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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하는 기사] "괜찮아유"에 담긴 충청의 능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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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악계뉴스

[함께하는 기사] "괜찮아유"에 담긴 충청의 능청

 안상윤(66)씨는 KBS 초년 기자 시절이었던 1980년대 중반 인기 시사프로 '추적 60'에 합류했다. 매주 출연하다 보니 알은체하는 사람도 늘어났는데, 압권은 충남 천안에서 만난 택시 기사였다. 뒷자리에 앉은 안씨를 거울로 힐끔 보더니 "맞쥬?" 하더란 것이다. 'TV에 나오는 그 사람 맞느냐'는 물음을 두 글자로 줄여버린 화법에 탄복한 안씨는 충청도 언어에 주목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30여 년이 지난 올해 5월 그간의 탐구를 모은 책 '충청도는 왜 웃긴가?'를 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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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도는 왜 웃긴가?’를 펼쳐 들고 웃는 안상윤씨. "충청도 사람처럼 말하기 전에 한 번 더 생각하는 습관을 키우면 우리 사회가 훨씬 부드러워질 것”이라고 했다. /이태경 기자

 

안씨는 경남 밀양 사람이다. 27일 광화문에서 만난 그는 충청인들도 무심코 지나치기 쉬운 충청도 말의 특성을 조목조목 짚어나갔다. 충청도의 언어는 우선 조심스럽다. "오랜 충청도 친구가 있는데, 만나자는 얘기를 '오늘은 더워서 시내 나올 생각 없쥬?' 이렇게 표현해요. 상대를 배려하는 것 같기도 하고 거절당했을 때 자기가 덜 무안해지려고 미리 방어막을 치는 것도 같죠. 제 고향 경상도였으면 '오늘 시간 되나?' '한잔하까(할까)?' 했을 거예요." 리듬감도 중요한 특징이다. "충청도 사람들은 팔난봉(온갖 난봉을 부리는 사람)이란 말에, 사전에 없는 단어인 '구한량'을 붙여서 '팔난봉 구한량'이란 대구(對句)를 만들 줄 알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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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충청도 언어의 해학적 요소를 능청, 너스레, 눙치기, 재치, 감정이입, 간결, 과장, 정겨움 등으로 구분했다. 이 모든 것의 결정체인 충청도 사투리는 그래서 익살스럽고도 촌철살인이다. 대전시 공공자전거 '타슈'는 지역색과 언어적 효율성, 자전거 활성화라는 서비스의 본질을 한마디 사투리에 모두 담았다. 아산 출신 류승완 감독이 청주를 무대로 찍은 영화 '짝패'에서 불량청소년 무리에 습격당한 주인공이 내뱉어 웃음을 유발한 대사 "니들은 집에 삼춘두 없냐?"도 충청도 말의 특징적 사례로 꼽았다.

 

 안상윤이 사랑하는 충청도의 말

그는 "충청도 언어는 거칠고 직설적 표현으로 상대를 힘들게 하지 않는다"면서 "고구려·신라·백제가 번갈아 차지했을 만큼 변화가 많았던 역사적 배경 때문에 상대의 의중을 파악할 때까지는 단정적으로 말하는 걸 피하는 습관이 DNA에 남은 것 같다"고 했다. 그런 화법이 언어가 점점 황폐해지는 한국 사회에서 대안이 될 수 있다고도 했다. "지금 우리는 진영으로 갈라져 욕하기에 바빠서 순화된 말로 이야기하려는 노력은 찾아보기 어렵죠. 말의 총체적 난국이랄까요. 그래서 충청도를 벤치마킹해 한 번 더 생각해보고 말하자는 것을 결론으로 삼았습니다."

 

흔히 '느리다'고들 하는 충청인 기질에 대해서도 그는 '뭉근하다'는 표현을 썼다. "뭉근한 것은 서두르지 않는다는 것이지 느린 게 아닙니다. 서두르지 않는다는 건 여유가 있다는 것이고, 여유가 있다는 건 상대를 배려할 줄 안다는 것이죠."

 

충남 금산의 처가댁 식구들과 충청도 출신 친구들로부터 충청말을 배웠다. 언어학자들 문헌도 참고했다. 책이 나왔을 때 충청도 지인들은 대체로 "재미있다"는 반응을 보였다. 충북 쪽 지인 중에는 이렇게 충고하는 이들도 있었다. "충청북도는 요새 '~해유' '~저래유' 안 햐~."(조선일보 채민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