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3.29 (금)

국악신문이 걸어 온 길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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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악신문이 걸어 온 길 2

  • 특집부
  • 등록 2020.09.21 09:41
  • 조회수 291,684

                                        국악신문 사장 김호규의 김병섭’(1)

 

                                                                           국악신문 특집부

 

 

"저는 국악인 집안에서 태어났어요.

아버님(김병섭)이 장구로 유명하셨던 분이시구 어머님(최경자)은 소리와 춤을 하셨어요. 자연스럽게 국악을 접한 것이지요. 학생 때부터 장고 치고 탈춤을 추었어요.

후에 제가 아는 국악을 어떻게 정리할까 생각하다 19949월에 국악신문을 창간했어요.”


외부 언론과의 유일한 기사인 네이버 블로그 2016331일자 김호규 국악로전통문화학교 대표라는 인터뷰에서 밝힌 신문사 창업 배경이다. 부모의 영향으로 장구 치고 탈춤을 추게 되어 국악계에 들게 되었고, 국악계의 기록을 남기는 일을 하고자 신문을 창간했다는 진술이다. 장구와 춤의 실기인에서 국악계 언론인으로 살게 된 배경과 계기를 밝힌 것이다.


이는 국악신문의 주 논조가 국악계 소식이고, 그 중 국악인 부고(訃告)기사를 가장 크게 보도(1995 만정 김소희 선생)하거나 수상 소식을 특집화 한 사실과 명인명창 사진을 구합니다’(1995~96)와 같은 사고(社告)를 통해 자료 구축과 기록정리 사업을 추진한 사실에서  알 수 있다. 또한 수차의 주간, 격주간, 월간으로 형태 변경을 되풀이 하면서도 결코 휴간이나 정간을 하지 않고 견뎌온 사실에서 사명감도 발휘 된 것을 알 수 있다. 이는 한 언론인으로서의 분명한 업적인 것이다.


국악신문 사장 김호규는 1959년 김병섭과 최경자 사이 32녀 중 2남으로 태어났다. 그리고 부친이 장고를 시작한 나이와 같은 11세 때 장고를 치고 탈춤을 추기 시작했다. 이 필연을 있게 한 주인공, 부친 김병섭은 누구인가?


"우리의 어려운 마음을 다듬어 주시고

답답한 마음을 밝게 열어주셨던 아버님의 장고소리

새삼 아버님의 빈자리가 너무도 그립습니다.”


2009고 김병섭 선생 20주기 추모공연인사말의 일부이다. 자식으로서의 사적 감정보다는 장구 명인에 대한 추모의 정을 더 강조하고 있다. 부친 이기보다는 국악인 선배이며 객석에서 바라볼 수 밖에 없는 한 명인(名人)이었는지도 모른다. 실제 자신이 작성한 이력서에서 부친을 빼고 "김병섭 선생께 설장고 및 우도농악 사사로 기록하고 있다.


김병섭을 객관적으로 기술한 자료는 사진작가 정범태의 설장고 명인 김병섭이 있다. 글 쓴 시기는 1996년이지만 실제 여러 차례 만나 인터뷰하고 사진으로 기록한 인연으로 쓰여진 글이다. 이 글에서 김병섭은 우도농악 고깔 설장고 가락의 대가 김도순, 김학순, 백남길을 잇는 뚜렷한 계보가 자랑이라고 했다. 그리고 설장고 치는 모습을 매우 세밀하게 기술하였다.

 

"흰 바지 저고리 위에 반소매 색동끈 동달린 붉은 쾌자를 입고, 어깨 허리에 청황록 3색 띠를 두르고, 배꽃 달린 고깔을 쓰고 장고를 비껴 맨 차림으로, 우도농악 엇부침 장단으로 춤을 추는 모습에 관객은 어느새 하나가 된다.”

 

현장의 현란한 몸짓이 그려진다. 바로 이 묘사의 대본인 사진 한장이 남아있다. 아쉽게도 컬러사진이 아닌 흑백사진이지만 고깔 아래 눈빛은 살아있다. 그나마 전문가가 찍은 소위 작품사진은 유일한 것이다. 작고한지 9년 후 국악신문 제41, 1996618일자 명인란에 실린 기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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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정범태 작, 1976년 ‘설장고 명인 김병섭’

 김병섭 명인 해적이

 

1921 정읍 북면 출생

1932 (11세) 농악입문, 명인 김학순 사사

1938~45 (17~25) 함경도 명천 아오지탄광 강제징용

1945 종전후 징용에서 귀향, 형과 함께 마을 농악단에서 활동

1950 전북에서 담굿, 풍장, 걸궁에 명성을 얻다

1956 전국농악대회 개인상 수상

1963 전국민속경연대회 정읍우도농악 국무총리상 수상

19645회 전국민속경연대회 설장고 개인상 수상

1965 남원국악원 여성국악단 설장고 지도

1966 로버트 프로바인(朴巴人/메릴랜드대학 음악학교수) 외 외국인 설장고 지도

1968 서울로 이주, 미국인 평화봉사단 설장고 강습 담당

1970 돈암동, 동대문, 종로5가에서 <김병섭농악연습소> 운영. 한양대, 서울예고, 선화예고 학생지도

1971~87 전라 우도농악 장고잽이 설장고, 쌍장고, 굿거리, 동살풀이, 구정놀이, 덩덕궁이, 다르래기 명인으로 전국적 활동

1987년 (62폐암으로 사망, 9월 11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