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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시대 어루만지는 음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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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시대 어루만지는 음악

피아니스트 조성진 악보엔 지시어마다 형광펜 자국이 빼곡했다. 지난 7월 국내에서 열려고 했던 리사이틀을 코로나로 단념했다가 어렵게 재개한 콘서트였다. 닷새 전 서울에서 열린 그의 독주회는 천변만화(千變萬化)하는 한 편의 뮤지컬이었다. 슈만의 ‘유모레스크’를 시작으로 시마노프스키의 ‘마스크’, 리스트의 걸작 소나타가 손끝에서 피고 졌다. 못 본 새 건반을 누르는 힘이 거세졌다. 손톱 밑에 투명한 물방울이 맺혔나 싶을 만큼 소리는 찬연(燦然)했다.

있어도 살고 없어도 사는 음악은 코로나 이후 가장 손쉽게 버려진 분야 중 하나가 됐다. ‘사회적 거리 두기’ 강화로 콘서트홀은 폐쇄됐고, 음악가들은 설 자리를 잃었다.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등 미국의 많은 클래식 단체들은 내년 9월까지 공연이 불가하다고 선언했다. 상임 직원들을 일시 해고했고, 유명 지휘자들 급료도 깎았다.

그런데 문만 닫혔을 뿐, 음악가들은 물밑에서 분투하며 치열하게 살고 있었다. 피아니스트 임동혁은 "연주를 못해 돈이 한 푼도 없다”면서도 "지금 하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아서” 베토벤에게 달려들었다. 백건우는 올여름 유엔 해비타트 한국위원회가 코로나에도 소임을 다하는 이들을 응원하려고 마련한 프로젝트에 참여했다. 바리톤 이응광은 코로나로 힘들어하는 취약 계층 아동들을 위해 수익금 기부 콘서트를 열었다.

음악 담당 기자로 수년째 공연장을 드나들면서 목격하는 장면이 있다. 퇴근 후 헐레벌떡 달려와 콘서트홀로 들어갈 땐 피곤에 절어 있던 얼굴들이 연주가 끝나고 나올 때면 하나같이 맑게 개어 있다. 연주를 품평하며 재잘대는 수다가 예술의전당 우면산 자락을 덮고 인근 지하철역까지 따라온다.

일제강점기 민초들은 판소리 명창 임방울이 부르는 ‘쑥대머리’를 들으며 고달픈 현실을 잠시 잊었다. ‘희망가’는 100년간 수많은 가수에게 리메이크되며 국민 마음을 어루만졌다. 6·25전쟁 때 피란지 대구에선 성악가들이 오페라 ‘춘향전’을 만들어 전쟁의 상처를 감쌌다.

잘 사는 것 같다가도 누군가 던지는 "힘들었지?” 한마디에 눈물을 쏟는다. 음악은 그런 것이다. 수험생이 좋아하는 아이돌 콘서트에 가서 목청껏 환호하고 돌아와 다시 기운을 내듯, 클래식도 정신없는 시절을 먼저 살다 간 인생 선배들이 "괜찮아, 잘될 거야” 하며 음표로 다독여주는 위로가 아닐는지.

450년 역사의 명문 오케스트라 베를린 슈타츠카펠레에서 종신 악장으로 활동 중인 바이올리니스트 이지윤은 코로나로 모든 공연이 끊기자 지난 6월 베를린에서 동료 셋과 함께 아파트 주민들이 공동으로 쓰는 정원에 모여 ‘발코니 콘서트’를 열었다. 주민들은 울먹이며 연신 "고맙다”고 했다고 한다. 이지윤은 당시를 회고하면서 말했다. "쩍쩍 갈라져 있던 심장에 비로소 피가 돌고 숨이 쉬어지는 듯한 기쁨! 음악의 진정한 힘이었죠.”(조선일보 김경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