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0 (토)
다시 겨울 아침에
이해인(李海仁/1945~ )
몸 마음
많이 아픈 사람들이
나에게 쏟아놓고 간 눈물이
내 안에 들어와
보석이 되느라고
밤새 뒤척이는
괴로운 신음소리
내가 듣고
내가 놀라
잠들지 못하네
힘들게 일어나
창문을 열면
나의 기침소리
알아듣는
작은 새 한 마리
나를 반기고
어떻게 살까
묻지 않아도
오늘은 희망이라고
깃을 치는 아침 인사에
나는 웃으며
하늘을 보네
추천인: 강주진(다큐 <문경새재아리랑> 감독)
"나는 눈 내리는 소리를 잠자는 내 아이들의 숨결 같다고 생각해 왔어요.
그런데 이 시에서 수녀님이라서인지 ‘괴로운 신음소리’로 표현하셨어요.
새삼 수녀님의 시임을 확인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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