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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서예로 읽는 우리 음악사설 55운대상(雲臺上) 학발노선(鶴髮老仙) 풍류종사(風流宗師) 그 뉠느냐 금일장(琴一張) 가일곡(歌一曲)에 영락천년(永樂天年)하단말가 사안(謝安)의 휴기동산(携妓東山)이야 일러 무삼 하리오. 작품해설 높은산 위 백발 노신선 풍류의 고승은 그 뉘신지 거문고 한 자락 노래 한 곡조로 길이 즐거움을 평생 누리려는가. 사안이 기생 더불어 동산에 든 것이야 말해 무엇 하리오, 작품감상 사안처럼 호화스럽진 않더라도 거문고와 노래만으로 풍류를 즐기며 평생 즐거움을 누리려는 작가의 의지가 담겨있다. 사안: 중국 동진의 정치가. 당대의 풍류인으로 재상을 지내면서도 짬짬이 기생들을 데리고 동산에서 놀며 시를 지으면 즉시 장안에 널리 퍼졌다고 한다. 고체와 호태왕비체를 자의로 해석하여 자재한 느낌을 살려 호방하게 표현하였다. 작가 이종선(李鍾宣)은 아호가 한얼, 醉月堂이다. 한국서학회 이사장, 성신여대 미술대학 동양화과 초빙교수와 한국서총 총간사를 지냈고, 지금은 경희대 교육대학원 초빙교수, 예술의전당 서예박물관 강사, 중국난정서회 서울연구원장으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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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서예로 읽는 우리 음악사설 54국화(菊花)야 너는 어이 삼월동풍(三月東風) 다 보내고 낙목한천(落木寒天)에 너만 홀로 피었느냐 아마도 오상고절(傲霜高節)은 너뿐인가 하노라. 작품해설 국화야 너는 어찌하여 따뜻한 봄철이 다 지나간 후에 이렇게 잎 지고 추운 계절에 너만 홀로 피어 있느냐 아마도 매서운 서리를 이겨내는 높은 절개는 너 뿐인가 하노라. 작품감상 이정보(李鼎輔)는 조선 후기 숙종, 영조 연간의 문신으로 호는 삼주(三洲) 또는 보객정(報客亭)이다. 모든 식물들이 잎을 떨구는 가을에 홀로 서리를 무릅쓰고 여봐란듯이 피는 국화를 지사(志士)의 절개에 비유하여 칭송하고 있다. 해동가요에 수록되어 있다. 소동파의 시에도 ‘菊殘猶有傲霜枝’ (국화는 서리에 오히려 당당한 가지를 남겨 가진다.)는 구절이 보인다. 고체로 글씨에 뼈를 살려 썼다. 작가 이종선(李鍾宣)은 아호가 한얼, 醉月堂이다. 한국서학회 이사장, 성신여대 미술대학 동양화과 초빙교수와 한국서총 총간사를 지냈고, 지금은 경희대 교육대학원 초빙교수, 예술의전당 서예박물관 강사, 중국난정서회 서울연구원장으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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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서예로 읽는 우리 음악사설 53동짓달 기나긴 밤을 한 허리를 버혀 내어 춘풍 이불아래 서리서리 넣었다가 어룬 님 오신 날 밤 이어든 굽이굽이 펴리라 작품해설 동짓달 긴긴 밤 한 토막을 베여내어 봄바람처럼 포근한 이불속에 고이고이 넣었다가 (추위에 꽁꽁 언)사랑하는 임 오시는 밤에 훌 훌 펴리라. 작품감상 ‘한 허리를 버혀 내여’ 속에 외로운 여심이 간절하게 드러나 있고, ‘서리서리’, ‘굽이굽이’와 같은 음성 상징어의 활용과 대조적 표현은 우리말의 아름다움을 살려 낸 표현이다. 여성 특유의 섬세한 감각이 돋보이며 여인의 고독과 그리움을 참신한 비유로 호소력 있게 형상화한 작품이다. 황진이는 조선 선조연간의 명기(名妓)로 생몰연대는 미상이다. 조선을 대표하는 여류시인으로 한시 4수가 있고 시조 6수가 "청구영언”에 전한다. 궁체 흘림글씨로 단아하게 구사 하였다. 작가 이종선(李鍾宣)은 아호가 한얼, 醉月堂이다. 한국서학회 이사장, 성신여대 미술대학 동양화과 초빙교수와 한국서총 총간사를 지냈고, 지금은 경희대 교육대학원 초빙교수, 예술의전당 서예박물관 강사, 중국난정서회 서울연구원장으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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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서예로 읽는 우리 음악사설 52청산(靑山)이 적막한데 미록(麋鹿)이 벗이로다. 약초(藥草)에 맛들이니 세미(世味)를 잊을로라. 석양(夕陽)에 낙시대 두러 메고 어흥(漁興)겨워 하노라 작품해설 청산이 적막하니 고라니 사슴들이 벗이 되네 약초에 맛이 드니 세상의 호사스런 맛은 이미 다 잊었노라. 석양에 낚싯대 드리워 고기 잡는 이 재미에 흥이 다시 넘쳐나네. 작품감상 기교를 배제한 천의무봉의 필치로서 천연스런 조형을 구사하여 인간의 손길이 미치지 않은 자연의 있는 그대로의 모습과 유유자적하는 삶의 흥취를 작품에 나타내고자 하였다. 작위를 통한 무작위의 표현이 이 작품의 모티브이다. 작가 이종선(李鍾宣)은 아호가 한얼, 醉月堂이다. 한국서학회 이사장, 성신여대 미술대학 동양화과 초빙교수와 한국서총 총간사를 지냈고, 지금은 경희대 교육대학원 초빙교수, 예술의전당 서예박물관 강사, 중국난정서회 서울연구원장으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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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서예로 읽는 우리 음악사설 51태백이 애월터니 남은 달이 반달이요 유령이 기주터니 남은 술이 반잔이라 남은 달 남은 술 가지고 완월장취하리라. 작품해설 당의 이태백이 달을 사랑하여 즐기다가 반만 남겨 놓고 가버렸네. 진의 유령은 술을 몹시 즐기더니 다 퍼 마시고 겨우 반잔을 남겨 놓았지. 왼 달이 아니면 어떻고 반 잔 술일망정 마다 않으리. 반달 아래 반잔 술로나마 오래 취코자 하노라. 작품감상 이름도 모르는 이의 시가 이렇게 곱다. 반달과 먹다 남은 술 반잔으로 천고의 풍류남아 이백과 유령을 소환해 내는 작가의 재치가 눈부시다. 민체로 안분자족(安分自足)하는 시인의 호방한 기운을 표현하였다. 작가 이종선(李鍾宣)은 아호가 한얼, 醉月堂이다. 한국서학회 이사장, 성신여대 미술대학 동양화과 초빙교수와 한국서총 총간사를 지냈고, 지금은 경희대 교육대학원 초빙교수, 예술의전당 서예박물관 강사, 중국난정서회 서울연구원장으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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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서예로 읽는 우리 음악사설 50녹수청산(綠水靑山) 깊은 골에 청려완보(靑藜緩步) 들어가니 천봉(千峰)에 백운(白雲)이요 만학(萬壑)에 연무(烟霧)로다 이곳이 경개(景槪) 좋으니 예 와 늙자 하노라 녹수청산 깊은 골에 지팡이 짚고 느릿느릿 들어가니 봉우리 마다 흰 구름에 골짜기 마다 안개로다 이 곳이 경치 좋으니 여기 와서 늙을까 하노라. 작품해설 푸른 산 맑은 물을 찾아 깊은 골짜기로 들어가자. 자연의 무한한 여유와 너그러움을 만나게 될 것이다. 세상사 부질없고 인간의 탐욕이야 한 낱 누추한 군짓에 불과한 것. 운무 자욱한 천봉만학 바라보며 여생을 위탁하고 싶어지는 것 또한 자연스러운 마음의 작용이리라. 작품감상 한 문장을 서체를 달리하여 고체와 민체로 써서 대비시켰다. 고체 작품에서는 정제와 조화미를 표현하였고, 자유분방하면서도 절제된 멋을 민체 작품에 드러내고자 하였다. 같은 명제도 서체에 따라 판이하게 다른 느낌을 준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작품성에 큰 영향을 미치는 서체의 선정과 장법의 결정은 작가에게는 작품제작에 앞서 해결해야 할 지난한 과제일 수밖에 없겠다. 작가 이종선(李鍾宣)은 아호가 한얼, 醉月堂이다. 한국서학회 이사장, 성신여대 미술대학 동양화과 초빙교수와 한국서총 총간사를 지냈고, 지금은 경희대 교육대학원 초빙교수, 예술의전당 서예박물관 강사, 중국난정서회 서울연구원장으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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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서예로 읽는 우리 음악사설 49가마귀 검으나다나 회오리 희나다나 황새 다리 기나다나 오리 다리 져리나다나 아마도 黑白長短을 나는 몰라 하노라 작품해설 까마귀가 검거나 말거나 해오라기 희거나 말거나 황새 다리가 길거나 말거나 오리다리가 짧거나 말거나 아마도 시시비비를 나는 몰라 하노라 작품감상 세상시비는 분별하는 데에서 나온다. 좋고 나쁨도, 옳고 그름도, 있고 없음도 기실은 분별할 게 없는 것. 그저 다를 뿐인데 굳이 분별하여 규정짓는 마음에서 갈등과 번뇌가 일어난다. 이를 벗어나면 낳고 죽는 것도 벗어날 수 있다. 고체로 장방형의 글자를 구사하여 시원하면서도 단아한 느낌을 주었다. 작가 이종선(李鍾宣)은 아호가 한얼, 醉月堂이다. 한국서학회 이사장, 성신여대 미술대학 동양화과 초빙교수와 한국서총 총간사를 지냈고, 지금은 경희대 교육대학원 초빙교수, 예술의전당 서예박물관 강사, 중국난정서회 서울연구원장으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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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서예로 읽는 우리 음악사설 48추산(秋山)이 석양을 띄워 강심(江心)에 잠겼어라 일간죽(一竿竹)) 둘러메고 소정(小艇)에 실렸으니 천공(天公)이 한가히 여기사 달을 조차 보내시다 작품해설 가을 산에 해가 지니 산 그림자 강물에 잠겼어라 낚싯대 둘러메고 작은 배에 오르니 하늘도 한가히 여겨 달을 보내 주셨네. 작품감상 단풍 고운 산이 석양에 비껴 강물에 떠있구나. 쪽배에 몸을 싣고 낚싯대 드리우니 하늘도 한가한 이 몸을 어여삐 여기시나. 둥싯 떠오른 둥근 달! "한낮엔 밭을 갈고 약초 캐며 청춘을 보냈지. 산 좋고 물 좋은 곳에서 영욕 없이 살아간다네," (耕田消白日 採藥過靑春 有山有水處 無榮無辱身 -申淑 '棄官歸鄕') 고려말 신숙 선생의 시 '벼슬을 버리고'를 떠 올리며 취월당 밝은 창가에서 한가로이 앉아 민체 흘린 글씨로 썼다. 작가 이종선(李鍾宣)은 한얼과 醉月堂을 호로 쓰고 있다. 한국서학회 이사장, 성신여대 미술대학 동양화과 초빙교수와 한국서총 총간사를 지냈고, 지금은 경희대 교육대학원 초빙교수, 예술의전당 서예박물관 강사, 중국난정서회 서울연구원장으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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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서예로 읽는 우리 음악사설 47지당에 비 뿌리고 양류에 내 끼인 제 사공은 어디 가고 빈 배만 매였는고 석양에 무심한 갈매기는 오락가락 하노매 작품해설 연못에는 비 내리고 버드나무에는 안개 끼었는데 사공은 어디가고 배만 홀로 매여 있나. 석양에 무심한 갈매기만 오며가며 하누나. 작품감상 조헌은 호가 중봉(重峯)이다. 중종, 선조 연간의 문인이로 임진왜란에 참전하여 공을 세우고 전사하였다. 동환봉사, 조천일기, 연도일기, 중봉집 등을 남겼다. 자연에 묻혀 유유자적하며 사는 이의 한가로우면서도 적막한 정취를 노래하고 있다. 고판본의 필사체 필의를 지닌 민체 정자로 정갈하게 써보았다. 작가 이종선(李鍾宣)은 한얼과 醉月堂 등을 호로 쓰고 있다. 한국서학회 이사장, 성신여대 미술대학 동양화과 초빙교수와 한국서총 총간사를 지냈고, 지금은 경희대 교육대학원 초빙교수, 예술의전당 서예박물관 강사, 중국난정서회 서울연구원장으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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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서예로 읽는 우리 음악사설 46인간 이별만사 중에 독숙공방 더욱 섧다 상사불견(相思不見) 이내 진정 제 뉘라서 알리 맺힌 시름 이렁저렁이라 흐트러진 근심 다 후루쳐 던져 두고 자나깨나 깨나자나 임을 못 보니 가삼이 답답 어린 양자(樣姿) 고운 소래 눈에 암암하고 귀에 쟁쟁 보고지고 보고지고 임의 얼굴, 듣고지고 임의 소래 비나이다 하느님께 임 생기라고 비나이다 전생차생(前生此生)이라 무삼죄로 우리 둘이 삼겨나서 잊지마자 하고 백년기약 작품해설 萬疊靑山을 들어를 간들 어느 우리 낭군이 날 찾으리 산은 疊疊하여 고개 되고 물은 충충 흘러 沼이로다. 梧桐秋夜 밝은 달에 임 생각이 새로워라. 한 번 이별하고 돌아가면 다시 오기 어려워라 작품감상 12가사중의 하나인 <상사별곡>은 생이별한 남녀의 정한을 노래하고 있다. 상사별곡 뒷부분을 문양지에 민체로 편하게 썼다. 작가 이종선(李鍾宣)은 한얼과 醉月堂 등을 호로 쓰고 있다. 한국서학회 이사장, 성신여대 미술대학 동양화과 초빙교수와 한국서총 총간사를 지냈고, 지금은 경희대 교육대학원 초빙교수, 예술의전당 서예박물관 강사, 중국난정서회 서울연구원장으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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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서예로 읽는 우리 음악사설 45춘풍에 화만산이요 추야에 월만대라 사시가흥이 사람과 한가지로다. 하물며 어약연비운영천광이야 어디 끝이 있을고 작품해설 봄바람 불어 꽃은 산에 가득하고 가을 밤 달빛은 누대에 가득하네. 사시사철 아름다운 흥취는 사람과 더불어 한가지로다. 하물며 천지조화의 오묘함과 자연의 섭리는 어디라서 끝이라 하리. *魚躍鳶飛: 물고기가 연못에서 뛰어 오르고 솔개가 하늘을 나는 것과 같은 생명의 약동과 천지의 조화를 말함. *雲影天光: 구름의 그림자와 하늘의 빛으로 자연의 섭리를 말함. 작품감상 봄이면 꽃이 피고 가을이면 낙엽지고, 천지와 만물의 운행은 한 치의 걸림이 없이 순조로운 것. 이를 아는 사람은 사시에 흥이 도도하리니 천명을 따라 자연에 순응하며 살아 갈 일이다. 유학자로서 퇴계선생의 思惟와 理想이 잘 드러나 있다. 주제어를 강조하여 크게 쓰고 국한문을 섞어 분방하게 배치하였다. 크고 작은 낱글자들의 조화를 통해 전체적인 안정을 꾀하다. 작가 이종선(李鍾宣)은 한얼과 醉月堂 등을 호로 쓰고 있다. 한국서학회 이사장, 성신여대 미술대학 동양화과 초빙교수와 한국서총 총간사를 지냈고, 지금은 경희대 교육대학원 초빙교수, 예술의전당 서예박물관 강사, 중국난정서회 서울연구원장으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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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서예로 읽는 우리 음악사설 44가야금 열두 줄에 시름을 걸어놓고 퉁기는 가락가락 애닲어라 둥기 당기 당기 세월만 흘러가네 이화우 사창에 뿌리고 그 님은 이다지도 왜 나를 울리나 퉁기는 가락 가락 못 잊은 님 생각이요 괴로운 이심정 애닲어라 둥기 당기 당기 청춘만 흘러가네 꿈에도 못 잊을 그 님은 무정하게 이내심정 울려만 주누나 애달픈 이내마음 구슬픈 이 심정 다 녹여 정말로 진정코 애닲어라 둥기 당기 당기 내 청춘 늙어가니 에헤루와 그정만 남기고 내님은 왜 떠났소 이 간장 다 녹여 작품감상 애잔한 가야금 가락을 붓 끝에 담아 보고자 하였다. 민체 흘림글씨로 무심하게 썼다. 작가 이종선(李鍾宣)은 한얼과 醉月堂 등을 호로 쓰고 있다. 한국서학회 이사장, 성신여대 미술대학 동양화과 초빙교수와 한국서총 총간사를 지냈고, 지금은 경희대 교육대학원 초빙교수, 예술의전당 서예박물관 강사, 중국난정서회 서울연구원장으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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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서예로 읽는 우리 음악사설 43산촌(山村)에 객불래(客不來)라도 적막(寂寞)튼 아니하이 화소(花笑)에 조능언(鳥能言)이요 죽훤(竹喧)에 인상어(人相語)라 송풍(松風)은 거문고요 두견성(杜鵑聲)은 노래로다 아마도 나의 이 부귀(富貴)는 눈 흘길 이 없으리. 작품해설 산촌에 찾아오는 이 없어도 쓸쓸하지만도 않은 것이, 꽃의 미소에 새가 마주 노래를 부르고 대 닢 서걱이는 소리는 마치 사람이 속삭이는 듯. 게다가 솔바람 소리는 그대로 거문고 가락이요 두견이 울음소리는 구성진 노랫소리로다. 자연이 주는 선물을 마음껏 누리는 나의 이 호사를 뉘라서 시기하여 눈을 흘길까 작품감상 김수장(金壽長)은 숙종 때의 시조작가이다. 시조 833수를 엮어 '해동가요'를 편찬하였다. 해동가요는 청구영언, 가곡원류와 더불어 3대 시조집으로 일컬어진다. 속세의 명리를 떠나 자연 속에서 유유자적하는 산림처사의 여유로운 삶을 노래하고 있다. 시의 키포인트를 고체와 예서로 도드라지게 배열하여 강조하였다. 자유의 분방함을 정제된 조화로 이끌어 내는 것이 이 작품의 모티브이다. 작가 이종선(李鍾宣)은 한얼과 醉月堂 등을 호로 쓰고 있다. 한국서학회 이사장, 성신여대 미술대학 동양화과 초빙교수와 한국서총 총간사를 지냈고, 지금은 경희대 교육대학원 초빙교수, 예술의전당 서예박물관 강사, 중국난정서회 서울연구원장으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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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서예로 읽는 우리 음악사설 42뒷 뫼에 고사리 뜯고 앞내에 고기 낚아 솔제자포약손(率諸子抱弱孫)하고 일감지미(一甘旨味)를 한데 앉아 나눠 먹고 담소자약(談笑自若)하여 만실환희(滿室歡喜)하고 우락(憂樂)없이 늙었으니 아마도 환해영욕(宦海榮辱)을 나는 아니 구하노라. 작품해설 뒷산에서 고사리 뜯고 앞내에서 고기 잡아 여러 자식들 거느려 손자는 품에 안고 맛있는 음식 두렷이 앉아 나눠 먹으며 즐겁게 얘기 나누니 집안에 즐거움이 가득차서 근심 없이 늙어가네. 나는 벼슬길의 영욕 따위는 구하지 않으리라. 작품감상 자연이 주는 혜택을 한껏 누리며 주어진 삶을 있는 그대로 즐기니 근심은 뉘 몫이며, 늙어감 마저도 어찌 흔쾌치 않으랴. 다시 세상에 나아가 영욕 구할 마음일랑은 바이없다네. 선면에 잔 멋을 덜어내고 질박하게 썼다. 같은 명제라도 장법에 따라 작품의 맛이 확연히 다름을 보이기 위해, 선면의 것과 대별되는 문양지에 쓴 다른 느낌의 작품을 곁들였다. 작가 이종선(李鍾宣)은 한얼과 醉月堂 등을 호로 쓰고 있다. 한국서학회 이사장, 성신여대 미술대학 동양화과 초빙교수와 한국서총 총간사를 지냈고, 지금은 경희대 교육대학원 초빙교수, 예술의전당 서예박물관 강사, 중국난정서회 서울연구원장으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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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서예로 읽는 우리 음악사설 41삭풍은 나무 끝에 불고 명월은 눈 속에 찬데 만리변성에 일장검 짚고 서서 긴파람 큰 한 소리에 거칠 것이 없어라 겨울 찬바람은 나무 끝에 불고 밝은 달은 눈 속에 찬데 만 리 국경 성루 에 올라 큰 칼 짚고 서서 길게 휘파람 불다가 크게 고함을 지르니 세상에 두려울 것이 없구나. 작품감상 김종서 선생의 시이다. 선생의 호는 절재(節齋), 고려 우왕 9년~ 조선 단종 1년 연간의 문신이다. 세종 때 함길도관찰사로 북방개척에 나서 6진을 설치하고 두만강을 국경으로 확정하는 등 뛰어난 지략을 갖춘 무신이기도 하다. 이 시는 이때 지은 시로 당시의 장군의 호기로운 기개를 여실히 드러내고 있다. 세종의 고명대신으로 수양대군의 계유정란 때 아들과 함께 처형당했다. 시의 기상을 한껏 드러내고자 호태왕비 필의를 살려 광개토대왕이 말을 타고 중원대륙을 누비는 기분으로 썼다. 작가 이종선(李鍾宣)은 한얼과 醉月堂 등을 호로 쓰고 있다. 한국서학회 이사장, 성신여대 미술대학 동양화과 초빙교수와 한국서총 총간사를 지냈고, 지금은 경희대 교육대학원 초빙교수, 예술의전당 서예박물관 강사, 중국난정서회 서울연구원장으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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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서예로 읽는 우리 음악사설 40처사가 (處士歌) 천생아재 쓸데없어 세상공명을 하직하고 양한수명하여 운림처사 되오리라. 구승갈포 몸에 걸고 삼절죽장 손에 들고 낙조강호경 좋은데 망혜완보로 나려가니 적적송관 닫았는데 요요행원 개 짖는다. 경개무궁 좋을시고 산림초목 푸르렀다. 창암병풍 둘렀는데 백운심처 집을 삼고 강호어부 같이 하여 죽관사립 을 둘러메고 십리사정 나려가니 백구비거 뿐이로다. 일위편범 높이 달고 만경창파로 흘리저어 수척은린 낚아내니 송강노어 비길소냐. 일모창강 저물었다 박주포저 돌아드니 남북고촌 두세 집이 낙하모연 잠겼에라. 기산영수 예 아닌가 별유천지 여기로다. 연명오류 심은 곳에 천조세류 늘어졌다. 자릉택반 낚은 데가 백두금린 뛰놀은다. 일개가동 벗을 삼아 반향 기와 바라보니 우배목동 한가 하다 수천사도 일삼노라. 동림자규 슬피 우니 취중회포 도도는 듯 주성부아 일어나니 일흥풍경 그지없다. 홍안미록 벗이 되어 만학천봉 오며가며 석로창태 막혔으니 진세소식 끊겼에라. 아마도 이 강산 임자는 나뿐인가 하노라. *기산영수(箕山潁水): 기산-허유(許由)가 살던 곳, 영수-소부(巢夫)가 말을 먹인 물 기산에서 은거하며 덕을 쌓고 있는 은자 허유에게 요임금이 천하를 물려주겠다고 하였으나 허유가 거절하였다. 허유는 더러운 말을 들었다며 영수의 냇물에 귀를 씻었고, 그 이야기를 들은 소부가 그 물을 자기 말에게 먹일 수 없다하여 상류로 올라가 물을 먹였다는 고사가 전한다. *연명오류(淵明五柳): 귀거래사를 남긴 동진 때의 시인 도연명(이름 潛, 호 오류선생)이 심은 버들. *자릉택반(子陵澤畔): 왕이 불러도 나아가지 않은 후한의 현자 엄자릉이 낚시하던 곳. 엄릉조대라고 한다. 타고난 나의 재주 쓸데없어 세상 부귀공명을 하직하고 한가로이 지내며 목숨을 부지하여 숨어사는 선비가 되오리라. 칡으로 짠 굵은 베를 몸에 걸치고 대나무 지팡이를 손에 들고 강과 호수의 낙조가 좋은 곳으로 짚신 신고 천천히 걸어 내려가니 적적한 소나무 관사에 다다랐는데 고요한 살구나무 동산에 개가 짖는구나. 경치가 무궁무진하게 좋을시고, 산림 초목이 모두 푸르렀다. 푸른 바위가 병풍처럼 둘렀는데 흰 구름 자욱한 곳을 집으로 삼고 강호의 어부처럼 대나무 모자에 도롱이를 젖혀 쓰고 십 리 펼쳐진 모래밭에 내려가니 흰 갈매기만 날아갈 뿐이로다. 갈대로 만든 조각배에 돛을 높이 달고 만리 푸른 파도에 흐르게 저어 큰 잉어를 낚아내니 맛 좋기로 유명한 송강의 농어에 비할소냐. 맑은 강에 날이 저물어 배를 대고 물가를 돌아드니 앞뒤의 외로운 마을 두세 집이 저녁놀에 잠겼구나. 소부와 허유가 은거한 곳이 여기가 아닌가, 별 천지가 여기로다. 도연명이 심은 버들 천 갈래로 늘어졌다. 엄자릉이 놀던 못가 고기를 낚는 곳에 하얀 금빛 물고기가 뛰어 논다. 아이 하나 벗 삼아 양반들이 사는 고을(속세) 바라보니 소를 키우는 목동은 한가하구나, 수많은 천한 일도 일로 삼노라. 동쪽 숲속에서 접동새가 슬피 우니 취중에 품은 생각 돋우는 듯 술이 깨었는가 하고 일어나니 잃어버린 흥이 끝이 없다. 온갖 새와 짐승 벗이 되어 많은 골짜기와 봉우리를 오가며 푸른 이끼 낀 돌길이 막혔으니 세상의 소식이 다 끊어졌구나. 아마도 이 강산 임자는 나뿐인가 하노라. 작품감상 「처사가」는 작자, 연대 미상의 가사이다. 도연명의 귀거래사를 연상하게 할 만큼 그 시풍이 매우 자연 관조적이며 탈속의 향취가 그윽하다. 비록 누추한 옷과 소박한 음식을 먹으며 살아가지만 아름다운 경치 속에서 한가로이 낚시를 즐기며 사는 자신의 은둔 생활에 대해 만족감을 표현하고 있다. 『청구영언(靑丘永言)』, 『교주가곡집(校註歌曲集)』, 『남훈태평가(南薰太平歌)』 등에 수록되어 전한다. (창악집성, 하응백) 국한혼서로 행서와 민체흘림을 사용하여 문양지에 붓 가는대로 썼다.(李鍾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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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서예로 읽는 우리 음악사설 39불로초로 빚은 술을 만 년 잔에 가득 부어 잡으신 잔마다 비나이다 남산수를 진실로 이 잔 곧 잡으시면 만수무강 하오리다. 작품감상 정성스런 한 잔 술 올려 만수무강을 비는 마음이 사뭇 간절하다. 예로부터 오래 살고 싶은 인간의 욕망은 끝이 없고 부모의 장수를 비는 것 또한 자식 된 도리로서 효도의 한 모습이다. 자하선생도 시를 지어 끝 간 데 없는 만수무강을 빌었다. 천세를 누리소서 만세를 누리소서 무쇠기둥에 꽃피어 여름 열어 따 드리도록 그제야 억만세 밖에 또 만세를 누리소서 만년잔 남산수를 주제로 삼아 크게 쓰고 원시를 곁에 두어 조화를 꾀했다. 작가 이종선(李鍾宣)은 한얼과 醉月堂 등을 호로 쓰고 있다. 한국서학회 이사장, 성신여대 미술대학 동양화과 초빙교수와 한국서총 총간사를 지냈고, 지금은 경희대 교육대학원 초빙교수, 예술의전당 서예박물관 강사, 중국난정서회 서울연구원장으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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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서예로 읽는 우리 음악사설 38세류청풍 비갠 후에 우지마라 저 매암아 꿈에나 임을 보랴 겨우 든 잠을 깨우느냐 꿈 깨어 곁에 없으면 병 되실까 하노라 작품감상 맑은 바람에 실버들은 하늘하늘 비 그치자 기다렸다는 듯 매미는 일제히 합창을 하고, 꿈에서나 임을 볼까 겨우 잠이 들었는데 이 꿈 깨면 내 님은 어디서나 뵈올런지 곁에 없는 임 때문에 내 마음은 병이 되리 호석균 扈錫均은 생몰연대를 모르며, ⌈일석본 청구영언⌋에 시조 16수가 전한다. 민체로 물 흐르듯 썼다. 작가 이종선(李鍾宣)은 한얼과 醉月堂 등을 호로 쓰고 있다. 한국서학회 이사장, 성신여대 미술대학 동양화과 초빙교수와 한국서총 총간사를 지냈고, 지금은 경희대 교육대학원 초빙교수, 예술의전당 서예박물관 강사, 중국난정서회 서울연구원장으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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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서예로 읽는 우리 음악사설 37사랑이 그 어떻더나 둥글더냐 모나더냐 길더냐 짧더냐 밟고 남아 재겠더냐 구태여 긴 줄은 모르되 끝간 데를 몰라라 작품해설 사랑이 어떻더냐 둥글더냐 모나더냐 길더냐 짧더냐 발로 밟아 잴만하더냐 얼마나 긴 줄은 알 수 없으되 끝이 어딘 줄은 나 모르겠네. 작품감상 사랑타령은 예나 지금이나 다를 바 없다. 실체도 없는 것이 애간장을 녹이고 가슴을 태우는 것도 늘 그렇다. 사랑이 병이 되어 밤을 밝히고 그리움으로 넋을 잃어가면서도 사람들은 사랑에 갇히고야 만다. 기꺼이......! 시인 이생진도 ‘시와 사랑’에서 ‘시 없이 술 맛 안 나듯 사랑 없이 살맛 안 나네.’라고 노래했다. 중국산 선면문양지에 민체로 정갈하게 썼다 작가 이종선(李鍾宣)은 한얼과 醉月堂 등을 호로 쓰고 있다. 한국서학회 이사장, 성신여대 미술대학 동양화과 초빙교수와 한국서총 총간사를 지냈고, 지금은 경희대 교육대학원 초빙교수, 예술의전당 서예박물관 강사, 중국난정서회 서울연구원장으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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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서예로 읽는 우리 음악사설36달뜨자 배 떠나니 인제 가면 언제 오리 만경창파에 가는 듯 돌아오쇼. 밤중만 지국총 소리에 애 끊는 듯 하여라. 작품해설 달 떠 오르자 배 떠나는구나. 이제 가면 언제 다시 올까. 만 이랑 푸른 물결에 가시는 척만 하고 이내 돌아오소. 밤중에 노 젓는 소리에 애가 끊어지는 듯 하여라. *지국총至菊蔥: 노젓는 소리의 한자어 음사音寫 작품감상 이별은 정해진 길. 하루 내내 망설이다 달마저 떠오르자 더는 미룰 수 없는 이별. 거센 물결 핑계 삼아 가는 듯 다시 오라 빌어 보지만 삐그덕 삐그덕 노 젓는 소리에 애가 닳고 가슴은 미어지네. 민체는 서가의 심중을 비교적 여실히 드러낼 수 있는 서체이다. 자간 행간의 틀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자재하게 운필할 수 있기 때문이다. 활달하면서도 편안한 느낌을 주어 서가들이 애호하는 서체로서 한문서의 행초서가 이에 맞닿는다. 매화문양의 시전지에 민체로 썼다. *시전지詩箋紙-주로 선비들이 시나 편지를 쓰는 종이를 말하며 목판에 무늬를 새겨 넣고 종이에 눌러 찍어서 사용하였다. 작가 이종선(李鍾宣)은 한얼과 醉月堂 등을 호로 쓰고 있다. 한국서학회 이사장, 성신여대 미술대학 동양화과 초빙교수와 한국서총 총간사를 지냈고, 지금은 경희대 교육대학원 초빙교수, 예술의전당 서예박물관 강사, 중국난정서회 서울연구원장으로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