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뉴스목록
-
KBS 한민족체험수기 대상, '3대에 걸친 어머니의 약속'(2부)KBS라디오 한민족방송은 '제23회 KBS 한민족 체험수기 공모전'의 성인 부문 대상에 러시아 사할린 유즈노사할린스크시의 박영자 씨(1951년생)를 선정했다고 30일 밝혔다. 중국·러시아·독립국가연합(CIS) 등의 조선족·고려인·사할린 한인 등이 응모했고, 이 가운데 6개 부문 22명을 선정해 발표했다. 사할린한국어교육협회 소속 한국어 교사로 활동하는 박 씨는 일제강점기 외할아버지가 강제징용으로 사할린에 끌려왔다가 다시 일본으로 이중 징용을 당해 죽을 때까지 만나지 못하고 타국에서 돌아가신 할아버지를 찾아가는 가족사를 담은 '3대에 걸친 어머니의 약속'으로 상을 받았다. 박씨는 "강제징용 역사를 지닌 사할린 한인들의 가슴에 쌓인 이산의 아픔을 위로하는 상"이라며, "이중징용으로 일본 탄광에 끌려갔다가 사할린으로 돌아오지 못하고 일본 현지에 묻히신 외할아버지에게 이 상을 바친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다음은 수상작을 3부로 나누어서 2부를 연재한다. 무국적으로 살다가신 아버지와 어머니(2부) 부친 박정환(1919년생)은 전라남도 목포 근처 작은 하의도라는 섬이다. 1944년 부친은 하의도의 한 사람과 함께 강제동원을 당했다. 사할린에서 부친은 산판(벌목장)에서 일했다. 우리 부모는 1945년 전쟁이 끝난 후 코르사코브 항구 근처에서 만나서 살림을 차렸다. 고향에 갈 수 있다는 기대를 품은 동포들은 그 당시 코르사코브에 도착하자마자 공동묘지부터 만들었다. 고향에 돌아갈 때 부모님의 유해를 가지고 가기 위해서다. 이후 사할린에 와서 산판과 탄판에서 큰 사고로 목숨을 잃은 사람들, 일본 탄광으로 다시 징용을 받아서 돌아오지 못한 사람들, 히로시마 나가사키에서 원자폭탄을 맞고 죽어간 사람들. 사할린에 돌아왔으나 전쟁의 트라우마로 정신을 잃은 사람들, 이렇게 잃어버린 가족들 사진을 가슴에 품고 몇 년간이나 모여서 살았다. 모여서 살다가 러시아 국적을 받든지 북한 국적을 받아야 하는 세상이 되었다. 그러나 우리 아버지와 어머니는 돌아가실 때까지 두 분 다 무국적이셨다. 러시아 국적을 받으면 조금은 자유롭고 경제적 혜택도 많아서 동서들이 같이 받자고 했지만 모두 거절을 하셨다. 혹시라도 국적 문제로 고향에 돌아갈 길이 막힐지도 모른다고 불안해 하셨다. 집에서는 조선말만 사용하게 했다. 언젠가는 돌아갈 고향이 있으니 우리말을 잊으면 안된다고 야단을 치셨다. 그 덕에 우리 형제는 조선말을 가슴에 담고 살았다. 나는 1951년 코르사코브에서 맏딸로 태어난지 한 달이 되어 사할린 북부 스미르늬흐구역 오노르마을 근처 동포들만 사는 동네로 이사를 하게 되었다. 이유는 고향땅에서 함께 끌려 온 부친의 동서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이들은 주로 산판(벌목장)에서 함께 작업을 했다. 오노르 마을에서 마침내 내 밑으로 남동생이 셋이나 연이어 태어났다. 아버지는 내 밑으로 남동생을 세 명이나 봤다고 나를 추켜 세워 주셨다. 이후 나는 8살이 되어 학교에 입학하기 위해서 우리 가족은 북적북적한 스미르늬흐 마을로 이사를 했다. 거기서 나는 태어나서 처음으로 파란 눈을 가진 백인 러시아 사람을 봤는데, 언어도 다르고 외모도 낯설어서 놀라웠다. 그래서 아버지를 찾아 "아버지, 이곳 사람들이 왜 우리랑 달라요?'라고 물었다. 그러자 아버지는 조선사람들이 어떻게 사할린에 오게 되었는지, 어떻게 강제징용을 당했는지, 제국주의 일본이 조선을 합병했던 당시 얘기를 그때 처음 설명해 주셨다. 나에게는 너무나 큰 충격이었다. 우리 가족은 돌아갈 조국이 있고, 밀양 박씨 가문의 피를 이어받은 존재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만큼 나는 나의 뿌리에 대한 강한 자부심은 ‘나’라는 존재를 당당하게 했다. 아버지 나이와 비슷한 1세 분들은 만나면 똑같이 고향을 그리워 하셨다. 당시 사할린은 고향이 같으면 서로 서로 의형제를 맺고 기념 사진을 찍어두는 것은 누구나 하는 일이었다. 어른들은 그 사진을 앞 주머니에 항상 넣고 다니셨다. 나 죽으면 이 사진을 누군가는 고향집에 언젠가는 가져가게 될거라는 희망을 가지게 된다. 죽는날까지 간직하다가 자손들에게 남겨주고 간다. 그리고 누구나 항상 밤에 라디오 수신기를 켜고 한국 방송을 기다리셨다. 혹시나 고향 소식을 들을지도 모른다면서,...우리 아버지도 한국 노래를 들으시면서 자주 우시기도 하셨다. 당시 어린 나는 아버지의 그런 모습이 이해가 안 갔다. "노래가 즐거운데 왜 우시지?”라고 물었다. 아버지는 아무 대답도 안하시고. 먼 하늘만 쳐다보시디가 독한 보드카를 한잔 드시고 주무셨다. 어느덧 나는 결혼을 하게 되어 집을 떠나게 된다. 88서울올림픽 때, 어느날 부모님 댁을 찾았다. 엄마와 아버지 두 분 다 눈이 퉁퉁 부어 계셨다. 밤새도록 우셨다고... 어제 늘 듣고 있던 라디오에서 바로 아버지 ‘박정환’을 찾는다는 소식을 들었다고 하셨다. 사방팔방으로 연락을 취해 사할린 동포들을 돕고 있는 일본의 변호사 타카기 켄이찌를 통해 편지로 연락을 하게 된다. 다음 해 아버지 친척의 초청을 받아서 나는 난생 처음 부모님을 모시고 일본을 통해 한국을 찾아갔다. 아버지는 3형제 중 둘째이시고, 아버지의 형과 남동생은 6.25전쟁 때 실종되셨다고 했다. 한 집안 삼형제가 뿔뿔히 헤어지게 된 것이다. 남의 나라들이 일으킨 전쟁이 만든 상처는 너무 컸다. 한국 방송에서 우리 아버지를 찾은 분은 한국에 계시는 작은 아버지의 아들과 딸이다. 소식이 주고 받다가 한국 적십자의 도움으로 우리는 어머니를 모시고 그리운 조국 땅에 발을 내렸다. 어머니는 사할린에서 일본으로 끌려간 외할아버지의 소식부터 알아보는 것이다. 우리는 아버지의 고향인 하의도, 친척들이 사는 목포, 어머니의 고향인 제주도를 다 찾아가서 친척들과 눈물 젖은 상봉을 했다. 물론 서울도 가보았다. 제주도에는 어릴 때 우리 엄마가 업어 주며 키웠다던 조카들을 만나서 가족의 흔적을 찾을 수 있었다. 보자 마자 피를 나눈 형제라는 피붙이들이 나누는 뜨거운 정은 사할린에서는 느껴보지 못한 감동이었다. 다행히 우리는 일본에 홀로 남겨진 어머니의 오라버니 연락처를 받게 되었다. 언젠가는 반드시 일본 땅에 묻히신 아버지의 묘지를 찾아가겠다고....엄마는 하늘에 계신 어머니께 약속을 했다. 그 당시에는 일본에 친척이 있는 경우 외국방문 허가가 떨어졌지만 일본에서 친척을 찾고 방문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 소비에트 정권이 무너지면서 더욱 어려웠다. 그래서 어머니는 외할아버지의 묘를 찾으려는 소원을 이루지 못하시고 1995년에 돌아가셨다. 다음 해 고향을 그리워하시던 아버지는 '이제 엄마도 없으니 고국으로 가고 싶다.'라는 의사를 나타내셔서 우리는 가족 모임에서 '그렇게 해드리자.'라는 결정을 내렸다. 그래서 영주귀국을 하셔서 처음에 아버지는 춘천 '사랑의집' 양로원에서 계시다가 나중에는 노환으로 재활기관인 인천 '사할린한인복지회관'으로 옮기셨다. 1년 후 나는 아버지의 건강이 염려되어 자식 된 도리를 다하기 위해서 사할린에서 일을 그만 두고 한국으로 들어와서 여러 가지 힘든 일과 통역을 하면서 휴일마다 인천 양로원에 누워 계신 아버지를 찾아서 위로해 드렸다. 그러나 한국에 온지 5년이 지나서 출가를 한 맏딸이 출산을 하게 돼서 손녀를 돌봐주기 위해 완전히 사할린으로 돌아오게 되었습다. 그리고 나서 2008년에 아버지께서는 조국에서 10년을 사시다가 돌아가셨다. 나는 아버지의 유해를 사할린으로 가져와 어머니의 묘 곁에 나란히 안치해 드렸다.(계속)
-
(24)코로나에도 온정의 손길, 오히려 더 따뜻했다#코로나에도 온정의 손길, 오히려 더 따뜻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최근 2020년 매출액 상위 500대 기업 중 설문 응답 기업과 지속가능경영보고서 발간 기업 등 191사를 조사한 결과, 1사당 사회공헌 지출액은 136억 7685만 원으로 전년 대비 7334만 원(0.5%)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분야별로는 ‘취약 계층 지원’과 ‘교육·학교·학술’ 분야에 각각 33.8%, 24.9%로 총지출의 절반 이상이 지원됐다. 또한 ‘문화·예술·체육’ 분야(12.1%)에 이어 ‘응급·재난구호’ 분야의 지원이 4.3%로 전년 대비 약 5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코로나 사태로 소외된 취약 계층과 학습 결손이 심각했던 교육 현장, 태풍·수해 등 재난 재해로 막대한 재산 손실이 발생한 곳에 기업의 지원이 증가하였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달라진 사회 분위기를 반영해 2020년 이후 신설된 기업의 사회공헌 프로그램만 70개에 달했다. 전경련은 지난해 기업 사회공헌 특징 키워드를 ‘HOPE(희망)’라고 제시하고,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코로나 위기를 극복하고 희망을 추구하는 기업들의 노력을 의미한다고 분석했다. ‘HOPE’는 Health Care(보건·의료 분야 및 관련 종사자 지원).On-tact(비대면·온라인 대면 활동).Problem-solving(사회적 문제 해결 동참).Environment(환경 친화적 사회 공헌)를 의미한다. 이상윤 전경련 상무는 이렇게 분석했다. "코로나 사태 이후 건강·의료와 지속가능한 환경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졌다. 비대면 일상의 장기화에 따른 온라인 프로그램 발굴, 지역사회가 당면한 문제 해결에 동참하려는 기업들의 대내적 의지가 반영돼 사회공헌 프로그램이 크게 늘어난 결과이다.” "우리나라 대기업 화이팅!”
-
[아동 신간] 사랑해 크리스마스에도 사랑해베스트셀러 '사랑해 사랑해 사랑해' 표지와 똑같이 귀여운 포즈로 아기가 곰돌이 인형을 번쩍 들어 올리고 있다. 그런데 이번엔 빨간 산타클로스 모자를 쓴 채, 예쁘게 장식한 크리스마스트리 앞에 서 있다.'사랑해 사랑해 사랑해' 출간 15주년을 맞아 이를 기념하는 특별판과 동시에 아기와 함께 즐거운 크리스마스를 축하하고 사랑을 전하는 '사랑해 크리스마스에도 사랑해'(보물창고)가 보드북으로 새로 출간됐다.전작에 이어 13년만에 두 번째로 다시 호흡을 맞춘 두 작가의 글과 그림이 완벽한 컬래버레이션을 이루고 있어 눈길을 끈다. "부드러운 정서가 아늑하고 감성적인 독서를 하게 만든다.” -〈퍼블리셔스 위클리〉 "성탄절 휴가에 아이와 꼭 붙어 지내기에 딱 좋은 책.” -〈커커스 리뷰〉 "즐거운 크리스마스에도, 귀엽고 예쁜 우리 아기에게 사랑을 전해요!"야, 앙증맞은 이 모습! 어디선가 많이 본 모습이다. 이젠 우리에게 너무나 친숙한 『사랑해 사랑해 사랑해』의 표지와 똑같이 귀여운 포즈로 아기는 곰돌이 인형을 번쩍 들어 올리고 있다. 그런데 이번엔 빨간 산타클로스 모자를 쓴 채, 예쁘게 장식한 크리스마스트리 앞에 서 있다. 신작 『사랑해 크리스마스에도 사랑해』는 오리지널인 『사랑해 사랑해 사랑해』의 ‘크리스마스 판’이자 표지부터 쌍둥이처럼 닮은 책이다. 베스트셀러 그림책 『사랑해 사랑해 사랑해』 출간 15주년을 맞이하여 이를 기념하는 특별판(보드북)과 동시에, 우리 아기와 함께 즐거운 크리스마스를 축하하고 사랑을 전하는 『사랑해 크리스마스에도 사랑해』(보드북)가 새로 출간되었다. 전작에 이어 13년만에 두 번째로 다시 호흡을 맞춘 두 작가의 글과 그림이 완벽한 컬래버레이션을 이루고 있어 눈길을 끈다. 기왕의 『사랑해 사랑해 사랑해』 그림책이 부모가 아이에게 읽어 주는 책이었다면, 이번에 출간된 보드북 2권은 아이 스스로 장난감처럼 갖고 놀 수 있는 책이다. 이번 보드북 2권 출간을 계기로, 보물창고에선 캐롤라인 제인 처치의 〈사랑해 보드북〉 시리즈가 시작된다. 앞으로 신작 2권 『사랑해 온 마음으로 사랑해』 『사랑해 강아지야 사랑해』가 연달아 출간될 예정이다. "사랑해.”라는 말이 아무리 많이 들어도 결코 넘치지 않는 것처럼, 사랑의 마음을 끊임없이 전하는 이 귀엽고 예쁜 보드북들은 아이들에게 더없이 소중한 선물이 될 것이다.
-
[신간]합법적으로 세금 안 내는 110가지 방법우리나라 베테랑 세무 전문가 신방수의 '합법적으로 세금 안 내는 110가지 방법·개인편/기업편/부동산편' 개정판(아라크네)이 나왔다.직장인들의 가장 큰 관심사인 급여 수준에 따른 연말정산 설계, 취득세·보유세·양도소득세를 비롯해 상속·증여세 등 부동산 전반에 대한 세금 관리 노하우, 수익률 높은 재테크를 위한 자산별 절세 전략 등에 관해 자세히 풀어낸다.이와 더불어 직장인의 주거비 부담을 낮추는 방법과 연말정산에 대해 많은 사람이 오해하거나 착각하고 있는 사항을 상세한 설명과 함께 추가했다.또한 이번 개정판에서는 최근 변화된 재테크 시장의 흐름에 따라 월급 생활자들이 꼭 알아야 할 세금 관련 내용을 보강했다. 소득공제에서 세액공제로 바뀐 연말정산 항목들, 변경된 1세대 1주택자에 대한 비과세 제도, 주택임대소득 과세제도, 양도소득세 중과세 제도 등이다. 부동산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각종 정부 대책과 2022년부터 적용되는 개정 세법 등도 충실히 반영했다. '합법적으로 세금 안 내는 110가지 방법 · 부동산편'도 업그레이드 됐다. 부동산 관리에 필요한 전반적인 세무 지식을 비롯해 최근 급변하는 세제 정책의 흐름과 변화에 따른 대응 방법을 자세히 서술했다.대출 및 세제를 강화하고 공급을 늘리는 방안을 포함한 2018년의 9·13대책부터 일시적 2주택의 처분 기한을 1년으로 단축하고 전입 의무를 신설한 2019년의 12·16대책, 역대 가장 강력하다고 평가받는 취득세와 종부세 그리고 양도세를 한꺼번에 올린 2020년의 7·10대책까지 부동산 정책의 흐름을 체계적으로 정리한다. 중요성이 부각되있는 취득세 중과세 제도를 집중적으로 설명했다. 더 나아가 고가주택에 대한 비과세 기준금액 상향 조정 등 새롭게 개정이 예고된 내용도 최대한 추가했다. '합법적으로 세금 안 내는 110가지 방법 · 기업편'은 2022년을 맞아 사업에 필요한 기본적인 세무 관련 지식을 비롯해 자영사업자들이라면 반드시 알아야 할 사업용 계좌 제도, 보험료에 대한 경비 처리 기준, CEO 퇴직 플랜 절세법, 중소기업의 경영자들이 많은 관심을 보이는 가업 승계 방법, 법인세 세무 조정의 원리와 소득 처분 등을 비롯해 최근에 개정된 세법을 최대한 반영했다.또한, 세무리스크를 관리하는 방법 등을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있어 기업의 실무자뿐만 아니라 자산관리 종사자도 알아 두면 유용한 지식으로 가득하다.
-
식민지 수혜론에 대한 반박, '숫자 조선 연구'책을 모으다 보면 시리즈로 발행된 책들도 갖추기 마련이다. 시리즈란 여러 권이 한 책을 이루는 것이라 간혹 이가 빠진 것처럼 다 채우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쉽게 구할 수 있는 것이라면 금방 찾아 그 빈틈을 메우겠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 책 수집가는 초조한 마음으로 시리즈의 빠진 권호가 나오기를 기다릴 수밖에 없다. 운이 좋아 책을 구할 수 있다면 다행이겠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인지라 시간이 지날수록 이 빠진 자리는 커 보이게 된다. 그 빈틈을 채워 넣으려는 마음 역시 점점 커지는 것은 인지상정이다. 그러다 보면 오매불망 그 빠진 책을 기다리게 되고 어디서 우연하게라도 만날 수 있을까 두리번거리게 된다. 어쩌다 누군가 내가 필요한 권호를 구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는 구멍이 뻥 뚫린 것처럼 그 빈자리가 더욱 휑하게 보이기 마련이다. 그러기에 귀한 책의 시리즈 전체를 온전히 가지고 있는 경우는 행운이라 말할 수 있다. 내가 가진 책 중에도 시리즈로 나온 책들이 더러 있지만 대부분 이가 빠진 것들이다. 쉽게 구할 수 있는 책이면 진작 구해 넣었을 테지만 그렇지 못한 것이기에 대부분은 체념 상태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빈틈을 꼭 채워 시리즈를 온전히 갖추고 싶은 욕심이 드는 책도 없지 않다. 1931년부터 1935년 동안 매년 1권씩 총 5권이 발행된 '숫자 조선 연구' 가 바로 그 책이다. 나는 1권을 제외한 나머지 4권을 갖고 있는데, 1권은 쉽게 보이지 않아 아직 시리즈 전체를 수집하지 못한 상황이다. 식민통치를 시작한 이래 일제는 조선이 일본의 지배 하에서 얼마나 자본주의 체제의 일원으로 성장해 갔는지를 대내외적으로 알리려 했다. 주로 생산량이 얼마나 늘었는지를 보여주는 식의, 다시 말해 숫자가 얼마나 늘어났는지 혹은 줄어들었는지를 통계로 보여주는 이런 식의 계량화를 통해 일제는 조선통치의 정당성을 강조했다. 또한 일제의 조선 지배의 정당성을 보다 체계적이고 학문적인 성과로 만들기 위해 '조선경제연구소'와 같은 관변 단체들을 조직하고 식민통치를 옹호하는 자료들을 만들어 배포했다. 하지만 증가된 숫자가 알려주지 않은 발전과 무관한 조선인들의 피폐한 삶과 자본주의의 과실과는 상관없는 조선인의 주변화는 통계가 무시하고 있는 실체적 사실이었다. 이런 문제의식을 가지고 만들어진 책이 전 5권으로 발행된 '숫자 조선 연구'다. 이 책을 함께 쓴 이여성과 김세용은 일제가 이야기하는 식민지의 발전이 기실 식민지의 수탈에 의해 이루어진 것이며 제국 일본을 살찌우는데 활용되었음을 증명하는 또 다른 데이터와 통계를 가지고 식민지 조선인들의 삶을 재구했다. 처남, 매부 사이인 저자들은 일제에 의해 조선이 식민지가 되어가던 1900년대 초반에 학문을 배우며 민족의식을 깨우쳤으며 3·1 운동의 한가운데서 민족의식을 확인했다. 1920년대를 언론기관에 종사하며 일제가 만들어낸 각종 식민지 통계의 허구성을 목도한 후 일제가 만들어낸 자료들을 역이용하여 일제의 조선 지배의 그늘을 각종 도표를 이용하여 시각적으로 묘사했다. 시각화야 말로 문제를 한눈에 알아볼 수 있게 만드는 장점을 지니고 있었다. 이여성이 그림에 일가견을 가지고 있었던 것도 이런 독특한 책이 나올 수 있었던 이유라 말할 수 있다. 내가 이 빠진 다른 시리즈의 책들보다 이 책을 온전히 갖추고 싶은 것도 세련된 표지를 비롯해 도표를 적절히 활용한 이 책만이 가진 독특한 가치 때문에 그렇다. 이여성은 그 유명한 화가 이쾌대의 가형으로 이쾌대의 미술활동에 지대한 영향을 주었으며 그 스스로도 미술가, 미술사가로도 활동했던 인물이다. 지금도 식민지 근대화론을 넘어 식민지 수혜론을 주장하는 사람들을 심심치 않게 발견하게 된다. 이들 대부분이 조선총독부에서 만든 관변 자료를 토대로 식민지 기간 조선이 얼마나 성장했는지를 그 근거로 삼는다. 이들이 말하는 증거란 이미 당대의 지식인들에 의해 그 허구성이 폭로되었음을 '숫자 조선 연구'는 우리에게 똑똑히 알려주고 있다. ▲한상언영화연구소대표·영화학 박사·영화사가
-
‘한글서예로 읽는 우리음악사설전’을 마치며/이종선취월당 밝은 창가에서 이종선 시와 노래는 원래 하나이다. 노래가 시이고 시가 노래이다. 우리 시에는 낭만과 사랑이 들어있고, 정한과 흥이 녹아 배어 있다. 필자는 지난해 9월부터 매주 일 년이 넘도록 노래로 불리던 시를 붓으로 옮기는 작업을 해왔다. 우리의 시를 붓으로 노래한 것이다. ‘한글서예로 읽는 우리음악사설’을 연재하면서 나는 묘한 전율을 느꼈다. 붓이 시의 흥취와 운율의 고저장단을 따라 움직이는 것 같았다. 흐름은 미세하여 다른 이는 알 수 없을 것이나 나는 내내 이 느낌으로 글씨를 썼다. 평시조는 사설시조를 제외하고는 대개 45자 내외로 글자 수가 한정되어 있다. 제한된 글자를 한 서체로 연작連作한다는 것은 작가로서는 부담스러운 일일 수밖에 없다. 같은 체제의 중복으로 자칫 지루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작품마다 변화를 주는 일이 절실했고, 나는 매번 고심하였다. 고체, 궁체, 민체의 모든 한글서체를 총동원했고, 필 속의 완급緩急, 먹의 농담濃淡과 획의 윤삽潤澁을 활용하여 시의 내용에 부합하도록 하였다. 나아가 정, 장방형의 구도와 선면 형태 등 다양한 지면에 주제를 돋보이는 장법章法을 구사하였다. 종이도 장지, 한지 중국선지 문양지 등을 고루 써서 변화를 주었다. 필자는 오래전부터 한글 서체 조형의 변화에 천착해 왔다. 한 글자가 지니고 있는 수평과 수직구조의 조형을 벗어나고, 정형화된 일정한 자간과 행간의 관계를 자유롭게 운용하는 것이다. 수평과 수직구조를 벗어난 불균형의 자형에서 생성되는 활동성을 이용하여 생동감을 이끌어 내고자 했다. 부정형적不定形的인 낱글자에 대소의 변화를 주어 글자와 글자를 조응하게 하고, 이때 발생하는 불균형을 다음 글자들의 조응을 통해 안정을 이루어 가면서 행을 완성하려는 것이다. 행의 운용에 있어서도 낱글자의 운용에서처럼 첫 행의 불안한 구조를 다음 행이 보완하면서 안정을 이끌고 행과 행이 조응하여 전체 화면의 균형과 조화를 이끌어 내는 것, 이것이 내 작업의 핵심인 것이다. 크고 작은 돌들을 이리저리 쌓아 이룬 석축이나 돌담에서 느끼는 자연미와 조화미를 내 작품에 표현하고자 했다. 이는 마치 개성이 다른 다양한 인간들이 소통하고 융화하면서 건강한 한 사회를 이루어 가는 과정과 같은 것이고, 서로 다른 식물들이 모여 산야를 이루고 각기 다른 물체들이 온천지에서 서로 조화를 이루어 가는 것과 맞닿은 것이며, 이것이 바로 천연 속에서 순리를 따라 자연의 이치를 거스르지 않는 삼라만상의 모습과도 다르지 않다. 필자의 이 작업은 주로 고체작품을 통해 표현되고 있다. 개성을 가장 극명하게 드러낼 수 있는 서체이기 때문이다. 이 시도는 민체에서도 이어져 얼핏 같아 보이지만 작품마다 글자마다 모습과 표정을 달리하였다. 필자는 문자를 대함에 한자를 중국 글이라 보지 않는다. 오랜 세월 우리 문화에 젖어들어 체화되었고, 한자를 이용하지 않고는 의미소통이 어려운 경우도 많기 때문이다. 이미 한자는 우리의 문자생활에서 따로 할 수 없어, 한문까지야 능통할 바 없다 하더라도 한자 자체를 모르는 체하는 것은 결코 지혜로운 일은 아닐 것이다. 오히려 한글과 더불어 세계에서 가장 빼어난 상형문자인 한자를 아울러 쓸 수 있다는 것을 다행으로 여긴다. 문자의 소리와 표정을 두루 드러낼 수 있기 때문에 일부러 한자를 끌어들이지는 않지만 독해를 위해 필요한 경우 작품에 기꺼이 이용한다. 이 연재 작품에 한자가 자주 등장하는 것도 이런 연유이다. 노래가 만들어질 당시 친숙하게 사용됐던 문투이기에 현대인들에게는 낯설지만 피할 까닭이 없다는 생각에 그대로 썼다. 특히 시인의 시상을 옮기려 하였고 창자의 흥을 얹으려 하였다. 글자와 행간에 운율을 실었고 붓 끝에 흥을 실어 붓으로 노래를 불렀다. 소리는 들리지 않아 내 마음 속에서만 울리었고, 춤사위는 손가락 끝을 통해 보이지 않는 대로 붓 터럭의 가닥을 흔들었다. 작품을 쓰는 내내 태백이 되어 달빛 아래 술잔을 기울였고, 가끔은 도연명을 만나려 오류촌을 찾기도 했다. 황진이를 그리워하다가 이름 모를 시인을 만나 코가 삐뚤어지기도 여러 번. 세상에 좋다는 산촌 경개를 거침없이 두루 하였으며, 때론 속절없는 외로움에 가슴을 에다가, 있지도 않는 부귀공명을 버리고 끝내 운림 처사가 되었다. 고래 영웅들이 나누어 누린 복락을 나는 붓으로 노래를 부르며 독차지하였던 것이다. 이 아니 어찌 천복이 아니겠는가. 이번의 전시회는 국악신문에 2020년 9월부터 매주 연재하였던 ‘한글서예로 읽는 우리 음악사설’ 작품 중 52점이 출품되어 백악미술관에서 12월 9일부터 1주일간 진행하였다. 내가 드러낼 수 있는 한글서예의 모든 것을 선보이는 기회였다. 붓으로 불린 우리 음악사설이 국악을 사랑하는 이들은 물론 서예인들에게도 많은 관심과 호응을 이끈 것은 성과라 하겠다. 귀한 지면을 허락해 주신 ㈜국악신문사에 큰 고마움을 전한다.(2021. 12. 17.)
-
[새책] 도시 인문 산책 드로잉 에세이 ‘걸으면 보이는 도시, 서울’뜨인돌출판이 코로나 시대의 새로운 도시 여행법을 제시하는 책, ‘걸으면 보이는 도시, 서울’을 펴냈다고 16일 밝혔다. 걸으면 보이는 도시, 서울은 일상 회복이 무엇보다 간절한 이때, 매일 지나치는 평범한 도시 공간이 새로운 휴식과 견문의 장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160여점에 이르는 그림 속에서 도시의 아름다움을 발견하는 한편, 경로마다 적층된 시·공간의 정체성을 짚어 보는 ‘서울 인문 산책+드로잉 에세이’다. 저자는 17년 차 건축사 이종욱 씨다. 주중에는 산업 시설 건축 설계를 수행하다가, 주말에는 도시 곳곳을 거닐며 사진을 찍고 그림을 그렸다. 그가 주로 찾아다닌 곳은 서울역을 중심으로 한 원도심 일대와 그 주변. 익숙한 곳들이지만 경관 속에 숨은 틈을 날카롭게 포착해 낸 까닭에 그림 속 풍경들은 서울 토박이조차 낯설게 느낄 만큼 신선하게 다가온다. 책은 7가지 서울 산책 경로를 담고 있다. 걷기의 시작점은 오랜 세월 서울의 관문이자 상징이었던 서울역이다. 그 동편, 숭례문을 중심으로 한 원도심 일대와 주변부 그리고 남산 자락으로 이어지는 4개의 경로를 1부로 편성했다. 이어 서울역 서편의 널따란 구릉지 일원과 옛 경의선 및 그 지선들의 흔적을 따르는 3개의 경로를 2부로 묶었다. 1부의 경로들은 구한 말 이후 현대에 이르는 서울 도시 공간의 변화를 보여준다. 정동 일대에서는 19세기 말~20세기 말 적벽돌 건축의 형성사를, 세종로 서측·서촌 일대에서는 2000년대 이후 낙후 상업지와 서민 주거지가 맞은 상업적 변모를 살핀다. 명동·청계천, 을지로에서는 1960년대 이후 급속 개발의 그림자를, 후암동과 해방촌에서는 해방 후 남산 자락에 들어선 서민 주거지의 생명력을 발견한다. 2부에서는 ‘구릉’과 ‘철도’라는 서울 서북부의 지리적 특색에 주목한다. 중림동·충정로에서 한국 아파트사(史)의 산증인들을 만나고, 아현·청파동에서는 구릉지를 타고 오른 저층 주거지의 가치를 되새긴다. 도심 속을 흐르는 경의선 숲길에서는 100여년에 걸친 옛 경의선의 수난사를 살피고, ‘홍대 앞’ 일대에서는 옛 당인리선이 빚어낸 가로 특징을 확인하며 우려와 기대가 공존하는 서울 도시 공간의 미래를 엿본다. 걸으면 보이는 도시, 서울은 근현대 생활 문화의 흔적들을 차근차근 꺼내 보이며 도시의 인문적 가치를 조명한다. 도시 공간에 대한 심미안은 그곳으로 내디딘 첫걸음에서 시작된다. 저자가 안내하는 인문적 도시 산책을 따라가다 보면 ‘나의 도시는 과연 어떤 곳인지’ 알아 가는 재미를 느낄 것이다.
-
글을읽다 출판, ‘아리랑민족의 디아스포라’나의 책 ‘아리랑민족의 디아스포라’(2021년 6월 글을읽다 출판)는 1904년 미국의 유명 작가 잭 런던 (Jack London)이 ‘샌프란시스코 이그재미너(San Francisco Examiner)’지의 러-일전쟁 종군기자로 대한제국에 5개월간 파견되어 쓴 신문기사와 여행기 그리고 많은 사진에 관해서 2016년에 쓴 영어 논문, ‘History of Early-modern Korea Through the Eyes and Pen of Jack London, 1904’에 기반하여 썼다. 일제강점기 제국주의 일본의 식민지인으로서 태평양전쟁에 일본군의 일원으로 참전하였던 수십만 명의 조선인에 관해서는 이미 많은 연구논문과 단행본 출판물들이 나와 있다. 그러나 필자는 기존의 연구에서 등한시되었던 대한제국이 일본의 식민지가 되기 훨씬 전인 1904년에 한반도에서 벌어졌던 러-일전쟁에 조선인들이 참전하였을 것이라는 실마리를 잭 런던의 신문기사와 여행기 속에서 찾아냈다. 이 책은 일본과 미국의 내셔널 아카이브, 러시아와 한국의 일차 자료뿐만 아니라, 미국 내 도서관에 소장되어 있는 수많은 기록과 출판물을 추적하여 발췌한 역사적 사실들을 서술한 것이다. 따라서 이 책은 1930-45년으로 알려져 있는 조선인의 일본군 참전이 그보다 30-40년 전인 1904년으로 소급되어야 할 것을 밝히고 있다. 그렇다면, 일본의 식민지배 이전인 1904-05년에 조선인들이 왜 일본군으로 러-일전쟁에 참전했는가? 라는 의문을 가지고 한·미·러·일 4개국의 일차 자료를 찾아본 결과, 일본군뿐만 아니라, 러시아군에도 많은 조선인이 참전했음을 알게 되었다. 그 원인을 찾는 과정에서 1860년대부터 대규모로 발생한 조선인의 러시아 연해주와 만주로의 이주에 대해 연구하게 되었으며, 한반도에서 벌어진 러시아와 일본 사이의 헤게모니 전쟁 속에 양편으로 갈라져서 싸워야 했던 조선인의 비극이 그때 이미 시작되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한국에서 태어나고 성장했으나 미국에 건너와 교육받고 오랫동안 생활한 필자는, 이 책을 집필하면서 조국의 역사를 제대로 알지 못하고 살아왔다는 것을 새삼스레 깨달았다. 지난 160여 년 동안 한반도를 떠나 세계 각국에 흩어져 다민족 디아스포라를 형성해 살아오고 있는 한국인들과 그 후세들에게 한국의 근대사를 알리고 싶은 마음에서 이 책을 집필했음을 밝힌다.
-
(23)"인공지능을 아십니까? 모빌리티를 아십니까?# "인공지능을 아십니까? 모빌리티를 아십니까? 유전자시퀀싱을 아십니까? 블록체인을 아십니까? 엔에프티(NFT)를 아십니까? 메타버스를 아십니까?” 세상 신문, 잡지, 유튜브, 방송, 세미나는 묻는다. 도구를 잘 다루는 사람은 그저 좋은 기술자에 지나지 않는다. 진정한 명인은 도구에 얽매이지 않고 그것을 적절히 이용해서 본질적 행위에 가까워지는 데 능한 사람이다. 달변가 역시 마찬가지다. 말을 잘한다고 해서 커뮤니케이션의 달인이 되는 것은 아니다. 말은 매체일 뿐, 메시지가 잘 전달되고 그에 따라 일이 잘 수행되는 것은 또 다른 문제라는 것을 우리는 안다. <명인전>은 이렇게 끝을 맺는다: 그 후 당분간 한단 땅에서는, 화가는 붓을 감추고 악사는 비파의 현을 끊고 장인은 줄과 자를 손에 쥐는 것을 부끄러워하였다고 한다. 요절한 일본의 천재 작가 나카지마 아쓰시는 마지막 작품 ‘명인전’에서 장자의 고사를 소재로 한다. 천하제일의 명궁을 꿈꾸던 주인공은, 세세한 기술적 성취에 집착하는 단순한 고수의 단계를 벗어나, 물아일체의 경지를 보여준다. 활 없이 화살을 쏘고, 심지어 활과 화살을 보고 이게 무어냐고 묻는 어떤 경지. "지위는 행하지 않는 것이고, 지언은 말하지 않는 것이고, 지사는 쏘지 않는 것이다.” 내참, 난 이렇게 살아 오고있꾸만! # ‘기자들의 교과서’로 불리는 '저널리즘의 기본원칙' 개정 4판이 나왔다. 뉴스같이 보이는 선전들, 사실이면서 편파적인 주류 언론, 공정성 논란으로부터 벗어나지 못하는 공영방송, 폐쇄적이고 공모적인 기자단 운영 등 우리 언론 현실을 배경으로 놓고 보면 사례의 특성과 심각성에 차이가 있을 뿐, 세계의 언론 전문가들은 같은 문제를 놓고 고민하고 있다. 2001년 초판에 이어 7년을 기다려 나온 개정판에는 ‘확증의 언론’이란 개념이 담겨 있다. 저자들은 진실을 보도한다면서 당파적으로 흐르는 현대 언론이 어떻게 갈등을 심화하는지 성공적으로 보여주었다. 20년 만에 나온 이 판본은 ‘도덕적 명료성’이란 개념을 소개한다. 이는 퓰리처상을 받은 웨슬리 로우리 기자가 이제는 뉴스의 객관주의를 버려야 한다고 호소하면서 제시한 대안이다. 저자들은 그러나 기자가 도덕적으로 충실하다고 해서 객관주의가 초래하는 혼란을 대체할 수 없다고 말한다. 공정성과 균형성이 너무 모호해서 언론의 준칙으로 삼을 수 없다고 선언함으로써 언론학계에 충격을 준 바 있다. 기자의 ‘옮음’이나 뉴스의 ‘좋음’의 문제를 마주하지 않고 취재의 투명함과 기사 내용의 진실성에 주목하는 것만으로 시민을 도울 수 있다고 패기 있게 주장했다. "그런데 우리가 미국의 기자가 쓴 책을 20년동안 ‘저널리즘의 기본 원칙 교과서’를 아직도, 앞으로도 읽어야만 하는가?” 내참, 그냥 읽어봐!
-
[수상소감] KBS 한민족상 청소년부문 '나의 꿈'싸프로노브 안드레이 KBS방송사가 주관하는 체험수기에서 'KBS한민족상'이라는 큰 상을 타게 되어 감사합니다. 언제나 나의 가슴에서 활활 타고 있는 ‘나의 꿈’이라는 주제를 발표하면서 이 상을 타게 되었습니다. 매트에서 1:1로 상대방의 몸을 붙잡고 결투를 하는 운동선수로써 자신의 생각과 의지를 담은 내용을 발표하는 것인데, 동영상에 담아서 경연하는 스타일의 대회는 처음이라서 신기하기도 했고 설렘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처음에는 한국말이 서툴어서 원하는 대로 되지 않았습니다. 저는 2007년 아버지의 나라 키르기스스탄에서 태어났습니다. 나의 어머니는 자랑스런 ‘의병의 후예’ 고려인 3세이십니다. 4살 때부터는 친척들이 많이 살고 있는 카자흐스탄으로 이사해서 살기 시작했습니다. 어느날 우리 가족은 ‘카자흐스탄 전국가라데선수권대회’를 보러 갔습니다. 그날 나는 가라데 운동이 너무 좋아서 가라데를 배우기 시작했습니다. 그날부터 10여년 동안 많은 어려움을 겪으면서 하루도 안 쉬고 매일 운동을 열심히 했습니다. 그런데 좋아하는 가라데도 매일 도장에 나가서 힘든 연습을 해야만 하는 나 자신과 싸워야 하는 고통때문에 그만하고 싶을 때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아버지는 제가 훌륭한 운동선수가 되기를 바라셔서 용기를 주셨습니다. 7살 때 첫 번째 큰 대회(카자흐스탄 전국선수권대회)에 진출했습니다. 이 대회에서 나는 전국에서 1등을 했습니다. 그후 가라데를 계속하고 싶은 큰 열망과 동기를 갖게 되었습니다. 이날의 우승이 나의 꿈의 시작이었습니다. 나는 세계 가라테 챔피언이 되고 싶었습니다. 2018년, 나의 운명에 큰 변화가 생겼습니다. 우리 부모님은 나의 꿈을 이루어 주기 위해 안정된 직업을 버리시고 대한민국으로 가기 위해 이주를 했습니다. 카자흐스탄보다 한국에서는 더 많은 기회를 이룰 수 있는 발판이 되기 때문입니다. 세계가라데선수권대회는 일본에서 열리고 가라데 선수를 만드는 도장도 인천에 있기 때문입니다. 어머니의 친척이 살고 계시고 키르키스탄, 우즈베키스탄, 러시아 등 러시아 언어를 사용하는 고려인들이 모여사는 인천 남동구에서 새로운 인생이 시작되었습니다. 처음에는 문화가 다르고 언어가 달라서 힘들었지만 이제는 한국어도 배우고 한국 친구들도 많이 생겼습니다. 특히 인천에는 러시아와 중앙아시아 등 여러 나라에서 온 친구들이 많이 살고 있습니다. 한국이 새롭고 낯설지만 나의 꿈을 이루기 위해 열심히 공부하고 있습니다. 부모님도 저의 성공을 위해 힘들게 열심히 일하고 계십니다. 그래서 더욱 열심히 공부해서 부모님의 은혜에 보답하고 싶습니다. 한국에 오자마자 부모님이 어렵게 비행기 탑승권과 체제비를 만들어서 일본 도쿄에서 열린 세계선수권대회에 참가했습니다. 나의 길을 지켜 봐주시는 한국 사람들의 후원과 관심에 보답하기 위해 온 힘을 다해서 최종 대결자 일본 선수와 싸웠습니다. 드디어 결승전 대결에서 일본 선수를 나의 특기인 앞발차기 한방으로 무찌르고 세계가라데대회 참피온 컵을 높이 들어 올렸습니다. 가족들과 친척, 인천 친구들이 일본에서 나온 가라데를 일본 선수보다 더 잘 싸워서 이겼다고 좋아하셨습니다. 이날의 기쁨은 영원히 잊을 수 없습니다. 스승님의 지도와 내가 흘린 뜨거운 땀의 결과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한국에서 생활한지 3년이 지나서 올해 중학교 1학년이 되었습니다. 가라데 운동선수로 달려온 시간은 10년 동안 계속되었습니다. 그동안 여러 국가의 도시에서 70번 이상의 세계가라데참피온대회에 참가했습니다. 카자흐스탄, 아시아, 유럽, 한국, 일본에서 열린 세계쥬니어가라데대회에 나가서 상대 선수를 물리치고 챔피언이 되었습니다. 특히 동경에서 일본 챔피온 선수를 이겼을때 감동은 잊혀지지 않습니다. 나는 신성한 무도정신을 통해 나의 꿈을 이룰 것입니다. 존경을 받는 세계적 가라데 선수가 되겠습니다. 20살이 되어 성인이 되면 세계선수권대회에 참가할 것입니다. 그리하여 가라데 운동에 대한 기술을 연마하여 후배들에게 리더가 되어서 대한민국에서 세계적 가라데 선수들이 계속 나오게 할겁니다. 세계대회에서 일등을 할 때마다 나의 꿈을 이루기 위해 매일 온 힘을 다해 달리고 뛸 것입니다.
-
트로트 열풍에 따른 팬덤 문화의 폐해정효리 유명 트로트 가수 000팬덤 내 분란이 일어났으나 소속사는 사실상 방치하고 있다는 의혹이 일고 있다. 000팬카페 운영진 전체가 민형사적 소송에 휘말린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A 팬카페는 000가수의 공식 팬클럽은 아니지만 약 1만여 명의 회원을 거느리고 있는 유명 팬카페이다. A 카페 운영진에는 유명 000가수 소속사 직원들도 있다. A 카페의 현 운영진들은 카페 운영권을 넘겨받은 뒤 회칙에 의거하지 않은 불투명한 운영 방침 등을 요구하는 일부 다수 회원들과 타 운영진을 상대로 무통보 영구 활동정지 징계로 자율적인 카페 활동을 막는 등 불통을 이어오고 있다는 논란이 일고 있다. A 카페 현 운영진들이 현 운영진이 출범하기 전부터 비밀 톡 방을 개설하여 타 운영진 B씨를 모욕하고 조직적으로 음해했다는 의혹이 뒤늦게 사실로 드러나면서 정신적 충격을 받은 씨는 "000가수의 선한 모습과 빛나는 음악성에 반하여 난생처음 가입한 팬카페에서 마치 사실인 양 오도되거나 구체적인 입증과 소명 그리고 회칙의 근거 없이 일사천리로 이루어지면서 그간 가수를 위해 헌신한 나름의 노력이 망가질 대로 망가진 상태에 놓였고 무단 징계를 강행하는 과정에서 쏟아진 온갖 비난과 비속어와 모욕 인격살인의 흔적이 여지없이 정화되지 않고 무차별 공격 당하는 등 현 운영진으로부터 집단 이지메에 무참히 시달려 외상 후 스트레스로 인한 대인기피 증세와 우울증으로 심리치료를 받았다"라고 한다. 그러면서 B 씨는 "건강하고 성숙한 팬덤 문화로 하루속히 정착되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고 가수가 좋아 가수를 응원하려고 모인 팬카페에서 공동체를 파괴하고 벼랑 끝으로 사람을 내모는 오류를 두번 다시 범하지 말아야 할 것이라며 그 일련의 사건들이 상기될 때면 몹시 괴롭고 고통스럽다"라며 끝내 말을 잇지 못했다. A 카페는 B 씨의 회원 징계처리 과정에서 운영진 비공개회의에 참석한 소속사 직원이 "B 씨를 운영진에서 제명하려면 덫을 놔야 된다."라며 팬카페 회원 징계처리에 일부 깊이 관여했다는 갑질 의혹이 끊이질 않고 있는가 하면 심리상담사로 일하고 있는 A 카페 한 운영진은 인터넷 팬카페 내에서 단지 온라인 응원을 함께 한 것이 교류가 전부였던 한 회원에게 편집증 환자 성격 장애자로 임의진단 내리며 정신 이상자 취급을 하는가 하면 한 회원을 딸기잼을 만들어 버리겠다며 인간의 존엄성을 훼손하는 발언을 서슴지 않았다고 한다. B 씨가 지난해 6월 A 카페 운영진을 상대로 제기한 민형사적 소송은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고. 일부 운영진은 모욕 등의 혐의로 벌금형을 받았으며 B 씨는 최근 이들에 대한 민사소송까지 제기했고 일부는 승소 판정까지 받았다. 해당 A카페는 운영진 자격 요건으로 법적 처벌을 받는 일신상의 문제가 없어야 운영진 자격을 유지하며 활동할 수 있는데도 일반회원들을 회칙에 의거하지 않고 영구적으로 활동 정지까지 시키면서 정작 형사 처벌 받은 운영자는 태연하게 카페 운영 활동을 하고 있다. A 카페 이전 회원 C 씨는 "A카페 운영진들이 회계부터 감사 등 투명하지 않은 운영 방침 등으로 문제 제기가 있었으나, 오히려 강퇴 등의 대응으로 분란이 일었다”라며 "법적 분쟁으로 팬덤이 시끄러워진 상태에서도 소속사는 이를 묵인하고 방치했다”라고 지적했다. C 씨는 "000 가수를 순수하게 응원하러 온 이들이 A 카페의 무분별한 운영 방침으로 인해 000가수의 이미지에도 악영향을 미칠까 걱정”이라며 "이를 방치하는 소속사 또한 무책임한 행동으로 보인다.”라고 했다. 그리고 A 카페 운영진은 팬덤명 상표권 출원을 위해 고유 상표권 명의를 가수 명의가 아닌 운영자 개인 명의로 출원한 것도 모자라 매월 정기적으로 모금하고 있는 카페 운영기금으로 회원들의 동의 절차 없이 상표권 출원 비용을 지불하고 후 공지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차기 운영진들을 현 운영진이 직접 선출하는 방식의 회칙을 개정한 것은 혼란과 불신을 가중시키는 것이라고 말했다. A 카페 회원이였던 D 씨는 소속사와 운영진 측에 가수님 방송 스케줄이 많아졌으면 좋겠다는 건의 게시글을 올린 작성자와 그에 공감을 표시한 다수 회원들이 현 운영진으로부터 무통보 영구 활동 정지를 받았다며 분통을 터트렸다. 그 외 같은 사안을 두고도 일관성 없이 차별 징계처리를 하고 공석인 카페 감사 선임제안, 카페 운영의 관한 건의나 징계 소명절차 문의를 해도 억울하게 부당징계를 받은 회원들이 있다고 전했다. A 카페 운영진으로부터 영구 활동 정지를 받은 이들 회원들은 자체적으로 모여 새로운 팬카페를 개설, 운영 중에 있다. 해당 카페의 회원 수는 약 200여 명이다. 이들은 고소를 당한 A 카페 운영진들이 판단 오류와 잘못의 대한 진정성 있는 사과는 커녕 소송당사자가 악의적으로 고소했다며 사건의 본질을 호도하고 전지역 회원들로 하여금 대대적으로 탄원서를 받는가 하면, 긴급 소송 비용 도움까지 받았다며 소송에 휘말려 형사처분까지 받으며 물의를 일으키고 회칙을 준수하지 않은 채 무분별한 카페 운영을 일삼은 A 카페 운영진들은 도의적인 책임을 지고 자발적으로 전원 사퇴해야 된다고 목소리를 높이며, A 카페 운영진을 상대로 카페 운영 금지 가처분 신청을 준비 중에 있다. *※ 외부 필진 기고는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이 글에 대한 반론은 언제든 반영합니다.(kukak2020@naver.com)
-
[신간] 주소 이야기주소는 위치를 지정하는 수단에 그치지 않는다. 인접한 토지도 서로 다른 행정 구역에 편입되는 순간 가치가 달라진다.중심지의 부동산 가격이 상상을 초월하는 뉴욕에서는 공식적인 주소를 사고팔 수도 있다. 시 당국이 주소 변경 신청권을 팔기 때문이다. 도널드 트럼프를 비롯한 개발업자들은 주소가 훌륭한 마케팅 수단이 된다는 사실을 알고 센트럴파크처럼 비싸 보이는 주소를 건물에 붙여 부동산 가치를 높이려 애쓰고 있다. 주소가 지닌 가치 때문에 주소 개정을 둘러싼 논쟁도 전 세계에서 빈번하게 발생한다. 무엇을 기념하고 기념하지 않을 것인가 문제에는 사회 구성원들의 정치적, 종교적, 역사적 가치관이 배어 있다. 혁명이나 큰 사건 후 주소명 개정이 뒤따르는 이유이기도 하다.도로명은 정체성과 부에 관한 문제이며 인종 문제이기도 하다. 결국 이 모든 것은 이름을 짓고, 역사를 만들고, 누가 중요하고 중요하지 않은지, 왜 중요한지를 결정하는 권력에 관한 문제다.책 '주소 이야기'(민음사)는 주소의 기원과 역사를 탐색하고 주소 체계와 거리 이름에 담긴 다양한 사회 정치적 이슈를 탐구한다.작가이자 변호사인 저자 디어드라 마스크는 미국뿐 아니라 영국, 독일, 오스트리아 등 유럽과 한국, 일본, 인도, 아이티, 남아프리카 공화국까지 전 세계 사례를 취재하고 인터뷰해 주소에 관한 다채로운 이야기를 그려 낸다.왓스리워즈, 구글 플러스코드 등 디지털 주소 등장으로 변해 갈 주소의 미래도 점친다.
-
[신간]무면허 번역가로 9년째, 러브콜이 너무 많아 피곤합니다"저는 그렇게 어느 날 갑자기, 덜컥 번역가가 되었습니다. 사실 그때의 저는 자신을 번역가라고 부르는 것을 가당찮다고 생각했습니다. 심지어 에이전시에서 번역가 소리를 듣고 있는 지금도 사실 어색합니다."번역은 특히 많은 전문성이 필요할 것만 같다. 영어를 잘해야 하고 감이 좋아야 하고 꼼꼼해야 하고 만능이어야 할 것만 같다. 하지만 시작부터 모든 것이 완벽할 수는 없다.책 '무면허 번역가로 9년째, 러브콜이 너무 많아 피곤합니다'의 저자도 번역을 처음 시작한 날로 돌아가 ‘번역가가 되기 위해 완벽한 준비를 했습니까?’라는 질문에 ‘예.’라고 답하지 못한다.저자가 어느 날 갑자기 번역가가 되어 전공도 자격증도 없이 무면허 상태로 시작한 번역은, 네다섯 번의 이직을 하면서 이어져 왔다.저자는 바쁜 시기를 보내면서도 번역 일을 꾸준히 할 수 있었던 것은 번역만이 가진 네 가지 장점 때문이라고 말한다. 시간과 장소로부터 자유로운 유연성, 하고 싶은 일을 선택할 수 있는 자율성, 시간이 지나며 높아지는 페이, 토익 만점자 사이에서도 돋보이는 스펙이다. 이 네 가지 장점은 아무런 경력도 없이 밑바닥부터 번역을 시작할 수 있었던 이유이기도 하다.번역 일을 시작하고 겪었던 일, 다양한 번역의 세계에서 일을 구하는 법, 잘한 번역의 기준과 실제 번역가의 번역하는 법, 초급에서 중급으로 중급에서 고급으로 실력을 높이는 법 등을 이야기한다.일 구하기도 일정 조정하기도 모두 홀로 해내야 하는 프리랜서가 프로 '일잘러'가 되기 위한 비법들도 알려 준다. 돈을 더 달라고 우아하게 요청하는 법, 일정을 미리 공유하고 일이 많다면 평온하게 거절하는 법, 당일 번역 요구에 대응하는 법, 일을 더 하고 싶다고 세련되게 부탁하는 법 등은 이 세상의 모든 프리랜서에게 꼭 필요한 기술이다.
-
“문경문학관” 그 정체성과 미래를 위하여전 문경문인협회 회장 이만유 지난 12월 4일 문경시 산북면 소재 문경문학관이 개관 3주년 기념행사를 개최하였다. 지역 문화 창달과 문학 저변 확대를 위하여 사재를 들여 문학관을 설립한 것에 대해 찬사를 보낸다. 그런데 문경문학관 설립을 계획할 때 지역 문인들에게 문경문학관이 개관되면 적절한 시기에 문경시에 기부하겠다고 하였다. 그런데 3년이 지났는데도 아직은 그대로 설립자가 운영하고 있다. 그동안 지역 문학 진흥을 위해 다소 성과를 내었지만, 문학관 이름을 문경문학관으로 하는 것과 운영하면서 지역 문학회나 문인들과의 마찰과 갈등이 있는 등 문제점을 안고 있다. 설립 당시 시민들의 공공 소유 지명인 "문경”을 개인 문학관이 쓴다는 것에 대해 일부 지역 문인 등이 반대하는 의견도 있었고, 이 문학관은 거기에 이름을 올린 개인들의 문학관일 뿐이라고 하였다. 그리고 생존작가의 이름을 걸고 문학관을 세우는 것도 예가 없는 것으로 바람직하지 않다고 했다(이곳은 13명 이름으로). 그 유명한 "연탄재 함부로 차지 마라”라는 시를 쓴 국민시인 안도현 시인도 공개석상에서 내 생전에 내 이름으로 문학관을 세우거나 이름을 올리지 않겠다고 하였다. 그리고 개관할 때 "문경 문학의 빗장을 여는 사람들”이라는 구호에도 문제가 있었다. 문경문인협회가 창립된 지 50여 년의 역사가 흘렀고 문경에 살면서 문경을 노래하며 문경에서 문학 활동을 하신 문인들께서 50여 년 전에 이미 빗장을 열었고 그 후배 문인들이 대를 이어 열심히 문학 활동을 해 왔는데, 지금에 와서 현재 생존해 있는 대다수 출향 문인과 소수 지역 문인의 사진과 이름을 걸고 마치 지금까지 문경에는 문학도 문인도 없는 것처럼 하며 문학 불모지 문경이라는 의미가 내포된 듯한 용어를 사용하여 울분을 자아내었고, 여기에 이름을 올리지 못한 문인들께서 어려운 시기에 정말 문경문학의 빗장을 열고 열심히 문학 활동을 하신 분들이 많다. 아마, 이미 돌아가신 원로 문인들 혼령께서 저승에서 이 모습을 보며 가슴을 치며 통곡할 것이라고 하는 이도 있었다. 소위 문경문학의 빗장을 열었다는 문학관에 걸린 생존 문학인 중 다수는 문경문인협회 회원도 아니고 외지에 살면서 문경문학 발전에 크게 기여한 바가 없고 심지어 출향 문인들까지 참여하는 문경문인협회 문예지 "문경문학”에 원고를 청탁해도 잘 응해주지 않던 분들이 대다수였다. 물론, 이분들은 훌륭한 문인들이다. 그러나 이분들이 문경문학의 빗장을 열었다는 것은 어불성설 말이 되지 않으며 어이없는 일이다. 과연 이분들 말고 문경문학관에 문경문학을 대표하는 문인으로 사진을 걸 문인은 없을까? 물론 문학관 이름에 문경이라는 이름을 쓰지 않으면 설립자 개인의 것이니 누구의 사진을 걸던 누가 뭐라 하겠는가? 지역 유림에서 서원에 배향하는 인물을 모실 때 신중에 신중을 기하듯 문학관에도 문경을 대표하는 문인을 선정할 때는 객관적이고 공정하고 합리적인 잣대로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여 선정해야 하는데 몇몇 추진위원들이 선정했는지 설립자가 임의로 선정했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렇게 하지는 않았다. 무형의 가치를 지닌 문학을 누가 어떤 기준으로 저울에 달아 좋다 나쁘다를 구분 선정할 수 있겠는가? 그리고 매년 시행하는 문경문학상에도 문제가 있었다. 문경문인협회가 주관하고 문경문학관 설립자가 상금을 후원하였는데 지난해 문경문학상 시상식 개최 후 보도자료를 보면 이 사업이 문경문학관 사업으로 보도가 되었다. 슬쩍 주인이 바뀐 것이다. 그래서 이를 지적하고 개선을 요구하였더니 온갖 욕설이 난무하고 편이 갈라지는 등 이로 인해 문경문학회가 혼란과 갈등으로 풍비박산의 위기에 처했다. 문학이 무엇인가. 문학으로 세상을 아름답게 만들어야 하는 문인들이 스스로는 물론이고 시민들에게 부끄러운 모습을 보여서야 하겠는가? 지금까지 아무 탈 없이 지냈는데 이 무슨 변고인가. 남을 돕거나 후원을 하는 사람은 남이 모르게 하고 앞에 나서지 않고 뒤에 있어야 빛이 난다. 이러한 상황에서 일부 지역 원로 문인께서 문경문학관의 미래를 걱정하여 이미 기부하겠다는 약속도 있었고 개관한 지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났으니 이제는 문경시에 기부하시던가 법인화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겠느냐는 건의성 의견도 설립자에게 제시한 것으로 안다. 결론적으로 문경시민의 공유, 무형문화자산인 "문경”이라는 이름을 가진 "문경문학관”을 개인이 계속 소유하고 운영하는 것이 바람직한가에 대해 깊이 생각하고 비록 개인이 사비로 설립했다 하더라도 문경이라는 이름을 쓴 이상 사유화해서는 안 될 것이다. 이미 문학관 2층에 설립자의 조상인 퇴경당 권상로의 유물 등으로 전시실이 개설되어 있고, 12월 4일 행사 시 설립자의 대형 석재 시비 제막식이 있는 등 사유화가 진행되고 있다. 이에 문경문학관의 미래를 위하여 가장 합리적이고 바람직한 결단이 필요하다. 그래서 해결책으로, 아래 3가지를 문경문인협회 전직 회장이며 사람 시민이며 문인의 이름으로 제안한다. 첫째, 약속한 대로 문경시에 기부한다. 둘째, 법인화한다. 셋째, 문학관 이름을 변경('문경'이란 명칭을 제거하고)한다. 이를 위한 문경문학관 설립자의 결단이 필요하며, 여의치 않으면 시민들과 문인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공청회를 개최하고, 여론조사를 하던가 해서 이른 시일 내에 지역 현안의 하나를 원만히 해결하기를 바란다. ※ 외부 필진 기고는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
(22)추억의 절반은 맛이다# "맛의 절반은 추억이다?” "추억의 절반은 맛이다?” 55년 전통의 칼국숫집 명동교자가 레스토랑 안내서 ‘미쉐린 가이드’에 연속 선정되었다. 아 뜨끈한 국물에 부드러운 면발, 칼칼한 김치, 생각난다. 명동 칼국수. #전문기관의 체면이 말이 아니네~. 경복궁 향원정 서쪽에 있는 태원전(泰元殿)은 태조 이성계의 초상화를 모시던 건물. 신정왕후와 명성황후가 승하했을 때 빈전(장례를 치르고 능에 안장하기 전까지 왕이나 왕비의 관을 모셔두던 전각)으로 사용된 곳이다. 문화재청은 경복궁 복원 과정에서 광화문, 영추문, 향원정 등 현판의 오류를 인정하거나 교체한 사례가 있는데, 이번에도 오류를 반복했다. 문화재청이 2005년 경복궁 태원전(泰元殿)을 복원할 당시, 옛 현판이 국립중앙박물관에 소장된 사실을 모른 채 잘못 복원한 것으로 1일 확인됐다. "최근까지도 태원전의 원래 현판이 국립중앙박물관에 있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 국가기관인 문화재청과 국립중앙박물관 사이에 소통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일어난 결과이다.”
-
교보문고, 코로나 이후 첫 현장 강연…송길영·유현준·문아람교보문고는 단계적 일상 회복(위드 코로나)에 맞춰 북&뮤직 콘서트 '보라쇼(VORASHOW)'를 오프라인으로 준비했다고 22일 밝혔다.코로나19 사태 이후 교보문고에서 처음으로 갖는 오프라인 강연이다.지식문화 소셜네트워크 플랫폼 '보라(VORA)'는 오는 28일 오후 2시부터 4시30분까지 서울 광화문 교보생명 빌딩 23층 컨벤션홀에서 300명을 모집해 행사를 진행한다.그동안 비대면으로만 이뤄졌던 독자와 저자와의 만남을 오프라인에서 실현시켜줄 예정이다.강연자는 1부 신간 '그냥 하지 말라'로 베스트셀러 상위권을 기록 중인 송길영 바이브컴퍼니 부사장, 2부 '공간의 미래' 저자인 유현준 홍익대 건축과 교수다. 작곡가이자 공연 기획자이며 최신간 '그저 피아노가 좋아서'를 낸 문아람 피아니스트가 오프닝과 클로징 공연을 맡아 행사를 더욱 풍성하게 만들 예정이다.행사는 위드 코로나 방역 수칙을 준수, 백신접종 증명서 확인 절차 후 입장할 수 있다.한편 '보라'는 책, 음악, 영화, 공연 등 문화콘텐츠에 관심있는 사람들이 모여 이야기를 나누는 SNS로 이용자의 관심사를 중심으로 콘텐츠를 볼 수 있다.
-
[신간] 대항해시대의 일본인 노예2010년 마카오와 나가사키, 마닐라를 전전하며 살았던 유대인 페레스 일가의 이단 심문 재판기록에 일본인 노예 세 명이 멕시코로 건너갔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료가 발견됐다.이 사료는 전국시대 일본에서 노예가 된 사람이 포르투갈인에 의해 해외로 보내졌음을 증명한다.도쿄외국어대학 특임 준교수인 저자 루시오 데 소우사는 책 '대항해시대의 일본인 노예'(산지니)의 서장에 종교 박해에 의한 페레스 일가의 도피 생활과 그에 동반한 일본인 노예 가스팔 헤르난데스 하폰의 삶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재구성했다.아시아 노예들은 가사노예에 적합하다고 여겨졌고 그 외에도 하급 선원, 용병, 교회의 종복, 전문기술직까지 다양한 곳에서 종사했다. 이들의 인생은 봉공하는 주인에 따라서도 양상을 달리했다.서장에 소개된 페레스 일가의 도망사에는 사실 조선인 노예도 등장한다. 일본인 노예가 세계를 전전하던 시기 조선인도 그곳에 있었던 것이다. 나가사키에서 거래된 비일본인 노예 중 수적으로 가장 많았던 것도 조선인이라고 한다.일본의 전국시대가 종언되고, 연이어 일어난 임진왜란으로 많은 조선인이 생포돼 일본으로 끌려갔다. 전국시대 내전으로 넘쳐나던 포로의 자리가 조선인으로 대체된 것이다.16세기 말 일본에 온 피렌체 상인 프란체스코 카를레티는 일본 시장에서 본 조선인 노예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모든 연령대의 남성, 여성들이 수많은 노예로 몰려왔다. 그중에는 아름다운 여인들도 있었다. 누구나 아주 싼값에 팔렸고 나 자신도 다섯 명의 노예를 겨우 12에스쿠드에 손에 넣을 수 있었다."책 '대항해시대의 일본인 노예'는 일본인 노예의 존재가 드러나는 귀중한 1차 사료들을 소개한다.아시아에서 마카오, 필리핀, 인도의 고아, 아메리카 대륙에서 멕시코, 페루, 아르헨티나, 유럽에서 포르투갈, 스페인까지. 다양한 국가에서 발견되는 사례를 훑어보면서 구체적이고 다양한 삶 속에서 그들의 존재를 밝혀 낸다.
-
[새책], ‘유튜브 크리에이터 되기’이 책의 저자 김찬기는 유튜버가 되고자 하는 이들, 영상을 촬영하며 고군분투하는 많은 이에게 "당신의 영상은 투자하는 시간 대비 품질이 우수한가? 만족스러운가?”라고 질문을 던진다. 영상 촬영을 비롯해 인터넷 생방송은 철저한 준비와 확인이 필요하다. 영상이 너무 밝거나 너무 어둡게 촬영되기도 하고 초점이 맞지 않기도 한다. 이를 편집으로 보완한다고 해도 영상 품질의 측면이나 투자하는 시간을 생각하면 무엇보다 ‘제대로’ 촬영하는 것이 중요하다. 따라서 이 책을 통해 유튜버가 되기 위한 채널 기획부터 콘텐츠 기획, 촬영 장비와 촬영 기법까지 다양하게 팁을 전수해 많은 유튜버 유망주들이 새로운 수익을 창출하는 데에 힘이 되기를 바란다. ‘유튜브 크리에이터 되기’은 교보문고, 영풍문고, 예스24, 알라딘, 인터파크, 도서11번가 등에서 주문·구매할 수 있다.
-
(21) 한국인은 노래하지 않는다. 그건 그들의 DNA에 없다# "한국인은 노래하지 않는다. 그건 그들의 DNA에 없다” 이 말은 주커만(Pinchas Zukerman)이 "한국인에게 기교는 있지만 예술성과 음악성이 부족하다”는 것을 비유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6월 25일 줄리아드 음대 주최의 온라인 마스터클래스 도중 이 말로 인종차별 논란을 빚었다. 현재 뉴욕 맨해튼대 교수지만 외부 강사 자격으로 줄리아드 강연을 진행했다. 정경화와 이스라엘 출신의 주커만은 1948년생 동갑내기. 줄리아드 음대에서 스승 이반 갈라미언(1903~1981)을 함께 사사한 동문이다. 공교롭게도 둘은 1967년 레벤트리트 콩쿠르에서도 나란히 공동 1위를 차지하는 바람에 필생의 라이벌이라고 회자된다. 이에 대해 정경화는 지난 16일 분명히 말했다. "분명 핀커스 주커만의 실수지요. 한국인은 노래 없이는 단 하루도 살 수 없는 민족인데. 당장 베를린·뮌헨·파리 명문 오케스트라의 악장과 수석들이 한국 출신이다. 임동혁·김선욱·조성진 같은 젊은 피아니스트들의 예술적 재능도 놀라울 정도다. 한국만이 아니다. 빈에서 오래 공부하고 거장의 반열에 오른 일본 피아니스트 우치다 미쓰코(72), 바이올리니스트 미도리(50)가 과연 테크닉만 좋다고 할 수 있을까.” "빨리 이 양반에게 판소리와 아리랑을 알려줘야겠다.” # "음색과 연주 태도는 판소리에서 배웠어요. 추사 김정희(1786∼1856)의 글씨와 그림에 드러난 기운생동도 제가 추구하는 바죠.” 2015년 데뷔해 재즈와 현대음악을 오가며 활동 중인 정은혜. 최근 신작 ‘NOLDA’를 내놨다. 53분여간의 자유즉흥 피아노 독주를 담았다. 말 그대로 제멋대로 한판 놀아버린 이 앨범의 제작사는 미국 뉴욕 실험음악 명가 ‘ESP-DISK’(1963년 설립). 오넷 콜먼, 선 라 등 전설적 음악가들의 터전이다. "대담함, 엄청 부럽네”
-
[새책] 힙하게 잇다, 조선 판소리서울의 알 만한 장소 앞에서 한복도 아니고 현대 복장도 아닌 모호한 복장으로 아비규환과 같은 춤사위를 추는 모던 댄서들. 이 난리통 같은 영상을 배경으로 흘러나오는 "범 내려온다! 범이 내려온다!” 이 영상을 본 사람들은 이 음악이 판소리 '수궁가'의 한 대목이라는 사실에 놀라고 ‘판소리가 이토록 힙한 소리였다니!’ 하고 놀란다. 국악의 반란은 이뿐만이 아니다. 민요와 굿을 접목한 음악으로 세계 유명 음악쇼에서 주목받는가 하면 전통 음악과 협업한 힙합을 외국인이 함께 즐기기도 하고 '조선판스타', '풍류대장' 같은 TV 프로그램에서는 새롭고 신선한 음악을 보여주는 국악인도 많아졌다. 대체 우리 전통 음악에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일까? 그러나 아쉽게도 우리는 "빠바바 밤~! 빠바바 밤~~!” 하고 시작되는 베토벤의 <운명> 교향곡은 알아도 '산조'와 '시나위'는 제대로 들어본 적이 없다. 바이올린과 첼로의 생김새는 구분할 줄 알지만 아쟁과 해금은 단번에 구분하지 못한다. 이 책은 판소리 '심청가'에서 심청은 왜 인당수에 목숨을 던졌어야만 했는지, 베토벤의 음악은 익숙한데 산조 음악은 왜 공감이 안 되는 건지, 문학작품 같기도 하고 음악인데 연극 같기도 한 판소리는 언제 생기고 어떻게 발전해왔는지, 그리고 전통 음악을 활용하여 새롭고 힙하게 자신만의 예술을 표현하는 당찬 음악인들은 누구이며, 존재가 예술 그 자체인 명창의 소리를 소개한다. 이를 오감으로 감상할 수 있도록 QR 코드를 본문 곳곳에 심어놓은 새로운 버젼의 판소리 버젼 출판이다. 21년차 젊은 소리꾼인 저자는 ‘국악과 판소리는 어렵고 지루하다’는 편견을 ‘이야기의 고리’로 바꾸어 우리 음악의 참 아름다움에 대해 이야기하는데 성공해냈다. 우리는 이 책에서 우리에게 내재된 신명과 흥을 찾을 수 있다. 알고 나면 흥겹고 재미있는 판소리, 우리가 먼저 즐기면 바로 그것이 돌고 돌아 전통이 되는 것이 아닐까. 들어는 보셨소? 이토록 힙한 소리! 조선 힙의 원조, 판타스틱하게 즐겨 보자 첫 번째 마당 '조선 힙의 원조, 판소리가 전하는 이야기'에서는 판소리라는 규정하기 어려운 장르에 대해 설명하고 ‘오늘’을 담은 판소리 다섯 마당을 살펴본다. 죽을 위기의 수궁에서 겨우 빠져 나온 토끼의 모습에서 하루하루 힘겨운 우리 일상을 보고, 용기 있게 신념을 지켜나가는 춘향이와 운명을 꿋꿋이 받아들인 심청의 모습에서 세상을 구원하는 비주류의 희망을, '흥보가'에서는 밥벌이의 슬픔과 고달픔을, '적벽가'에서는 글로벌 콘텐츠의 가능성을 찾아본다. 두 번째 마당 '우리 소리 사용 설명서'는 우리 전통 음악이 서양 음악과는 우주가 다른 음악임을 설명한다. 자연의 소리라며 즐겼던 전통 음악의 의미와 가치를 이해하고 풍류를 즐겨보자. 소리꾼들은 왜 폭포수 아래에서 소리 공부를 하는 것인지, 소리꾼의 목소리가 허스키한 이유는 무엇인지, 판소리에는 진짜 한이 서려 있는지도 알 수 있다. 신재효 선생의 <광대가>를 통해 오늘날 스타와도 같았던 명창 소리꾼 이야기와 현재 곳곳에서 유행처럼 번지는 국악의 영향력에 대해서도 이야기한다. 마지막으로 '세 번째 마당-판타스틱하게 잇다, 우리 소리'에서는 통통 튀는 아이디어로 종횡무진 활약하는 힙한 국악인들의 음악을 들으면서 우리 소리의 매력에 빠질 수 있다. 흥겨운 음악의 환각 상태로 몰아가는 악단광칠과 씽씽밴드, 아일랜드 민속악기가 판소리와 만난 '두 번째 달', ‘범 내려온다’의 '밴드 이날치' 등 경계가 없는 그들의 음악과 300년 지층이 쌓인 ‘명창의 소리’까지 듣다 보면 어느새 여러분도 귀명창이 되어 있다. ‘힙하다’, ‘신선하다’라며 국악을 향한 관심이 뜨겁다. 이런 관심이 지속되기 위해서 우리는 전통 음악인 국악을 지켜야한다고 말을 하면서도 정작 즐기지 못했다. 저자는 어떻게 즐기고 느껴야 하는지 설명하고 QR 코드를 통해 흘러나오는 판소리를 듣다 보면 어느새 독자는 저자와 동행을 하게 된다. 저자는 "판소리가 하루빨리 보호받아야 할 무형문화재에서 벗어나 모두가 함께 즐기는 문화로 이어지기를 바라며 이 책을 집필했다"라고 밝혔다. 사람들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예술이라야 진정한 가치가 있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판소리를 과거의 것이라 재단하지 않고 이를 통해 우리의 삶을 반추해본다면, 그것이 바로 판소리의 현대적 공감이라고 할 것이다. 판소리는 2008년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으로 등재된 국가무형문화재이다.
많이본뉴스
많이 본 뉴스
- 1'새 국악진흥법' 시행령·시행규칙 공청회 31일 개최
- 2여설뎐(女說傳)- 창작하는 타루의 ‘정수정전’
- 3날씨도 영웅시대를 막을순 없다<br> 임영웅 "팬들과 큰꿈 펼칠게요"
- 4토속민요의 힘, ‘일노래, 삶의 노래’
- 5전란 속에 피어난 춤, 김동민 일가의 춤4代가 이어준 '오래된 인연'
- 6"과거춤 복원해 다시 추는 기분"…김매자 '한국무용사' 재발간
- 7영남의 '강태홍류 산조춤' 전승하는 보존회장 김율희
- 8<br>제24회 부평국악대축제 전국국악경연대회(07/13)
- 9한글서예로 읽는 우리음악 사설(195)<br> 정선아리랑
- 10日닛산서 9주년 세븐틴, 이틀간 14만명 환호<br>"후회없이 불태웠다"
- 11제24회 인천국악대제전 전국국악경연대회 종합대상 김정운 (수상자 명단)
- 12이윤선의 남도문화 기행(147)<br>500년 세월 가로질러 夢心의 의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