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2.27 (토)
신축 매화 벙그는 이른 봄날 취월당주인 한얼이종선(2021, 선지에 먹, 26.8 × 33.5cm) 벽사창이 어른 어늘커늘 임만 여겨 펄쩍 뛰어 나가보니 임은 아니 오고 명월이 만정한데 벽오동 젖은 잎에 봉황이 나려 와서 긴 부리 휘어다가 깃 다듬는 그림자로다 맛초아 밤 일세 망정 행여 낮이런들 남우일 번 하여라 지은이 모르는 옛노래를 쓰다. 신축 매화 벙그는 이른 봄날 취월당주인 한얼이종선 (2021, 선지에 먹, 26.8 × 33.5cm) 작품해설 ...
[국악신문] 효종의 시를 경자 겨울에 쓰다 한얼 (2021, 선지에 먹, 27×78cm) 청석령 지나가다 초하구 어듸메뇨 호풍도 차도 찰샤 궂은비는 무엄 일고 뉘라서 내 행색 그려내어 임 계신 데 드리리 작품해설 청석령 지나가는데 초하구는 어디 있나 오랑캐 땅 바람이 이리도 찬데 궂은비는 또 무슨 일인가 누가 있어 내 모습을 그대로 그려 내 나라에 알려줄까 작품감상 청석령과 초하구는 만주의 지명이다. 효종은 봉림 대군 시절 병자호란으로 청나라에 볼모로 가...
[국악신문] (2021, 선지에 먹, 67.5×19.8cm) 추월이 만정한데 슬피 우는 저 기럭아 상풍이 일고한데 돌아갈 줄 모르는고 밤중만 중천에 떠 있어 잠든 나를 깨우느냐 김기성의 시를 쓰다 경자년 한겨울 취월당주인 한얼 이선 가을 달빛 뜰에 가득한데 슬피 우는 저 기러기야 서리바람 드높이 부는데도 돌아갈 줄 모르고 밤중에 중천에 떠서 잠든 나를 깨우느냐 작품감상 김기성金箕性은 정조때 문인이다. 호는 이길헌頤吉軒 '청구가요'에 김두성이란 ...
남곡선생시 한얼글씨 (2021, 문양지에 먹, 12.5× 28cm) 백천이 동도해하니 하일에 부서귀요 고왕금래에 역류수 없건마는 어찌타 간장 썩는 물은 눈으로서 솟는고 작품해설 모든 시내물이 동으로 흘러 바다에 이르나니 언제 다시 서쪽으로 돌아갈까 예로부터 지금 까지 거꾸로 흐르는 물은 없다 했는데 이별로 애간장이 녹아 흐르는 물은 눈물이 되어 나오는가 작품감상 주의식朱義植은 숙종 연간의 가인이자 시조시인이다. 호는 남곡南谷, 무과에 급제하여 칠...
(2021, 선지에 먹, 31.6×55.7) 시내 흐르는 골에 바회 지혀 초당 삼고 달 아래 밧츨 갈고 구름 속에 누어시니 건곤이 날 다려 닐으기를 함긔 늙자 하더라 신희문시 한얼이종선 시내 흐르는 골짜기에 바위 의지해 초가 짓고 달빛 받으며 밭을 갈고 구름 속에 누웠으니 천지가 나에게 말하기를 함께 늙자 하는구나. 작품감상 신희문申喜文은 출몰연대를 알 수 없으나 조선 정조 때 분인 듯하다. 자는 명유明裕로 이삭대엽조의 시조가 전하는데, 대학본...
(2021, 선면, 35 × 65cm) 한잔 먹세 그려 또 한잔 먹세 그려 꽃 꺾어 산算놓고 무진무진 먹세 그려 이 몸 죽은 후면 지게위에 거적 덮어 주리혀 메여가나 유소보장流蘇寶帳에 만인이 울어 예나 어욱새 속새 떡갈나무 백양 숲에 가기 곳 가면 누런 해 흰 달 가는 미 굵은 눈 소소리 바람 불 제 뉘 한 잔 먹자 할 꼬 하물며 무덤 위에 잔나비 파람 불 제 뉘우친들 어떠리 정 철鄭澈(1536~1593) 호 송강松江. 조선조의 문신 이 장진주사는 최...
(2021. 선지에 먹, 73×27cm) 한산셤 달 발근 밤의 수루에 혼자 안자 큰 칼 녀픠 차고 기픈 시람 하난 적의 어듸서 일성호가난 남의 애를 긋나니 이충무공의 시를 쓰니 때는 경자세모라 취월당 주인 한얼 이 선 작품해설 한산섬 달 밝은 밤에 수루에 혼자 앉아 큰 칼 옆에 차고 깊은 시름 하는 적에 어디서 일성호가는 남의 애를 끊나니 작품감상 중과부적의 팽팽한 긴장 속에 홀로 잠 못 이루는 한산도의 밤. 망루를 비추...
(2020. 장지에 먹, 18×40cm) 시비에 개 짖거늘 임 오시나 반겼더니 임은 아니 오고 잎 지는 소리로다 저 개야 추풍낙엽을 짖어 날 놀랠 줄 있으랴 이천 이십일 년이 밝았다. 올 해는 무사평안하길 마음모아 비노라. 한얼이종선 사립문에 개 짖으니 임 오시나 보다. 반가운 마음에 놀라 나가보니 임은 보이지 않네. 야속타! 나뭇잎 지는 소리에 헛 우짖는 속없는 개여! 작품감상 그리움이 간절하면 괜한 것에도 솔깃해진다. 바람이 크면 실...
(2020, 선지에 먹, 24× 87cm) 이 숭 저 숭 다 지내고 희룽화룽 일이 없다 공명도 어근버근 세사라도 싱숭생숭 매일에 한 잔 두 잔 하며 그렁저렁 하리라 살아가며 겪게 되는 환난이야 늘 상의 일이라 해도 올해 온 천지를 휩쓴 역병은인간의 오만을 나무라기라도 하듯 매서웁기 전에 없다. 경자세모 한얼 쓰다 작품해설 이런 흉 저런 흉 다 지나가고 아무 관심도 없이 일마저 없구나 부귀공명도 그러하고 세상살이도 다 그저 그런 거지 한 두잔 술에 시름을 ...
(2020. 선지에 먹, 22×67cm) 이렇다 저렇다 말이 오르다 두리숭숭 빚거나 사거나 깊은 잔에 가득 부어 매일에 취키만 하고 깨지 말미 좋아라 이천 이십년 저문 날에 한얼 이종선 쓰다 작품해설 이렇쿵 저렇쿵 탈도 많고 말이 오르니 그르니 세상은 뒤숭숭 술을 빚던지 없으면 사서라도 마련하여 큰 잔에 가득 부어 날마다 취하여 차라리 깨지 않았으면 좋겠네. 작품감상 저제나 이제나 세상은 말도 많고 탈도 많다. 혼돈의 시대에는 시비마저 가...
(2020, 선지에 먹, 33×44cm) 玉에는 티나 있지 말 곧 하면 다 書房인가 내 안 뒤혀 남 못 뵈고 이런 답답한 일이 또 어디 있나 열 놈이 百말을 할지라도 님이 斟酌하시소 작품해설 옥에도티가 있다는데 말 한 번 했다고 다 서방일까 내 맘 뒤집어 남에게 보일 수 없으니 이런 답답한 일 또 있을까 온갖 사람이 별말을 다 하더라도 님이 짐작하여 나를 믿어 주소서. 이천이십년 첫 눈 오시던 날에 작자미상의 옛 노래 한 수를 쓰다 취월당주인 이 선...
庚子立冬 한얼거사 (2020, 선지에 먹, 27×33cm) 삼월 삼일 李白桃紅 구월 구일 黃菊丹楓 金樽에 술이 익고 洞庭에 秋月인 제 白玉盃 竹葉酒 가지고 翫月長醉 하리라 작품해설 삼월 삼일 이백도홍 구월 구일 황국단풍 금준에 술이 익고 동정에 추월인 제 백옥배 죽엽주 가지고 완월장취 하리라. 경자년 입동절에 한얼거사 쓰다 작품감상 봄에는 희고 붉은 오얏꽃 복숭아꽃 피고, 가을이면...
나뷔야 청산에 가쟈 범나뷔 너도 가쟈 가다가 저무러든 곳듸 드러 자고 가쟈 곳에셔 푸대접하거든 닙헤셔나 자고 가쟈 작품해설 나비야 청산에 가자 범나비 너도 가자 가다가 저물거든 꽃에 들어가 자고 가자. 꽃이 푸대접 하거든 잎에서라도 자고 가자. 서예작품 감상 초장을 두 줄로 크게 써서 강조하고 중장과 종장을 옆에 두어 조화를 꾀하였다. 회화적 배치로 여백을 살리는 장법을 썼다. 글자의 대소와 행간의 부정형을 통해 변화를 유도하고, 이질성의 낱자를 조화시켜 동질감과 안정감을 느낄 수 ...
삼주선생의 시를 쓰다, 이천이십년 가을 한얼이종선 (2020, 선지에 먹, 42.4 × 35cm) 태백이 죽은 후에 강산이 적막하얘 일편명월만 벽공에 걸렷세라 져 달아 태백이 업슨이 날과 놀미 엇던이 작품해설 이 백이 죽고 나니 강산은 적막하기만 하네. 한 조각 밝은 달만이 푸른 하늘에 걸렸어라. 저 달아 이태백이 없으니 아쉬운 대로 나와 노는 건 어떨까 작자 이정보(李鼎輔)-1693(숙종19)~1766(영조42) 호 삼주(三洲) 작품감상 한적한 산야에 묻혀...
벽오동 심은 뜻즌 봉황을 보렷터니 내 심운 탓신지 기다려도 아니 오고 밤중만 일편명월만 븬 가지에 걸녀셰라 작품해설 벽오동 심은 뜻은 봉황을 보려 함인데 내가 심어 그런지 기다리는 봉황은 오지 않고 한 밤중에 한 조각 밝은 달만이 빈 가지에 걸려 있네 작품감상 옛날에 딸을 낳으면 아버지는 오동나무를 심는 풍습이 있었다.오동나무가 자라 장롱을 만들 수 있을 만큼 크면 딸도 과년이 되기 때문이다.딸 이미 장성하여 임을 그릴 나이가 되었건만 아직 짝이 없는지오동나무 사이로 달만 쳐다보며 외로움을 달...