삼의 길게 늘어진 소매에서 흐르는 선의 아름다움과 느린 호흡으로 정교하게 박자를 맞춰가는 춤사위를 보여준다. 이후 빠르고 역동적인 모습으로 바라를 치는 순간, 듣는 이는 바라 고유의 강렬한 소리에 집중하게 된다. 궁중에서 악귀를 몰아내고 평온을 기원하는 의미를 갖는 처용무. 처용탈을 쓴 5명의 무용수는 화려한 5방색의 복장을 갖추고, 절도 있고 절제된 동작을 보인다. 한삼 끝자락을 반대편 옆구리에 낀 채로 손을 앞으로 뿌리는 모습의 동작은 귀신을 몰아내는 의미를 갖는다고 한다. 느린 동작이기에, 인상적인 탈의 모습과 강렬한 동작이 분산되지 않고 함께 느낄 수 있었다. 비교적 빠른 박자의 진도북춤에서는 美·興·힘을 겸비한 여성 무용수들에게서 아이의 천진난만함과 강렬한 힘을 동시에 느낄 수 있었다. 군무 형태로 선보인 태평무는 궁중의복을 입은 무용수들의 부드러우면서도 빠른 발동작과 역동적인 춤사위가 인상적이다. 공연이 끝난 후, 그 아름다운 춤을 해낸 그들의 정중한 인사는 춤의 아름다움을 넘어서는 겸양에 또 한 번 감동받을 수밖에 없었다. 강릉단오제 단오굿/ (사)강릉단오제보존회 9. 25(일), 단오굿은 한 판 놀이에 가까웠다. 무녀(빈순애 명인, 중요무형문화재 제13호 강릉단오제 기능 보유자)의 걸쭉한 입담은 만담을 방불케 할 정도로, 눈을 뗄 수 없이 집중하게 했다. 생산(출생)을 관장하는 신(神)인 세존과 당금애기의 결합과정을 그린 무속신화를 구연하는 무녀는 춤, 노래, 입담, 연기 어느 하나 빠지는 것이 없이 관객을 사로잡는다. 무녀인지 예인인지 구분이 가지 않을 정도이다. 무녀와 악사들의 주고받는 능숙한 재담과 악사들의 익살스런 춤과 입담 역시 관객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는다. 관객을 무대로 불러들이기도 하고, 이들이 관객 속으로 들어가기도 하면서, 무대와 객석의 구분은 사라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연자들은 신에게 관객들의 행복을 기원을 하는 매개자로서의 역할을 잊지 않는다. 한껏 즐긴 관객들의 박수에는 감동과 감사를 담았을 것이다. 과거 무속과 불교문화의 관련을 보여주는 바라춤(악사 김운석)까지 볼 수 있는 귀한 공연이었다. 경북 경주에서 올라와 서울에 거주하는 딸과 국립박물관에서 시간을 보내던 중, 우연히 공연을 관람했다는 한 70대 여성 관객은 다음과 같이 소감을 밝혔다. "좋았어요, 너무. 다음에 또 보러 강릉에 가야겠다는 생각까지 들 정도로. 어렸을 적, 굿을 본 적이 있는데, 그 때는 어린 마음에 강하고 무섭다는 느낌이 들었거든요. 오늘은 굿이라기보다는 사물놀이 같기도 하고, 문화공연 같은 느낌이었어요. 나이가 드니까 이런 것들이 정말 좋더라고요. 국악도 좋고, 한국무용도 배우고 싶어요.” 아리랑 리커넥티드/ 허윤정, 조스 미에니엘 외/ 극장 ‘용’ 우리가 알고 있는 아리랑(인류무형문화유산, 2012)과는 다른 색다른 아리랑을 경험하는 무대였다. 선보인 곡들은 (재)전통공연예술진흥재단에서 현대적 감성을 담은 아리랑을 대중과 공유하고자, 발표해 온 음반 <The Name of Korean> 시리즈의 8집 수록 곡들이다. 이날 공연은 아리랑 유네스코 등재 10주년을 기념하는 무대이기도 하다. 대부분의 곡들은 외국 음악인들과 협업으로 이루어졌으며, 프랑스 플루티스트 조스 미에니엘(Joce Mienniel)이 공연에 함께 했다. 우리 악기와 외국 악기의 협연이 빚어내는 서정적인 멜로디로 아리랑 고유 정서를 느낄 수 있는 곡에서부터, 코로나19 시기 힘든 시대의 우리를 위로하는 다소 실험적인 곡까지 아리랑의 다양한 음악적 변신을 경험할 수 있다. 무엇보다 마지막으로, 모든 연주자들이 한 무대에서 자신의 음악적 색채를 살리면서도 조화를 이루는 협연은 음악이 박자를 만들어내는 듯한 느낌이 들 정도로 곡이 인상적이었다. 진도아리랑을 부르는 소리꾼의 노래로 그 절정을 이루며 관객의 감동을 자아냈다. 시대를 초월하는 공감을 이뤄내던 아리랑이, 국경을 초월하는 음악적인 포용으로 그 창조성까지 발휘하는 무대였다. 이번 공연을 준비해온 (재)전통공연예술진흥재단 심재흥 대외협력팀장은 다음과 같이 소회를 밝혔다. "코로나로 인해서 오랜만에 관객 분들 모시고 하는 공연을 기획하게 되었는데요, 첫 날 첫 공연 시작 전에, 관객 분들의 환호를 들었을 때 가슴이 찡하더라고요. 공연은 역시 관객과 같이 해야 하고, 거기서 나오는 에너지가 또 다른 힘을 만들어 내는구나 하는 것을 다시 한 번 느꼈고요. 저희도 이를 발판으로 삼아 내년에 더 좋은 프로그램으로 우리 전통문화, 더 많은 분들이 호응해주실 수 있도록 노력하려고 합니다.” 마지막 공연이 끝난 후, 거동이 불편한 노모를 양팔로 감싸 안고 부축하며, 자리를 나서는 나이 지긋한 중년의 남성의 뒷모습이 보였다. 초등학생 자녀들을 데리고 나서는 가족도, 모처럼 외출한 듯한 중년 여성들도, 그리고 두 손을 맞잡은 젊은 연인들도 보였다. 이 공연의 힘은 바로 이런 것이다. 다른 공연이 아닌 우리의 뿌리이자 삶을 아우르는 전통예술이기에 우리 모두를 한 자리에 모을 수 있었다. 오늘 그들이 경험한 전통은 누구에게는 향수가, 교육이, 추억이 되어 자신의 삶 속에 각기 다른 모습으로 파고들어 자양분이 될 것이다. 그리고 내년에 우리는 어떤 모습으로 전통예술을 다시 만나게 될는지 기대해본다. 이번 공연은 11월 경, (재)전통공연예술진흥재단 유튜브, 네이버TV를 통해 다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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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창녕에서 아리예술단 ‘물처럼 바람처럼’ 무용극 펼쳐오는 28일, 오후 7시 창녕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에서 아주 특별한 춤 공연이 무대에 오른다. 지난 2013년부터 지금까지 무대 공연으로 이어 오고 있는 '물처럼 바람처럼'은 전통과 신(新)전통, 창작의 다양한 소품들로 구성하면서도 모두가 존중받고 함께 어우러지는 평화로운 세상을 지향하는 프로그램이며 스토리텔러(Story Teller)가 무브먼트(Movement)형으로 진행이 된다. 어느 덧 서른 세 번째 순회공연을 갖는 '물처럼 바람처럼'은 10여 명의 전통춤•신전통춤의 전문 무용수와 국악가수가 함께 출연하여 마치 한편의 춤극 공연처럼 프로그램 전체가 스토리로 이어져 가기에 관객들에게 특별한 감동을 선사할 것으로 기대한다. 본 공연을 제작한 아리예술단은 2005년 창립되었으며 국립무용단에서 오랜 기간 동안 활동하고 전주대사습놀이에서 장원을 수상한 김나영 예술감독에 의해 기획된 작품이다. 태평무(강선영 류), 장고춤, 검무, 심판의 방, 사랑의 춤, 천상정원, 월영, 생명의 땅 등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구성된 '물처럼 바람처럼' 출연에는 박도운, 홍은종 무용수가 주연으로 출연하며 국악가수 김수경씨가 함께 하여 관객들의 흥을 더해 준다.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김나영 예술감독은 "지역에서 전래되어 오는 설화나 신화를 근간으로 한 스토리를 발굴하여 기승전결로 구성된 탄탄한 작품성을 구축하고. 신화 속 주인공들로 분한 무용수들이 서사속에서 분열되고 갈등하는 인물의 희노애락과 욕망을 전통 춤사위로 표현한다. 특별한 장르를 더해서 각 국면마다 스토리텔러(Story Teller)가 서사의 키워드를 짚어주어 극적인 요소가 부각되는 입체적 무용극이다. "라고 포부를 밝혔다. 김감독은 "스토리텔러(Story Teller)가 무브먼트(Movement)형이란 기존 무용극의 문법을 뒤흔든 형태입니다. 극의 서사를 소개하는 스토리텔러가 공간의 경계를 넘어서 이동(Movement)을 자유롭게 하는 형식입니다. 크게 말하면 렉쳐가 서사극 속에 뛰어 들어가서 장르를 겹쳐 놓기도 하고, 방관자의 목소리를 내기도 하면서....."라고 설명했다. 20000년 창단한 아리예술단은 서울과 영남을 중심으로 활동해 왔다. 지역의 전통 스토리를 ‘춤극’으로 제작 기획하는 2020년 공연장육성지원사업 선정, 문화체육관광부 시행 '전통예술 지역브랜드 상설공연 공모 최우수' 단체로 선정되어 공연 관계자로부터 높은 호응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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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은일과 해금플러스’, + + ‘두타연의 울림’지난 25일, 양구 두타연에서 2022 ‘PLZ Festival’이 열렸다. ‘PLZ’는 PEACE & LIFE ZONE의 약자로 DMZ가 생명과 평화의 땅이라는 메시지를 전하고자 2019년부터 강원도와 접경지역 5개 군(철원, 고성, 인제, 양구, 화천)이 주최하는 지역문화축제이다. 이 행사는 음악을 매개로 DMZ에 숨 쉬는 모든 생명의 소중함과 평화의 감각을 일깨우며 ‘DMZ TO PLZ’라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매년 20여회의 야외공연을 진행하는데, 26일 양구 두타연에서는 ‘강은일과 해금플러스’ 팀의 단일 국악 공연을 개최했다. ‘강은일과 해금플러스’ 팀은 해금 연주자 강은일을 중심으로 기타 한동일, 베이스 김대호, 타악 박찬희, 양금 한진구로 구성됐다. 이번 공연에서 연주된 곡은 지영희 ‘산조’, 피터쉰들러 ‘해금랩소디’, 바하 ‘G선상의 아리아’, 피아졸라 ‘리베르탱고 & 백학’, 한진구 ‘새로운 노래’, 강은일 ‘도피안사’, 류형선 ‘비에 젖은 해금’, 강은일 ‘밀양’, 류형선 ‘헤이야’로 총 9곡이다. 이 곡들은 독특한 음악 스타일로 청중을 사로잡았다. 그러면서도 공연의 전체적인 분위기는 유지 되었다. 이런 성과는 다음과 같은 몇몇 요소들에 의해서이다. 하나는 해금의 초고음역 사용 효과이다. 첫 곡인 ‘도피안사’를 포함한 거의 모든 곡에서 해금이 초고음역을 연주했다. 대개 해금은 고음에서 특유의 찢어지는 소리 때문에 중음역대-중고음역대를 기본으로 한다. 이 공연에서는 찢어지는 고음을 하나의 음악적 효과로 사용했다. 극적인 연출이 필요한 야외 공연이나 곡의 하이라이트에서 사용했기 때문에 자칫하면 듣기 싫을 수 있는 소리가 멋들어진 효과음이 되었다. 둘은 재즈와 탱고 스타일이다. 출연진 중 ‘재즈 씬’에서 활발하게 활동 중인 베이스, 기타리스트가 있기 때문에 많은 곡에서 Jazzy한 느낌을 연출하였다. ‘리베르탱고’와 같은 곡은 원래 탱고가 베이스가 된 반면, 'G선상의 아리아' 같은 곡은 전통 클래식 곡임에도 기타의 Jazzy한 진행으로 새롭게 재탄생하였다. 셋은 양금 연주의 음향적 효과이다. ‘새로운 노래’라는 곡에서 한진구 작곡가가 직접 양금을 연주했다. 두타연의 계곡 소리와 양금의 맑은 음색이 어우러져 객석에서만 들을 수 있는 하나의 음향 효과가 됐다. ‘새로운 노래’라는 것은 곡명이 아니라 아직 제목을 정하지 못하여 붙인 가칭이라고 한다. 청중들에게 제목을 지어달라고 했는데, 밝은 곡의 분위기와 양금으로 낼 수 있는 음향적 효과를 고려해서 ‘두타연의 울림’이라고 할 수 있겠다. 9곡의 연주가 끝나고 연주자들과 청중이 소통하는 시간을 가졌다. 단체 사진을 찍기도 하고 이번 공연의 중심이 된 강은일 연주자가 청중들과 담소를 나누기도 했다. 강은일 연주자는 "행복한 날이다. 우리가 평화를 이뤄야 되겠다. 그리고 마음속의 고요도 함께 이뤘으면 좋겠다.”며 공연의 소감을 전했다. 아름다운 자연 속에서 감상하는 음악은 감동이 크다. PLZ Festival 주최 측의 세심한 기획력을 엿볼 수 있다. 계곡 자연음과 어우러진 해금은 청중에게 우리 음악 그대로의 매력을 느끼게 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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