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5 (목)
어느덧 아리랑 소리에 입문한지 40년이 지나고, 정선아리랑 제1집 앨범을 출시한지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2년이 훌쩍 지났군요.
첫번째 앨범은 정선아리랑을 최대한 담백한 소리로 표현하기 위해 장고반주만 곁들였습니다. 그동안 주위에 많은 분들이 정선아리랑을 진정으로 아끼고 사랑해 주셔서 너무 감사했고, 그분들의 호응과 응원에 힘입어 제2집 앨범을 낼 수 있는 용기를 얻었습니다.
제1집 앨범에서는 "수심편, 산수편, 애정편, 처세편, 무상편, 엮음편”으로 광범위하게 가사를 분류했었고, 제2집 앨범은 어떻게 기획할 것인가 고민하다가 해금, 대금, 가야금, 장고, 아쟁, 피리로 기악반주를 가미하고, 방대한 정선아리랑 가사를 우리 인생과 비유해 "사랑, 부부, 시집살이, 술, 세월, 자연, 역사, 엮음긴아리랑, 엮음자진아리랑, 서울경기제 정선아리랑”으로 분류해 부제도 이현수정선아리랑 "아리랑 인생”으로 엮어 보았습니다. 제게는 아리랑 자체가 삶이자 인생이지요, 오십 여년 동안 아무리 어렵고 힘든 고비도 아리랑이 늘 옆에서 지켜주었답니다.
제2집 앨범에서 먼저 사랑으로 문을 여는 이유는 아리랑의 주제가 사랑이기도 하지만, 우주의 모든 생명체는 서로간의 사랑 없이는 제대로 번성하기 어렵기 때문에 사랑으로 가장 먼저 시작했습니다.
‘사랑’으로 맺어진 두 남녀가 한 ‘부부’로 탄생되어 하나의 가정을 이루고 살면서 늘 행복할 줄만 알았는데 살다보니 곤궁한 살림살이와 ‘시집살이’에 후회도 막심하고, 속상한 일도 많아 ‘술’을 벗 삼아 때론 타락도 되고, 일탈도 꿈꿔보지만, 고독과 슬픔을 달래는 진정한 벗은 역시 술과 일탈이 아니라, 정선아리랑 소리라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한해 두해 살아온 ‘세월’이 어느덧 검은 머리도 파뿌리가 되고, 육신도 늙고 병들어 결국에는 ‘자연’으로 돌아간다는 진리를 얻게 됩니다.이 세상에 인간으로 태어나 한 세대를 살다 생을 마감하지만 개인사는 대부분 보편적인 가사로 묻히고, ‘역사’적 사건과 관련된 소리와 가사들은 자손 대대로 이어져 오늘에 이르고 있습니다. 아리랑의 모태이자 고향인 "정선아리랑”은 우리나라의 국난극복사와 다를 바 없고, 애국가 못지않은 소중한 역할을 톡톡히 해왔습니다.
고려의 충신들이 망국의 한을 소리로 담아 불렀고, 대원군이 경복 중수 시 타 지역 아리랑 생성의 주역이 되었고, 일제강점기 때 항일 저항운동으로서의 역할, 6.25동란이후 분단된 조국의 통일을 염원하는 아리랑 등 수 많은 정선아리랑가사들이 그 암울했던 역사를 그대로 증빙하고 있습니다.
엮음 편은 정선아리랑의 풍자와 해학이 제대로 가미된 랩 형식의 음악으로 엮는 부분이 끝나고 아리랑가락으로 회귀하는 부분을 긴아리랑 형태로 부른 것을 ‘엮음 긴아리랑’, 자진가락으로 부른 것을 ‘엮음 자진아리랑’으로 정리했습니다.
‘서울·경기제 정선아리랑’편은 이창배 선생님이 1940년대에 정선지역의 정선아리랑 중 긴아리랑과 자진아리랑을 빼고 엮음과 후렴부분만 경토리제로 편곡해 취입한 음반이 알려지면서 서울의 전문소리꾼들이 애창하며 오늘에 이른 통속적인 정선아리랑을 담았습니다.
앞으로 정선아리랑을 더 많이 아껴주시고 사랑해 주세요. 더불어 제게도 사랑과 용기를 듬뿍 주시고 따끔한 충고를 주시면 더 좋은 소리로 보답하겠습니다.
끝으로 금번 앨범이 나오기까지 연주를 맡아 주신 해금 김정림, 대금 문재덕, 가야금 강혜미, 장고 강형수, 아쟁 배런, 피리 장수호 선생님에게 다시 한번 감사드리고, 녹음과 마스터까지 맡아 주신 이음사운드 이정면 대표님과 음반 제작에 힘써주신 창광문화사 백승옥 대표님과 관계자분들께도 깊이 감사드립니다.
2019년 1월 15일
1897년 8월 13일 ‘대조선 개국 505회 기원절 경축식’에서 계관시인 윤치호가 작사한 무궁화노래(찬미가 제10장)가 처음 발표된 독립관 전경. 현 애국가의 원형 ‘...
경기검무 경기검무(京畿劍舞)는 서울 및 경기 지역을 중심으로 형성된, 전통 악기의 반주에 맞춰 칼을 들고 휘두르며 추는 춤 및 그 기술을 보유한 사람을 의미한다.경기검무는...
대구아리랑 한얼 이종선 (2024, 한지에 먹, 48× 45cm) 금호강 밝은달이 휘영청 떠오면 가신 님 그리워서 내 못살...
지난 회에서 가곡과 시조의 차이를 이야기하였다. 가곡은 5장 형식, 시조는 3장 형식으로 구성되었다고 설명하였다. 현재 불려지는 전통가곡의 효시는 고려가요인 ‘정과정’이라는 곡이라...
4월 18일부터 20일, 남산국악당에서 아트플랫폼 동화의 모던연희극 ‘新칠우쟁론기’가 펼쳐졌다. [국악신문 정수현 전문기자]=지...
[국악신문 정수현 전문기자]=봄비가 촉촉이 땅을 적시는 4월, 국립국악관현악단 예술감독으로 취임한 지 6개월이 된 채치성 예술감독님을 만났다. 그는 국악방송 사장, KBS 국악관현...
2024 쿼드초이스_틂 (사진=서울문화재단 대학로극장 쿼드 나승열) [국악신문 정수현 전문기자]=대학로극장 쿼드의 ‘쿼드초이스’...
지난 4일, 국립국악원은 국립국악원 창작악단, KBS국악관현악단, 전북특별자치도립국악원 관현악단 118명으로 구성된 연합 관현악단 무대 ‘하나되어’를 국...
칠순을 넘어서는 길목에서 중견작가 김경혜(영남이공대 명예교수) 작가의 열번째 작품전이 오는 16일부터 25일까지 10일간 대구시 중구 슈바빙 갤러리에서 열린다.전시되는총 50여 개...
국립국악관현악단의 관현악시리즈 III ‘한국의 숨결’이 KBS국악관현악단 상임지휘자 박상후의 지휘로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펼쳐졌다. (사진=국립국악관현악단...
한상일(1955~) 대구시립국악단 예술감독 및 상임지휘자는 국악에 입문한 지 올해로 60여 년을 맞는다. 때 맞춰 지난 1월 25일 서울문화투데이 신문에서 선정하는 제15회 문화대...
[국악신문 정수현 전문기자]=지난 3월 22일,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서 서울시국악관현악단 2024 명연주자 시리즈 ‘공존(共存)’ 무대가 펼쳐졌다. ‘명연주자 시리...
[국악신문 정수현 전문기자]=지난 12일부터 22일, 국립정동극장은 대표 기획공연 사업 ’창작ing’의 두 번째 작품, 소리극 ‘두아:유월의 눈’을 무대에 올렸다. ‘두아:...
한국을 대표하는 음곡 ‘아리랑’.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요 아리랑 고개를 넘어간다...”라는 노래다. 각종 스포츠 대회나 정상회담 만찬회 등 공식 행사에서는 어김없이 연주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