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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대헌의 고서 이야기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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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대헌의 고서 이야기 2


 고서는 헌책이 아니다

 

 

                                                                                박대헌/고서점 호산방 주인, 완주 책박물관장

 

 

  책은 도서(圖書)’ 또는 서적(書籍)’으로 표기되기도 한다. 도서는 하도낙서(河圖洛書)’의 준말로, 중국 성대(聖代)에는 "황하(黃河)에서 그림이 나오고, 낙수(洛水)에서 글씨가 나왔다는 고사에서 유래된 말이다.

책이란 한자의 ()’자에서 비롯된 말로, 옛날에 댓가지나 나무에 글을 새겨 그것을 나란히 꿰맨 데서 그 모양을 본뜬 글자이다. 한국서지학사전(1974)에는 "어떤 사상이나 사항을 글이나 그림으로 표현한 종이를 겹쳐서 꿰맨 물체의 총칭이라고 풀이되어 있다. 그러나 비록 사람의 사상이나 감정을 나타낸 것이라 하더라도 내용 면에서 어떤 체계를 이루어야 한다. 여기에 더하여 국제적인 규정은 49면 이상의 분량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이와 같은 요건을 갖추었다 하더라도 휴대나 열람에 적당치 못하다면 진정한 의미의 책이라 말할 수 없다. 이처럼, 책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정확한 설명을 보다 구체적이고도 논리적으로 풀어내기는 쉽지 않다.

 

[사진 2] 구한말 장터 좌판.jpg
[사진 2] 구한말 장터에서 일용품과 함께 책을 팔던 좌판. 언더우드의 『토미 톰킨스와 함께한 한국 생활(With Tommy Tompkins in Korea)』(1905)에서.(박대헌 소장)

   국어사전에서는 고서를 옛 책, 고서적또는 헌책이라 정의하고 있다. 이는 모두 옛날 책, 즉 오래된 책을 뜻하는 말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헌책이라 하면 낡은 책 또는 오래되어서 허술한 책으로 이해할 수도 있다. 굳이 옛 책(고서적)과 헌책을 구분한다면, 비교적 가치가 있으면서 오래된 책을 옛 책 즉 고서라 할 수 있고, 비교적 가치가 덜하면서 오래 되지 않은 책을 헌책이라 말할 수 있다. 이에 대하여 한국고서동우회(현 한국고서연구회)에서는 "1959년 이전에 출판된 책을 고서라고 할 수 있다고 규정한 바 있다. 이는 우리나라의 여러 가지 실정으로 미루어 볼 때 "그때까지 출판된 책을 도서관이나 그 밖의 수집가들에게서 쉽게 찾아볼 수 없다는 사실을 그 근거로 하고 있다. 물론 이것은 상당히 타당성 있는 기준으로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1959년을 기점으로 역사적으로나 출판사적으로 어떤 뚜렷한 사고나 사건이 있었던 것은 아니다. 따라서 나는 625 전쟁이 끝난 1953년을 기점으로 하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고 본다. 625는 우리 근대사의 커다란 사건으로 이 당시 수많은 책이 소실되었을 뿐만 아니라, 전쟁 중에는 출판활동에 많은 제약이 따라 이 기간 중에 출판된 책의 수가 매우 적기 때문이다. 물론 이와 같은 기준들은 어디까지나 고서를 규정짓기 위한 최소한의 편의일 뿐 어떤 구속력이나 절대성을 갖는 것은 아니다. 어느 시점 이전의 책은 귀하고 그 이후의 책은 귀하지 않다는 것은 아니다. 오래된 책임에도 불구하고 고서로서 가치가 덜한 것이 있고, 그다지 오래되지 않은 책이라도 매우 귀한 가치를 지닌 책이 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오래 되었다고 해서 모든 책이 고서로 대접받는 것은 아니다. 양서(良書)라야 고서로서 대접받는 법이다. 그렇다면 양서란 어떤 책일까. 요즘의 출판과 비교해 보면 흥미로운 답을 얻을 수 있다. 출판된 지 50, 100년 후에도 고서 수집가가 찾을 만한 책이라면 양서로 보아도 좋을 것이다. 지금의 베스트셀러가 얼마 지나지 않아 세간의 관심에서 멀어지는 것과는 좋은 대조다.

  

[사진 3] 강목.jpg
[사진 3]주희(朱熹)의 『강목(綱目)』(목판본, 조선시대). 붉은색 실로 다섯 바늘을 꿰매 제본했다.(박대헌 소장)

한적(漢籍)은 한지에 인쇄 또는 필사를 하여 꿰맨 책으로, 우리의 전통적인 출판 방식으로 만들어진 책을 말한다. 모리스 쿠랑(Maurice Courant, 1865-1935)은 우리 옛 책의 인상에 대해, "볼품없는 것들로 크기는 보통 8절판에서 12절판이고 별로 두껍지 않으며, 표지는 견고하지 못한 노란 살굿빛 조잡한 종이에, 무늬를 조각한 목판으로 눌러 새긴 반들거리고 빽빽한 양각(陽刻)의 무늬로 장식되어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이것은 구한말 서울 광교 부근이나 시골 장터에서 좌판을 벌려 책을 판매하던 모습을 보고 기록한 것이다.(*사진 2) 당시는 이제 막 서양의 신식 인쇄술이 우리나라에 들어와 우리의 전통 인쇄술과 뒤섞여 일견 조잡한 인쇄물이 많이 출판되던 시기이기도 하다. 쿠랑이 위에서 설명한 책들은 구한말의 저급 상업출판물로서의 한적을 이르는 것이다.

 


  쿠랑은 우리 책의 제본 방식에 대해, "책들은 홍사(紅絲)로 다섯 혹은 여섯 군데를 꿰매 놓았다고 말하고 있다. 이는, 중국이나 일본의 고서는 네 군데나 여섯 군데를 꿰매는 데 비해 우리나라 고서는 보통 다섯 군데를 꿰매는 오침안정법(五針眼釘法)’으로 제본되어 있음을 이른 것이다.(*사진 3) 또 종이의 질과 인쇄 상태에 대해서는, "종이는 잿빛을 띠고 아주 얇고 부드러운데, 지푸라기나 자그마한 먼지 또는 흙 알갱이가 낀 구멍들이 있어 자연히 이런 곳에는 인쇄가 되지 않는다고 설명하고 있다. 사실 우리 한적에 사용된 종이의 질은 매우 우수한 편이다. 쿠랑이 이르는 것은 구한말의 상업출판물 중에서도 그 됨됨이가 조악한 인쇄물이다. 쿠랑은 이러한 책 외에도 "완전치 못하거나 닳거나 더러워진 것, 뜯어졌거나 좀먹은 것들도 있었다고 했다. 이것으로 미루어 좌판이나 전방(廛房)에서는 신간 서적뿐만 아니라 고서도 판매했음을 짐작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