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0 (토)

국악인이 추천하는 휴일의 시 12 : 다시 겨울 아침에 (이해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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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악인이 추천하는 휴일의 시 12 : 다시 겨울 아침에 (이해인)

  • 특집부
  • 등록 2020.12.19 07:30
  • 조회수 876

다시 겨울 아침에

 

                               이해인(李海仁/1945~ )

 

몸 마음

많이 아픈 사람들이

나에게 쏟아놓고 간 눈물이

 

내 안에 들어와

보석이 되느라고

밤새 뒤척이는

괴로운 신음소리

 

이미르.jpg
사할린 유즈노사할린스크 12월 눈오는 겨울아침, (사진: 러시아 동포 3세 스텝핀 블라디미르(Степин Владимир/한국명:이미르) 

 

내가 듣고

내가 놀라

잠들지 못하네

 

힘들게 일어나

창문을 열면

 

나의 기침소리

알아듣는

작은 새 한 마리

나를 반기고

 

어떻게 살까

묻지 않아도

 

오늘은 희망이라고

깃을 치는 아침 인사에

 

나는 웃으며

하늘을 보네

 

 

 

추천인: 강주진(다큐 <문경새재아리랑> 감독)

 

"나는 눈 내리는 소리를 잠자는 내 아이들의 숨결 같다고 생각해 왔어요

그런데 이 시에서 수녀님이라서인지 괴로운 신음소리로 표현하셨어요

새삼 수녀님의 시임을 확인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