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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줄이 내는 다채로운 숨, 해금 연주자 강은일 교수를 만나다[국악신문 정수현 전문기자]=나무 그늘이 우거진 5월의 한복판, 양재동의 한 공원에서 곧 있을 해금플러스 25주년 기념 공연 준비에 한창인 해금연주자 강은일 교수님을 만났다. 지저귀는 새소리와 함께 눈물을 흘리기도, 크게 웃기도 하며 삶과 음악, 해금에 관해 이야기하는 눈이 햇살처럼 빛났다. 곧 펼쳐질 해금플러스 공연부터, 즉흥 음악을 비롯한 예술을 대하는 태도와 지금껏 살아오며 느낀 다양한 감정까지, 창작음악계에 큰 획을 그은 한 예술가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Q. 안녕하세요, 교수님. 이렇게 인터뷰하게 되어 기쁩니다. 해금플러스 25주년 기념 공연이 채 한 달도 남지 않았네요. 제가 열네 살 때 처음 본 국악 공연이 해금플러스 공연이었고, 그때부터 오랜 팬이었기에 벌써 25주년 기념 공연이라는 것이 믿기지 않습니다. A. 해금플러스는 25주년이 되었고, 제가 해금을 한 지는 40년이 되었어요. 독주회는 스물아홉 번째고요. 이렇게 긴 세월 동안 해금 연주자로서 한 길을 걸어온 것에 대해 참 기쁘면서도, 감회가 새롭습니다. 앞으로도 꾸준히 이 길을 쭉 걸어갈 수 있을까 하는 걱정도 되고요. 무엇보다 지금보다 더 좋은 모습으로 관객들을 만나고 싶어요. 제 음악과 삶이 더 무르익어서, 여러분을 더욱 편안하게 만날 수 있었으면 좋겠네요. 요즈음 해금플러스 25주년 기념 공연을 위한 준비에 매진하고 있는데, 곡을 연습한다는 개념보다는, 해금이 가지고 있는 기본적인 소리나 활 쓰는 법, 운지법 등 기본적인 것에 대한 고민을 더욱 깊이 있게 해 나가고 있어요. 해금은 내 기분에 따라, 컨디션에 따라서 소리가 달라지기도 하는데, 그럴 땐 어떻게 해야 할지, 어떤 식으로 조절해야 할지에 대해서도 많이 고민하고 있습니다. 나아가 삶에 대한 고찰도 많이 하곤 해요. 나이가 들수록 이전보다 감각이 줄어드는 부분도 있고 어려움이 있을 때도 있지만, 무엇보다 예술에 집중하며 하루하루를 행복하게 잘 살아내자는 마음이에요. 해금과 함께요. Q. 해금의 매력을 다양한 형태를 통해 연주하고, 대중화에 힘써 오셨기에 ‘해금의 디바(Diva)’라는 수식어가 붙은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해금을 처음 접하고, 전공하기 시작했을 때 해금, 그리고 국악의 어떤 점이 가장 큰 매력으로 다가왔나요? A. 소리요. 소리가 참 묘하더라고요. 전 어릴 때 바이올린을 했었는데, 해금은, 그리고 국악은 서양 음악과는 완전히 다른 소리를 내더라고요. 내 안에 있는 모든 것들을 지나가는 소리 같다고 해야 할까요? 딱 떨어지는 음정이 아닌, 스쳐 지나가고, 흘러 내려가는 등의 다채로운 표현, 시간과 공간이 모두 함축된 듯한 그 소리의 매력이 저를 사로잡았어요. ‘이게 대체 뭐지?’하는 충격과 함께 그 소리에 꽂혀서, 자연스레 혼자 연습실에 앉아 매일 연습했어요. 이 악기가 내 영혼을 위로하고, 나 대신 이야기를 해 주며 내 미래를 밝혀줄 것 같다는 생각. 그리고 사람들에게 이 멋진 소리를 알려 주고 싶다는 마음에 불탔죠. 무엇보다, 해금을 하는 게 제게 가장 큰 행복이었어요. Q. 2005년, 해금플러스 공연에서 해금의 아름다운 선율보다도 더 충격이었던 건, 바로 연주자와 대중의 진심 어린 소통이었어요. 그때만 해도 제게 공연은 관객이 일방적으로 연주자의 음악을 듣는 것이라고 여겨졌었거든요. 그런데 그곳에서 전 음악으로, 예술로 관객과 연주자 모두 하나 되어 서로 위로받는 경험을 했습니다. 어떤 마음을 품고 무대에 오르시나요? A. 다양한 시도를 많이 했었어요. 2005년이면, 대중들에게 해금이 그렇게까지 인지도가 없을 때예요. 그때는 관객들에게 질문도 하고, 반응을 살피며 일종의 실험을 했었어요. 관객들이 해금을, 국악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알고 싶었고, 내 이야기만 하기보다는 그들의 이야기를 듣거나, 대변해 주고 싶었거든요. 마치 무당 같은 느낌으로요. 그런 소통을 하다 보니 어느 순간부터 기도하는 마음으로 무대에 올라갔어요. 내가 이 연주를 통해 더 좋은 사람이 되고, 좋은 일을 할 테니, 여러분도 제 연주를 듣고 더 행복하시고, 제 주변에도 좋은 일이 올 수 있게 해 달라고요. 예술로 마음이 동하는 상호작용 덕분이겠죠? Q. 상호작용을 통한 관객과의 소통이 연주자에게 주는 힘은 무엇이라 생각하시나요? A. 독일의 첼로 앙상블 살타첼로(SaltaCello)와 함께 세종문화회관에서 공연을 했을 때였어요. 어느 한순간 연주를 하다가, 살타첼로와 나와, 관객들이 혼연일체로 하나가 된 것을 느꼈죠. 그때 그 말로 다할 수 없는 벅찬 감동을 잊을 수가 없어요. 관객들은 연주자와 함께 음악에 빠져들었고, 우리는 서로 함께 바라보며 찰나의 순간을 만끽했죠. 소통, 그리고 음악을 사랑하는 마음 하나로 아름다운 예술을 함께 만들어 낸 거예요. Q. 교수님이 활동하시던 시기는 지금처럼 크로스오버나 대중적인 창작 음악 시도가 일반화되지 않던 때이기에, 어떻게 보면 파격적인 연주 형태가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무언가를 처음으로 시도한다는 것에 대한 고민과 어려움이 따랐을 텐데, 어떻게 ‘대중성’에 초점을 두고 음악을 하게 되셨나요? A. 저는 1990년에 KBS국악관현악단에 들어갔는데요, 그때도 창작 음악을 하며 고민이 많았어요. 국악은 우리나라 전통인데도 불구하고 지금보다 등한시되던 시절이니까요. 이런 때에 우리 음악을 어떻게 전해야 하는가에 대한 고민을 하며 민족음악 연구회에 들어갔어요. 그 곳에서 만난 분이 류형선 작곡가예요. 류형선 작곡가와 함께 해금이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지 고민하다 깨닫게 된 것은, 해금에는 동시대성이 없다는 거였어요. 해금은 그 시절 전통음악만 연주해야 한다는 고정관념이 있었으니까요. 그 편견에서 벗어나기 위해 고민하던 중, 신관웅 선생님과 함께 재즈 연주를 하게 됐어요. 재즈를 연주하고 나니 국악계 내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도 컸고, 은사님들께 불려 다니며 다시는 그런 음악을 하지 말라는 소리도 들었습니다. 그런 시선을 탈피하는데 아주 긴 시간과 고통이 있었어요. 하지만 오히려 재즈를 연주하고 났더니, "해금으로도 재즈가 되네? 그런데 내가 재즈를 하는 연주자인가? 그건 아닌데, 그렇다면 내가 해금이 입을 수 있는 옷을 입혀줘야겠다.”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해금만이 할 수 있는 음악을 만들자는 일념 아래 나온 음반이 바로 류형선 작곡가와 함께한 ‘오래된 미래’입니다. 그렇게, 대중들에게 해금의 진짜 소리를 들려주기 위한 저만의 길을 걷게 되었어요. Q. 즉흥음악도 오랫동안 관심을 두고 많이 해 오셨죠. 사실 지금 국악계에서 즉흥 음악 분야는 뜨거운 감자인데요, 이해하기 어렵고 난해한 음악이라는 타이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진짜 자유로운 즉흥음악이란 무엇일까요? 즉흥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갖고 계신지, 어떤 마음으로 연주에 임하시는지 궁금합니다. A. 1989년도에 김덕수 사물놀이 대회에서 꽹과리로 앉은반상을 탄 적이 있어요. 그때 상에 캘리그래피처럼 글을 새겨주신 분이, 쌀알에 반야심경을 새긴 김대환 선생님이세요. 김대환 선생님은 동시에 타악기 연주자이기도 한데요, 선생님이 저를 부르셔서 함께 연습실에서 연주한 적이 있어요. 선생님께서는 직접 만든 북채를 들고 자유롭게 즉흥적으로 북을 치셨는데, 소리를 조합하고, 리듬을 만들어 하나의 자유로운 음악을 선보이셨죠. 그때 저는, 어릴 때부터 받아온 음악교육과는 완전히 차원이 다른 ‘즉흥’ 수업을 받았어요. 좋아하는 곡을 선정한 후 나만의 호흡에 맞추어, 박과 음에 구애받지 않고 자유롭게 연주했더니, 지금껏 마주하지 못했던 새로운 음악적 언어들이 생겨났어요. 모든 것에 열려있는 즉흥음악이요. 사실 우리의 삶도 하루하루가 다르고, 매일이 즉흥이잖아요? 그런 내 삶처럼, 오늘 내 감정처럼 나의 음악을 있는 그대로 대하며 표현하는 것이 바로 즉흥음악이에요. 즉흥은 아름다운 걸 찾기 위해 하는 것이기에, 평소에도 무수히 많이 연습 되어야 합니다. 그래야 그 연습을 통해 찾아낸 몇 가지가 무대에서의 즉흥 소재로 나오게 돼요. 늘 작은 것에 귀 기울이고, 균형감을 가지고 치열하게, 명료하게 표현하는 훈련도 당연히 필요하고요. Q. 해금플러스는 해금과 동서양의 여러 악기, 여러 장르의 예술이 함께 호흡하며 우리 음악의 과거 현재 미래를 그려냅니다. 이번 해금플러스+ 공연은 어떻게 구성되나요? A. 이번 공연은 해금의 빼는 활(│)과 넣는 활(⎯)이 만나 플러스(+)를 노래하는 공연이에요. 총 3부로, 1부는 빼는 활, 2부는 넣는 활, 3부는 플러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해금은 관악기인가요, 현악기인가요? 음악상으로는 관악기, 재료상으로는 현악기죠. 모호하기도 하지만, 관악과 현악 둘 다 아우를 수 있는 악기임이 분명합니다. 그래서 1부에서는 기타, 가야금, 콘트라베이스 등의 현악기, 생황, 대금, 피리, 타악기로 구성된 관악기, 그리고 타악기와 함께 나누어 연주할 예정이에요. 2부는 새로운 음악으로 구성되는데요, 콜롬비아 국립대학교 음대학장인 작곡가 모세 베르트란(Moises Bertran)의 해금과 피아노 2중주 곡, 해금과 인도 전통악기 시타르(Sitar), 타블라(Tabla)가 함께 하는 곡을 선보일 예정입니다. 마지막으로 3부에서는, 지금까지 사랑받아 온 해금플러스 곡들을 연주할 거예요. 다채로운 무대를 위해 서른두 명의 연주자들과 함께 열심히 준비하고 있으니, 많이 기대해 주세요. Q. 이번 공연은 특히 해금플러스의 25주년 기념 공연이라 더욱 의미 있게 다가올 것 같습니다. 오랜 기간 팀을 이끌며 음악을 꾸준히 한다는 것이 절대 쉬운 일이 아니었을 것 같아요. 교수님께도 슬럼프가 있으셨나요? A. 그럼요. 특히 학생 때나 어릴 때 많이 왔었죠. 그 당시를 돌아보면, 괜히 자신 없고 두려우니까 회피했던 것 같아요. 그런데 생각해 보면, 내가 서 있는 그 자리에서 벗어나지 않고, 매일 매일 꾸준히 나의 일을 하겠다고 마음먹는다면, 슬럼프는 상대적으로 덜 오지 않을까 싶어요. 늘 당장 무언가 이루어 내야 한다고, 잘 해내야 한다고 조바심을 내기 때문에 슬럼프가 오는 게 아닐까요? 저는 제가 부족한 부분을 잘 인지하고, 극복해야 할 문제를 바로 마주하며 뚜벅뚜벅 걸어가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내가 할 수 있는 딱 그만큼만 행복하게. 이루면 좋고, 못 이뤄도 어쩔 수 없고요. Q. 그간의 삶을 돌아보며,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을 꼽으라면요? A. 팻 메스니(Pat Metheny)가 내한했을 때 같이 공연한 적이 있어요. 그를 처음 보는 순간 받았던 강렬한 인상을 잊을 수가 없어요. 김대환 선생님 처음 만났을 때도 그랬고요. 예술에 삶을 바쳐 사는 예술가들을 마주했을 때의 벅차오름이 가장 기억에 남아요. 살아있길 잘했다고, 행복하다고 느끼죠. 그리고 나도 누군가에게 그런 예술가가 되고 싶어요. 만났을 때 기쁘고, 행복한 사람, 그런 연주자요. Q. 앞으로의 계획이 궁금합니다. A. 해금을 연주하고, 연구하다 보니 어느 순간 해금의 기원에 대해 궁금해지더라고요. 그래서 인도부터 시작하여 동아시아와 전 세계의 다양한 찰현악기를 찾아보게 되었죠. 그렇게 세계 찰현악기 연구소를 만들게 되었습니다. 지금처럼 내가 해 왔던 작업을 꾸준히 해 나가는 동시에, 찰현악기 영역을 확대하고, 서로 대화하고 소통하며 해금이 가진 기원성을 찾아가는 역할을 하고 싶어요. 인터뷰하는 동안, 강은일 교수님과 함께 눈 앞에 펼쳐진 울창하고 푸른 나무를 이따금 바라봤다. 이 자연의 무수히 많은 것들조차 같은 것이 하나도 없지 않냐며, 음악도 늘 그렇게 항상 새롭고 다르다고 교수님은 감탄하며 말했다. 40년간 해금을 연주하며 느꼈을 수많은 감정의 다채로움이 지금 그의 음악에 온전히 묻어있다. 끊임없이 예술에 대해 고민하고, 사랑하는 해금연주자의 그 소리가 앞으로 들려줄 오래된 미래는 어떤 모습일까. 강은일 연주자가 들려 줄 우리 찰현악기의 숨결을 함께 따라가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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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복궁 근처 '국적 불명 한복' 개선할 것"전통 옷차림과는 다른 형형색색의 '퓨전 한복'에 대한 지적이 잇따르는 가운데 문화재청이 궁궐 일대의 한복 문화부터 개선하기로 했다. 최응천 문화재청장은 "우리 민족의 정체성과 가치를 대표해온 전통 한복의 아름다움을 알리기 위해 여러 기관·단체와 협업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국가유산청 출범을 앞두고 지난 7일 서울 종로구 국립고궁박물관에서 만난 최 청장은 "국가유산청이 앞장서서 우리 고유의 한복에 대한 개념을 바로잡고 개선할 때"라고 강조했다. 한복을 입고 향유하는 문화인 '한복생활'은 현재 국가무형문화재(국가무형유산)로 지정돼 있다. 한복은 바지와 저고리 혹은 치마와 저고리로 구성되며 옷고름이 있다. 오랜 역사를 갖고 전승돼 왔으며 오늘날에도 명절이나 각종 의례에서 예를 갖춰 입는 우리 문화 그 자체인 셈이다. 최 청장은 "경복궁을 찾는 많은 관광객이 한복을 빌려 입고 사진을 찍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리지만, 실제 한복 구조와 맞지 않거나 '국적 불명'인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왕이 입는 곤룡포 위에 갓을 쓰거나, 여성 옷의 위·아래가 맞지 않는 경우도 많다는 것이다. 최 청장은 "경복궁 주변 한복점의 현황을 조사하고 있다. 이를 토대로 협의체를 구성할 계획"이라며 "각 업체에서 한복을 바꾸는 시점에 맞춰 검증된 복식을 제시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복 착용자의 고궁 무료 관람 조건도 검토할 계획이라는 뜻을 내비쳤다. 최 청장은 "강제적인 '채찍'보다는 업계가 원하는 부분을 반영해서 기준을 정해야 한다고 본다"면서도 "아무것도 하지 않은 채 그냥 두면 우리 한복이 사라질 수도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변화의 물꼬를 트기 위해 문화재청은 지난 14일 서울 종로구청과 업무협약(MOU)을 맺기도 했다. 최 청장은 "우수한 한복 대여업체를 지원·양성하고 '궁중문화축전', 종로구 '한복 축제' 등을 통해 전통 한복의 고유성이 유지되도록 할 예정"이라고 했다. 최 청장은 지난해 말 국민의 분노를 산 경복궁 '낙서 테러' 사건과 관련해서는 "정말 화가 나서 분을 못 참을 정도"였다며 심정을 토로했다. 그는 "피해가 커지지 않도록 빠르게 나서야 한다는 생각뿐이었다"며 "연일 대책 회의를 하며 국가유산 주변 상황을 선제적으로 점검하고 개선책을 낼 수 있도록 머리를 맞댔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재료비, 물품 임대료, 인건비 등 1억원 넘게 쓰인 것으로 추산되는 가운데 문화재청은 최종 비용을 산정해 손해배상을 청구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최 청장은 "지금까지 들어간 인건비, 재료비 등을 토대로 최종 비용을 정리하고 있다"며 "재판 상황을 고려해 (최근 징역형이 구형된) 모방범에 대해 먼저 청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최 청장은 앞으로 할 일이 더 많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한국이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를 심사하고 결정하는 세계유산위원회 위원국으로 선출된 점을 언급하며 "국경 없는 '문화의 전쟁'이 펼쳐질 수 있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세계유산위원회 사무국의 제안을 받아 이르면 2026년에 한국에서 위원회를 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1977년 처음 세계유산위원회가 열린 이래 한국에서 개최된 적은 없다. 이처럼 여러 현안이 산적해 있지만, 문화재청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갈림길에 서 있다. 지난 62년간 이어온 문화재 용어와 분류 체계가 오는 17일부터 전면적으로 바뀔 예정이다. 문화재청 역시 국가유산청이라는 이름을 새로 달고 첫발을 내디딘다. 최 청장은 "문화재청이 과거의 역사를 보존하고 복원해 후대에 전하는 역할이었다면 이제는 국가유산으로 미래가치를 창출하고 국가와 지역 발전의 동력이 되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초부터 최 청장은 오른쪽 가슴에 국가유산을 알리는 배지를 착용하고 있다. 한국의 대표 문화유산인 궁궐, 우리나라의 지리적 특성인 산지 지형, 공동체의 오랜 관습과 정신이 전승되는 과정을 형상화한 사람 문양이 그려진 배지다. 최 청장은 "만나는 사람마다 배지를 보고는 궁금해한다. '국가유산이 무엇이냐', '언제 달라지냐' 이렇게 물어보는 분도 많아 자연스럽게 설명하고 홍보한다"며 웃었다. 그는 "문화재라 하면 필연적으로 역사와 연결되기 때문에 '과거 보존'이라는 프레임에 갇혀 '과거 지향', '지역 개발 걸림돌'이라는 이미지가 따라와 늘 아쉬웠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이제는 그런 오명을 벗고 지역사회의 원천 자원이자 원동력이 되겠다"며 "5월 17일로 끝나는 게 아니라 국가유산의 미래 비전을 수행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힘줘 말했다. "평소 '서 있으면 땅이지만, 걷기 시작하면 길이 된다'라는 말을 자주 쓰곤 합니다. 저를 포함해 우리 청 식구들 모두 국가유산과 국가유산청의 길을 만들고 있는 게 아닐까요?"(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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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장현 명인, “산조는 우리 삶의 소리”[국악신문 정수현 전문기자]=국립국악원 창작악단은 오는 5월 9일과 10일 국립국악원 예악당에서 이태백류 아쟁산조와 원장현류 대금산조 전바탕 '긴산조 협주곡'을 초연한다. 아쟁과 대금의 깊이 있는 매력과 국악관현악의 웅장함을 동시에 느낄 수 있는 뜻깊은 무대로 기대를 모은다. 이에 대금연주 명인 원장현 선생을 금현국악원 연습실에서 만나 이번 발표에 대해 들었다. Q. 선생님, 안녕하세요. 작년에 뵙고 딱 1년 만에 다시 뵙게 되었네요. 곧 있을 긴산조 협주곡과 관련하여 몇 가지 질문을 드려보려고 합니다. 그간 어떻게 지내셨나요? A. 반갑습니다. 그간 연주자로서 연주에 매진하고, 후학 양성에 힘쓰며 바쁘게 잘 지냈습니다. 연초부터는 동국대학교 석박사 과정 특임교수로 발령받아 강의를 나가고 있고, 공연도 많이 했습니다. 지금은 곧 있을 국립국악원 창작악단 기획공연에서 할 긴산조 연습에 몰두하고 있죠. Q. 이번 공연은 국립국악원 창작악단 기획공연으로 선보여지는데요, 선생님과 이태백 선생님의 긴산조가 창작악단의 국악관현악과 만나 연주된다는 게 너무 흥미롭습니다. 이번 공연에 관해 설명해 주세요. A. 말 그대로 긴산조를 협연하는 공연으로, 이태백 선생님의 아쟁 협주곡과 제 대금 협주곡 총 두 곡으로 진행됩니다. 저는 원장현류 대금산조 긴산조를 45분간 관현악단 반주에 맞추어 연주하게 될 텐데요, 전통이 근간이 되는 국립국악원이기에 이 무대가 시도될 수 있던 게 아닌가 싶어요. 국립국악원 창작악단 권성택 예술감독의 오랜 바람이자 열정이기도 했고요. 특히 긴산조 협주곡은 이번에 최초로 시도되기에 의의가 있다고 봅니다. 보통 협주곡의 경우 관객들이 지루하지 않도록 20분 내외로 짧게 진행되는 편인데, 이번 협주곡의 경우 45분간 연주되어 산조를 아주 전문적으로 감상할 수 있습니다. 물론 곡이 너무 길어서 걱정되는 부분도 있긴 하지만, 긴산조를 관현악 협연으로 선보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제게 일생일대 큰 기회가 아닌가 싶어요. Q. 김백찬 작곡가의 원장현류 대금산조 협주곡은 2022년 초연된 걸로 알고 있습니다. A. 원장현류 대금산조를 가지고 만들어진 협주곡은 이전부터 많이 있었으나, 김백찬 작곡가의 협연 곡은 2022년 전북도립국악원에서 초연되었습니다. 그때는 짧은산조로 20분 정도 짧게 연주되었지만, 이번 무대에서는 긴산조의 선율을 가지고 곡을 늘려, 더욱 풍성한 곡으로 완성되었습니다. Q. 짧은산조 버전의 협주곡과 긴산조 협주곡의 차이점이 있다면 어떤 것이 있을까요? A. 짧은산조는 긴산조를 축약하여 짧게 보여준 산조입니다. 긴산조는 산조 장르의 원형이자 모든 걸 다 보여줄 수 있는 특징이 있죠. 짧은산조 버전의 협주곡은 20분 안으로 연주가 끝나기에 연주자로서 체력적인 소모도 덜하고, 듣는 이로 하여금 짧고 임팩트 있게 감상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지만, 긴산조 협주곡의 경우 ‘산조’의 멋을 그대로 다 느껴낼 수 있기에 긴 호흡으로 깊이 있게 감상할 수 있다는 것이 하나의 매력으로 작용할 것 같네요. 지금껏 협주곡을 수없이 많이 연주해 왔지만 45분이라는 긴 시간 동안 연주하는 건 처음입니다. 물론 최초이기도 하고요. 좋은 무대를 위해 열심히 연습하고 있습니다. Q. 김백찬 작곡가와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이 곡을 준비하셨을 것 같은데요, 관현악의 경우 대금산조와 어떻게 어우러지도록 고민하셨나요? 선생님께서 연주하신 짧은산조 영상을 감상 해 보았는데, 관현악에 대중적이고 서정적인 코드 진행이 많이 녹아있어 감성적이고 편안하게 느껴지더라고요. A. 보통의 산조 협주곡은 산조답다고 해야 할까요? 독주 악기의 민속적 선법이나 선율을 따라 비슷하게 가는 경향이 많습니다. 그런데 김백찬 작곡가의 곡은 달라요. 감성적이고 친숙한 선율이나 코드 등이 활용되어서 대중적입니다. 그게 참 마음에 들어요. 관현악이 대금 선율을 감싸주며 풍성하게 만들어주니 훨씬 들을 거리가 많은 느낌이거든요. 아무리 좋은 보석도 어떻게 포장하는가에 따라 그 가치가 달라 보이지 않겠어요? 물론 그 안에서 대금산조의 원형은 살아 있어야 하기에 나는 내 산조의 이야기를 확고하게 하며 연주할 것이고요. Q. 산조 협주곡이 이렇게 길게 연주되는 시도 자체가 처음인 거로 알고 있습니다. 마치 클래식 교향곡 전 악장 길이와도 비슷한데요, 산조가, 그리고 긴 러닝타임이 어색하고 어려운 관객도 있을 것 같아요. 이 공연을 어떻게 관람하면 좋을까요? A. 산조는 인간의 소리, 우리 삶의 소리입니다. 처음엔 익숙지 않아 어렵게 느껴지더라도 결국 우리 음악이기에, 차분히 열린 마음으로 듣다 보면 편안하게 감상할 수 있을 겁니다. 물론 45분 동안 연주하는 저도, 그리고 듣는 관객분들도 큰 집중력이 필요하겠죠? 산조의 틀은 어떤 악기가 연주하든 같습니다. ‘산조’라는 장르 안에서 악기 고유의 매력을 각각 표현하는 거죠. 그중 대금산조는 특히 대나무로부터 나오는 소리가 참 매력적입니다. 그 소리 자체에 집중하여 감상한다면 더욱 좋을 것 같네요. Q. 이번 공연 이후, 올해 또 계획하고 계신 공연이나 작업이 있나요? A. 8월 말이나 9월 초에 원장현류 긴산조 독주회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아마 관객들과 편안하게 소통하며 관람할 수 있도록 소박하고 작은 공간에서 진행하게 될 것 같아요. 또 국악협회에서 주최하는 공연이 있어 곧 오사카에 가고, 진도 국악고등학교에 가서 대금산조를 잘할 수 있는 법에 대해 특강도 할 예정입니다. 물론 제 개인적인 연습과 후학양성도 꾸준히 할 것이고요. Q. 마지막으로 공연을 보러 올 분들께 한마디 해 주세요. A. 국악은 우리 음악임에도 불구하고 소외당하는 장르로 치부될 때가 많습니다. 하지만 우리 음악을 우리나라 국민이 아끼고 사랑해 주지 않으면 그 역사가 지속될 수 있을까요? 우리가 이 나라에서 한식을 먹고, 한글을 쓰듯이 우리 음악도 생활 속에서 관심을 갖고 감상해 나간다면 자연스럽게 와 닿을 것으로 생각해요. 모든 것은 마음먹기에 달린 것처럼, 국악을, 그리고 산조를 그저 어렵다고 생각하기보다는 조금 더 편안하게 받아들이며, 있는 그대로 즐겨 주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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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 만나 보는 '제94회 남원춘향대전'[국악신문 정수현 전문기자]=대한민국에서 가장 오래된 축제로 손꼽히는 남원춘향대전(남원춘향제)이 오는 5월 10일(금)부터 5월 16일(목)까지 7일간 남원시 광한루원 일대에서 열린다. ‘춘향, Color 愛 반하다’라는 주제로 올해 94회째를 맞는 이 축제는 다채로운 콘텐츠와 공연예술 프로그램, 다양한 볼거리를 포함하여 시민 모두가 참여할 수 있는 만족도 높은 축제를 지향하며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올해는 특히 기존에 5일간 진행되던 것을 7일로 늘리며 더욱 풍성하고 다양한 축제를 만들어 나갈 계획이라 하여, 민속악을 중심으로 국악의 활성화에 앞장서는 남원의 대표 전통예술 기관 국립민속국악원 김중현 원장님(남원춘향대전 운영위원장)과 남원춘향대전 총괄을 맡은 이영규 팀장님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어 보았다. Q- 안녕하세요. 원장님, 팀장님. 이렇게 뵙고 인터뷰 할 수 있게 되어 영광입니다. 곧 있을 춘향국악대전 관련하여 다양한 이야기를 듣고자 하는데요. 그 전에 먼저 원장님과 팀장님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김- 안녕하세요. 저는 국립민속국악원 원장 김중현입니다. 국악원 원장직을 통해 국악 공연과 연구, 교육 사업 등에서 총괄 책임을 맡고 있어요. 직원들과 함께 다양한 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춘향국악대전 운영위원장을 맡았습니다. 이- 안녕하세요. 이번 제94회 춘향국악대전 총괄팀장을 맡고 있는 이영규입니다. 작년에 이어 올해도 맡아 준비하고 있고요, 이제 축제가 얼마 남지 않아 바쁘게 보내고 있습니다. Q- 5월 10일부터 16일까지 펼쳐지는 이번 제 94회 남원춘향제는 최장수 전통문화축제로 꼽힌다고 들었습니다. 춘향국악대전에 대해 설명해 주세요. 이-춘향국악대전은 그동안 한 번도 끊긴 적 없는 가장 오래된 축제입니다. 이 축제는 일제강점기 시절, 문화말살정책에 대항하여 지역민이 스스로 자발적으로 만든 축제라는 데에도 의의가 있어요. 공연예술부터 다양한 행사나 먹거리 등으로 관람객 모두에게 만족도가 높은 축제입니다. Q- 이번 축제는 기존의 5일에서 일주일로 늘어났다고 들었습니다. 역대 춘향제와 다르게, 올해 남원춘향제에서만 확인할 수 있는 특별한 행사나 기획도 있나요? 이- 이번 춘향국악대전은 무엇보다 ‘춘향전 속 주인공이 되어보자’는 주제를 갖고 있습니다. 그러기 위해 축제에 참여하는 모든 이들이 한복을 입고 축제를 즐길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어요. 2월부터는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한복 기부 캠페인을 벌이기도 했고요. 현장에 한복 대여소를 운영 할 예정이라, 관객들이 모두 무료로 한복을 빌려 입을 수 있어요. 직접 가져오셔도 좋고요. 한국의 문화를 맘껏 즐길 수 있을 것입니다. Q- 춘향전 속 주인공이 되어 모두가 한복을 입을 수 있다니, 정말 색다르고 좋은 경험이 될 것 같은데요. 춘향전을 모티브로 잡은 이유가 있나요? 이- ‘춘향전’의 가치는 ‘사랑’이잖아요. 사랑은 세대와 국경을 초월한 인류의 보편적 가치이고, 춘향의 사랑에는 특히 용기와 헌신, 희생이 드러납니다. 이는 서양의 고전적 사랑과는 또 다른 동양적, 한국적 의미가 도드라져요. 이에 춘향의 사랑을 주제로 하여 보다 세계적인 축제로 확산시키고자 춘향전을 모티브로 주제를 잡았습니다. 남원춘향제에서 개최하는 미인선발대회인 ‘글로벌 춘향선발대회’도 그와 맥락을 같이 하는데요. 자신의 사랑을 포기하지 않고 꿋꿋하게 절개를 지킨 춘향의 사랑을 또 다른 K-Culture의 문화로 자리매김 하기 위해 올해는 특히 인도네시아, 베트남, 중국, 일본, 캐나다 5개국에서 동시 개최하여 글로벌 축제로써의 한 걸음을 딛어냈습니다. Q- 이번에 국립민속국악원과 춘향국악대전이 어떤 관련이 있는지 궁금해요. 국악원에서 맡고 있는 공연이나 행사도 있나요? 김- 우리 국립민속국악원에서는 춘향제 초청공연으로 5월 12일, ‘남원에 새봄이 들어’라는 창극을 선보입니다. 총 41명의 단원이 출연하고요, 이몽룡이 암행어사로 장원급제한 후 남원에 돌아와 춘향과 만나는 장면을 그려 낼 예정입니다. 춘향국악대전은 공연예술제이기에 남원시가 선보일 수 있는 가장 수준 높은 공연을 선보입니다. 우리 국악원도 이에 함께 연계하여 더 훌륭한 무대를 만들어 내려고 노력 중입니다. Q-국악인들의 축제인 대한민국 춘향국악대전도 빼놓을 수 없겠는데요, 특히 일반부 종합 결선과 판소리 명창부 결선에서는 청중평가단의 평가가 들어가는 것이 독특합니다. 이렇게 일반인 청중을 평가단으로 세우는 이유가 있을까요? 김- 청중평가단의 평가를 포함하여 공정하게 꾸려나가겠다는 의지입니다. 춘향국악대전은 오랜 역사와 함께 실력 있는 국악인들이 거쳐 가는 등용문이기도 하죠. 공정한 심사를 위해 먼저 지역 쏠림이 없도록 지역 안배를 합니다. 또 심사위원 검증위원회를 두어, 예술마루에 등록된 심사위원을 최종 선발하게 됩니다. 논란 없이 최대한 공정하게 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죠. Q- 펼쳐지는 공연을 보니, 판소리 춘향가와 전통 음악, 창작 국악, 관현악, 농악을 비롯하며 중국과 일본의 전통 공연까지 진행되더라고요. 역시 전통을 중시하고 사랑하는 남원의 특색이 많이 묻어납니다. 관객들이 국악 무대를 많이 즐기나요? 이- 전통을 중심으로 하는 축제이기에 더욱 신경 써서 공연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특히 이번에는 남원과 우호 관계를 맺은 중국과 일본의 전통 공연을 초청하여 선보임으로, 국가 간 문화를 교류할 수 있는 장으로 만들 것입니다. 또 남원 분들은 귀명창이 참 많으세요. 그래서인지 국악과 전통예술 공연에 늘 관심이 많고 즐겁게 잘 즐기십니다. 김- 맞아요. 추임새도 정말 잘 해주시고, 국악에 대한 이해가 깊은 게 느껴집니다. 국악원에서도 토요일마다 완창 판소리를 개최하는데, 남원 관객분들은 그 긴 시간을 늘 끝까지 다 들으시고, 반응해 주시죠. Q- 지역 인구가 소멸해 가고 있고, 도시화가 더욱 심해지고 있습니다. 이 때 지역 축제는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보시나요? 앞으로 우리가 어떻게 해야 지속가능성 있는 축제가 될 수 있을지 궁금합니다. 이- 무엇보다 지역 문화가 활성화되는 게 크겠죠. 외부 관광객들이 이 축제를 통해 남원의 문화를 알게 되고, 관광지를 구경하기도 하며 관광산업이 발전할 기회가 되지 않을까요? 5월 10일부터 11일, 춘향문화예술회관에서 ‘춘향제 100년, 지역축제 진화와 혁신’이라는 주제로 전문가분들과 함께 다양한 이야기를 나눌 텐데, 그때 지역축제산업과 로컬관광에 관하여 깊이 있게 다룰 예정이니 관심 있으신 분들은 참여하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김- 이 축제를 통해 남원이 발전하는 것 외에도, 부족한 부분을 개선하고자 하는 긍정적 효과가 보입니다. 문제로 대두되던 바가지요금이나 비싼 식품 가격에 대해서도 시에서 개입하여 근절시키고자 하고, 다양한 이벤트를 진행하여 더 나은 축제로, 관광지로 만들고자 노력하죠. 남원은 지금까지 체류형 관광지가 아닌 잠깐 들렀다 가는 경우가 더 많았어요. 하지만 남원춘향제를 통해 이 지역이 더욱 홍보되고, 주변 상권을 살릴 수 있다면 더욱 오래 머물고 싶은 곳이 될 수 있겠죠. Q- 그 외에 올해 춘향국악대전에서 색다르게 펼쳐지는 행사나 기획이 있다면 어떤 게 있나요? 이- 11일부터 12일까지, 주민 4,000여 명이 참여하는 대형 퍼레이드 공연인 대동길놀이가 펼쳐집니다. 춘향전 속 명장면을 연출하는 퍼레이드형 놀이인데요. 예를 들어 춘향과 이몽룡의 만남이나 이별, 암행어사가 되어 남원으로 돌아오는 장면 등을 구성하여 펼쳐냅니다. 자발적인 주민 참여형 커뮤니티를 만들어, 시민이 직접 준비한다는 데에도 큰 의의가 있죠. 그 외에도 남원시에서 활동 중인 농악단의 대규모 농악 공연을 광한루에서 매일 볼 수 있다는 것과, ‘판락’이라고 하여 판소리와 락(Rock)의 콜라보 공연, 한복을 입고 하는 EDM 파티, 공군 에어쇼 등 볼거리가 정말 많습니다. Q- 다양한 행사와 볼거리가 참 많은 것 같아 더욱 기대되는 축제입니다. 인터뷰를 마무리하며, 마지막으로 한 마디 부탁드립니다. 김- 국립민속국악원은 춘향테마파크 안에 있습니다. 그만큼 국악원에서도 춘향 관련 전시나 교육 등을 자체적으로 하고 있는데요. 남원에 들르셔서 축제를 즐기고, 그 김에 국립민속국악원도 방문하신다면 더욱 즐겁고 알찬 시간이 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이- 전국에서 열리는 축제는 1,500여 개 정도인데요, 보통 먹고 마시며 즐기는 게 주가 됩니다. 춘향국악대전에선 먹고 마시는 것 외에도, 한복을 입고 춘향전의 주인공이 되어 조선시대로 돌아갈 수 있는 색다른 시간을 즐길 수 있습니다. 또 ‘난장’이라는 야시장을 통해 막걸리 축제를 병행할 예정이에요. 특히 이번에는 요리연구가 백종원 씨와 협업하여 맛있는 음식을 저렴한 가격에, 남원 막걸리와 함께 즐길 수 있으니 꼭 놀러 오셔서 좋은 추억 만드시길 바랍니다. 인터뷰를 마치고, 춘향테마파크와 광한루원을 한바퀴 돌아보았다. 소박하고 아름다운 남원은, 어딜 가든 춘향과 몽룡이의 사랑 이야기가 곳곳에 묻어났다. 춘향의 사랑을 주제로 관객 모두가 춘향전 속으로 빠져들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줄 ‘춘향국악대전’. 가장 오래된 ‘최초의 지역축제’인 만큼 그 준비 과정 또한 쉽지 않아 보였지만, 그 가치를 드높이고 관객들에게 더 기억에 남을 추억을 만들어주기 위한 노력이 돋보였다. 더 나아가 지역의 발전을 도모하고, 대표 지역축제로써 나아갈 방향을 모색하고자 하는 의지가 와 닿았다. 더욱 발전하기를 함께 소망하게 되었다. 푸르른 5월, 조선시대로 돌아가 춘향이, 또 이몽룡이 되어 색다르고 즐거운 추억을 만들어 보는 건 어떨까. 춘향아 이리와 업고 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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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국악관현악단의 채치성 예술감독을 만나다[국악신문 정수현 전문기자]=봄비가 촉촉이 땅을 적시는 4월, 국립국악관현악단 예술감독으로 취임한 지 6개월이 된 채치성 예술감독님을 만났다. 그는 국악방송 사장, KBS 국악관현악단 부지휘자, KBS 라디오 국악 프로듀서 등을 지내며 기획력과 단체 운영 역량을 인정받아 온 국악계의 원로다. 감독님이 꾸려나갈 국립국악관현악단의 방향성과 국악 및 국악계를 바라보는 시선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어 보았다. Q. 감독님 안녕하세요. 이렇게 만나 뵙고 인터뷰하게 되어 영광입니다. 조금 늦은 감이 있지만, 국립국악관현악단 예술감독 취임 축하드립니다. 요즘 어떻게 지내고 계신가요? A. 지난 11월부터 감독직을 맡게 되어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이왕 오게 되었으니 더욱 잘 이끌어서 명실상부한 악단으로 자리매김해야겠다는 생각으로 노력 중입니다. 아침 일찍 출근하여 업무를 보는 데 치중하고 있어요. 악단 연주 일정은 제가 취임하기 전부터 이미 올 9월까지 기획되어 있었기에, 저는 올 10월부터 본격적으로 다양한 연주나 행사를 기획하여 시작하게 됩니다. 10월 2일에 진행될 공연에서는 제가 직접 작곡하고 지휘한 곡도 연주할 예정이니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Q. 국립국악관현악단은 늘 색다르고 다양한 관현악 콘텐츠를 선보이고 있어 항상 흥미로운데요, 이 악단을 앞으로 어떻게 꾸려 나가고 싶으신가요? 감독님께서 이끌기를 원하는 국립국악관현악단의 방향이나 음악적 가치 등이 궁금합니다. A. 무엇보다 국립단체이기에 우리 정체성을 확고히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우리 전통음악이 뿌리 깊게 근간이 된 가장 한국적인 무대를 더 많이 기획하고자 해요. 지금까지 국립국악관현악단은 현대적인 음악 어법이나 타 음악 장르와의 협업 등 새로운 시도를 많이 해 왔습니다. 관현악을 통해 대중적이고 다양한 색채를 선보였고, 단원들의 기량 또한 많이 향상되었는데요. 이를 발판 삼아 현대적이고 대중적인 연주 기획을 많이 하되, 그 바탕에는 우리 음악을 잊지 않고 두고 싶습니다. 우리 장단과 우리 선율이 중심이 되어 만들어진 관현악곡을 무대에 올려, 국립 악단으로써의 입지를 확실히 다지고 싶어요. Q. 정오의 음악회나 관현악시리즈 등 정기적으로 선보이는 대표 시리즈가 있다는 것이 국립국악관현악단의 큰 매력인 것 같아요. 이런 시리즈는 어떻게 준비되나요? 관객들의 반응이 참 좋다고 들었습니다. A.정오의 음악회는 오랜 인기와 함께 늘 매진입니다. 대중들이 아주 좋아하는 시리즈인데요. 대중에게 익숙한 연예인이나 국악인들이 함께 이야기를 나누고, 음악을 들려주며 관객들과 소통한다는 것이 이 시리즈가 장기간 흥행할 수 있는 가장 큰 매력인 것 같아요. 관현악시리즈 또한 다양한 관현악곡을 조명하고 연주하며 국립국악관현악단의 입지를 단단히 만들어 주는 데 한몫을 하고 있죠. Q.혹시 또 다른 시리즈나 새로운 공연이 계획되어 있나요? A. 6월에 계획된 야외 음악회 ‘애주가(愛酒歌)’라는 공연이 있습니다. 음악에 소량의 시음을 곁들이는 공연인데, 전통주를 마시며 전통음악을 관람하는 참신한 공연이라 아마 많은 분이 좋아하실 것 같네요. 또 국립합창단이나 창극단 등 국립극장에 소속된 전속단체들과 함께 합동하여 선보이는 브랜드 공연을 구상하고 있습니다. Q. 감독님은 오랜 기간 국악계에서 다양한 활동을 해 오셨잖아요. 작곡뿐 아닌 방송 쪽에서도 국악 콘텐츠의 발전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신 걸로 알고 있습니다. A. 1981년, KBS에 입사하여 PD로 활동한 것이 저의 첫 방송 생활이었습니다. 30분짜리 국악 관련 방송을 맡아 진행했기에 국악 음반 자료가 필요했는데, 그 당시엔 방송용 자료가 거의 없었어요. 그래서 안타까운 마음에 직접 월요일마다 KBS 스튜디오에서 연주자들을 불러 음악을 녹음해 아카이빙을 쌓았죠. 그렇게 방송 시간을 늘릴 수 있었습니다. 그 녹음 자료가 지금까지 쓰이니, 방송계와 국악계에 도움을 줄 수 있어 참 다행이라고 생각해요. 국악방송에 재직하면서부터는 오로지 국악에 몸 바쳐 왔습니다. 국악 맞춤형서비스 등의 새로운 시도에도 노력을 기울였는데요, 이제는 전 세계에 있는 사람들이 우리 음악을 편하게 들을 수 있도록 베를린 필하모닉처럼 생중계 시스템을 발전시켜야 해요. 그렇게 되면 공연장에 오지 못하는 많은 사람이 함께 음악을 즐길 수 있고, 우리 음악도 멀리 뻗어져 나갈 것입니다. Q. 그렇다면 국악의 대중화에 있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해야 할 것은 무엇일까요? A. 대중성과 전통을 잘 엮어서 우리 음악이 어렵지 않다는 인식을 대중들에게 심어 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때 잊지 않아야 할 것은 우리 어법에 맞는 연주가 기본이 되어야 한다는 거죠. 우리 음악에 대해 이해하고, 우리 음악의 맛을 잘 살린 콘텐츠를 언론에 노출, 홍보하며 대중화하는 게 중요하다고 봅니다. 우리 음악은 충분히 생활화가 가능하고, 참 재미있으니까요. Q. 감독님께서는 어린이들이나 청소년들에게 국악을 경험할 기회를 많이 주어야 한다고 말씀하셨죠. 저도 어릴 때부터 국악을 접했기에, 그 경험의 소중함을 잘 아는데요. 곧 국립국악관현악단의 어린이 음악회 ‘별별 땅땅’이 진행된다고 들었습니다. A. 음악 교사직을 맡았던 적이 있습니다. 그 당시 학생들에게 단소를 만들어 가르쳤는데, 그 학생들이 지금까지도 그때의 경험을 잊지 못한다고 해요. 그만큼 어릴 때 음악언어를 알고 경험하는 게, 교육이 아주 중요합니다. ‘별별 땅땅’은 단원들이 소규모로 연주하고, 아이들이 국악을 친숙하게 받아들이도록 놀이 형태로 체험할 수 있게끔 해주는 공연입니다. 국립극장은 어린이 공연이 참 많습니다. 이 공연도 장기 공연인데, 많은 분이 믿고 찾아주셔서 늘 감사하죠. Q. 선생님께서 만드신 곡 ‘꽃분네야’가 생각납니다. 그 곡은 선율도 참 좋지만, 가사도 정말 정겹고 아련한 느낌이 들어요. 국악가요라는 장르가 그 곡으로 인해 시작된 걸로 알고 있습니다. 이러한 곡을 만들 때 가장 치중하는 부분은 무엇인가요? A. ‘꽃분네야’를 통해 우리 정서를 담은 대중가요를 가장 먼저 쓰기 시작했습니다. 무엇보다 작곡, 작사를 할 때 우리 음악과 우리 말 어법이 다 들어가 있는 것이 중요해요. 특히 가사를 쓸 때 그 점에 가장 치중하여 작업합니다. 영어는 관사가 앞 박이지만, 우리말은 반대죠. 강세와 문장의 어법을 막무가내로 쓰지 않고, 문장이 말이 되도록, 자연스럽게 들릴 수 있도록 구성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음악적으로 장단이나 선율 등 한국적인 정서를 포함하는 것은 당연하고요. Q. 국립국악관현악단 예술감독님으로서, 또 국악 분야의 원로로서 앞으로 어떤 것을 계획하고 계시는지 궁금합니다. A. 예술감독직을 수행하며 국민들에게 더 가까이 갈 수 있는 공연을 많이 해야겠다고 느낍니다. 우리는 서울에 자리하고 있지만, ‘국립’이라는 타이틀을 갖고 있는 악단입니다. 그 이름답게, ‘찾아가는 국립극장’ 프로그램처럼 서울 외의 지역에 가 공연한다든지, 문화소외계층이 국악을 경험할 수 있게끔 다양한 무대를 더 많이 기획하여 꾸리고자 해요. 그리고 무대를 영상으로 남기거나 송출하는 영상화 사업에도 힘을 많이 쏟을 예정입니다. 채치성 예술감독님이 인터뷰 내내 강조하던 것은 ‘가장 한국적인 우리 음악’이었다. 우리 음악이 가진 독자적인 묘미, 아름답고 가치 있는 그 매력을 잃지 않고 나아가야 한다고 힘주어 말하던 목소리에는, 오랜 시간 국악계에서 국악의 발전을 위해 노력하던 그의 열정과 사랑이 묻어났다. 앞으로 채치성 예술감독님이 이끌어 갈 국립국악관현악단의 굳건하고 아름다운 무대를 더욱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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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세실풍류, 51명이 근현대춤 100년사 선보인다국립정동극장이 한국 창작춤을 이끌어온 근·현대 춤꾼들의 100년 여정이 담긴 작품을 선보인다. 한국 창작춤을 이끌어온 춤꾼 51명의 무대가 이번 달 매주 화·목요일 여덟 차례 공연이 이뤄진다. 배구자·최승희·조택원 등 신무용 시기 춤부터 2000년대 이후 컨템퍼러리 댄스에 이르기까지 다양하게 변화해 온 우리 전통춤에서 신무용의 예술성을 감상할 수 있다. 근대 신무용이 등장한 1920년대부터 전후 무용학원 시대, 국립무용단 창단기, 1970년대 춤의 새로운 도화선이 됐던 한국창작춤, 현재의 컨템퍼러리 작품들까지 100년을 관통하는 우리 춤의 변화 양상을 살펴볼 수 있다. 근대 신무용기는 시대적 흐름과 함께 새로운 개념으로 한국창작춤의 태동을 알리는 시기였다. 4일과 9일에는 1920년대 신무용을 조명한다. 지난 4일 1920년대 서양 문화의 도입과 함께 우리 민족의 고유 정서를 바탕으로 새롭게 탄생했던 신무용이 선보였다. 배구자·최승희·조택원의 작품을 김선정·노해진·안나경·최신아·국수호·김형남·김호은이 무대에 올랐다. 신민요 ‘아리랑’을 우리나라 최초로 무대화하며 신무용의 선구자 역할을 했던 배구자와 신무용의 성행에 본격적으로 박차를 가함으로써 신무용 시대를 연 최고의 무용가 최승희, 조택원의 작품을 오늘날 새롭게 재현한 작품을 만나볼 수 있었다. 국악평론가 윤중강의 맛깔스런 해설로 흥겹게 진행되었다. 1920년대 신무용 선구자 '배구자의 '에여라 노아라' 민요춤을 김선정이 재현했다. 객석은 첫 무대에서 흘러나오는 1920년대 뮤직박스에 이끌려 시간이동을 하게 된다. 막이 오르자 어두운 무대 배경에는 서서히 배구자의 춤자태를 보여주는 사진이 나오고, 밝은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무용가는 잠시 그대로 배구자의 몸짓을 흉내 내고 정지 되어 서 있다가 춤을 시작한다. 지금으로부터 백년전 불려졌던 민요는 오늘날 불려지면서 지금 시대에서 느껴지는 정서보다는 다르게 젖어들었다. 소박하고 정겨웠다. 일상복을 입는 한복에 앞치마를 두른 이웃집 처녀가 집안 일하면서 노래를 부르다가 제 멋에 못이겨서 흥겹게 춤을 추는 모습이다. 첫 무대는 많은 박수를 받으면서 다음 무대가 더욱 기대되었다. 다음은 '배구자의 타령춤'을 노해진이 재현했다. 무대 배경에 나온 배구자가 입은 무용복과 똑같이 재단을 해서 만든 옷인데, 배구자는 색동무늬가 박힌 옷을 입었고, 무용가는 화려하고 커다란 꽃이 그린 무늬가 박힌 무용복을 입었다. 노해진은 배구자의 정서와 감성을 표현하려는 집중력 있는 연기력과 호흡이 너무나 자연스러웠다. 물 흐르듯이 시간이 흘렀다. 일단 타령조로 불린 무용곡이 신났다. 따라서 부르고 싶은 충동이 일어났다. 그래서 타령조라고 붙였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배구자는 1936년 직접 부른 도라지타령, 천안삼거리 곡이 담긴 음반을 낸 가무악에 능한 예술가다. 이 두곡을 엮고, 배구자의 영상, 사진, 기사자료를 참조하여 만든 신민요춤이라고 소개가 되었다. 무용을 보여주는 동안 무대에서 나오는 영상에는 미국 자택에서 인터뷰하는 100세를 맞이하는 배구자 모습이 나오고 있었다. 1928년 발표한 아리랑은 조선인이 만든 최초의 신무용으로 평가를 받고 있다. 그만큼 아리랑이 그 당시 최고의 유행가라는 것이 입증된다. 그만큼 배구자는 시대의 트랜드를 읽을 줄 아는 한국 근현대무용의 선구자인 것이다. 일제강점기 1937년부터 1941년까지 유럽, 남미, 미국 등 15개국 순회공연을 하면서 세계적 무용가 반열에 오른 최승희의 대표 작품 '초립동'과 '검무 격'은 안나경 무용가, 쟁강춤은 북한출신 최신아 무용가가 재현했다. 최승희는 현대무용 계열의 창작춤은 주목받지 못하다가 1934년 일본에서 조선풍 소재 창작춤을 발표하면서 대성공을 이루고 대스타로 부상하게 된다. 1937년 동경에서 초연된 '초립동' 춤을 1995년 김백봉이 새로이 안무한 작품을 안나경이 무대에 올렸다. 신명나는 밀양아리랑 선율에 맞추어서 빠른 템포로 추었는데, 허공에 들었다 났다하는 발동작을 앙징맞게 연출하며 누나같은 색시앞에서 재롱을 부리는 천진난만한 어린 신랑의 모습을 자연스레 연출하면서 큰 박수를 받았다. 최승희의 상장적인 춤이라고 하는 쟁강춤은 북한무용을 대표하는 무용이다. 최승희의 쟁강춤은 무희춤이라고 불리는데, 최승희의 '무희' 춤을 바탕으로 여러 명의 무용수가 나오는 군무이기 때문이다. 쟁강춤은 손목에 '쟁강, 쟁강' 소리를 내는 쇠팔찌를 걸고 흥겨운 리듬을 울리면서 추는 춤이며, 본 작품은 지난날의 '쟁강춤'을 현대적 미감에 맞게 재형상하여 훌륭한 무대 예술 작품으로 완성한 특색있는 춤이다. 북한출신 최신아 무용가가 최승희 직계 제자답게 시원시원하게 보여 주었다. 1987년 파바다가극단에서 최승희 직계제자 김응범 선생에게서 쟁강춤을 배웠다. 남한 지역 전통 춤사위는 대개 느린 템포로 정중동을 표현한다. 여기에 북한 춤사위는 러시아 예술의 영향으로 남한보다 훨씬 빠른 템포를 유지한다. 한 시간이 넘는 무대를 남한춤만 채우기보다는 북한춤도 함께 보여주면 음악적 바란스가 안정적이라고 본다. 무대는 지루하면 안되기 때문이다. 특히 국외동포들에게 전통 춤사위만 보여준다면 러브콜이 없는 무대로 기억될 것이다. 2019년 러시아 사할린아리랑제 무대에서 최신아가 선보인 쟁강춤으로 러시아 동포사회와 시민들로부터 러브콜을 받고 있다. 오늘 무대에서도 연기력이 뛰어난 최신아는 쟁강춤을 완벽하게 선사했다. 그 댓가로 우뢰와 같은 관객의 박수를 선물로 받았다. 검무 격(格)은 검무는 신라 시대 때부터 만들어져 내려오던 검무를 모티브로 1934년 창작된 최승희의 대표 작품 중의 하나이다. 검무가 원형을 잃어버리고 검의 움직임만을 주로 담은 섬약한 모습 무사(武士)의 검무, 즉 검술의 무도정신을 이어받은 움직임들로 창작했다. 작품 '검무_격格'은 김백봉이 최승희의 원작 '검무'를 1995년 격(格)이라는 부제로 안무 발표한 작품이다. 무예를 닦는 무인의 기백과 그 속에 깃든 기혼(氣魂)의 이상경(理想境)을 하나의 격의 경지로 표현했다. 안나경은 최승희의 춤사위를 체화하고 자신있게 보여주었다. 신라를 상징하는 금관악기와 금색이 도는 금으로 만든 신발 등 화려한 금색 치장은 신라에서 숭상하는 검을 숭상하는 검도정신을 춤으로 형상화했다. '조택원의 가사호접(袈娑胡蝶)'을 국수호가 재현했다. 전문가에 의하면 그 시설 조택원의 춤사위를 잘 표현했다라고 평했다. 원로 무용수답게 완숙한 선과 호흡을 선사하여 기장 큰 박수를 받았다. 조택원의 가사호접(袈裟胡蝶)은 조택원이 1935년 경성공회당에서 가진 제2회 신작무용발표회에서 초연한 작품이다. 초연 당시의 제목은 '승무(僧舞)의 인상(印象)'이었으나 이후 시인 정지용에 의해 '가사호접'으로 명칭이 바뀌었다. 한국에서 창작춤을 위해 처음으로 음악을 작곡한 작품이었고, 작곡은 김준영이 맡았다. 작품은 속세를 동경한 승려가 심산유곡을 버리고 새벽녘에 사바세계로 내려오며 시작된다. 가사를 벗어 던지고 환희와 광란의 춤을 추던 승려는 지쳐 쓰러져 생각한다. 불교에 의지하던 옛 시절을 그리워하며 다시 가사를 집어 들고 산에 가려 해보나 이미 파계승이 되어 돌아갈 수 없다. 앞으로도,뒤로도 갈 수 없는 승려는 가사를 집어 던지고 다시 한번 생각한다. 가사호점은 승려의 파계와 귀의 과정에서 겪는 고뇌와 희열을 한국의 춤사위로 표현하고 있다. 조택원의 만종'을 김형남·김호은이 재현했다. 만종이라는 명화를 재해석하여, 신선한 스토리를 상상하게 하고 아름다운 조화를 이룬 춤사위가 아름다웠다. 남과 여의 호흡이 잘 어울어져서 펼쳐지는 큰 원 속에서 마치 두마리 나비가 사랑을 찾아서 희롱하는 모습은 객석을 행복하게 해주었다. 조택원의 만종은 19세기를 풍미한 화가 장 프랑수아 밀레의 그림 '만종'과 프레데리크 쇼팽의 '야상곡'에 영감을 얻어 창작된 2인무다. 조택원의 집 2층에 살고 있던 음악가 김생려는 세계적인 바이올리니스 엘만이 피아노곡을 바이올린곡으로 편곡한 쇼팽의 '야상곡'을 밤낮으로 연습하고 있었다. 하루에 수십 번씩 연주를 듣던 조택원은 마침 방에 걸려있던 밀레의 그림 '만종'을 보고 영감을 받았다. 만종은 1935년 경성공회당에서 열린 조택원의 제2회 신작무용발표회에서 초연된 작품이다. 경건한 기도를 드리는 부부가 '야상곡'에 맞춰 움직이는 것만 같았다. 비길 데 없는 평화와 고요, 비현세적인 경건함과 헤아릴 수 없는 자연의 신비가 조택원의 머리에서 춤을 추었고, 상상을 실현하여 작품 '만종'이 창작되었다. 한편 9일에는 신무용 2세대 김진걸·김백봉·최현·황무봉·최희선·송범의 작품을 정민근·안귀호·정혜진·김혜윤·윤미라·손병우·김장우·최영숙이 선보인다.11·16·18·23일에는 다양한 표현기법으로 새로운 한국춤을 모색했던 1970년대 이후의 한국 창작춤을 만나볼 수 있다. 무용 전문 조직체와 교육기관이 설립되며 더욱 다채롭고 창조적인 춤이 등장했던 시기다. 당대를 대표하는 김매자·배정혜·국수호·문일지의 작품 등 창작춤 24편이 4회에 걸쳐 공연된다. 25·30일에는 한국 춤에 새로운 생명력을 불어넣은 컨템퍼러리 춤꾼들의 작품 12편이 무대에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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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혜의 '시간의 얼굴' 작품전, 16일 개막칠순을 넘어서는 길목에서 중견작가 김경혜(영남이공대 명예교수) 작가의 열번째 작품전이 오는 16일부터 25일까지 10일간 대구시 중구 슈바빙 갤러리에서 열린다. 전시되는 총 50여 개 작품전의 주제는 '시간의 얼굴'이다. 전통 한지와 먹으로 하이데거의 '존재와 시간'을 표현했다. 30여 년전 파리 유학 중에서부터 구상해 왔던 작품전이다. 한지라는 캠퍼스에 한지를 오려 부치고 먹을 입혔다. 한지를 보면 볼수록 시간을 넘어서는 초월적 재질을 느끼게 된다고 한다. 3년 전부터 본격적으로 한지 작품전을 준비하는 김작가가 한달 전 대구시 작업실에서 이 작품을 보여 주면서, 우리는 아직도 전통문화예술에서 가져 올것이 많다는 이야기를 주고 받았다. 나는 관객의 입장에서 출품작을 감상하면서 기본적인 질문을 던져 보았다. Q.이번 작품 주제에 대해 설명하신다면 A. 50여 개 작품명은 '존재와 시간'이고, 하나 하나는 시리즈입니다. 주제는 '시간이라는 길 위에서 존재'입니다. 시간은 누구에게나 거스를 수 없죠. 이제, 비로소 시간이라는 길위에 서있는 나 자신과 마주 앉아 나는 누구인가? 왜 그림을 그려야만 하는가를 묻게 되었는데, 하이데거(M.Heidegger)말처럼 시간이라는 길 위에서 존재를 되새기며, 인간의 존재는 시간아란 개념에 대해 생각하는 근원이며, 한편으로는 그 시간에 실려서 흘러가는 존재이죠. 그러나 인간은 한쪽 발은 영원성에 담그고 다른 한쪽 발은 시간성에 담그고 있는 이중 구조의 존재이죠. Q.이번 작품은 크게 흰색 한지의 면과 검은 먹으로 표현한 선이 대비되어 주제가 강렬하게 강조되네요 A.이번 작업은 시간 속에서의 존재를 표현해 보았죠. 존재를 근원으로 한지를 선택하여 접고 잘라서 운명을 표현했고. 삶이라는 것을 가늘고 긴 실로 단순한 선과 형상으로 작업해 보았다. 정리하면 존재를 상징하는 공간은 면으로, 삶은 가변성 있는 선으로 표현했다. 검은색과 흰색은 크게 존재의 빛과 그림자로 대비되는 효과를 내고 있죠. Q.이번 작품은 주제를 먼저 선정하고 '한지'를 택하셨는지요, 아니면 한지에 꽂히셨는지요. A.새로운 것을 경험하려고 떠났던 유학 시절에 나의 정체성에 대한 갈등과 방황을 가라 앉혀 준 것이 한지였다. 목판화를 찍으면서 선명하고 투박했던 그 맛! 특히 검은색 한지는 진중하면서도 무언가를 가득 품고 있는 것 같은 그러면서도 자연스럽고 무궁한 깊이가 있다. 언젠가 한지를 제재로 표현하고 싶었죠. 그러다가 칠순이 넘으니 인간이라는 존재와 주어진 삶의 시간에 대해 생각을 하게 되었죠. 그렇게 자연스럽게 한지와 연결되었죠. Q. 관객으로서 이번 작품 중 (위 사진) 이 작품이 눈에 가장 처음 들어왔습니다. 제가 느끼는 건데요. 반쪽 얼굴 모습은 사람의 존재와 고뇌를 나타내는 것이 아닐까요. 빨간 색실로 한올 한올 꿰맨 작품에 대헤 설명해 주세요. A. 금방 찢어질 듯이 얇은 한지와 언제 끊어질지 모르는 한 올의 실은 삶의 지평에 서 있는 우리들의 존재를 표현하기에 적합한 재질이다. 시간의 길 위에서 수많은 얼굴을 만났다. 자신에게는 너그럽지만 타인에게는 엄격하고 냉철함에 놀라서 몸서리쳐졌고, 삶과 죽음이란 끝을 알 수 없는 무한성에 막연하고 두려웠다. 그러나 빠르게 변하고 있는 세태의 변화 속에서도 그들의 얼굴은 숭고하고 경이로웠다. 한편으로 반쪽 얼굴의 형상은 인간의 이중성을 상징하는 마스크를 쓰고 사는 사람들이 떠오른다. 그러나 그 얼굴은 규칙적인 도형이 반복되는구조를 빨간색실로 연결되어 있다. 누구에게나 따뜻한 피가 흐른다는 것이 아닐까. Q. 반쪽 얼굴은 그런 인간의 이중성을 표현하고, 삶과 죽음이란 경계를 표현한 것인가요. A. 존재, 즉 인간의 빛과 그림자, 선과 악을 표현하지요. 누구나 세상을 살아가기 위해서 이중성을 가지고 살아갈 수 밖에 없지요. 그러나 다행히 인간이란 존재의 시간 앞에 누구나 공평하지요. 신앞에 선 인간은 시간성에 대해 거부할 수도 저항할 수도 없는 한 존재로서 받아들여야지요. 그래서 나는 언제 어디서나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죽을 힘을 다해서 할뿐이지요. Q. 작품을 설명하시면서 20세기 독일 철학을 대표하는 실존주의자 하이데거의 '존재와 시간'을 운운하셨는데, 이번 작업 과정은 어떻게 이루어졌나요 A. 하이데거의 '시간성(時間性)'을 표현하고 싶었죠. 현존재의 존재의미가 과거·현재·미래의 삼상(三相)의 통일인 시간성으로서 제시했죠. 인간 하나 하나가 시간적·역사적 존재라고 설명하죠. 제가 이 부분에서 한 단면을 잘라서 제 나름대로 확대해석한다면, 개인 하나 하나가 역사를 만들어가는 공동체 구성원이라는 거죠. 그만큼 사람들은 삶 앞에서 사람을 귀하게 여겨야 한다는 거죠. 특히 지나가는 시간앞에서... Q.색상이 다른 4개의 한지가 잘려서 부친 이 작품은 어떤 의미인가요. 언뜻 두툼한 누비한복이 떠올랐습니다. (위 사진) A. 전통한복에서 모티브를 받은 작품이지요. 작품 구조는 면과 선을 표현했죠. 의식의 저편의 기억과 내면의 소리에 귀 기울이면서 먹을 갈고, 드로잉하고, 종이를 접고, 자르고, 붙이면서, 시간의 무한성과 유한성을 형상화 했죠. 접은 한지의 사각면은 무한한 시간(세월)의 중첩을 표현하고, 한땀 한땀 한줄로 박음질을 한듯한 세로 선으로 접힌 주름은 지금 이 시간에 실존을 느끼는 동시에 정지된 시간의 흔적, 즉 유한성을 한지에 표현하고 싶었죠. 장승의 얼굴에 영감을 받고 장승을 주제로 한 작품전을 가졌던 김작가는 영남이공대에서 재직하면서 학생들에게 상업미술을 기반으로 한 복합미술 장르를 지도하면서 민속학이 가지고 있는 전통문화예술 콘텐츠에 눈뜨게 된다. 가장 한국적인 것이라야 세계로 나갈 수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이후 2010년 안동국립대학교 민속학과에서 '조선후기 생활판화의 미의식과 기능'에 대한 연구(지도교수 임재해)로 박사학위를 받고 나서, 민속학과 현대미술을 연결해 보고자 대학에서 학생들과 많은 실험을 시도해보고 지도해왔다. 많은 재학생들에게 전통에 대한 재해석 확장에 큰 성과가 있었다고 한다. 유럽 예술의 중심지 파리에서 당시 한국 전통문화예술을 모티브로 한 주제작품은 많은 관심을 받기 시작할 때다. 서양화가 전공자 김작가는 파리 유학 중에 한국 전통문화를 그리워했다. 이때 김작가는 전통한지의 예술성과 다양성에 꽂히고 만다. 한민족은 오랫동안 전통 한지라는 재료로 만든 문필도구, 가구, 밥상, 장신구, 한복, 신발 등을 실생활에서 누려왔다는 것을....그리고 여기에 재질의 질과 색상 등 변화가 무한하고 바라만 봐도 아름답다는 것을 느끼고 감상하게 된다. 이후 김작가는 한국에 돌아와서 한지 작업에 몰두하여 왔다. 한지와 모더니즘 작품을 연결시켜 보고자 많은 시도를 해왔다. 민속학을 기반으로 재해석하여 내놓은 이번 작품전에서 관객들이 신선한 영감을 받으리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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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즘한글서예가전 신인작가 이광호 작가의 시선봄바람을 타고 13일 인사동 한국미술관에서 개최되는 네번째 이즘한글서예가전에서 출품한 30명의 작가 중 가장 젊은 신인작가라고 한얼 회장이 소개를 한 3분의 작가 중 이광호(43세) 작가를 만나게 되었다. 현재 젊은 3040세대가 담당하는 서예술의 현장을 듣고 싶었기 때문이다. 초등학교 시절부터 시작한 서예를 좋아하다가 대학에서 서예학과를 전공하고, 지금은 경기대학에서 서예학과 겸임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고양시 화정동 화정캘리서예아카데미에서 50여 명의 학생들을 지도하고 있다. Q. 이광호 작가님, 오늘 축하드립니다. 전통문화 '한글서예'를 향유하는 전승주체로서, 속도로 경쟁해야 하는 디지털 시대에 아날로그라고 할 수 있는 서예술이 다음 세대에도 계승되어야 하는 '미래지향적 지속가능성'이란 화두를 가지고 바라본다면, 즉 서예 분야 전문인으로서 서예의 순기능에 대해서 듣고 싶습니다. A. 4차산업혁명 시대를 맞이하여 디지털, 인공지능, 로롯공학, 바이오 기술 등 AI를 활용한 다양한 시도를 통하여 신혁명의 시대를 맞이하는 요즈음입니다. 이러한 시대적 배경에서 오늘날과 그리고 향후에는 인간이 하지 않아도 되는 기술과 인간이어야만 할 수 있는 기술로 나뉘는 시대가 더욱 좁혀질 것으로 생각합니다. 우리가 붓을 쥐고 향유하고 있는 '서예'라는 순수예술은 인간 본연의 인성과 감성을 화선지에 녹여내리는 격조있는 독보적 예술 장르입니다. 모든 자연과의 어울림을 통하여 나오는 붓의 선질과 먹에서 뿜어져 나오는 다양한 현색(玄色)으로 형상화 할 수 있는 장르이지요. AI가 근접할 수 없는 분야입니다. 사람과 사람과의 감성을 소통하고, 작가의 호흡으로 읽혀지고 감상할 수 있는 우리나라 전통예술 중 손꼽히는 최고의 예술이라 자부합니다. Q. 젊은 세대들만 모여서 활동하는 서예술 단체가 있나요? A.네. 경기대학교 서예학과, 계명대학교 서예학과, 대구예술대학교 서예학과, 대전대학교 서예학과, 원광대학교 서예학과 이렇게 5개대학을 졸업한 1980년 이후에 태어난 세대가 하나되어 2014년도에 결성한 '80후'(八零後)라는 단체가 있습니다. 저는 80후 단체에 장형(長兄)으로 자리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2015년도에 백악미술관에서 "동행”이라는 타이틀로 창립전을 하게 되었고, 올해에는 10주년을 맞이합니다. 80후는 문파와 학파를 무시하고, 오직 서예가 좋아서 하나가 된 단체입니다. 가볍지 않은 클래식한 전통서예를 지향하며 우리의 서예를 계승하고 발전시키고자 맺어졌습니다. 현재 우리나라 젊은 청년층의 단체 중에 가장 큰 단체입니다. 전시는 매년 진행하고 있으며, 주로 인사동과 예술의전당 서예관에서 전시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올해에는 10주년 기획으로 중국, 대만, 일본, 말레이시아에서 서예를 전공하거나 교수로 재직 중인 젊은 친구들과 한국 백악미술관 전관에서 국제서예교류전을 준비 중입니다. 전시 기간은 2024년 8월29일부터 1주일간 전시가 진행됩니다. Q.한얼 선생님의 작품활동에 대해서 느낀 점은? A.한얼 이종선 선생님은 제가 존경하는 우리나라 한글서예가 중에서도 손꼽히는 선생님입니다. 고즈넉하고 단아한 우리나라의 정서에 맞는 예술세계를 펼치시며, 결코 가볍거나 기교를 통하여 보여지는 글씨가 아닌 글씨다운 글씨를 쓰시는 분이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문장에서도 뒤를 잇고 있는 후학들이 본받을 만한 흔적들을 풍부하게 남겨주고 계십니다. 우리나라 서예를 사랑하고 아끼시는 마음가짐 또한 그동안 걸어오신 선생님의 행보에서 많은 흔적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 특히 서예진흥법을 통과시키기 위해 헌신해 오시고 애써 주신 선생님의 모습으로 서예의 저변확대와 우리나라 서예를 계승발전 시키기 위한 선생님의 노고를 저는 누구보다 잘 알고 있습니다. 존경하는 선생님께 직접 전하지 못한 말씀을 이곳에 남기게 되어 뜻깊습니다. Q. 이번 '아리랑특별전'에 참여하신 보람은? A. 인류무형문화유산 아리랑은 우리나라 선조들께서 남겨주신 소중한 유산입니다. 아리랑 가사에 담긴 문학성에 놀라웠습니다. 저에게 아리랑은 고향에 계신 어머님 품과 같습니다. 자식과 부모가 하나 되듯이 아리랑과 우리 민족은 하나인 듯합니다. 그리운 고향에서 들려주는 아리랑은 어릴 적 나를 마주하게 되고, 잠시나마 어머님의 품에 안기는 듯합니다. 이번 아리랑특별전을 통하여 관람객들과 함께 한국인으로서의 긍지와 따스함을 나누었습니다. Q.독보적 분야를 개척해 나가는 한글서예의 아름다움은 어느 부분인가요? A.우리나라 한글의 특성은 다양한 획과 자유분방한 선들이 하나되어 이루어진 화려하고 기교가 담긴 글씨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서예를 통해 다양한 조형미가 완성된다고 봅니다. 우선 한글은 우리의 고유한 글씨라는 점입니다. 세종대왕이 남겨주신 한글의 해례본에서 이미 우리는 독보적이고 독창적인 하나의 국가가 완전하게 탄생하였음을 알리게 되었고, 선조들이 남겨주신 편지글과 한지에 담긴 조상의 얼을 통하여 우리나라 정서에 맞는 한글로 함께 호흡하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우리는 뒤를 잇는 후학으로서 마땅히 이를 계승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딱딱한 펜과 연필이 아닌 붓으로 하여금 우리의 감성을 화선지에 표출하고 선조들께서 남겨주신 유산을 지켜낼 수 있는 우리나라 고유의 전통예술 중 한글서예는 으뜸이라고 생각합니다. 인터뷰를 마치고 이작가는 "요즘 세상에 비인기 종목 서예를 하면서 밥 먹고 살기 힘드는데, 그래도 저는 운이 좋아서 서예를 업으로 삼고 결혼도 하고 살게 되어 행복하다" 이어 "올해는 이즘한글서예협회 신임회원으로 선정되었습니다. 쉽지 않은 심사를 거친 통과의례입니다."고 하면서 기뻐했다. 초등학교 3학년에 처음 잡은 붓을 이 날까지 계속 잡고 있다고 한다. 아쉬운 것이 있다면 서예진흥법이 활성화 되어 서예를 경험할 수 하는 어린이가 확대되는 것이라고 한다. 이광호 작가 약력. 대한민국 미술대전 서예부문 초대작가 고양시 미술협회 서예분과 위원장 경기대학교 서예학과 겸임교수 한국서예학회/한국서학회/한국서예가협회/한국청년서단/이즘/80후 임원.회원 화정캘리서예아카데미 主宰 이즘한극서예협회 신임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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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게이머 홀린 '검은사막' 속 국악 제작 비결은"국악과 서양 음악을 게임 음악에 효과적으로 접목해 녹여낼 수 있을지 고민했습니다" 국내 게임사 펄어비스[263750]에서 게임 음향 작업을 총괄하는 류휘만 오디오실 디렉터는 21일 국립국악원에서 열린 '국악 전공생을 위한 직업 아카데미' 강연에서 '검은사막' 속 창작 국악 작업 과정을 설명하며 이같이 말했다. 펄어비스는 지난해 '검은사막'에 신규 콘텐츠 '아침의 나라'를 선보였다. '아침의 나라'는 조선시대를 모티브로 한국의 전통 건축, 한복, 민속놀이 등 전통문화와 각종 전설, 설화, 민담 등이 어우러진 신규 지역이다. '아침의 나라'는 출시 후 국내는 물론 북미·유럽 등 서양권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으면서 검은사막의 흥행을 견인했다. 류 디렉터는 자신을 포함한 제작진 대다수가 서양 음악을 전공했고, 국악에 대한 경험이 부족했다며 "인터넷과 국립국악원 자료를 참고해 민속악부터 창작 국악까지 가리지 않고 공부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물놀이에 쓰이는 여러 타악기를 한 음씩 연주하면서 컴퓨터에서 작업할 수 있는 가상 악기로 샘플링하는 일부터 시작했다"고 덧붙였다. 류 디렉터는 자신이 작업한 '아침의 나라' 사운드트랙을 하나하나 국악 전공생들에게 들려주며 각각의 제작 과정과 기획 의도를 설명했다. 사물놀이 장단을 바탕으로 대금, 가야금, 거문고 같은 전통 악기와 판소리의 요소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것이 특징이었다. 류 디렉터는 "서양 음악 전공자로서 본 국악의 특징은 '곡선이 화려한 음악'이었다. 분할된 음이 연결된 것이 아니라, 곡선이 한 선으로 장단을 타고 변화하며 이어지는 멜로디"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우리 악기의 농현(弄絃)이 숨 쉴 수 있는 여유로운 리듬과 멜로디, 서양식 화성에 국악의 리듬을 결합하는 시도, 펑크·블루스·소울 같은 장르와의 협주가 효과적이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펄어비스가 개발 중인 '아침의 나라' 파트 2 업데이트 '서울'의 내용도 언급했다. 류 디렉터는 "파트 1을 만들며 성장한 펄어비스만의 국악을 바탕으로 자유로운 시도를 하며 곡을 써 보려고 한다"며 "왕, 양반 등이 나오는 한양이 배경인 만큼 정악(正樂)을 모티브로 한 곡을 써 보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류 디렉터는 'EZ2DJ', 'DJMAX' 등 2000년대 초를 풍미한 리듬게임 시리즈에서 'CROOVE'라는 닉네임으로 여러 인기곡을 작업한 베테랑 게임 작곡가다. 류 디렉터는 NHN게임스가 2009년 출시한 'C9' 작업에 참가하며 당시 게임 프로듀서를 맡고 있던 펄어비스 창립자 김대일 의장과 인연을 맺었고, 이후 펄어비스에 합류해 대표작 '검은사막' 사운드트랙을 작업해왔다. 류 디렉터는 "국악은 현 시대에도 예술적, 대중적으로 살아 숨쉬는 '미래의 음악'이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강연을 듣는 국악 전공생들을 격려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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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이면 뮤지컬도 변해…세트·의상·음악도 미련없이 바꾸죠""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고들 하잖아요. EMK 뮤지컬은 10주년 공연이 끝나는 동시에 대본만 남겨두고 다 바꿔요. 제작비가 부담돼도 시대 변화에 맞춰 작품을 업그레이드하는 것이 관객에 대한 예의라 생각해요." 엄홍현(48) EMK뮤지컬컴퍼니(이하 EMK) 대표의 시간은 공연 폐막 일주일 전부터 바쁘게 돌아가기 시작한다. 뮤지컬의 한 시즌이 끝날 때마다 조명부터 의상, 대사까지 무대 전체를 손보고 다음 시즌을 준비하기 때문이다. 특히 그는 초연 10주년을 맞이한 작품을 완전히 새로운 모습으로 바꿔 놓는다. '몬테크리스토', '모차르트!' 등 엄 대표의 손길을 거친 작품은 모든 것을 바꿨다는 뜻으로 '올 뉴'(All New)라는 수식어를 달고 관객을 만난다. 엄 대표는 뮤지컬 팬들의 사랑을 받고 만족스러운 무대를 만들기 위해서는 변화가 필수적이라고 말한다. 19일 서울 강남구 EMK뮤지컬컴퍼니 사옥에서 만난 엄 대표는 "100% 만족할 수 있는 무대는 없기에 매번 공연을 바꿔나간다"며 "외국은 무대에 변화를 주지 않는 것이 전통이지만, EMK는 지금보다 더 빠른 속도로 변화를 줘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요즘 초연 10주년을 맞은 '마리 앙투아네트'를 바꿀 방법을 고심하고 있다. 이달 27일 개막하는 작품은 이번 시즌이 끝나면 대대적인 변화를 겪게 된다. 엄 대표는 "현재 버전 공연을 만날 수 있는 것은 이번이 마지막"이라며 "세트를 남기면 혹시 미련이 남을까 봐 공연이 끝나면 폐기처분을 할 예정이다. 시대적 흐름에 맞는 작품으로 바꿀 것"이라고 선언했다. '마리 앙투아네트'는 프랑스 혁명을 배경으로 왕비 마리 앙투아네트와 혁명을 선도하는 가상 인물 마그리드의 삶을 대조적으로 조명한 작품이다. 소설 '왕비 마리 앙투아네트'를 원작으로 2006년 일본에서 초연한 작품을 우리나라 정서에 맞게 각색해 2014년부터 무대에 올렸다. 역사적 인물을 주인공으로 삼은 데다 혁명을 주제로 하고 있어 여러 오해를 받은 작품이다. 마리 앙투아네트를 미화한다는 비난에 휩싸이기도 했고, 정치적 견해가 들어간 작품이라는 주장을 펴는 이도 있었다. 엄 대표는 "'마리 앙투아네트'는 어느 쪽에도 치우치지 않은 작품이고 어떤 입장에서 보는지에 따라 완전히 다르게 보인다"며 "2년 전부터 작품을 올리기로 정해둔 것인데 정치적 의도가 있는 것 아니냐는 연락을 받고 힘들었다"고 돌아봤다. 이어 "일본 버전에서는 마리 앙투아네트의 사치가 훨씬 과하게 묘사된다. 원작자도 인물을 공부해 보니 나쁜 사람은 아니었다는 결론을 내렸고, 인물에 대한 평가를 관객에게 맡겼다"고 덧붙였다. 작품에 대대적인 변화를 예고한 그는 다음 시즌 무대에 관한 구상을 일부 들려주기도 했다. "부의 상징인 귀족이 무대 위쪽에서 군중을 아래로 짓누르는 것처럼 연출한 부분을 바꾸려 합니다. 이제는 좌우 구도로 귀족과 군중을 배치하고 서로 밀고 당기는 방향으로 바꾸는 것은 어떨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엄 대표는 무대 조명과 배우의 동선 등 세세한 부분까지 관심을 가지고 의견을 내는 관객들이 작품 발전에 큰 도움을 준다고 말한다. 관객의 눈높이와 수준이 달라진 것을 체감할 때면 변화의 필요성을 체감한다고도 했다. 그는 "이제는 관객을 만족시키려면 작품도 좋아야 하고, 캐스팅도 잘해야 하고 심지어 공연장 로비까지 신경을 써야 한다"며 "결국 관객들을 만족시킬 수 없다면 힘들다는 생각에 끊임없이 변화를 주려 한다"고 말했다. 반면 코로나19와 티켓 가격 상승으로 국내 관객들의 재관람률이 낮아진 것은 해결해야 할 과제가 됐다. 엄 대표는 외국인 관객을 발굴하는 등 새로운 시장을 찾는 노력을 게을리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는 "티켓값은 물가가 떨어지지 않는 한 올라갈 수밖에 없다"며 "외국처럼 장기 공연이 가능한 환경이 갖춰지고, 배우들을 전속 단원으로 고용할 수 있는 시스템이 아니라면 인건비와 10년 사이 2배 넘게 오른 대관료를 감당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라고 설명했다. 외국인 관객에 관해서는 "최근에는 당일치기로 공연을 보고 귀국하는 일본 관객도 생길 정도다. 한국 뮤지컬이 아시아에서 1등이라고 자부하는 만큼 외국인 관객을 겨냥하려는 시도를 이어가려 한다"고 말했다. 2009년 EMK를 설립한 엄 대표는 영미권 뮤지컬이 주류였던 한국에서 '레베카', '엘리자벳' 등 유럽 소재 작품을 잇달아 성공시키며 새 흐름을 만들어왔다. 올해는 '마리 앙투아네트'와 '베르사유의 장미'로 EMK 특유의 화려함을 선보일 예정이다. "관객들이 무대의 화려함에 있어 최종장을 보게 되지 않을까 싶어요. 특히 '베르사유의 장미'로 프랑스의 화려함을 제대로 보여드릴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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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광대' 문진수가 아시아 1인극제 합류하다'아시아1인극협회'가 주최하고 '아시아1인극제·거창 운영위원회'가 주관하는 아시아1인극제는 1988년 고(故) 심우성 선생의 선언으로 서울에서 시작됐으며, 2007년부터 거창에서 열리고 있다. 지난해 전통연희를 전공하는 문진수 아티스트가 전통(춤사위. 재담, 소리)를 근간으로 하는 퍼포먼스를 선보여서 국내외 참가자들과 국악계에서 큰 주목을 받았다. 아시아1인극제는 전통을 현대적 퍼포먼스로 작업하는 아시아 지역 솔로 퍼포머들의 축제로 36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다. 지난해 4개국 25명의 공연자들과 함께 새로운 형태의 ‘난리버꾸통’을 펼쳤다. 주최측은 "아시아의 전통예술은 어느 나라나 생존 위기에 놓여있다. 1인 공연분야는 바람 앞의 등불과 같지만 세상을 비추는 불빛을 추구하는 사람들을 기다리겠다"고 전했다. 모집분야는 전통예술 장르를 모티브로 한 1인 퍼포먼스 작품으로 전통연희, 춤, 음악, 연극, 마임, 오브제 인형극, 서커스, 마술, 저글링, 복합장르 등 다양한 분야이다. 실내와 야외에서 공연할 수 있는 작품이면 신청 가능하다. 출품 작품 공연시간은 20분 이내이다. 국악신문 기미양 객원기자가 '아시아1인극제'를 앞두고 지난해 많은 전승활동을 보여준 1인극 뫼비우스를 발표한 문진수 아티스트를 인터뷰 했다. 국내 전통예술 평론가 남정숙, 조춘영, 정형호 민속학자에 이어서 세계적 마임이스트 유진규 선생에까지 러브콜을 받고 있는 문진수의 매력은 어디까지일까? Q. 안녕하세요. 문진수 선생님 작품은 무대에서 매년 보고 있습니다. 아시아 1인극제 참여(합류)하게 된 계기는 A.제가 아시아 1인극제에 참여하게 된 계기는 현재 아시아 1인극제 예술감독을 맡고 계신 마임의 대가 유진규 선생님의 추천으로 함께하게 되었습니다. 2022년 민속학자 故 심우성 선생님의 아드님 심하용 한국민속극박물관 관장님께서 공주 아시아 1인극제를 대신할 '공주돌모루예인축제'를 만드셨고, 그곳에서 선생님을 뵙게 되었습니다. 선생님의 명성과 작품은 어린 시절부터 주변에서 자연스럽게 알게 되었고, 직접 뵙고 인사드릴 수 있어 영광스럽고 행복했습니다. Q.유진규 선생은 언제 처음 만나셨는지요. A.그런데 공교롭게도 선생님을 뵌 건은 2004년 공주 아시아 1인극제 였습니다. 거창 아시아 1인극제의 전신이라 할 수 있는 '공주 아시아 1인극제'에 같은 장소에서 제가 공연을 했었는데, 아마도 유진규 선생님께서는 저의 존재나 함께 출연한 것도 모르실 수 있습니다. 이후 20여년 만에 '공주돌모루예인축제'에서 재회를 하게 된 것입니다. 거기서 유진규 선생의 추천으로 1인극제위원회에 합류하게 되어 인연을 맺게 되었습니다. 부족한 저에게 아시아 1인극제 운영위원(연희)으로 추천해 주셨고 미력하나마 함께할 수 있는 영광을 주셨습니다. Q.작년 아시아 1인극제 내놓은 작품은 A.'뫼비우스'라는 작품입니다. 부 제목은 '흑사 위에 백사'이고 천의무봉 중에서 12발을 내세워서원을 형상화 했습니다. 거기에 재담에 얹어서 시대의 목소리를 표출하는 공연입니다. Q.전통 연희가 아닌 새로운 모더니즘이라는 장르라고 할 수 있는 시대의 목소리를 1인극에 담아내는 작픔을 마치고 어떤 영감을 받으셨는지요 A.공연을 마치고 뒤풀이에서 유진규 선생님께서 해주신 말씀이 저에게는 큰 화두가 되었습니다. "얘는 광대인데 그냥 광대가 아니야! 아름다운 광대야” 선생님의 말씀처럼 아름다운 광대가 되기 위하여 늘 정진하고 노력하며 정신과 육체를 가치 있게 다듬고자 합니다. 세상을 아름답게 하는 광대로 살고 싶습니다. Q.뫼비우스. 흑사 위에 백사' 시놉시스는, 배경음악, 연출, 안무는? A.우리는 청동기 시대 이후부터 지배자와 피지배자로 양극화 되면서, 피지배자는 지배자의 억압과 횡포에 저항하면서 이 세상을 사람들이 살만한 세상으로 만들어왔습니다. 검은 세력과 요괴들의 검은 마법에 어지럽혀진 인간 세상에서 구원과 평화를 기원하는 작품입니다. 배경음악은 남사당 대전지회에서 협연해주셨고, 연출, 안무는 제가 맡았습니다. Q. 오늘날 흑사를 상징하는 부류는? A. 인간세상을 쥐락 펴락하는 사회 특권층 목사, 박사(지식꾼), 변호사, 판사, 검사, 정치가 등을 통털어 지칭합니다 Q.'뫼비우스' 작품 주제는 A.지배자 권력의 억압과 횡포에 맞선 피지배자의 '저항정신'을 시대비판 의식으로 담아냈습니다. Q. 주제를 상징하는 구체적 행위는 A. 흑사에 대항하는 백사가 돌리는 상모의 큰 원은 공생과 화합을 상징합니다. 주제의식을 원으로 상징했습니다. Q.줄거리는 A. 인간과 요괴가 공존하는 어지럽고 혼탁한 요지경 세상. 악의 흑주술을 따르는 검은 세력은 요괴들과 야합하여 세상을 온통 흑마법으로 물들이고 사람들의 삶을 황폐하게 만들기 시작한다. 이렇게 인간 세상을 어지럽히고 뒤흔들며 설상가상 검여사까지 등장하여 검은 세력들은 한층 더 득세하게 됩니다. 사람들은 힘을 모아 검은 세력과 요괴를 물리치려 시도하지만, 이들은 아무런 제약 없이 세상을 오히려 악으로 물들인다. 자신들에게 대항하는 무고한 자기편 사람들을 잡아들여 옴짝달싹 못하게 만듭니다. 소위 말하는 내전이 일어난거죠. 이후 검은 세력의 막강한 힘과 권력 앞에 무너지고 마는 인간 세상을 지켜보며, 사람들은 간절한 마음으로 평화를 기원하는 제의를 지내게 된다. 소망에 답하듯 혼탁한 검은 무리 흑사에 대결하는 백사(12발 상모)가 출현하고 협객 금복주의 활약과 희생으로 세상은 평화를 되찾게 되고, 새로운 세상에 대한 염원과 12달 축원 덕담, 숭고한 희생에 대한 '비나리'의 의미를 담은 춤과 마지막 신명을 다해 '12발 상모' 연희를 보여주면서 대단원을 올리고 막을 내렸습니다. Q.전통연희 중 어떤 제재를 선택해서 표현하셨나요 A. 검은 세력 흑사를 상징하는 검은 색 의상, 백사를 상징하는 12발 상모입니다. 거기에 극적 스토리텔링 바탕위에 펼져지는 재담, 12발 상모연희, 춤사위로 풀어낸 1인 연희극 작품입니다. Q.기획 의도는 A.‘문진수류 열두발 상모춤 1인 연희극, 뫼비우스(검사 위에 백사)’는 열두발 연희에 새로운 창작과 시대적 이야기를 더해 선보이는 1인 연희극 작품입니다. 이 작품에서는 기존 풍물판에서 12발 상모가 보여주는 부속 연희로서의 한정된 기예와 제약에서 벗어나 미학적인 가치와 몸짓의 예술성과 함께 검은 세력(검은색 의상)과 그에 저항하는 백사(12발 상모)의 대립, 극적 갈등의 해결, 염원과 제(祭)를 통해 시대의 정신을 담아 표현하고자 하였다. 전통민속 예술(연희)의 전통성과 시대의 목소리를 '재담'이라는 전통연희 장르를 조합하여 현대적 해석을 모색했습니다. Q.작품 목적은 A. 첫째, 시대에 맞서는 민중정신, 인간 삶의 애환을 해학과 풍자로 풀어내며 평안을 기원하는 민중공동체의 가치를 담아내고 싶었습니다. 둘째, 전통의 '현대적 해석', 즉 전통연희극 창조작업을 통해 전통의 확장을 모색했습니다. '춤사위/재담/소리'의 조합을 시도해 보았습니다. 셋째, 벽사진경(辟邪進慶)을 추구하는 제의적 행위 '굿'을 통해 전통예술이 구현하는 공동체의 조화와 공생을 위한 방향을 모색하였습니다. Q.작품의 완성을 위해 어떤 점에 노력했나 A.전통 12발 상모 연희를 재창조하며, 전통 연희와 풍물굿의 고사 소리 등에서 구전되어 온 재담들을 해석한 바탕 위에 사회적 가치, 시대에 대한 해학과 풍자를 재담에 담아 연희극을 재창작하였고, 12발 상모 연희와 함께 유려한 춤을 추면서 재담을 해야하기에 숨이 차고 힘든 작업이었지만 끝까지 완주했다. 머리에 상모를 쓰고 재담으로 이야기를 이끌어가면서 춤과 연희를 보여주며, 또한 고난도 연희의 끝에연달아 재담을 계속 이어가는 것은 보통 힘든 작업이 아닙니다. 짧게는 35분. 길게는 2시간도 할 수 있는 저력이 필요하죠. 그래서 평소 체력 증진에도 힘썼습니다. Q.극적 요소는 A. 인간 세상을 혼란시키는 검은 세력과 백사의 대결구조, 12발 상모를 검은 세력에 대항하는 주체로, 재담 행위는 저항하는 민중의 주체로 대비시켰다. 즉, 12발 상모 연희와 춤사위, 재담 행위는 각각의 주체로서, 극적인 대립과 갈등 구조를 표출하는 연희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Q. '1인극'으로 보여준 전통연희 작품을 관객들은 어떻게 해석을 했는지 궁금합니다. 연희자의 시선에서, 다시 말하면 무대에서 바라보는 관객들과의 교감은 주고 받았나요. 특히 외국에서 온 아티스트로 출연한 관객들의 반응은 어떠했는지요. A. 관객들이 충분히 이해를 하고 보신 것 같습니다. 백사의 출현(전개)과 갈등(클라이막스) 해결(대단원)이라는 드라마틱한 극적 과정이 넘어갈 때마다 관객은 알아채고 추임새와 박수를 보내주셨습니다. 작품 속에서 재담과 춤, 연희를 통해 서사의 매듭을 매고 달고 풀어내며, 외국아티스트들과 춤과 연희라는 '몸의 언어'만으로도 충분한 감흥과 신명을 주고 받았습니다. 지난 해 줄판,살판 등에서 이름을 날리고 있는 광대 문진수 아티스트는 전통과 현대의 충돌, 억압에 맞선 '저항'이라는 화두를 가지고 '뫼비우스'작품을 발표했다. 전통연희를 현대적 해석을 통해 새로운 장르로 탄생시켰다. 세계를 향해 12발 상모를 내걸고 현대적 아티스트로 새로이 태어났다. 전통과 모더니즘을 아우르는 아름다운 광대로.... 전문가 평에 의하면 품격있는 가무악에 능한 문진수의 멋들어진 유려한 춤사위, 재치 넘치는 재담, 화려한 12발 상모 기예에 빠져들게 되었다고 전한다. 어느새 관객들은 연희꾼 문진수의 스토리텔링을 따라 검은 세력의 횡포에 함께 분노하며, 인간 세상의 갈등과 대결을 마치고 조화(구원)를 기원하게 되는 과정에 공감했다고 전한다. 올해 아시아1인극제 1차 모집에 한국 작가 80여 명이 경연에 참가했다고 한다. 유진규 심사위원장에 의하면 "예술계 각 분야 전문 심사위원 8분이 개개인 기예능과 이력, 작품목적과 주제 등을 채점하여 그 중 12개 작품을 선정해서 세계인들과 같이 6월 20일부터 5일간 거창에서 작품을 발표하는 자격을 가지게 된다"고 전한다. 전통작품을 근간으로 한 어느 장르 작품이 나올지가 궁금해진다. 운영위원 문진수도 심사위원으로 참여한다. 발표는 다음주 20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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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페라 지휘자 이든 "지휘봉 들면 성악가도 되고 연주자도 되죠"오페라는 클래식 공연 가운데서도 성악, 관현악, 연출 등이 복합적으로 얽혀있는 종합예술로 꼽힌다. 막이 오르면 공연을 진두지휘하는 건 무대 아래 깊이 파인 공간인 오케스트라 피트에서 지휘봉을 든 지휘자다. 객석에서는 뒤통수만 빼꼼히 보이는 오페라 지휘자는 화려한 의상을 입고 무대를 누비는 성악가와 오케스트라의 호흡을 순간순간 상황에 맞춰 촘촘하게 조율해야 한다. 일찍이 '오페라 지휘자'로 커리어를 굳힌 이든(36)은 이런 오페라 지휘 체계를 누구보다도 잘 이해하고 있는 듯했다. 지난 15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N스튜디오에서 만난 이든은 "감사하게도 제 지휘가 편하다고들 해주신다"며 웃었다. 이든은 오는 22∼25일 국립극장에서 국립오페라단이 공연하는 로시니의 '알제리의 이탈리아 여인'으로 국내 전막 오페라 데뷔 무대를 치른다. 021년 프랑스 브장송 국제 지휘 콩쿠르에서 한국인 최초로 입상하며 이름을 알린 이든은 지휘에 앞서 성악과 피아노를 전공했다. 중학교 진학 시기에 "음악을 하고 싶다"며 훌쩍 이탈리아로 유학을 떠나면서 음악 인생이 시작됐다. 밀라노 베르디 음악원에서 피아노와 성악을 전공했고, 2012년 미국으로 건너가 매네스 음대에서 성악을 공부했다. 테너로 뉴욕 카네기홀에서 독창회도 가졌지만, 음악가로서 늘 마음속에 간직하고 있던 종착지는 지휘자였다고 했다. 미국에서 유스 오케스트라 지휘를 맡게 되면서 본격적으로 지휘자로 발을 내디뎠고, 다시 베르디 음악원으로 돌아가 지휘 석사과정을 밟았다. 이든은 "성악가가 되고 싶었던 때도 있었지만, 슬럼프가 왔고 '이 길이 아니다'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그때 지휘를 제대로 공부했는데, 공부할 게 너무 많은데도 마냥 좋았다"고 회상했다. 지금까지 15개 안팎의 오페라 전막을 지휘한 이든은 지난해에는 불가리아 플로브디프 오페라 지휘 콩쿠르에서 우승하며 역량을 증명했다. 오페라를 지휘할 때 가장 행복하다는 그는 "지휘를 지휘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소프라노가 노래할 때는 저도 소프라노가 된 것 같고, 합창할 때는 합창단 단원이 된 것 같아요. 오케스트라가 연주할 때는 그 악기 중 하나가 된 것 같고요. 매일매일 같은 작품을 해도 흥미롭고, 새로운 걸 발견할 수 있었어요." 이든은 오페라 지휘자로서 자신의 강점이 뭐냐는 질문엔 "과거 무대 위에 섰던 사람으로서 성악가들이 어떤 고충을 겪는지 안다"고 답했다. 그는 "공연마다 성악가의 호흡과 프레이징(음악의 흐름을 유기적인 의미나 내용을 갖는 악구로 구분하는 일)이 다르다"라며 "이런 부분을 공연 때 바로바로 캐치하고 지휘에 반영하다 보니 제 지휘가 편하다고 말해주는 것 같다"며 쑥스러운 듯 조심스럽게 말했다. 오페라에서 성악가들은 연기를 하면서 노래하다 보니 리허설 때와는 달리 실제 무대에서 호흡이 딸리거나 프레이징이 짧아질 때가 있다. 반대로 공연 날 컨디션이 좋아 고음을 더 오래 끌 때도 있다. 이런 현장 상황을 무시하고 미리 계산해 놓은 대로 지휘하면 '노래 따로, 오케스트라 따로'가 된다는 것이다. "간혹 오케스트라와 무대 위가 맞지 않는 공연이 있어요. 예를 들면 무대에서 성악가가 턴을 다 못했는데 '이 부분은 5초로 연습했어'라며 바로 다음으로 넘어가 버리는 식이죠. 그래서 공연 때는 오케스트라도 성악가도 서로 편의를 봐줘야 해요. 이걸 조율하는 게 지휘자고요." 지휘자라고 하면 백발의 나이 지긋한 모습이 먼저 떠오르는 클래식계에서 이든은 30대 지휘자로도 주목받는다. 평생 공부하는 삶을 살아가는 음악가로서 지금도 1년에 한 번은 스승인 핀란드의 거장 지휘자 요르마 파눌라를 찾아가 점검받는다. 이든은 나이에 대한 생각을 묻자 "30대 중반을 젊은 지휘자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라고 솔직한 생각을 밝혔다. "나이가 많다고 경험이 많은 건 아니라고 생각해요. 제가 그(경력이 많은)분들보다 뭘 더 해야 할지 생각하면 짧은 시간 동안 더 많은 것을 일궈나가야 해요. 그만큼 더 많이 공부하고 있어요." 포디움에 설 때면 언제나 최선을 다한다는 이든이 향해가고 있는 지휘자는 어떤 모습일까. 그는 "흉내 내지 않는 지휘자"라고 답했다. "남을 따라 하는 지휘자가 되고 싶지 않아요. 젊은 지휘자 중에서는 종종 누군가의 지휘를 흉내 내는 경우가 있어요. 또래 지휘자들끼리 모이면 그런 이야기를 하곤 해요. '너 그 선생님처럼 하더라?', '오늘은 (전설적인 지휘자) 아바도?'라면서요. 그러면서 고쳐나가기도 하죠. 저만의 지휘를 하고 싶어요."(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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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창작 경험 없었기에 획기적 안무 만들어낼 수 있었죠""'노트르담 드 파리'의 안무는 단순히 무대를 장식하거나 채우는 요소가 아닙니다. 강렬한 감정을 끌어내 공연을 뒷받침하는 기능을 하죠." 집시의 자유로운 영혼을 표현하는 현대무용부터 무대에 매달린 거대한 종을 흔드는 곡예, 눈을 뗄 수 없게 만드는 브레이킹 댄서들의 헤드스핀까지. 1998년 초연한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가 오랜 시간 관객의 사랑을 받는 이유 중 하나는 발레, 현대무용, 브레이킹 등 여러 장르로 이루어진 안무다. 장면 분위기에 맞게 등장하는 다채로운 춤은 관객에게 볼거리를 제공하는 동시에 시적인 가사를 전달하는 역할까지 한다. 초연부터 작품의 안무가를 맡고 있는 마르티노 뮐러는 작품에 등장하는 춤이 관객과의 소통에서 핵심적인 기능을 담당한다고 말한다. 뮐러는 9일 연합뉴스와 서면 인터뷰에서 "춤은 작품과 관객이 글자 없이 소통할 수 있게 만들어주는 수단"이라며 "현대무용을 기반으로 한 안무는 이야기를 설명하고, 지탱하고,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고 했다. '노트르담 드 파리'는 흉측한 외모를 지닌 노트르담 대성당의 종지기 콰지모도와 집시 여인 에스메랄다의 사랑을 중심으로 인간의 욕망과 위선 등을 드러낸 작품이다. 15세기 파리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지만, 현대무용과 브레이킹 등 시대를 뛰어넘은 동작으로 안무를 구성한 점이 특징이다. 뮐러는 더욱 다양한 관객에게 다가가기 위한 의도를 가지고 현대무용 기반의 안무를 구상했다고 한다. 그는 "현대무용을 기반으로 모든 관객이 이해할 수 있는 동작을 창작하는 것이 과제였다"며 "그러면서도 (무언가를 따라 하는 듯한) 키치한 인상을 피하려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뮐러는 여기에 무용수들의 연속 회전과 공중제비를 비롯한 곡예를 더해 작품의 에너지를 극대화했다. 콰지모도가 성당의 종을 울리며 에스메랄다를 향한 마음을 표현하는 노래 '성당의 종들'은 곡예에서 나오는 에너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이 장면에서 무용수들은 무대에 매달린 대형 종을 좌우로 크게 흔드는 곡예를 선보이며 주인공의 감정을 뒷받침한다. "거대한 종을 흔드는 곡예 동작은 자유를 상징하고, 무용수들의 독특한 움직임은 콰지모도의 순수한 영혼을 표현해줍니다. '성당의 종들'은 주인공의 감정을 효과적으로 전달한다는 점에서 제가 가장 좋아하는 곡이기도 합니다." 스위스 출신인 뮐러는 발레와 현대무용 분야를 중심으로 활동한 무용수이자 안무가였다. 그는 1992년 본격적인 안무가 활동을 시작해 프랑스 리옹 오페라 발레단, 네덜란드 댄스 시어터 등과 작업해왔다. 뮤지컬과 접점이 없었던 그는 26년 전 '노트르담 드 파리'로 난생처음 뮤지컬 안무 제작에 도전했다. 작품의 프로듀서인 샤를 타라의 섭외 제안이 들어왔을 때 순수한 호기심만으로 뮤지컬 창작에 뛰어들었다. 당시를 회상한 뮐러는 자신이 뮤지컬에 도전한 경험이 없었기 때문에 기존 작품과 차별화된 안무를 만들어낼 수 있었다고 털어놨다. 뮐러는 "뮤지컬 안무 제작은 미지의 세계로 뛰어드는 일이었다"며 "그렇기 때문에 현대무용을 바탕으로 획기적인 안무 스타일을 만들어낼 수 있었다. 공연이 25년 넘게 이어지며 작품을 발전시킬 수 있었던 것도 행운"이라고 돌아봤다. '노트르담 드 파리'의 무용수들이 가수들처럼 큰 박수와 환호를 받을 때 뮐러는 안무가로서 보람을 느낀다고 한다. 그는 "실력 있는 무용수, 곡예사와 브레이커가 무대에서 쏟아내는 예술성과 헌신은 공연에 생명을 불어넣는 요소"라며 "그들의 퍼포먼스는 관객들에게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어준다"고 말했다. 특히 한국 공연을 관람할 때면 무용수들의 뛰어난 퍼포먼스와 배우들의 독보적인 가창력에 감명받는다고 한다. 이번 시즌도 뛰어난 배우들과 함께할 수 있어 기쁘다는 그는 한국 팬들의 응원을 부탁했다. "작품을 향한 한국 팬들의 열정을 영광스럽게 생각해요. 팬들의 관심과 사랑은 모든 공연에 최선을 다할 수 있게 만들어주는 원동력입니다." '노트르담 드 파리'는 다음 달 24일까지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계속된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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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규희 "클래식 기타의 소박한 매력 알아주는 사람 많아지길""연주 때마다 손톱을 정리해줘야 해요. 소리와 직결되거든요." 지난 30일 서울 동작구 뮤직앤아트컴퍼니 스튜디오에서 만난 클래식 기타 연주자 박규희(39)는 손톱을 사포에 문지르며 이같이 말했다. 기타리스트에게 손톱 손질은 인터뷰에 앞서 짧은 연주를 들려줄 때조차 그냥 넘어갈 수는 없는 일이라고 했다. 박규희는 다음 달 2일 예술의전당에서 열리는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 연주회에 협연자로 무대에 서게 됐다. 원래는 영국에서 활동하는 기타리스트 밀로시 카라다글리치의 협연이 예정된 공연이지만, 밀로시가 낙상사고로 다치면서 협연자가 급하게 교체됐다. 공연을 닷새 앞둔 지난 28일 협연 요청을 받았다는 박규희는 "사실 1년 전쯤에도 제안받았던 공연"이라며 "이후 소식이 없다가 다시 저에게 돌아온 공연이어서 인연을 느꼈다"고 웃었다. 협연 작품은 스페인 작곡가 로드리고의 '아랑후에스 기타 협주곡'이다. 기타 협주곡 가운데 가장 유명한 작품으로 스페인의 청량함과 딸을 유산으로 잃었던 작곡가의 생사에 대한 감정 등이 담겨있는 곡이라고 박규희는 설명했다. 박규희는 "마침 지난해 11월에 일본에서 이 곡을 공연한 적이 있어 협연을 할 수 있다고 했다"며 "그래도 단 며칠 만에 (곡에 대한 감을) 끌어올려야 해서 밤낮으로 급하게 연습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국립심포니의 풍부한 사운드가 어떻게 나올지 궁금하고, 소리가 작은 악기인 기타가 이를 뚫고 나올 수 있을지 염려되면서도 기대된다"고 공연에 대한 설렘을 내비쳤다. 박규희는 최근 일본 공연을 포함해 지금까지 30번 정도 이 곡을 공연장에서 연주했지만, 과거 연주를 망쳤던 트라우마로 무대에 서기 전 진정제를 먹는다고 했다. 그는 "제 커리어에서 최악의 순간과 영광의 순간을 같이 한 곡"이라고 했다. 박규희는 "최악의 순간은 2011년 일본 교토교향악단 데뷔 무대"라며 "당시에는 곡에 대한 경험이 없다 보니 너무 많이 긴장했고, 혼자 연습할 때와 오케스트라와 합을 맞출 때가 달라 연주를 망쳤다"고 떠올렸다. "제가 나오고 들어가야 할 타이밍도 어긋나고, 템포도 감을 못 잡았죠. 교토에 큰 강이 있었는데 뛰어들고 싶을 정도로 창피했어요." 박규희는 영광의 순간으로는 교토교향악단 공연 이후 일본에서 가진 도쿄메트로폴리탄심포니, NHK교향악단과의 협연 무대를 꼽았다. "워낙 유명한 곡이지만, 기교적으로 어려워서 기타리스트들이 벌벌 떠는 곡이에요. 한 선배는 이 곡을 연주할 때마다 새벽기도를 한다고 하더라고요. 저도 연주를 하면 어려운 부분이 다가올 때마다 여전히 긴장해요." 박규희는 클래식 음악계에서 '비주류'로 여겨지는 클래식 기타의 매력을 전파해온 연주자기도 하다. 기타를 취미로 배우던 엄마를 따라다니면서 세 살 때 처음 기타를 잡았고, 다섯 살부터 10여년간 국어 교사 출신인 기타리스트 리여석의 집에 살다시피 하며 한글과 기타를 함께 배웠다. 어린 시절부터 기타와 함께 성장한 만큼 기타리스트가 되는 걸 당연하다고 여겼다고 한다. 일본 도쿄 음대와 오스트리아 빈 국립음대를 거친 박규희는 2008년 벨기에 프렝탕 기타 콩쿠르에서 여성 최초, 아시아인 최초 우승자로 국제 무대의 주목을 받았고, 2012년 스페인 알람브라 기타 콩쿠르에서 1위와 청중상을 석권하며 실력을 입증했다. 현재는 한국과 일본, 유럽 등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박규희는 "클래식 기타를 가요의 반주 악기로 생각하는 분들이 많아 서러움이 있다"며 "기타를 메고 택시를 타면 '저도 옛날에 밴드 했어요'라고 통기타로 생각하시거나, '노래하세요?'라며 싱어송라이터로 여기는 분들이 많다"고 아쉬워했다. 그는 "클래식 기타는 르네상스에는 '류트'라는 악기로 있었고, 모양만 바뀌었을 뿐 항상 존재해 왔다"며 "클래식 기타를 아는 분들이 많아져서 '기타'라고 했을 때 클래식 기타를 떠올려줬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박규희는 클래식 기타의 매력으로 '소박함'을 꼽았다. 쇠줄을 쓰는 통기타와 달리 나일론 줄을 쓰는 클래식 기타는 가까이에서는 소리가 작게 들리지만, 멀리까지 소리가 뻗어나가는 특징이 있다고 했다. 또 피크를 쓰는 통기타와 달리 오로지 손톱과 살로 연주해야 해서 연주자마다 소리가 달라진다고 한다. "클래식 기타는 소박하고 따뜻해요. 꾸며내는 소리가 아니죠. 옆에서 치고 있어도 대화에 방해가 안 될 정도로 공기 같기도 하고요. 아직도 개발되지 않는 주법들도 많아서 무한한 가능성도 있어요. 최근에는 아이유를 비롯해 대중가수들도 클래식 기타를 반주로 쓰고 싶어 한다고 들었어요." 박규희는 한국에서 클래식 기타 연주자들이 많아졌으면 한다는 희망도 갖고 있다. 이를 위해 팬데믹 기간에는 온라인 플랫폼에 기타를 잡는 자세같이 기본적인 클래식 기타 연주법을 설명한 강의 영상을 30강 정도 올리기도 했다. 박규희는 "아직 한국에서는 클래식 기타 교육 체계가 깊지 않아 시행착오를 많이 겪는다"며 "죽기 전에 클래식 기타 교본을 만들어서 어떻게 해야 손에 병이 안 나고 좋은 연주자가 될 수 있는지 알리고 싶다"고 야심 찬 포부를 밝혔다. "기타의 역사처럼 '가늘고 길게' 가는 연주자가 되고 싶어요. '빵' 뜨지 않아도 '박규희는 항상 어디선가 좋은 연주를 하고 있구나'라는 이야기를 들으면 좋겠어요.".(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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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창극 도전부터 조선시대 여성들의 연대 담은 뮤지컬까지남자 배우들로만 무대를 채우는 남성 창극과 고전소설 '박씨전'을 모티브로 한 뮤지컬 등 새로운 시도가 돋보이는 작품들이 무대에 오른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는 서울 대학로 예술가의집에서 '2023 공연예술창작산실 올해의 신작' 3차 기자간담회를 열고 다음 달부터 선보이는 작품 5편을 소개했다. 이날 소개된 작품 가운데 다음 달 2∼4일 대학로예술극장 대극장에서 공연하는 남성 창극 '살로메'는 남자 배우들로만 창극을 이끌고 간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김시화 연출은 "새로운 도전을 하고 싶다는 로망이 있었다"며 "패션, 메이크업 등 많은 부분에서 성의 경계 허물어진 것처럼 전통공연 안에서도 이런 시도를 해보고 싶다는 마음이 간절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시도가 창작의 가능성을 넓히고, (전통공연의) 대중화를 실현할 수 있는 콘텐츠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오페라로도 유명한 '살로메'는 오스카 와일드의 동명 희곡이 원작으로 세례자 요한을 사랑한 공주 살로메와 이를 둘러싼 헤로데 왕가의 뒤틀린 욕망을 그린다. 극본을 맡은 작가이자 연출가인 고선웅이 각색을 통해 극단적인 결말로 재탄생시켰다. 김 연출은 "극 중 인물들은 욕망 때문에 극단적 선택을 하고, 죽음을 맞이한다"며 "이런 집착이 결국에는 아무것도 남기지 않는다는 허망함과 공허함을 느낄 수 있는 공연"이라고 설명했다. '살로메'는 화려한 제작진과 출연진으로도 주목받는다. 오늘날 창극의 인기를 이끈 고선웅과 뮤지컬계 스타 안무가 신선호, 세계적인 패션 디자이너 이상봉이 작품에 참여했고, '판소리계 아이돌'로 불리는 김준수, 유태평양, 김수인 등이 출연한다. 다음 달 7일 대학로 플러스씨어터에서 개막하는 뮤지컬 '여기, 피화당'은 조선시대 여성들의 연대를 보여준다. 작자 미상으로 알려진 '박씨전'의 작가가 누구일까에 대한 궁금증에서 시작된 작품으로 병자호란 때 청으로 끌려갔다가 고향으로 돌아왔지만, 정절을 잃었다는 이유로 버림받은 여성들의 이야기를 극중극 형식으로 풀어낸다. 이윤희 연출은 "3명의 여인이 동굴 속에 숨어 살다가 생계를 위해 소설을 쓰는 내용"이라며 "비참한 현실 속에 있지만, 무너지지 않고 곁에 있는 사람들과 연대하며 현실을 마주하고 빛을 향해 나아가는 따뜻한 감동이 있다"고 설명했다. 김한솔 작가는 "극에서 여성들이 동굴에서 나올 수 있는 서로가 있기 때문"이라며 "연대와 희망이라는 힘을 보여준다"고 덧붙였다. 전통에 기반한 음악 실험극도 무대에 오른다. 다음 달 2·3일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에서 공연하는 '밤쩌: 사라져가는 것에 대하여 파트2'는 공연단체 불세출의 신작으로 민속문화인 굿이 가지고 있는 고유성을 관객들에게 소개한다. 배정찬 불세출 대표는 "동해안의 오구굿을 중심으로 한 작품"이라며 "오구굿은 사람이 세상을 떠났을 때 하는 굿으로 요즘은 이런 문화가 사라져서 볼 수 없다는 안타까움에 기획한 공연"이라고 말했다. 이어 "산 자와 죽은 자를 동시에 위로하는 게 굿이라고 생각한다"며 "사람이라면 어쩔 수 없이 겪는 죽음을 통해 삶을 돌아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세 작품 외에도 다음 달 2∼4일 대학로예술극장 소극장에서는 커다란 사회 안에서 자기 존재의 분실을 다룬 무용 '어 다크 룸'(a dark room)이, 같은 기간 마포구 틸라그라운드에서는 소리가 발생할 때 생기는 진동과 노이즈를 새로운 감각과 감동을 전달하는 음악 공연 '언/리더블 사운드'(UN/Readable Sound)가 공연된다. '공연예술창작산실 올해의 신작'은 공연 예술 전 장르에 걸쳐 제작·유통 등을 지원해 우수한 신작을 발굴하는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사업이다. 올해는 총 27개 작품이 선정됐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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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은성 "저는 뮤지컬에 미친 사람…군대 휴가 나와 오디션 봤죠"(서울=연합뉴스) 최주성 기자 = "저는 뮤지컬에 미쳐있다고 말할 수 있어요. 배우들과 이야기를 나누면 뮤지컬로 시작해서 뮤지컬로 끝나죠. '몬테크리스토'를 너무 좋아해서 군 복무 중 휴가를 나와 오디션을 보기도 했습니다." 뮤지컬 '몬테크리스토'에 출연 중인 배우 고은성(34)이 지난 11일 서울 강남구 EMK뮤지컬컴퍼니 사옥에서 열린 인터뷰에서 작품을 향한 자신의 사랑을 고백했다. 그는 "'몬테크리스토'는 20대 초반부터 좋아한 작품이라 언젠가 배역을 맡을 것이라는 이상한 느낌이 들었다"며 "작품을 오래 준비했기에 이야기와 매력을 있는 그대로 전달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었다"고 말했다. 작품은 억울한 누명을 쓰고 14년간 감옥에 갇혔던 선원 에드몬드의 복수와 용서를 그린다. 이번 시즌은 알렉상드르 뒤마의 원작 소설에 가깝게 설정을 바꾸고, 인물의 다층적인 면이 더 드러나도록 복수에서 용서로 이어지는 감정선을 보강했다. 고은성은 "복수하고, 용서하고, 끝나는 단순한 이야기라 생각할 수 있지만 과정이 복잡하다"며 "캐릭터를 연기할 때도 복수를 하다 어느 순간 용서를 깨닫는 것처럼 보이지 않도록 했다. 복수에 미쳐서 남을 용서하기 싫어하는 사람처럼 보여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작품과 에드몬드라는 인물에 관한 자신만의 해석도 함께 들려줬다. "'몬테크리스토'는 에드몬드라는 선원이 인간이라는 파도를 만나 항해하는 작품이라고 생각해요. 바다 위에서는 내비게이션이 있는 것처럼 능숙한 사람이지만, 인간에 의해 억울하게 누명을 쓴 뒤 어려움을 다시 극복하는 이야기입니다." 고은성은 지난해 11월 충무아트센터에서 개막한 여섯 번째 시즌에 주인공 에드몬드 역으로 합류했다. 2010년 초연한 '몬테크리스토'는 이번 시즌 고은성을 비롯해 새로운 배우에게 주인공 역을 맡겼고, 작품의 줄거리와 넘버 등을 대대적으로 개편했다. 군 복무 중 10주년 기념 공연의 오디션을 보러 갈 정도로 익숙하고 애정을 품은 작품을 새로운 환경에서 준비하는 일이 부담스러울 수도 있었다. 하지만 고은성은 완전히 새롭게 작품을 만드는 일이 오히려 즐거웠다고 돌아봤다. 그는 "출연했던 배우가 없어서 오히려 좋았다"며 "새로운 캐릭터를 분석하고, 캐릭터의 의도를 바탕으로 다양하게 움직임을 만들며 최선을 찾아갔다"고 설명했다. 작품은 억울한 누명을 쓰고 14년간 감옥에 갇혔던 선원 에드몬드의 복수와 용서를 그린다. 이번 시즌은 알렉상드르 뒤마의 원작 소설에 가깝게 설정을 바꾸고, 인물의 다층적인 면이 더 드러나도록 복수에서 용서로 이어지는 감정선을 보강했다. 고은성은 "복수하고, 용서하고, 끝나는 단순한 이야기라 생각할 수 있지만 과정이 복잡하다"며 "캐릭터를 연기할 때도 복수를 하다 어느 순간 용서를 깨닫는 것처럼 보이지 않도록 했다. 복수에 미쳐서 남을 용서하기 싫어하는 사람처럼 보여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작품과 에드몬드라는 인물에 관한 자신만의 해석도 함께 들려줬다. "'몬테크리스토'는 에드몬드라는 선원이 인간이라는 파도를 만나 항해하는 작품이라고 생각해요. 바다 위에서는 내비게이션이 있는 것처럼 능숙한 사람이지만, 인간에 의해 억울하게 누명을 쓴 뒤 어려움을 다시 극복하는 이야기입니다." 고은성은 2011년 데뷔한 이래 조연을 거쳐 '헤드윅', '데스노트' 등 대극장 작품에서 주연을 맡는 배우로 성장했다. 18살 때 아무런 기대 없이 억지로 끌려가 감상했던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는 그의 인생을 바꿔놓았고, 그 후로 고은성은 오로지 뮤지컬 배우라는 꿈을 향해 정진하고 있다. 그는 "저는 뮤지컬의 간택을 받았다고 생각한다"며 "극적인 상황과 뮤지컬 특유의 감수성이 저를 뮤지컬에 미치게 만든다. 뮤지컬이 저를 늘 긍정적으로 살 수 있게 만들어준다"고 말했다. '뮤지컬에 미쳐있는' 그는 무대의 본질에 벗어난 것들에 흔들리지 않는다. 개인적으로 힘든 시기를 뮤지컬에 출연하며 이겨낸 뒤로는 어떤 일이 닥쳐도 무너지지 않는 에너지까지 갖추게 됐다. 고은성은 "결국 가장 중요한 것은 맡은 캐릭터를 잘 보여주는 것이고, 하루하루 공연을 잘 풀어내는 것"이라며 "관객의 함성도 내가 본질에서 멀어지고 있다는 신호일 수 있다. 관객이 주는 감사함을 알되, 감사를 위해 살지 않으려 노력한다"고 말했다. 올해 목표 역시 흥행과 관계없이 좋은 공연을 보여주는 것뿐이다. "과거에 출연한 작품이 있으니 지금이 있고, 지금이 있어서 또 다른 작품을 만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작품을 보러 와주시는 관객들에게 좋은 공연을 보여준다는 마음 하나만으로 활동하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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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박정자 "나는 항상 현재 진행형…언제나 죽기살기로 연기"(서울=연합뉴스) 최주성 기자 = "저는 연극배우로 활동하면서 제가 항상 '현재 진행형'이라고 생각해요. 제가 과거의 인물로 남는 순간은 숨을 거두는 날이죠." 60년 넘게 연극 무대를 지킨 배우 박정자(82)는 11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광화문문화예술상 시상식을 앞두고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관객과 배우가 무대에서 라이브로 만나는 것이 연극의 힘이고, 그 힘 덕분에 현재 진행형으로 존재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박정자는 이날 광화문문화포럼으로부터 제5회 광화문문화예술상을 받았다. 광화문문화포럼은 60년 넘게 연극 무대를 이끌어 온 배우이자, 연극인 복지와 지역 문화 발전에 기여한 박정자를 올해 수상자로 선정했다. 박정자는 "아직 이 상을 받을 차례가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어느덧 나이가 팔십하고도 둘이 되었으니 어영부영 순서가 된 게 아닌가 싶다"며 "배우의 삶이 끝나는 날까지 진행형으로 살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저는 디지털 스크린이나 액자 속에 갇힌 배우가 아니라 아날로그 연극 무대에 선 배우다. 제가 만약 액자 속에 갇혀 있다면 언제든 저를 액자에서 꺼내달라"고 웃으며 말했다. 박정자는 멈추지 않는 활동으로 관객에게 영감을 주는 배우다. 이화여자대학교에 재학하던 1962년 '페드라'로 연극 무대에 데뷔한 뒤 지금까지 총 160여편의 작품에 출연했다. 왕성한 활동 덕에 많은 수의 대표작을 남겼다. 1966년부터 극단 자유의 창단 멤버로 활동하며 '따라지의 향연', '어디서 무엇이 되어 만나랴' 등에 출연했다. '신의 아그네스', '햄릿' 또한 대표작으로 불린다. 1970년 연극 '흑인 창녀를 위한 고백'으로 백상예술대상을 받았고, 김기영 감독의 영화 '충녀'와 '육체의 약속'에서 활약하며 영화계에도 족적을 남겼다. 그는 "지금까지 제가 내세울 수 있는 것은 한해도 쉬지 않고 활동했다는 사실뿐"이라며 "저는 제 일이 운동선수와 똑같다고 생각한다. 단 한 번도 연기를 쉬면서 취미로 한 적이 없고 죽기 살기로 임했다"고 말했다. 물리적인 나이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는 박정자는 여든이 넘긴 지금도 공연을 매진시키는 스타 배우다. 2021년 연극 '해롤드와 모드'에서는 80세의 등장인물을 연기해 화제를 모았다. 현재 인기리에 공연 중인 연극 '고도를 기다리며'가 끝나면 또 다른 연극과 뮤지컬 출연이 예정되어 있다. 박정자는 "주변 사람들이 나를 연극배우로 대해주고 내게 관심을 보내주는 것이 활동의 원동력"이라며 "스타 배우라는 타이틀이 부담될 때도 있지만, 에너지의 원천이 되기도 한다"고 밝혔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연극배우라는 평가에도 그는 만족하는 법이 없다. 그는 연극 무대에서 늘 부족함을 채워간다고 말한다. 박정자는 "순간순간 만족은 있을 수 있어도 전체적으로 보면 늘 부족한 점이 보인다"며 "만족은 절대로 없다. 2%라도, 단 0.2%라도 부족한 부분이 있으면 채워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박정자는 연기 인생을 돌아보면 연극배우라는 직업을 택한 것이 인생 최고의 선택이라고 한다. 특히 그는 디지털 기술이 발전하는 현재에도 '영원한 아날로그'인 연극 무대에서 활약할 수 있다는 사실을 강조했다. 박정자는 "디지털 세상이 와도 AI가 배우 박정자나 연극을 대신할 수는 없다"며 "AI가 대체할 수 없는 직업을 고른 선택이 탁월했다. 매일매일 인간답게 살아가며 무대에 설 수 있어 행복하다"고 밝혔다. 무대에서 감사하는 법을 배웠다는 박정자는 자신을 기억하는 어떤 수식어도 필요 없다고 말한다. 단지 연극배우로 남고 싶다는 그의 말은 짧지만 큰 울림을 남긴다. "어떠한 수식어도 필요 없고, 어떤 수식어도 거부해요. 그냥 '연극배우' 박정자면 충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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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준 스님의 ‘명상음악’(국악신문) 김한나 기자=마음이 상하고 우울한 자를 위해 명상음악으로 위로와 용기를 담아 고요한 에너지를 전달하고픈 범준 스님의 음악세계를 직접 들어봤다. Q: "명상음악을 하게 된 계기가 무엇인가요?” A: "한 스님의 권유로 포교를 하려던 차에 코로나 시기와 맞닥뜨리게 되었고 영상포교로 방향을 돌리면서 명상음악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승가대학 공부를 마친 뒤 해외를 오가며 명상음악을 배웠고, 한국에 정착하면서 명상음악을 본격적으로 하게 됐지요. 사람들의 마음에 부담 없이 다가 갈 수 있는 것이 음악이라고 생각해요. 바쁜 일상과 각박한 현실로 사람들의 인정은 점점 메말라 가는 것만 같아 안타까운데요, 그래서 상처 입고 우울한 사람들이 명상음악을 통해 작게나마 위로 받고 용기를 얻어 갈 수 있다면 좋겠어요.” Q: "스님이 추구하는 명상음악의 방향과 가치는 무엇이며 대상은 누구인가?” A: "명상음악은 따분하고 지루하게 느낄 수 있어요. 그래서 지루하지 않으면서 듣기에 편안하고 쉽게 따라 부를 수 있는 음악을 바탕으로 해요. 상한 마음과 불안한 마음이 회복되고 치유가 될 수 있도록 고요한 에너지를 전달 하고자 하는데 중점을 둡니다. 현재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의 부제가 ‘마음 치유’입니다. 앞서 말한 바와 같이 명상음악을 통해 위로와 용기를 얻고, 나아가 기쁘고 행복하게 살아가는데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대상은 스님이나 수행자들로 한정하지 않습니다. 나를 찾는 강연장에 가면 대부분이 일반 대중들입니다. 어린아이들과 수험생도 찾아오고 연세가 지긋하신 분들까지 연령대도 다양합니다. 나이구분 없이 누구나 접할 수 있는 폭넓은 음악을 들려드리는데 신경을 쓰고 있지요.” Q: "명상음악 연구는 어떻게 하나요?” A: "대부분의 음악은 프랑스 플럼빌리지(Plum Village) 음악에서 가져 온 곡들입니다. 플럼빌리지는 명상을 하기 위해 모인 스님 공동체와 일반인들, 그리고 음악을 하는 팀이 구성돼 있습니다. 바이올린, 첼로, 피아노 등 악기를 연주 할 수 있는 재능 있는 스님들이 많고 서로 새로운 곡을 만들기도 해요. 노래가 있는 가사는 주로 틱낫한 스님이 쓴 글을 바탕으로 합니다. 틱낫한(Thich Nhat Hanh) 스님이 쓴 저서가 100권이 넘는데 글이 참 아름다워요. 아이들이 들어도 이해할 수 있고 받아들이기 편안한 동화 같은 느낌이 있는 글들입니다. 플럼빌리지 음악이 불교음악이지만 대중들이 호흡명상을 하기에 좋은 가사가 시처럼 잘 표현되어 있어요. 플럼빌리지의 곡들 중에 멜로디가 제게 와 닿고 명상음악에 쓰면 좋겠다 싶은 곡을 선정합니다. 대부분의 곡들은 틱낫한 스님이 쓴 글과 시를 제가 번역해서 불렀지요. 번역은 직역을 하면 어색하고 음에 맞게 작업하는 것이 어려운 점이 있지만 완성하고 나면 많은 분들이 좋아해줘서 저도 기쁘고 보람을 느껴요.” Q: "연주 구성과 편곡은 어떻게 하나요? A: "명상음악의 특성상 화려함과는 거리가 멀기에 많은 악기를 동원하지 않아요. 기타와 피아노, 바이올린 한 가지 악기 반주로 노래를 해요. 노래는 처음부터 직접 할 생각이 없었는데 주어진 재정 한계와 플럼빌리지의 곡을 많이 알리고 싶기도 해서 부족하지만 직접 노래를 부르게 됐습니다. 명상음악이라서 노래를 할 때 많은 기교가 필요 없어요. 있는 그대로의 목소리로 노래를 합니다. 만들고 나니 주변의 반응도 좋고, 이것이 나의 운명이구 했지요. 편곡은 악기 담당자와 상의를 하면서 원곡을 많이 벗어나지 않되 한 가지 악기 구성과 저와 어울릴 수 있게 만들어요. 명상음악에 나레이션도 있어요. ‘감사의 힘’, ‘우울증 벗어나기’는 수행하면서 느낀 점들을 정리해서 나레이션으로 풀어 놓은 것입니다.” Q: "앞으로의 계획은 어떻게 되는지요?” A: "명상음악에서 불렀던 플럼빌리지의 곡들을 하나의 음반에 담고 싶어요. 몇 번의 시도가 있었지만 기획사마다 추구하는 음악적 색깔이 달라서 무산됐어요. 첫 번째는 플럼빌리지의 곡을 잘 살려낼 수 있는 기획사를 만나서 음반을 내는 것이지요. 두 번째는 홀로아리랑을 불러보고 싶습니다. 얼마 전 일본 핵오염수 해양방출이 있기 전 반대 서명 운동으로 아리랑을 불렀어요. 그것은 단순히 쓰레기 하나 버리는 수준이 아니라 물의 순환을 생각하면 방사능 방류는 심각한 문제지요. 안타깝게 결국 바다에 버려졌지만요. 개인과 개인의 문제가 아닌 나라의 일이라 무슨 노래를 할까 고민 하다가 아리랑이 우리 민족을 대표하는 곡이라 아리랑을 불렀지요. 아리랑을 부르고나니 이제 홀로아리랑도 불러보고 싶어졌어요. 세 번째는 그동안 플럼빌리지에서 만든 곡으로 노래했지만 앞으로는 나만의 곡을 만들어서 새로운 음악을 들려드리고 싶어요. 제가 작사나 작곡을 할 수 있고 주변분들 또는 알지 못하는 그 누군가로부터 주시는 곡들도 다 괜찮아요. 이런 계획들이 명상음악을 접하는 상한 심령들의 마음에 치유가 일어나고 기쁘고 행복하게 살아가는데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범준 스님은 동학사 승가 대학에서 공부를 마친 뒤 미얀마 쉐우민 센터와 캄보디아 국제구호단체 지구촌 공생회, 태국, 프랑스 플럼빌리지에서 수행을 하며 명상음악을 배웠다. 또한 일본 후쿠시마 핵오염수 해양방출이 있기 전 반대 서명 운동으로 ‘아리랑과 고래의 꿈’에서 아리랑을 불렀으며, 얼마 후에는 춘천 중도유적지에서 문화재 보호를 위해 미공개 된 ‘작은별’ 노래로 뮤직비디오 촬영을 할 예정이다. 현재 유튜브 채널 담마테라피 운영과 동국대평생교육원에서 자비명상 강의를 담당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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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춤에 현대 옷 입힌 박수정·홍연지 "새로움 찾는 도전"(서울=연합뉴스) 강애란 기자 = "전통춤은 지루하고 고루하다는 편견, 신나게 흥 끌어올린 춤판에서 깨고 싶었죠."(박수정 서울시무용단 수석) "새로운 시도는 늘 두렵죠. 그래도 '우물 안 개구리'가 되고 싶지는 않아요."(홍연지 서울시무용단 부수석) 한국 창작 춤의 산실 역할을 해 온 서울시무용단의 두 단원이 전통춤에 현대 옷을 입힌 신작 안무 두편을 선보인다. 15∼17일 세종문화회관 S씨어터에서 공연하는 안무가 프로젝트 '에이플러스'를 통해서다. 에이플러스'는 전통무용과 다른 예술 장르의 결합을 통해 파격적이고 실험적인 무대를 선보였던 '더 토핑'을 업그레이드한 것이다. 이번 무대는 '전통의 재해석을 통한 현대화'를 주제로 했다. 박수정(38) 수석은 무용수들의 움직임에서 흥 넘치는 전통 춤사위를 발견할 수 있는 '별이 빛나는 밤(bomb)에', 홍연지(49) 부수석단원은 처용무를 재해석한 '써-클'(cir-cle)을 무대에 올린다. 공연을 하루 앞둔 지난 14일 세종문화회관에서 만난 두 사람은 막바지 준비로 분주해 보였다. 서울시무용단 정기 공연을 소화하며 새 작품을 구상하고 안무를 완성하기까지 2∼3주의 시간을 쪼개 썼다고 했다. 빽빽한 일정 속에서도 '에이플러스'에 참여한 것은 새로운 시도에 대한 갈증이 있었기 때문이다. 박수정은 "저는 춤을 추는 사람이니, 춤으로 소통하고 싶다는 마음이 컸다"며 "요즘 사람들이 K팝, '스우파'(스트릿 우먼 파이터)에 열광하는데, 우리 춤도 이렇게 만들고 싶다는 작은 포부도 있었다"고 '에이플러스'에 참여하게 된 계기를 밝혔다. 홍연지는 "올해가 서울시무용단에 입단한 지 27년 차"라며 "처음에는 배우고 받아들이는 데 열정을 쏟았지만, 나이가 들면서 새로운 것을 공부하고 싶고, 밖에서(하던 것 외에) 무언가를 찾고 싶다는 마음이 꿈틀거렸다"고 말했다. 박수정이 안무한 '별이 빛나는 밤(bomb)에'는 '걷다', '뛰다', '날다' 등 과거와 현재, 미래에도 통용되는 움직임에서 구상을 시작했다. 박수정은 이런 움직임이 무용과 다르지 않으며, '흥의 DNA'가 묻어있다고 했다. "사람이 태어나면 기어 다니다 걸음마를 하고, 뛰어다니다 기뻐서 펄쩍 날아오르잖아요. 옛날 선비들의 걸음이나 전통춤의 잔걸음, 요즘 친구들이 하는 '슬릭백'이 크게 다르지 않다고 생각해요. 과거와 현재, 세대와 계급을 넘어 남녀노소가 하나 되는 춤을 보여주려고 했어요." 작품에서는 현대적인 무용과 진주검무, 무당춤, 동래학춤, 강강술래 등 전통춤이 어우러진다. 박수정은 전통춤은 원형 그대로 보여주지 않고, 안무가들의 동작에서 유추할 수 있다고 귀띔했다. 펄쩍펄쩍 뛰는 동작을 보면서 아이들이 신나서 뛰는 건지, 동래학춤의 한 동작인지 유추하는 재미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작품 제목에 폭탄을 뜻하며 '밤'으로 발음되는 영어 단어 'bomb'을 중의적으로 쓴 데는 공연에서 흥의 DNA를 폭탄처럼 터트리겠다는 의지가 담겨있다. 관객들이 객석에서 일어나 들썩이며 춤을 췄으면 한다는 바람이다. 음악도 빠른 박자감의 EDM(일렉트로닉 댄스 음악)을 바탕으로 했다. 공연 막바지에는 트로트 가수 영기가 특별출연한다. 박수정은 "무용수들이 숨이 차 죽을 것 같다고 할 정도로 처음부터 끝까지 내달린다"며 "'이런 게 무용이에요'라고 설명하기보다는 관객들이 공연을 보면서 춤을 쉽게 느낄 수 있었으면 했다"고 말했다. 홍연지가 안무한 '써-클'은 원래 악귀를 몰아내고 평온을 기원하고자 음력 섣달그믐날 악귀를 쫓는 의식에서 복을 기원하는 춤인 '처용무'를 바탕으로 한다. 홍연지는 전통춤을 재해석한다는 점에서 부담도 있었지만, 자신이 가장 잘 알고 있는 것에서부터 작품을 시작하고 싶었다고 했다. 1997년 서울시무용단에 입단해 전통무용에 정진해온 그는 중요무형문화재 제39호 '처용무' 이수자다. 홍연지는 "처용 설화에 담긴 부부의 인연에서 작품의 모티브로 시작했다"며 "부부가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며 주고받았을 반지의 원형에서 '환'(鐶)이라는 주제 의식을 떠올렸다"고 말했다. 작품은 총 4장으로 구성돼 있다. 1장에서는 본래 '처용무'의 대형에 현대적인 안무를 입힌 '신처용무'를 보여준다. 2장에서는 5명의 악귀가 등장하며, 3장 퇴마 의식을 거쳐 4장에서 '윤회'라는 주제 의식을 드러낸다. 홍연지는 "인간이 태어나고 죽는 것을 반복하고, 그 안에 선과 악, 기쁨과 고통 등이 담겨있다"며 "이 모든 것이 다 순회한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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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큘라' 김준수 "10년 이어온 빨간색 머리는 이번이 마지막"뮤지컬 '드라큘라' 김준수 (서울=연합뉴스) 최주성 기자 = "처음에는 빨간색 머리로 한두 번 공연해보고 반응이 별로면 바꾸려 했는데, 그렇게 10년을 공연했네요. 빨간색 머리는 이번이 마지막입니다." 국내 뮤지컬 팬들에게 흡혈귀 드라큘라 백작은 피를 연상시키는 빨간색 머리의 소유자로 여겨진다. 가수 겸 배우 김준수(37)가 2014년 뮤지컬 '드라큘라' 초연부터 10년째 머리를 빨갛게 물들인 드라큘라로 무대를 누비기 때문이다. 정작 김준수는 머리색을 유지하는 것에 어려움을 느껴 매 시즌 변화를 고민했다고 한다. 그는 12일 서울 샤롯데씨어터에서 개막하는 10주년 공연을 마지막으로 트레이드 마크인 빨간 머리와 작별한다. 지난 11일 서울 강남구 한 카페에서 인터뷰한 그는 "5일마다 머리를 새로 염색해야 해서 머리색을 유지하기가 좀처럼 쉽지 않다"며 "베갯잇도 다 바꾸고 수건도 한 번 쓰고 나면 물들어서 버려야 할 정도"라고 남모를 고충을 털어놨다. 그는 "처음에는 강렬한 인상을 주고 싶어 머리 염색을 택했지만 이제는 변화를 주려 한다"며 "그동안의 역사를 총정리하는 10주년 공연을 마치고 변화를 주면 팬들도 갑작스럽게 느끼지 않을 거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작품이 꾸준히 사랑받을 수 있었던 이유로는 압도적인 무대를 꼽았다. 드라큘라의 성을 구현한 세트와 4단 회전무대를 활용한 연출은 관객의 판타지를 충족시키는 요소로 꼽힌다. 김준수는 "'드라큘라' 세트는 10년 전에 만들었지만 지금 봐도 최상급"이라며 "그때부터 관객에게 센세이셔널하게 다가갔기 때문에 지금까지 사랑받는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준수는 '드라큘라'가 자신을 '시키는 것만 하던 배우'에서 '적극적으로 의견을 내는 배우'로 만들어줬다고 돌아봤다. 자신이 낸 의견이 작품 곳곳에 반영되면서 작품에 출연하는 남다른 의미도 갖게 됐다. 드라큘라가 자신의 과거를 설명하는 넘버 '그녀'(She)가 대표적인 예다. 김준수는 곡과 별도로 존재하던 드라큘라의 긴 대사를 곡의 일부로 삽입하면 좋겠다는 아이디어를 내 지금의 넘버를 완성했다. 그는 이 넘버에 대해 "드라큘라가 지루하게 과거를 설명하는 대신 노래로 이야기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받아들여졌다"며 "제가 작품을 연출한 것은 아니지만 작품이 좋은 평가를 받으면 덩달아 뿌듯한 마음이 든다"고 했다. 2003년 그룹 동방신기로 출발해 그룹 JYJ와 솔로 활동을 두루 경험한 김준수는 어느덧 데뷔 20주년을 맞았다. 2010년 '모차르트!'로 뮤지컬 무대에 진출한 뒤 '엘리자벳', '데스노트' 등의 대표작을 남기며 정상급 배우로 활약하고 있다. 매년 뮤지컬과 콘서트 등으로 쉴 새 없이 팬들을 만나는 그는 자신의 활동이 늘 기적처럼 여겨진다고 했다. 지난 9월에는 소속사 뮤지컬 배우들과 갈라 콘서트를 열고 싶다는 소원도 이뤘다. "그룹 활동 이후로도 매년 콘서트를 열고 있으니 복 받은 사람이라고 생각해요. 앞으로도 대중과 자연스럽게 소통하는 배우가 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